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골프의 인기가 가히 폭발적이다. 구옥희와 박세리를 거쳐 신지애와 박인비로 이어지는 한국 여자골프의 여왕들이 LPGA를 점령한 이후로는 한국 여자골프의 인기는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렸다. 천재소녀로 불렸던 미셀 위의 부활과 차세대 골프여왕을 예약한 상태인 리디아 고까지 포함하면 한국의 골프팬들은 미국에서 벌어지는 대회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었다.
김효주
헌데, 최근에 들어 KLPGA의 중계방송을 보면 구름 관중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마치 LPGA와 JLPGA의 중계방송을 보는 착각이 들 정도로 관중의 숫자는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내수경제의 침체 때문에 대기업 임원들도 골프라운딩 횟수가 줄어들고, 터무니없이 비싼 골프회원권 가격도 곤두박칠치는 상황에서 KLPGA의 흥행대박은 골프 채널이 늘어서만은 아니다.
김자영2
KLPGA의 흥행대박의 중심에는 골프지존으로 불렸던 신지애의 상금기록을 갈아치운 새로운 골프여왕 김효주(19. 세계랭킹 19위)가 있다. 아마추어 시절 뉴질랜드 교포인 리디아 고(17, 세계랭킹 2위)와 쌍벽을 이루었던 김효주는 프로전향도 하기 전에 LPGA의 정규대회에서 최고의 선수들과 우승을 다툴 만큼 탁월한 실력을 보유한 차새대 골프여제 중 한 명이다.
안신애
세계 1위와 올해의 선수, 상금왕을 동시 석권한 최초의 한국선수인 박인비(26, 세계랭킹 3위)가 극찬했듯이 김효주의 최대 강점은 물 흐르는 듯한 완벽한 스윙에 있다. 스윙동작이 너무 부드러워 문어라는 별명을 얻은 것도 켤코 과정된 것이 아닐 만큼 김효주의 스윙은 그 자체로 골프교제라 할 수 있다. 이런 성장세라면 리디아 고와 세계 여자골프계를 양분할 날도 그리 멀지 않을 것 같다. 단, 체력을 키울 필요는 있다. 박세리가 LPGA에서 꾸준한 기록을 냈던 것도 체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며, 최근에 슬럼프에 빠져 하향세를 보이고 최나연도 결국은 체력적 부담이 작용했다. 신지애가 일본 골프리그로 방향을 튼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전인지
하지만 모두가 예상했던 김효주의 여왕 등극만으로 KLPGA의 흥행대박을 설명할 수 없다. 그러면 무엇이 KLPGA의 흥행대박을 견인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인간, 특히 골프를 즐기는 남성 동호인들의 본성에 깊이 뿌리박혀 있다. 한 때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김자영(2012년 3승)을 비롯해, 필드의 베이글녀로 통하는 인기 폭발의 안신애(삼촌팬들이 득실득실하다), 필드의 패션모델 김하늘(2011년 3승)과 뒤를 잇는 양제윤(2012년 2승)과 양수진(23, 5승) 등이 필드를 수놓고 있다.
윤채영
김효주와 아마추어 국가대표를 함께 했던 전인지(2013년 1승, 잠재력으로 따지면 김효주에 못지 않다)와 9년만에 우승한 미녀골퍼 윤채영, 김지민(25, 1승)과 20살 풋풋한 미녀골퍼인 백규정 등이 삼촌골프팬들을 필드를 불러들이고 있다. 이들은 구옥희에서 박세리와 신지애를 거쳐 박인비로 이어지는 골프여왕들과는 달리 실력과 외모, 패션감각과 다양한 개성 등을 골고루 갖췄다는 점에서 KLPGA의 흥행 돌풍을 견인하고 있다.
김하늘
이밖에도 장타소녀 장하나(잠재력이 엄청나다)와 눈웃음이 예쁜 4차원 골퍼 김세영(LPGA에 가도 우승할 수 있는 실력) 등이 KLPGA의 구름관중을 만들어내는데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마침 골프여제 신지애는 일본 메이지대회에서 우승하며, 통산 JLPGA 우승횟수를 7승으로 늘렸고, 침묵의 암살자로 한국 여자골퍼의 기록들을 모조리 갈아치우고 있는 박인비는 세계 1위 탈환을 위한 시즌 2승(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15언더파로 1타자 선두다. 자고 일어났더니 신데렐라가 태어났네요, 한국 여자골퍼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 이미림)이 코앞에 다가 왔다. 최나연과 유소연, 김인경 등도 한국 낭자군의 성공을 이끌었던 현역 선수들이다.
양수진
재미있는 연구가 하나 있었는데, 농구나 배구를 제외하면 현역 선수가 300~500명에 이르면 거의 모든 스포츠 종목에서 한국여성들이 최고의 능력을 보여준다는 연구가 그것이다. 실제 한국 여성스포츠 종목들을 돌아보면 그 연구가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유전적으로 봤을 때 황인종이 백인과 흑인보다도 우성이라는 지극히 비과학적인 통념이 한국 여성골퍼들과 각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여성선수들에게서 나왔을 지도 모른다.
백규정
이제 한국 남자골퍼들이 최경주의 뒤를 이어야 할 때이다. PGA에서 우승 경험이 있는 노승렬과 배상문, JPAG의 상금왕에 올랐으나, 깊은 슬럽프에 빠져있는 김형태 등이 최경주와 양용운에 이어 한국 남자골퍼들의 PGA 정복기를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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