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긴 글을 올리는 것은 자살행위에 다름 아닙니다.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인 문장력을 동원한다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논리의 전개에 큰 문제가 없다면 매일매일의 이슈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블로거로 살아남은 첫 번째임은 지난 5~6년 간의 경험이 말해줍니다. 대단히 많은 시간을 투자한 글과 생각이 이끌어가는 대로 쓴 글 중에 조회수가 높은 것은 후자의 몫일 때가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그 때문인지 정의당에 투표하라는 최근의 글에 많은 분들이 헷갈려하는 것 같습니다. 늙은도령이 미친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고, 갑작스런 변화에 실망해 발길을 끊은 분도 상당한 것 같습니다. 일일방문자수가 3~5천명 정도 줄어든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저의 부족함 때문이니 별로 개의치 않지만 한 가지만은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누구는 자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고, 누구는 교만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필자처럼 많은 책을 읽고 끝없이 사유하고 성찰하는 것이 일상화된 사람들은 근본적인 것에서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수십 년에 걸친 사유와 성찰의 결과는 쌓이고 축적돼 단단해지기 때문에 천지개벽에 준하는 변화에 직면하거나, 생을 관통하는 깨달음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아무리 복잡하고 어려운 사안이라도 실족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3,000여 권에 이르는 책들을 읽고, 국내외 언론들을 살펴보고, 관련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하고, 구글링을 통해 최신의 연구까지 업데이트하기 때문에 잘못된 판단에 이르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빛의 속도로 이루어지는 변화를 따라가면서도 실족하지 않기 위한 필터링은 거의 자동적으로 이루어집니다. 



필자가 유일하게 존경하고 신뢰하는 정치인인 노무현과 문재인에 관해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푸코와 벤야민에 준할 만큼 뛰어난 안목을 지닌 유시민(필자와 대단히 유사한 인식체계를 구축한)이라면 더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에 자동적인 필터링을 가동하고 아주 작은 것도 놓치지 않는 필자가 노무현과 문재인에 대한 유시민의 말들에는 자동적인 필터링을 가동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그것이 최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지식과 경험, 사유와 성찰이 부족하면 거짓말과 임기응변이 늘어나지만, 그 단계를 넘어서면 거짓말과 임기응변 만큼 어리석고 두려운 것이 없습니다. 선의의 거짓말이 우물쭈물하다 아무것도 못하는 것(버나드 쇼의 비석에 적혀있는 문구)보다 나은 경우도 있겠지만, 거의 대부분의 경우 '정직이 최고의 정책'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 없으며, 모든 것을 즉시 검색할 수 있는 디지털시대에는 더더욱 그러합니다. 



유시민이 모두를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임기응변으로 구렁이처럼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면(아직까지 그런 증거는 찾지 못했다), 필자는 노무현과 문재인에 관한 한 유시민의 말에서 사유와 추론을 출발시킵니다. 그가 노무현과 문재인을 믿지 말아야 할 이유라도 제시하면 모를까, 거의 모든 족쇄가 풀려 지극히 자유로워진 유시민을 믿지 못한다면 김종인에 대한 필자의 판단을 드러내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김종인에 대한 필자의 판단이 시작된 지점은, 그가 문재인의 영입제안을 받아들인 다음에 (갈수록 신뢰성이 떨어지는) 손석희의 뉴스룸에 두 번째 출현했을 때였습니다. 뉴스룸에 첫 번째 출연했을 때 김종인은 문재인으로부터 어떤 영입제안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여러 가지 정황증거와 이후의 발언들을 고려하면 거짓말이 분명했습니다. 필자는 그의 두 번째 출연의 발언들을 단 한 자도 놓치고 않았고, 첫 번째 출연의 발언과 대조했으며, 관련 보도들을 모조리 검색했습니다. 



그는 첫 번째 출연에 이어 두 번째 출연에서도 거짓말을 했고 그것은 정무적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첫 번째 출연의 거짓말에 열받은 손석희의 거친 공격에 무성의한 답변과 임기응변식 거짓말만 계속해서 되풀이했습니다. 그는 믿을 수 있는 위인이 아니었습니다.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면 얼마든지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위인이었으며, 실제로 권력의 크기가 늘어날수록 그의 거짓말(너무나 형편없어 즉흥적인 것이 곳곳에서 드러나는)은 강도를 더해갔습니다. 



