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

이완구 청문회 뒤에 이런 정치적 계산이?



사상 최고의 아집인가, 무모함인가, 후안무치인가? 아니면 당대표가 된 문재인이 박근혜 정부와 전면전을 선언하자 승부수를 던진 것일까? 문재인이 전면에 나선 이상 보수세력의 단결이 극대화될 터, 이완구를 지렛대로 국정장악력을 회복하려는 것일까?





박근혜 대통령의 의도가 무엇이던지 간에, 지금까지 나온 증거만으로도 총리는커녕 정계 은퇴와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이완구를 빨리 청문회를 열어 통과시켜달라고 국회를 압박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이해가 얼마나 왜곡돼 있는지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은 국회를 향해 청문회를 빨리 열라고 압박하고 나온 것은 까도까도 새로운 비리와 의혹이 나오는 양파 이완구를 지렛대로 삼아 국정장악력을 회복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워낙 꼼수가 넘쳐나는 청와대라 이런 의심을 거둘 수 없습니다.  



문재인이 당대표가 된 이상,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으면서 여당을 압박할 수 있는 최상의 카드는 원내대표였던 이완구를 청문회에 세워 우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완구 총리카드는 여당이 원했던 것이라 그에 대한 검증의 책임은 1차적으로 새누리당에 있기 때문입니다.





청문회에서 야당의 집중포화에 이완구가 흘릴 피가 많을수록 당대표에 오른 문재인에게도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이완구의 실체를 밝히는 과정에서 강경파라는 이미지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결과와 상관없이 보수층은 결집할 수밖에 없고, 조중동과 종편의 포문은 무제한 폭격에 들어갈 것입니다.



결국 이완구 총리후보자에 대한 국회 청문회는 그가 입을 타격에 비례해서 박 대통령의 입장에선 이이제이의 묘수나 기사회생의 묘약이 될 수 있습니다. 이완구가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다 해도 다음번 총리지명자는 대통령이 원하는 사람을 뽑을 수 있고, 여당은 어떻게 해서라도 통과를 시켜줄 것입니다.



여기에 촛불집회 저격수였던 신영철 대법관 후임으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담당검사였던 박상옥 변호사의 청문회(제2의 김기춘, 황교안이 박상옥을 변호하고 나섰다)도 있어 야당의 강경입장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니, 보수층의 반발 심리는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최악의 악수였던 것이 갑자기 최선의 착수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 정치이기도 합니다.





어느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이완구의 과거가 비리와 부패로 얼룩져 있는 만큼 여당도 야당도 선택의 폭이 없기 때문에 차후의 칼자루를 대통령이 쥘 수 있습니다.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의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불법댓글도 대선개입이 아닌 정치개입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현실이라면 이완구를 청문회에 세우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동정여론의 무서움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단식농성 앞에서도 보수세력이 폭식행사를 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완구 총리후보자 청문회는 문재인호의 첫 번째 시험관문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완구와 박상옥을 낙마시켜도 본전인데 그 이상을 끌어내야 하기 때문에 문재인호의 철저한 준비와 대처가 필요합니다.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미래를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이끌어가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기에 이완구와 박상옥 청문회는 현 집권세력과 야권의 전면전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국지전에서의 승리가 전면전에서의 패배로 이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필자에게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ㅡ이성보다는 직관에 가까운ㅡ은 ‘노무현이었다면 어떻게 대처했을까?’입니다. 돌파력으로 치면 대한민국 정치사에 노무현을 능가할 사람이 없었기에 그의 시각에서 현재의 상황을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입니다.



대한민국에서 노무현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문재인이라면 결국 그가 풀어내야 합니다. 정치적 선택이란 최상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차선을 찾아내서 그것을 다시 최상으로 만드는 창조적 과정이라면 노무현의 장점만큼 현 상황에 적합한 것도 없을 것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