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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MBC 뉴스테스크가 9시로 복원돼야 하는 이유


한편 그(일론 머스크)의 MIT 강연을 전하는 대중매체는 공포와 갈등을 조장하는데 더 열을 올렸다. 일론은 연단에서 한 시간 동안 우주 탐험에 대해 매혹적인 논의를 펼쳐보였고, 내 생각에 그 장면은 TV 방송의 콘텐츠로 제격이었다. 그런데 강연 말미에 한 학생이 주제에서 벗어나 AI에 대해 물어봤다. 일본의 답변에 "인공지능으로 우리는 악명을 부리는 것"이라는 문구가 포함됐는데, 대중매체는 이것만 전했다. 그것도 대개 문맥에서 떼어내 다뤘다. 충격적이었다. 기자들은 우리가 푸에르토리코에서 이루고자 하는 바와 정반대의 일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공통 기반을 강조함으로써 그 바닥의 의견일치를 형성하고자 한 반면, 미디어는 분열을 강조할 유인이 있었다. 미디어는 논란을 더 보도할수록 닐슨이 조사한 시청률 같은 등급이 더 높아지고 매출도 증가한다. 또 우리는 의견의 스펙트럼에서 멀리 떨어진 사람들도 자리를 함께해 어울리면서 서로를 더 이해하도록 돕기를 원한 반면, 미디어는 의견 차이가 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맥락 없이 가장 도발적인 말만 전함으로써 상대방을 자극하고 오해를 조장했다. 





위의 인용문은 막스 테그마크의 《Life 3.0》에서 가져왔습니다. 저자인 테그마크는 인류와 우주를 파국으로 몰고갈 수 있는 초지능을 인류와 생명에 우호적으로 만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세계적인 물리학자입니다. 그는 스튜어트 러셀, 스티븐 호킹, 일론 머스크, 레리 페이지, 데비스 하사비스, 한스 모락백, 닉 보스트롬 등처럼 인공지능 관련 최고 전문가들의 모임(생명의 미래연구소)을 만들어 '자율 무기 개발에 반대하는 공개서한'을 작성하는 등 범용 인공지능(GAI, 초지능)이 인류와 생명의 종말로 이어지지 않도록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최초의 초지능이 탄생하기 전에 이들의 노력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인류와 우주는 종말을 피할 수 없는데, 테그마크가 책의 종반부에 분열과 반목, 오해를 조장하는 미디어의 선정적 보도에 일침을 가한 것은 기레기의 폐해가 인류와 생명의 종말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의 발로입니다. 트럼프의 미친 트윗질이 전 세계를 3차 세계대전과 대공황의 위기로 내몰고 있듯이, 전 세계의 미디어가 조중동처럼 기레기 짓거리를 남발할수록 인류와 생명의 미래는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간접민주주의와 좌우의 극한대립, 당파적 이익, 거대 금융과 기업의 탐욕 등이 만들어낸 미디어의 기레기화는 이명박근혜 9년 동안 MBC의 몰락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만나면 좋은 친구'였던 MBC가 취재현장에서 내쫓기는 엠병신으로 전락한 과정을 다시 복기할 생각은 없지만, 빠른 정상화에 매몰돼 섣부른 보도가 양산되는 등 여기저기서 삐걱거리는 모습에 우려를 표하며 한가지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MBC 정상화의 90%는 정권교체를 이루어낸 촛불혁명의 힘이지만, 10% 정도는 손석희가 이끈 JTBC의 도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뉴스룸을 비롯해 JTBC 보도부문이 MBC 조합원의 파업을 비롯해 정상화를 위한 노력들을 지속적으로 보도하지 않았다면 MBC 정상화는 더욱 늦어졌을지도 모릅니다. 김어준, 정봉주, 김용민 등이 진행하는 팟캐스트와 함께 JTBC의 도움이 없었다면 MBC의 정상화는커녕 민영화를 피할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MBC는 살과 뼈를 깎아내는 고해의 과정과 함께 한국 언론지형의 정상화를 위한 보다 큰 그림을 그리는데 앞장서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이 촛불혁명의 명령이라면, 일그러진 기레기들의 막장질이 더 이상 국민들을 현혹하고 분열시키고 반목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제가 드리는 제안은 뉴스데스크를 9시로 복원시키는 것입니다. 중앙일보 간부들의 손석희 죽이기가 노골적으로 진행되는 현 시점에서 JTBC와 SBS, MBC가 8시의 경쟁에 매몰되는 것은 전파낭비이며, 정상화에 역효과를 보일 뿐이며, 최악의 공영방송 KBS만 배불려주는 어리석은 일입니다. 



MBC의 정상화가 보도·시사·교양 부문에서 공영성을 회복하는 것이라면 국영방송의 역할을 주로하는 KBS와의 경쟁이어야 하고, 그것만이 국영방송의 DNA를 버리지 못하는 KBS를 공영방송으로 되돌리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그것이 MBC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온 손석희의 JTBC에 보답하는 것이며, 8시에서 9시로 이어지는 공정방송의 언론생태계를 구축하는 지름길입니다. 그럴 때만이 과부화가 걱정스러운 JTBC의 뉴스룸도 1시간으로 단출할 수 있으며, SBS에게도 보다 분발할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같은 공영방송으로써 MBC는 KBS와 경쟁해야 합니다. 그것이 엠병신으로 전락했던 MBC를 정상화시킨 촛불의 명령이자 바람이며, 깨어난 시민들이 더욱 좋은 보도들을 통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만드는 최상의 방법입니다. JTBC는 손석희를 지키고, 그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으며, SBS는 더욱 분발하는 동력이 될 것입니다. 정상화된 MBC는 정상화시켜야 할 KBS와 선의의 경쟁을 벌일 때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기레기들을 고사시킬 수 있습니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기레기들의 분탕질이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10~20년 후에는 본격화될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의 폭주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제대로 된 토론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현대물리학, 컴퓨터과학, 뇌과학, 나노공학, 생명공학, 로봇공학, 우주공학 등으로 대표되는 인지혁명과 현대과학은 인간을 뛰어넘어 우주를 지배할 수 있는 초지능으로 수렴되고 있습니다. 만에 하나라도 초지능이 인간에 우호적이지 않다면 그 다음의 인류 역사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제대로 된 언론만이 제대로 된 토론을 이끌 수 있습니다. MBC 뉴스데스크가 9시로 옮겨야 하는 당위성은, 짧게는 대한민국 언론생태계의 정상화를 앞당기기 위함이며, 길게는 대한민국과 인류의 미래를 희망적인 방향으로 이끌고가기 위함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