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재인의 운명

썰전, 노무현의 죽음에 대한 유시민의 가슴 아린 논평 오늘의 썰전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을 자임했던 유시민 작가가, 핵심적인 친노라고 해도 언급하는데 상당한 부담을 가졌던 논평을 조심스럽게 내놓았습니다. 유시민 작가는 노무현의 비극적인 죽음에 대해 '의도하지 않았던 오류에 대해서 그런 방식으로 책임을 진 것'이라는 일각(특히 외국에서)의 논평을 인용해 노무현의 마지막 선택에 담겨있었던 정치적 의미를 풀어냈습니다. 유시민의 논평은 국가지도자로써 그것이 '의도하지 않았던 오류'라고 해도 무한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정치적 책임의 막중함을 얘기한 것이지만, '자신의 실패는 진보의 실패가 아니'라며 '(지지자들에게) 자신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던 노무현의 호소가 받아들여졌다면 비극적인 죽음을 선택하는 것까지는 가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 더보기
노무현 대통령님, 보고 계시지요? 내일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보고 계시지요? 당신이 청천벽력처럼 떠나고 지키지 못했다는 죄의식과 미안함이 9년이란 세월 동안 영겁처럼 흘러갔습니다. 그날부터 저의 웃음에는 늘 습기가 차 있었고 미소에도 '9시 뉴스를 듣도 있으면 모든 것이 내 책임 같다'던 당신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당신이 자리잡았을 그곳으로 김대중 대통령이 서둘러 떠났고 당신의 임기 중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국가폭력과 정부 부재의 수많은 희생자들이 그곳으로 떠났습니다. 당신이 따뜻하게 안아주었을 세월호 아이들과 희생자 중 아직도 9명은 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은 자들은 행복할 수 없었고 무력했으며 말할 수 없었습니다. 지난 9년이란 당신의 빈자리가 이명박근혜의 헬조선으로 대체되는 기간이었습니다. 당신의 친구이자 동반자였던 문재인 변호사가,.. 더보기
노무현의 좌절에서 시작한 문재인과 민주당의 대변신 국정원 댓글사건과 부정개표 의혹은 차치하더라도,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이 박근혜에게 패한 결정적인 이유는 (거의 대부분 국민의당으로 도망간) 소속 의원들의 무관심 때문이었습니다. 문재인과의 경쟁에서 극단적인 네거티브와 마타도어로 일관했던 박지원 때문에 형성된 반문기류가 정당의 존재 이유이자 목표인 집권마저 후보 개인의 문제로 축소시키는 최악의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문재인은 소속 의원들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한 채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야 했습니다. 소속 의원들이 지역구 조직을 가동해도 박근혜의 새누리당을 이길 수 없는 상황에서, 조기숙 교수의 말을 빌리자면 '왕따의 정치학'이란 암묵적 담합을 통해 '문재인 죽이기'에 적극적이었던 제도권언론의 비토까지 더해지니 문재인의 승리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문재인 후.. 더보기
문재인은 왜 김종인을 선택했을까? 그 동안 미루고 미루었던 것을 다루고자 합니다. 제가 총선에 임해 전략적인 글쓰기를 하겠다고 말씀드렸듯이. 이제는 문재인 전 대표가 김종인을 총선의 선장으로 영입한 것에 대해 제 나름의 판단을 밝히고자 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진보의 가치를 당의 정체성으로 가진 것과 비교할 때 김종인 의원장이 진보적 가치를 공유하는지에 대한 의문은 저도 있었고, 그래서 문재인의 선택을 신중하게 들여다봐야 했습니다. 문재인 의원이 제1야당의 대표로서 새정치민주연합을 더불어민주당으로 새롭게 탄생시킬 수밖에 없었던 그때까지의 사정을 보면 자신이 대표직을 유지한 채 총선을 치르면 득보다 실이 크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노무현 죽이기'로 엄청난 재미를 본 친일수구세력의 충견들이 '문재인 죽이기'를 더불어민주당 전체로 넓힐 것은 .. 더보기
노무현 죽음과 문재인 운명,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구겨진 이불 속에 간밤의 뒤척임이 여전히 어지러운데 감은 눈을 파고드는 햇빛의 끊임없는 장난에 포기하지 못한 생의 비루한 또 한 번의 오늘이란 어제 죽어간 사람들이 간절히 염원했던 내일이라 한다. 아직도 비워내지 못한 것이 무엇이고 무슨 보잘 것 없는 희망이 남았다고 나는 또 눈을 떴단 말인가. 언제나 자리에 누우면 깨어나지 않은 잠을 꿈꿨지만 끝내는 깨고 마는 하루의 시작이란 그 초라함으로 더욱 눈부셨다. 그래, 언제나 99%의 절망만이 나를 살게 했다. 잔인할 정도로 질긴 희망을 버렸기에 꿈도 없고 꿈을 잃었기에 생각도 사라졌다. 지랄맞게도 빛과 어둠 사이에도 살아갈 공간이란 존재했고 거기에 갇힌 삶도 하루의 시작이란 어제와 똑같았다. 빌어먹을 호흡 여전한 통증 속에 섞여 있는 공복이란 너무나 비루했.. 더보기