노무현을 비판해 문재인을 죽이는 김종인의 차도살인지계



그것은 뉴스룸의 단골손님 중 한 명이었던 박영선이 보여주었던 그런 형태의 거짓말(손석희가 다른 사람이었다면 능히 밝힐 수 있었지만, 그때는 하지 않고 넘겨버린 거짓말)이었고, 썰전을 통해 명성이 높아진 후반부의 이철희가 종종 보여주었던 그런 형태의 거짓말(특히 이재용의 리더십을 칭찬할 때 자주 나왔던)이기도 했습니다. 조중동과 종편의 칭찬이 높아질수록 김종인의 거짓말은 문재인을 향했고, 그것이 박영선·홍창선·이철희·김헌태의 사주에 고무됐다 해도, 노골적일 만큼 대권의 갈취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이것에 대해, 공천을 받기 위해 왕정복고도 서슴지 않았던 더민주 의원들의 비열하고 비겁한 짓거리까지, 여러 개의 글로 다루었기 때문에 한 가지만 명확히 하고자 합니다. 필자가 연속되는 (그리고 연속될) 글들을 통해 정의당 지지만이 이 모든 것을 바로 잡을 수 있으며, 총선 패배의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 (그리고 주장할) 것은 그것만이 문재인을 대통령에 올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문재인과 김종인은 더 이상 운명공동체가 아닙니다. 만일 이 모든 것이 사전에 짜진 각본에 따른 것이라면 애당초 문재인이 대표직을 내놓을 필요도 없었으며, 그보다 더 나가면 지난 대선에서 패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들의 주장은, 유시민이 '나라를 팔아먹어도 박근혜를 지지한다'는 35%(~40%)가 박정희의 유신독재와 전두환의 군부독재를 경험하고도 박근혜를 찍은 (앞으로도 찍을) 사람들이라는 것을 무시할 때만 유효합니다. 





그들은 투표율이 50%대까지 떨어진 총선에서 승패를 결정하는 것이 '집토끼의 투표율'이라는 통계마저 부정합니다. 대선에서는 이들에 더해 중간층과 무당층의 도움(전체 유권자의 5%만 끌어오면 된다)이 필요하지만 총선에서는 '집토끼의 투표율'이 승패를 결정함에도 김종인을 옹호하는 논리로 문재인과의 운명공동체를 끌어들입니다. 바로 이것, 문재인을 옹호하는 논리로 문재인을 죽이는 자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정의당을 지지하라고 한 것입니다.



이미 여러 편의 글로 이것에 대해 다루었고 (매일같이 새롭게 더해지는 변수들을 녹여내) 앞으로도 다룰 것이기에, 필자가 변화가 근본적인 차원에서는 추호의 움직임도 없었다는 것을 밝힙니다. 김종인이 비상대권까지 움켜쥔 다음에 한 일이란 더민주의 지지율을 까먹고, 문재인이 대표 시절에 구축해놓은 혁신의 결과물들을 하나씩 파괴하고 무력화시키는 것뿐이었습니다. 



자신의 사람들을 공천하기 위해 있지도 않는 문재인의 사람들을 공천했다는 기사가 문재인과 더민주 지지 그룹에 올라오는 것을 보며 더민주가 내부붕괴 중이라는 유시민의 진단에 무게의 추를 두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선대위원장 설이 나돌았던 진영의 영입과 셀프공천까지, 도대체 어떤 짓거리가 계속돼야 김종인과 박영선 조합의 폭주를 막을 것이며 문재인과 심상정이 약속했던 선거 연대만이 유일한 탈출구(정의당 지지의 시대적 정당성)라는 것을 받아들일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이번 글도 끝까지 읽지 않는 독자들이 대부분이고, F자 형태로 글을 흝어본 후 용감무쌍하게 댓글을 다는 분들도 있겠지만, 초딩보다 못한 더민주를 지지하는 것이 아닌 미덥지 못하더라도 정의당을 지지하는 것만이 더민주의 붕괴를 막고(그 끝에 핵심지지층의 변화가 자리한다)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만들며, 그럴 때만이 대한민국을 근본적인 차원에서 변화시킬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밝힙니다. 





P.S. 정의당이 박영선 지역구인 구로을에 천호선을 공천하겠다고 합니다. 무조건 천호선이 승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저도 구로을에 아는 사람이 있는지 찾아볼 것이니 여러분들도 그러하길 간절히 바라고 바랍니다. 김경수가 노통의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것과 어우러질 수 있다면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들이 문재인과 유시민을 뒷받침할 수 있으리라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노통은 그렇게 하늘에서라도 문재인을 지원하고 정의당을 밀어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한욱상 2016.03.20 06:36

    글을읽는데 눈물이 납니다..

