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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강준만류 진보비판, 정치와 이념부터 구별하길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날부터 지금까지의 과정을 복기해 보면 한 가지 사실만은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남북이 분단된 상황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정치와 이념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다. 공익을 구현하는 정치는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적 구별과는 다른 것이며, 이념에 대한 실천적 과정이다. 정치가 공익을 구현하지 못할 때 그것은 정치가 아닌 사적 이익을 위한 것이다. 이는 자유민주주의와 민주주의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과 동일해서, 정치의 과잉이 역설적으로 정치의 몰락으로 이어진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한다. 대중매체에 의해 공적인 부분이 사적인 것들로 식민화된 이후에는 정치는 더욱 공익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250여명의 학생을 포함해 304명의 국민이 죽었음에도 5개월이 넘었는데도 진상규.. 더보기
발터 벤야민의 「종교로서의 자본주의」 요약 저를 기준으로 할 때 20세기 최고의 철학자이자 사회학자는 발터 벤야민입니다. 나치의 학살을 피해 미국 망명을 시도했으나 그것에 실패하자, 47세라는 이른 나이에 자살을 선택한 유대계 독일인이었지만, 그가 남긴 사유의 결과물들은 너무나 독창적이고 뛰어나서 모든 산문들이 아름다운 시처럼 다가옵니다. 그가 남긴 저작들은 상당한 집중을 해야 이해할 수 있는 사유들로 가득해서 쉽게 도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번역자의 능력까지 포함해서 볼 때 글쓰기를 업으로 삼는 분들은 《베를린의 어린 시절》과 《일방통행로》,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폭력비판을 위하여, 초현실주의 외》는 꼭 보셨으면 합니다. 자본주의에서 일종의 종교를 볼 수 있다. 즉 자본주의는 예전에 이른바 종교들이 그 답을 주었던 것과 똑같은 걱정, .. 더보기
늙은도령이 본 근현대사ㅡ폭주하는 기차를 멈춰라5 2008년 이후 장기적인 경제대침체에 빠진 유럽과 미국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중국은 자국의 시장을 개방할 때부터 국가자본주의를 선택했지만, 아무리 국가에 의한 인민 통제를 강화한다 해도 자본주의를 받아들인 한 중국의 추락도 시간문제이지 예외적인 성공을 거둘 수는 없다. 당장 중국을 공포와 질병의 도가니로 몰고 가고 있는 스모그 현상만 해도 중국의 압축성장이 한국에서처럼 얼마나 많은 환경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갈수록 커지는 불평등은ㅡ2차세계대전 이전의 유럽이 그러했듯ㅡ중국을 개발된 지역과 미개발된 내부의 식민화로 양분하며 이중 사회의 전형적 폐해들을 양산하고 있다. 중국에서 ‘묻지마 범죄’가 증가하고, 테러의 발생빈도가 늘어나는 것도 이중 사회적 병폐의 전형 중 하나이다. 시기와 문화적.. 더보기
액체근대ㅡ위험의 개인화와 세월호참사 빠른 이동(시간)을 통해 공간을 지배하는 것이 현대의 권력이 되면서 특정 지역에서 삶의 대부분을 보내는 수많은 중하위층 사람들은 개인으로서의 삶이 뿌리 채 흔들리는 위험에 처했다. 존재하는 모든 것에 가격이 매겨짐으로서 돈이 없으면 하루도 살아갈 수 없는 현실에서 직업을 찾아 전국을 전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런 직업의 이동성은 가족의 해체만이 아니라 결혼의 유무, 주거의 형태, 자녀의 교육 등에서 연쇄적인 변화를 불러왔다. 탄생부터 경쟁력을 지니게 된 개인(흔히 1%라 한다)은 자신이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있어 모든 면에서 자유를 누리며, 상시적인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었다. 이에 비해 중하위(전체 인구의 90% 정도)에 위치한 개인들은 직업 선택의 자유도 누릴 수 없을 뿐더러, 언제 단.. 더보기
액체근대ㅡ가벼운 경제와 소비지상주의 21세기 최고의 석학으로 인정받고 있는 지그문트 바우만의 《액체근대》를 보면 현재의 상황이 얼마나 혼란스럽고 불확실성이 극에 다른 시대인지를 알 수 있다. 바우만이 말하는 불확실성의 시대는 갤브레이스의 《불확실성의 시대》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갤브레이스는 주로 주류 경제학의 입장에서 시대의 혼란을 얘기했다면, 바우만은 종합적 차원에서 시대의 혼란을 다루었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를 이해하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홀로코스트와 현대성》에서 18~19세기의 근대이성이 창출한 전체주의적이고 폭력적인 현대성의 문제를 성찰한 바우만은 《액체근대》와 《유동하는 공포》를 통해 인류의 현대성이 어떤 상태에 이르렀는지 뛰어난 성찰을 보여줬다. 특히 바우만의 상징으로 자리한 《액체근대》는 울리히 벡의 《위험사회》와 함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