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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박근혜 대통령님, 이제 자신을 바로 보시지요



이 땅 특권층의 원조인 박정희의 딸로서 대통령에 오른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현대의 대통령은 개인의 철학이나 정치 여정, 국민과의 소통능력을 통해서가 아니라 대중매체와 권력기관을 이용한 정치마케팅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박근혜 후보님이 대통령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전과가 14범이나 되는 이명박이 대통령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매스미디어와 보수언론을 총동원한 정치 마케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매스미디어와 결합된 정치마케팅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는 평범한 정치인을 과대 포장하고 매끈하게 다듬어, 신화적 스토리텔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입니다.





매스미디어를 동원한 정치마케팅이 대한민국을 기업으로 치환시킬 수 있었고, 대통령 선거가 최고의 CEO를 뽑는 것으로 변질됨에 따라 이명박이 대통령에 오를 수 있었듯이, 독재자인 아버지를 압축성장의 신화를 통해 민주화의 포석을 깔아놓은 전설의 지도자로 재포장해낼 수 있었기 때문에 딸이 대통령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그밖에도 저급한 정치공학적 술수들이 더해졌지만, 핵심은 이것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 결과, 국정은 국민에 대한 공약 파기와 인사 실패의 연속이었고, 온갖 불평등과 각종 부조리가 양산됐으며, 나라는 회복 불가능한 빚의 굴레에 빠졌들었습니다. 상식과 원칙이 사라진 뿌리까지 부패한 나라가 대한민국이 됐습니다.





정윤회 관련 문건은 국정의 난맥상이 금단의 성역, 청와대 내부에서 가장 심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문건과 관련된 것들이 검찰 수사와 보수와 관변언론의 물타기와 왜곡,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거짓말 등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청와대마저 대통령이 관리하지 못하는 권력의 암투장이 된 것입니다.



제대로 된 공무원연금 개혁과 공기업 개혁이 필요하고, 누구도 건들지 못했던 군대의 온갖 비리를 잘라내고, 무너지는 경제를 민주적으로 재구축하고, 평화통일의 기반을 다지고, 미래를 위해 출산율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경제체제로 전환하는 것 등에 전념해야 함에도, 청와대 내의 더러운 권력 암투에 따른 인사난맥상과 국정 운용의 비효율성이 도를 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대통령의 책임입니다. 만들어졌건, 스스로의 힘으로 대통령에 올랐건 간에 정윤회 관련 문건의 등장은 대통령의 정치력과 국정 장악력이 얼마나 형편없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당정청이 보여주는 불협화음과 국정난맥상은 바로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음을 정윤회 관련 문건이 말해줍니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도 대통령은 청와대 문건의 유출에 방점을 둔 권위주의적이며 독선적인 발언이나 하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이자 무능력의 정수입니다. 도대체 박근혜 대통령은 무엇을 보고 있으며 사태의 본질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까? 





제발 자신을 돌아보십시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십시오. 대통령으로서의 박근혜는 어디에 있으며, 무엇을 하고 있으며, 어떻게 하고 있는지 자신과 주위를 둘러보시지요. 능력이 안 된다면, 스스로 물러날 생각이 없다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과 야당과 시민단체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경청하십시오.



권력 놀음에 취해서 저급한 권력 암투를 불러오지 마시고, 청와대에서 나와 거리의 얘기들을 들어보십시오. 청와대 내부에서 이런 암투가 벌어질 정도면 그 진위 여부를 넘어 국정 난맥상은 현재의 인물들로는, 지금까지의 대통령이 보여준 국정 운영방식으로는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뜻합니다. 



권력은 하루살이 같은 것입니다. 여론이란 돌변하는 것이고, 지지란 얼마든지 철회가 가능한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님, 이제 자신을 바로 보시지요. 당신의 권력이란 국민에게서 나오는 것입니다, 대통령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권력 놀음과 암투에 취한 자들이 아니라.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의 미스터리’도 결국은 이런 자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 것입니다. 탄생의 시점부터 이 정부를 ‘찌라시 정부’라 하는 것도 돌아보시고,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날부터 시작해 기레기 언론의 한바탕 난장을 거쳐 유족들의 분노와 슬픔의 단식까지 찬찬히 돌아보십시오.



조기레임덕, 하야, 탄핵까지.. 최악의 상황까지 상정해 자신과 자신의 주위를 둘러보십시오. 세계일보가 정윤회 관련 문건을 보도하면서, 추가로 폭로할 문건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모든 언론을 틀어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최악의 상황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권력은 하루살이 같은 것입니다. 철벽 같았던 닉슨이 무너져내리는 것은 불법적인 도청이 아니라 대통령에 오른 후에 한 거짓말 때문이었습니다. 지금의 청와대가 그러하고, 대통령의 대응이 그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