    • 늙은도령 2016.03.20 16:29 신고

      요즘 참 많이 답답합니다.
      노무현과 문재인을 동시에 제거하려는 기득권의 패악질 때문에...

  2. 앨리스 2016.03.20 06:46

    왜 이렇게 뭉클한지요...

  3. 붕붕이 2016.03.20 08:03

    왜 정의당을 지지해야만 문재인이 살아 남는지 잘 이해가 되질 않네요. 어렵네요.

    • 늙은도령 2016.03.20 16:31 신고

      이번 글은 정치철학적인 면에서 접근이었고, 바로 직전의 글은 정치공학적 면에서 접근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4. 도요새 2016.03.20 08:23

    정희를 외면한 당을 지지할수는 없습니다. 나도 정의당으로

    • 늙은도령 2016.03.20 16:32 신고

      네, 정의당을 지지해야 다음이 있습니다.
      지금은 총선의 결과와 상관없이 문재인 죽이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가 두 가지 방면에서 죽이기를 당하고 있음을 다음 글에서 다루겠습니다.

  5. catlover8 2016.03.20 09:07

    아, 천호선님 출마하시는군요. 그것도 박영선 의원 지역구에서! 네, 그렇다면 정말 하늘이 무너져도 반드시 당선이 되셔야지요.

    제가 안그래도 요즘 이 분 소식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알 수가 없어서 출마를 안하시는가 궁금하던차였습니다. 제가 이 분 정말 좋아합니다. 외유내강의 전형이라고나 할까요? 상대가 누구냐에 상관없이도 꼭 당선되셔서 국회에 진출하시길 바라지만, 상대가 박의원이라면 더더욱 반드시 이겨야겠지요.

    제가 영국에서 어느 날 노대통령 서거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그 날 그 때까지 한국을 떠난 이후 한국과 거의 연을 끊고 살았었거든요. 저에게 한국은 그런 곳입니다. 생각만해도 아픈 곳, 그래서 기억을 지우고 살아가고 싶게 만드는 곳.

    그러다 노대통령 서거 소식을 들었을 때 제 삶의 몇몇 기억들이 떠올랐고, 그 분이 한국 사회의 최고 엘리트 계층에 속하는 우리 집안 어른들에게 어떻게 무시되어졌었던가, 하던 기억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많이 울었어요. 무시라기보다는 경멸에 가까웠죠.

    거의 증오심에 가까운 경멸. 저런 밑바닥에 속해 있어야 할 인간이 어찌 내 나라의 대통령이 되어 내 위에서 나를 통치하는가, 그 사실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기에 자신도 모르게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그를 향한 경멸적 언어와 시선들.

    근데 그 때 너무 마음은 아프고, 마음 속에 절망과 분노가 가득한데 반해 제가 한국 정치상황에 대하여 알고 있는 것은 별로 없다라는 걸 깨달았지요. 한국 뉴스를 접하면서 살지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다가 어찌어찌 하여 들어가게 된곳이, 천호선씨 팬까페였습니다.

    그 분의 팬까페에 노대통령 참여정부 관련 자료가 굉장히 잘 정리되어 있었거든요. 그게 아무래도 이 분이 대변인 출신이라서 그랬던 것 같은데, 그래서 제가 노대통령 서거때 들어가서 슬픔을 달래면서 많이 공부도 하고 그랬던 곳이 바로 천호선씨 관련 공간이라서 그런지, 항상 천호선씨는 저에게 애틋한 이름으로 다가와요.

    그러다 글도 좀 올렸구요. 천호선씨는 기억을 못하겠지만, 제 글 읽으면서 많이 배웠다고 쪽지도 보내주고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 진보주의 연구에 참여한다는 것까지 말씀을 드렸었는데, 도저히 그 연구는 영국에서 계속 참여를 못하겠더라구요. 참여정부 인사라고 해서 모두가 합리적 운영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그 때 배웠고, 특히 그 연구를 하면서 알게 되었던 정말 훌륭한 분이 국민참여당 일에 관여하게 되었는데 그 때 저는 그 분을 통해 도령님께서 가끔 언급하시는 한국 진보좌파들의 권위주의나 그들의 경직성에 대하여 잠시나마 짧게 경험을 했었죠.

