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실종자 수색 종료가 확정된 날에 세월호 승무원에 대한 1심판결이 나왔습니다. 이것에 대해 음모론을 제시할 생각은 없지만, 이런 우연들이 너무나도 자주 일어나니 마치 필연의 과정처럼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법원에 제시된 증거와 증언들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세월호 승무원에 대한 1심판결을 논한다는 것은 위험할 수 있지만, 승무원들에게 내려진 형량의 수준을 보면 한 가지 발언이 떠올라 마음이 편치 못합니다. 발언의 천박함과 무책임함이 극에 달했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기본적으로 해양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다.’
언론을 통해 접한 이번 1심판결의 형량은 아무리 많은 국민이 죽음에 처한다 해도 그것이 고의가 아닌 이상 사고일 뿐이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수백 수천 명의 국민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가 일어난다 해도 그것이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부작용이라면 사고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원전이 폭발해 수없이 많은 피해가 발생해도 그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과 같습니다. 원전은 과학기술 발전의 결과물이고, 그것이 완벽하지 못해 폭발한다 하더라도, 그래서 수천 명이 죽고 수십 수백만 명이 피해를 입는다 해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세월호 승무원에 대한 1심판결은 우리가 어떤 세상에서 살고 있고, 인류가 이룩한 발전이 어떤 것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정치경제적 탐욕과 과학기술이 만나면 그 결실은 일부에게 귀속되지만 그 피해는 모두에게 전가되는 세상, 그것이 이번 1심판결의 형량이 말해주는 것입니다.
유병언 자식들과 그들의 측근에 대한 법원판결도 비슷하거나 그보다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너무나 쉬워 마음이 더욱 답답합니다. 우리가 선택했건, 어쩔 수 없기 끌려왔건 현재의 세상이란 소수가 주장하는 미래를 담보로 절대 다수의 과거를 망각한 참담한 결과물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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