문재인, 기득권의 반칙과 특권의 카르텔을 돌파하라 예수가 로마의 총독과 유태인의 기득권 카르텔에 도전한 것처럼, 대한민국 역사상 기득권과 정면대결을 펼친 대통령은 노무현 밖에 없고, 최고지도자에 올랐으면서도 철저하게 공격받아 만신창이가 된 대통령도 노무현 밖에 없다. 반칙과 부패, 비리와 탐욕으로 얼룩진 기득권의 입장에서 볼 때 노무현의 승리는 프랑스혁명에 준할 만큼의 충격을 주었고, 친노에 대한 뿌리 깊은 두려움의 근원으로 자리했다. 미국 연방정부(특히 국방부와 일본에 놀아난 맥아더)의 오판으로 살아남은 친일부역자들이 친일을 숨기기 위한 방편으로 미국의 노예를 차처함으로써 이 땅의 기득권을 형성한 이래 노무현처럼 그들이 구축한 거대한 성벽을 향해 정면으로 부딪친 혁명가는 없었다. 노무현이 바보로 불렸던 것도 무소불위의 힘을 지닌 기득권을 향해 혈혈단신.. 더보기
노무현 대통령님, 잘 지내시는지요? 노무현 대통령님, 이제는 편안하십니까? 이곳에서는 당신을 죽음으로 내몬 쓰레기 같은 언론들과 정치인들의 광기가 그날처럼 몰아치고 있습니다. 당신이 특권과 반칙이 넘쳐나는 세상을 사람사는 곳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던 정치는 사라졌고, 당신이 평생을 거쳐 저항했던 독재권력의 망령만 가득합니다. 침묵하는 다수는 각자의 삶에 지쳐 미래가 현재와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절망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당신의 격정적인 삶을 담은 《성공과 좌절》을, 오늘은 선택도 할 수 없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는 《문재인의 운명》을 다시 펼쳐보았습니다. 그곳에는 분명 희망과 정의가 있는데, 당신이 이루고자 했던 보통사람들의 세상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인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과 연대는 무력해진 .. 더보기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 수 없다면 야권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화됐다. 여론조사의 결과가 그렇다고 말하고 있고 작은 단위의 선거들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정의당의 약진이 더딘 상황이고, 나머지 진보 정당은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여론과 투표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언론의 편파성과 사실 왜곡은 박정희와 전두환 때보다 심하고 포탈의 보수화도 기울어진 운동장을 더욱 가파르게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1야당의 분열상은 분당 직전의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문재인 대표와 친노(도대체 살아남은 친노가 몇 명이냐? 필자가 아는 한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전통의 친노는 안희정과 이해찬을 빼면 현실정치에서 거의 다 퇴장한 상태다. 이광재는 야인의 신분이고 유시민은 은퇴했고 천호선은 현역 의원도 아니다)를 향한 언론의 공격.. 더보기
문재인과 노무현의 리더십은 다르다2 “가장 하등한 모네라로부터 가장 재주 있는 곤충류, 가장 지성적인 척추동물에 이르기까지 실현된 진보는...각 단계마다 진보가 필요로 하는 여러 부분의 모든 창조 및 복잡화와 함께 이루어진다...생명의 역할은 물질에 불확정성을 삽입하는 일이다. 생명이 진화함에 따라 창조해 가는 형태는 불확정적인, 즉 예견불능의 형태이다. 그들 형태가 담당하는 활동 역시 점점 불확정적으로, 다시 말해 자유로워진다.” 현실정치로 뛰어든 문재인의 출사표라 할 수 있는 《문재인의 운명》을 보면, 인권변호사에서 국회의원, 수차례의 낙선과 해수부장관을 거쳐 대통령에 이르기까지의 노무현의 진화와 변이가 자세히 나옵니다. 영화 이 ‘돈 잘 버는 변호사’에서 인권변호사로 변한 노무현의 터닝 포인트를 그렸다면, 《문재인의 운명》에는 바보 .. 더보기
공안정국을 보며 문재인의 운명을 떠올린다 대한민국이 비선 실세임의 나라임을 밝힌 정윤회 문건을 과거의 찌라시에서 미래의 대통령기록물로 만든 정치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파시즘적 속도와 규모로 공안검찰로 변신했습니다. 이들은 헌재에 의해 해산이 확정된 통진당 지도부를 넘어 진성당원 전체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수사하겠다고 합니다. 무려 3만 명에 이르는 통진당 진성당원을 수사하려면 최소 3~4개월이 걸릴 텐데, 공안검찰은 내년 상반기까지 공안정국을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하다 대통령 지지율이 다시 50%대로 진입하면, 언제나 그랬듯 용두사미격 수사결과로 끝을 맺을 것입니다. 지지율을 회복한 대통령이 국민 대통합 차원에서 통진당 진성당원 수사를 중단시키는 정치적 해결책을 들고 나와 지지율을 더욱 끌어올리는 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