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압력을 넣은 ‘비리자판기’ 이완구를 비판한 다음에) 그런데 이 사안이 보도되는 과정도 주목해볼 만합니다. 사석에서 한 발언이 당사자의 동의 없이 통째로 녹음되고, 그 녹음 파일이 특정 정당에 유입됐다는 점입니다...언론이 검증 대상인 공인의 부적절한 발언을 보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의무입니다. 통신비밀 보호법상 자신이 포함된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불법도 아니어서 이 기자의 녹취 행위가 현행법 위반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기자'가 당사자의 대화를 동의 없이 녹음하고, 이를 특정 정당에 전달한 행위는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깁니다...몰래 녹음한 것도 모자라, 이를 특정 정당에 건넨다는 것은 정치적으로도 오해를 사기 충분한 사안입니다. 차라리 녹취를 정당에 넘기지 말고 자사 홈페이지에 올리고, 멋지게 단독보도를 했으면 더 깔끔하지 않았을까요. 그것도 여의치 않았다면 정당 보다는 제3의 중립적인 단체나 기관의 힘을 빌렸으면 어땠을까요.





이완구의 민낯을 보여준 녹음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과정을 비판하는 이 보도에서 진정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이완구의 민낯도 언론의 민낯’도 아닙니다. 이 보도가 말해주는 것은 지상파3사 중에서 언론의 공정성 논란에서 가장 자유로운 SBS 8뉴스의 민낯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특보단에 고위간부가 들어가자 SBS가 정신줄을 놓지 않았다면 이런 뉴스를 내보낸다는 것이 어이없기만 합니다. 이 보도를 작성한 기자는 특종을 놓쳤다는 자괴감 때문인지, 기본적인 사실을 가지고 상식적 수준의 추론도 불가능한 형편없는 수준의 기자인가 봅니다. 



이완구의 추악한 민낯 중 국보위 파견경력과 쌍벽을 이루는 언론 통제에 관한 보도는 미디어오늘,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한겨레 등에서 다루었고, 필자를 비롯한 여러 명의 아고라 논객도 다룬 것입니다.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조금씩 여론이 움직였고, 해당 기자가 이완구와의 대화를 녹음할 용기를 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완구나 그의 측근이 KBS와 조선일보 고위간부를 압박해 국보위 관련 보도를 막은 것은 지상파3사와 종편들(JTBC 포함)이 침묵해서 그렇지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상황이었습니다. 즉, SBS의 정신 나간 보도와는 달리 이완구의 발언을 몰래 녹음해 특정 정당에 제보하지 않는 한 공론화하거나 시청자에게 알릴 방법이 없었습니다.



KBS와 조선일보는 가장 큰 방송이고 가장 큰 신문인데 이들의 보도마저 막아낸 이완구의 발언을 어떻게 기사화할 수 있는지, SBS 기자는 추론도 못하는 모양입니다. 이완구의 녹음을 SBS에 들고 왔다면 이런 기사가 나왔을까요? SBS는 이 정도 녹음쯤이야 자사의 홈페이지에 얼마든지 올릴 수 있는가 봅니다. 



이완구의 발언이 언론을 탄 날에도 우리나라 제도권 언론 중 4개는 이에 대해 침묵했습니다. JTBC의 모회사인 중앙일보와 편집국장이 바뀐 이후의 한국일보 등이 이완구 발언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이게 대한민국 언론생태계의 현실인데, 녹음을 한 기자가 오죽하면 특종보도를 포기하고 특정 정당에 가지고 갔겠습니까?  





그 동안 SBS가 이완구 검증을 한답시고 보도한 것들을 아무리 뒤져봐도 그럴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SBS는 이완구의 일그러진 민낯을 보도한 언론의 민낯(실제 내용은 기자에 대한 비판이다)을 비판하기 전에 자신의 민낯부터 살펴보았으면 하네요. 



녹음된 이완구의 발언을 기준으로 하면, 그의 발언을 ‘몰래’ 녹음해 ‘특정 정당’에 넘겨준 해당 기자는 언

론계에서 퇴출될 것이 뻔한데, 그것이나 막을 수 있도록 추가적인 보도나 해주세요. 박근혜 대통령이 이완구를 어떻게든 임명할 생각인 것 같으니 이 기자는 더욱 위험해졌으니 꼭 후속보도를 부탁드립니다.



창피함을 아는 언론이라면 그것만이 이 쓰레기 같은 기사를 내보내 시청자를 불쾌하게 만든 것에 대한 최소한의 사죄라도 되지 않겠습니까?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된 것도 SBS 같은 지상파가 권력과 자본의 감시자 역할을 포기했기 때문임은 상식의 영역인데, 이런 기사까지 내보내 이완구를 변호하면 뭘 어쩌자는 것입니까? 혹시 이완구 측에게 이런 반론이라도 해보라고 친절을 배푼 것은 아니겠지요?  





설마 SBS의 고위간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특보단에 합류했다고 '착한 성장, 착한 방송'을 내세운 SBS가 설마 그렇게까지 타락하지는 않았으리라 믿습니다. 중동 최고의 한류스타인 '친절한 금자씨'가 '너나 잘 하세요'라고 말한 것을 상기할 필요는 없으리라고 또한 믿습니다. 



SBS의 분발을 바라며 이만 글을 줄이까 합니다. 아참,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부탁드립니다. 폐지한 TV토론을 부활해 주었으면 합니다. 막장 MBC도 '100분 토론'은 폐지하지 않았답니다. 의제 선정이나 토론자로 나오는 자들이 하나같이 막장이어서 문제라고 해도.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도생 2015.02.08 16:16 신고

    위정자들은 보수와 진보가 없더라구요.
    같은 종족?
    행복하세요^^

    • 늙은도령 2015.02.08 16:29 신고

      있어야 합니다.
      전체를 봐야 하지만, 최소한 경제적 이익의 분배에 관해서는 좌측으로 가야 합니다.
      자본주의는 능력주의를 부추기며 끝없는 경쟁과 승자독식을 찬양합니다.
      성공스토리가 회자되고, 자기계발도 돈과 연결돼야 합니다.
      이런 체제에서는 정치만이 이를 바로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부의 재분배와 사회안전망 확충 같은 좌파적 가치가 필요합니다.
      수많은 연구와 통계들이 보수정부가 들어섰을 때 불평등이 늘어났고, 진보정부가 들어섰을 때 불평등이 줄었음을 말해줍니다.

      정치적으로는 이념이 필요없습니다.
      민주주의면 충분합니다.
      다만 사회경제적 평등에 관해서, 즉 모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데는 절대적으로 좌파의 사상이 옳습니다.

  2. 이광춘 2015.02.09 05:50

    녹음 내용을 자사 데스크에서 받아줄까요? 아마도 그 기자는 사장될것이 뻔하기에 야당에게 전한듯 싶군요.
    후보 입으로 네까짓것들 목치는것은 일도 아니라고 했기에...더 분했을 터이고요. 말씀대로 시민단체께 보냈으면 더 좋았을터...

    • 늙은도령 2015.02.09 20:23 신고

      네, 그렇지만 그 기자의 용기를 칭찬해야 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아니면 자신의 회사에서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그러니 그 기자는 상을 받아야 합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5.02.09 09:39 신고

    이완구
    국보위 시절 행태가 아직까지 몸에 베어 있는듯...

    인준이 그냥 통과될까 겁납니다

    • 늙은도령 2015.02.09 20:23 신고

      아마 불가능할 것입니다.
      박근혜가 조기 레임덕을 감수할 리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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