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가 긴급명령을 발동해서 개성공단을 폐쇄한 것에 대해 탄핵사유에 해당한다는 유시민 작가의 분석에 전적으로 동감을 표하며, 그의 분석에 흙수저 하나만 얹을까 합니다. 박정희의 긴급조치와 박근혜의 긴급명령이 형사소추를 받지 않는 통치행위가 아니라 독재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은 박정희의 긴급조치가 위헌 판정을 받은 것에서 얼마든지 유추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무지한 박근혜에게 작금의 상황이 '국법이 정지된 예외사황'이라며 긴급명령을 발동하도록 사주한 환관들의 정치적 논리입니다. 이들은 박정희의 긴급조치가 위헌 판정을 받은 것을 모릴 리가 없고, 작금의 상황이 긴급명령을 발동할 만큼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패하면 탄핵을 당할 수도 있고, 퇴임 이후에 법적 처벌을 면치못할 것도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박근혜로 하여금 국회연설까지 자청하도록 만든 것은 새누리당의 총선 승리가 만만치 않음을 감지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런 결과 나올 경우 조기 레임덕에 처해 아무 일도 못할 것을 알기 때문에 무신 짓을 해서라도 총선에서 승리하겠다는 노골적인 선전포고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번의 긴급명령이 박정희의 긴급조치처럼 9호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표명한 것입니다.
국정원 댓글사건, 연이은 인사참사,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 세월호참사, 역사교과서 국정화, 위안부협상, 경제정책 실패, 국정난맥상 등까지 온갖 실정들을 돌파하는데 동원한 것들로는 개성공단 영구폐쇄와 X벤더레이더 도입에 따른 후폭풍을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선행됐겠지요. 이것들이 모여 새누리당의 총선 패배로 귀결될 것을 청와대 발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했을 것입니다.
결국 이런 참사를 막으려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을 테고, 이명박식 불법·부정선거와 개표조작을 되살리려면 제2, 제3의 긴급명령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 있습니다. 위헌이 분명하고 독재가 확실하지만, 나라를 팔아먹어도 박근혜를 지지하는 35%의 유권자들에게 '다시 한 번 더'와 '우리가 남이가'를 되살릴 수 있다면 그까짓 헌법과 민주주의가 무슨 대수이겠습니까?
피는 물보다 진하고, 아버지에게 배운 것이 독재밖에 없는데, 익숙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하는 헌법과 민주주의 때문에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박근혜와 환관들에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입만 열면 비난을 퍼부었던 국회에 연설을 자청한 것도 X벤더레이더 도입에 따른 반대여론을 조기에 차단할 필요성과 함께,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개성공단 영구폐쇄 같은 추가적인 긴급명령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권력의지의 독재선언입니다.
총선에서 승리해야 할 이유가 너무 많으면 오히려 방심이라는 함정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은 폭발적인 상승세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는 발언들을 자제해 왔습니다. 하지만 오늘 문재인 전 대표가 국방위에서 박근혜와 환관들을 향해 맹공을 펼친 것처럼, 더불어민주당도 자신들을 옥죄는 뉴파티위원회의 십계명에 얽매여 제대로 된 대응을 못하는 어리석음에서 탈피해야 합니다.
문재인 의원이 국방위에서 "개성공단 폐쇄결정에 반대한다. 단순한 반대가 아니라 정말 화가 난다"고 운을 뗀 뒤, "박근혜 정부는 아주 즉흥적이고 감정적으로 역대 정부가 노력해 만든 개성공단을 하루 아침에 폐쇄했다"며 "우리가 북에 진출한 것을 스스로 철수시켰는데, 이런 어리석은 전략이 있을 수 있느냐"고 말했던 것처럼, 더불어민주당도 박근혜와 환관들의 폭정에 한 발도 물러나면 안 됩니다.
표창원에 대한 이준석의 막가파식 비논리에도 강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하며(필자의 표창원 비판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유시민처럼 법적 근거를 들어 박근혜의 탄핵도 공식적으로 언급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국면에서 자신이 조명받지 못하면 잠시도 참지 못하는 유신공주가 전면전을 선포한 이상 그에 합당하면서도 찍어누를 수 있는 확실한 대응이 나와야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이재명, 정청래, 은수미, 장하나, 진선미, 진성준, 김광진 같은 진정한 파이터의 활약이 필요합니다. 김병기와 조응천을 전면에 내세우지 못할 이유도 사라졌습니다. 박근혜가 협박의 수단으로 언급한 국회의원의 선서가 100의 책임을 가진다면, 대통령의 선서는 10,000의 책임으로도 모자랍니다.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은 박근혜의 장난감도 아니며, 환관들의 놀이터도 아니며, 친일수구세력의 해방구도 아니며, 새누리당의 먹거리도 아니며, 미일의 군사식민지도 아닙니다. 변호인의 대사처럼 "국민이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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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근데 이게 탄핵감은 맞는데
만약 총선에 탄핵이 의제로 올라오면
수구보수 집결해서 새누리 압승이라는 시나리오가...
어떤 똥을 싸질러도 결론은 새누리의 승리라는 이 x같은 현실이
참 미치겠습니다.
그냥 궁민이 개시끼죠. -
base 2016.02.17 20:19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경제를 말아먹은 현 정부의 실체가 서서히 베일이 벗겨지고 노동개악법의 진실을 파악하면서 영남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이 정권의 불안이 시작된것 같습니다. 적대적 공생관계에서도 철저한 분석과 치밀한 계획에 따른 실행이 필요한데 그네주변의 환관과 가신들에게는 오직 권모술수만이(이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 뼈속까지 베어있는 머저리 그 자체입니다. 그러니 계속에서 악수를 두고 헌법이고 뭐고 가릴 여지도 없이 독재의 길을 택할수 밖에 없게 된거죠. 유시민 말대로 충분한 탄핵사유가 된다 할지라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끝까지 수고하세요. 다만 건강에 유의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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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구 2016.02.18 00:48
도령님. 앞으로 반백년은 더 건강하게 사시면서 좋은 글 쓰셔야지요.
이런 글 하나하나가 건강하고 투명하고 정직하며 공정한 대한민국의 바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매번 글을 읽지만,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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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가 2016.02.18 16:42
선거의 여왕이니 일부러 지금까지 기다려왔지요
솔직히 탄핵사유까지 간다고 보는 국민들이 많지 않습니다
사드배치하면 남중국해영유권분쟁이 일어나면
미국이 한국에서 엑스밴드레이다로 장난을 치겠지요
한국은 어쩔수 없이 남중국해로 강제징용당해야되는거고
후손들한테 엄청난 재난을 안겨주는 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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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욱 2016.02.29 00:42
국민을 무시하고 언론을 부추겨 우롱하는것
만으로도 탄핵입니다. 누구를 위한 대통령인데
지 애비한테 못된것만 배워가지고는. . 엉성한
푼수 노릇으로 대장질하려는건지. .ㅈ -
책읽기 2016.07.16 19:58
형수에게 욕이나 하는 욕쟁이 이재명 성남시장이지요. 형에게도 욕했고요. 이번에 구속된 백비서도 전화해서 욕한 나쁜 인간이지요. 10분 55초 형수에게 욕했는데 13분이 된 것은 편집이 없다는 증거입니다. 형이 설사 미쳤다 하여도 인터넷에 이런 내용을 올리면 현행법 위반인데 변호사란 자가 올렸지요. 1공단 문제가 터지면 5천억은 물어내야 하고 용인의 경전철처럼 외국법인이 투자했으니까요? 그러면 성남시는 예산 측면에서 골치 아프게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