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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손석희 복귀하면 기사 폭행사건 제대로 다룰까?




국민TV가 확보한 CCTV 영상(원본이라고 한다)에 의하면, 세월호 유족의 폭행사건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TV조선, 채널A 등의 일방적인 보도가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모든 방송들이 이에 대해 일방의 주장만 내보내거나 단신 처리하고 있어, 국민TV의 보도가 폭행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국민TV를 보는 시청자와 나머지 방송을 보는 시청자의 수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 크고, 지리멸렬한 상태인 제1야당의 목소리는 초라하기 그지없어 인천아시아게임이 끝날 때쯤이면 상황 종료에 이를 수도 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던 여론의 흐름이 역전된 것에서 보듯, 국민TV의 힘으로는 마녀사냥식의 언론재판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뒤집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만 기존의 뉴스9이 ‘100분 뉴스룸’으로 확대개편되는 첫 날에 맞춰 휴가에서 복귀하는 손석희 앵커가 국민TV 보도를 다룬다면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무엇이 실체적 진실에 가까운지는 경찰과 검찰의 수사에 의해 결정되고, 지루하게 이어질 법원의 판결에 의해 최종 확정되지만, 최소한 지금처럼 마녀사냥식의 언론재판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물론 국민TV가 확보한 CCTV만으로 폭행사건의 전말을 밝히는 것이 힘들 것으로 보이고, 인터넷 뉴스 신문고의 보도에 따르면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의 이름으로 CCTV와 TV조선의 보도를 반박하는 해명자료도 나왔지만,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경우에서 보듯,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거쳐 기소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언론재판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경찰과 검찰의 수사에서도 실체적 진실이 확실하게 가려지지 않은 채 법정싸움으로 넘어간다면, 최소한 1심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유족들은 초법적 행태도 서슴지 않는 폭행범이라는 인식이 굳어질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이럴 경우 또 다른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손석희의 ‘100분 뉴스룸’도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고 다루지도 않을 수 있다.



세월호 유족이 초법적인 폭행을 일삼는 자들이 될수록 세월호 피로감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고, 세월호 특별법마저 여야의 합의 하에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진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도 유병언의 죽음에 준하는 수준에서 세월의 저편으로 넘어가고, 유족들은 힘겨운 싸움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때로는 거짓이 진실보다 더 진실답게 보이는 법이다. 모든 언론이 금과옥조로 떠받드는 팩트(사실)라는 것도 판단을 거치지 않으면 진실이 될 수 없다. 모든 진리가 판단을 통해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동의를 얻은 것이듯, 언론이 보도한 팩트도 판단을 통해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동의를 얻어야 진실이 된다.



하물며 보는 것이 곧 믿는 것인 대중매체의 시대에서 보도의 양이 보도의 질을 압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또한 대중매체가 정치적 해석과 입법적 근거, 사법적 판단을 좌지우지하는 현대의 민주주의에서는 팩트(사실)를 진실로 만드는 판단이 방송에 의해 대체되기 일쑤다. 판도라상자의 밑바닥에 희망이 있었던 것이 최첨단의 시대에서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실이 99%의 절망 속에서도 살아남아 아주 가끔은 뒤집어버릴 수 있었던 것도 그 빌어먹을 1%의 희망 때문이었음을 손석희의 100분 뉴스룸이 증명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어리석음의 극치일까, 9회말 투아웃 풀카운트에서 나온 역전의 만루홈런일까,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 유족들에 대한 측은지심과 동병상련의 발로일까?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