    그래서 어떻게 보면 노대통령은 더 대단하고, 더 연민이 느껴지는 존재죠. 양쪽의 권위주의와 다 싸우셔야 했을테니까요. 살아가시면서 먼저 베풀어주는 조건없는 따뜻한 환대나 믿음같은 것을 몇 번이나 경험하셨을까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구요.

    아무튼 천호선님과 김경수 후보 두 분 꼭 당선이 되셨으면 합니다. 김경수 후보의 상대는 이만기 선수인가요? 그런데도 김경수 후보를 뽑지 않고, 새누리라는 이유로 이만기씨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을 우리는 정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걸까요?

    요 며칠 좀 재밌는 경험을 했습니다. 최근에 제가 다음 댓글란에 의견을 좀 올렸는데, 거의가 현재 도령님께서 쓰고 계신 글들과 굉장히 비슷한 의견이 하나고, 또 하나는 유승민 의원의 공천 파동과 관련해서인데요. 이것과 관련해서는 제 생각을 지난번에 말씀드렸었죠.

    근데 제가 댓글란에서 거의 유일하게 글이 길고, 거의 대부분 300자를 채워서 쓰고, 말 그대로 저는 생각을 담은 글을 쓰거든요. 가끔 공감을 한다는 댓글들을 많이 받기도 하고, 하지만 예전에 처음 댓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혹시라도 내가 이런 진흙탕같은 댓글란에 조금은 다른 방식의 댓글을 올려 집단지성에 아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더이상 하지는 않거든요. 그 생각은 이미 아주 오래전에 버렸구요.

    그래도 제 댓글을 읽고 잠시나마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는 분들을 보면 그냥 거기까지가 제가 할 수 있는 몫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이 유승민의원 사태와 관련해서는 새누리 지지자들의 악플 이외에 별 공격이 없는 반면, 김종인씨에 대한 비판과 정의당 지지에 대한 글을 올릴 때는 그 공격이 엄청납니다.

    그런데 처음에 저를 무섭게(?) 공격하시던분들이 제가 예의있게 논리적으로 반론을 피면, 좀 당황하시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그러니까 저도 상스럽게 막 댓구를 했어야 또 다시 저를 깔아뭉게면서 공격을 했을텐데, 제가 그렇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의외로 서로가 예의를 갖춘 긴 토론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구요.

    물론 그 분들은 김종인씨 잘하고 있고, 부족해도 그 분 깃발아래 뭉쳐서 2번을 찍어야 한다는 분들이죠.

    근데 오늘 급기야는 어떤 분이 아예, 이 분은 여러개의 닉으로 무조건 2번 찍어서 총선 승리한 후 문재인씨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여기저기 똑같은 글을 올리시는 분인데, 아예 베댓안에 제 catlover8 닉을 써놓았더라구요. 그러니까 제가 분열을 획책하고, 총선 승리를 방해한다는거죠.

    사실 저거 신고대상이라고 하던데, 제가 몇 개의 답글을 올렸더니 나중에 저에게 사과를 하시더군요. 예의가 없었던 것 미안하다고. 사실 굉장히 무례한 거잖아요. 제 닉을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수만명이 보는 공개게시판에 그렇게 올려놓고, 그렇게 공격을 한다는 것이요. 제가 무슨 영향력이 있는 사람도 아니구요.

    아마 이 분들 개인적으로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나면 대부분 좋은 분들일텐데, 온라인 상에서는 그렇게 공격적으로 변할 수 있나 봅니다. 오로지 총선을 승리해야 한다는 그 목표 아래서 말이지요.

    그런데 이 분들이 제게 반박하기가 힘든 것이 제가 잘나서가 아니고, 어찌 민주주의를 부르짖는 사람들이 자신의 원칙과 소신을 버리고 오로지 승리를 위해 2번을 무조건 찍으라고 말할 수 있으며, 당에서 진보적 가치들이 무너져 내리는데도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언급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상대방의 입을 막는 분위기라면 이것이 새누리와 무엇이 다르냐고 물어볼 때 할 말이 없지 않겠습니까?

    물론 아직도 김종인씨의 리더쉽을 믿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하지만 고무적인 것은 정의당의 지지율이 계속 올라가고 있고, 이걸 민주당도 눈치챈 것 같습니다.

    저도 이걸 피부로 느끼는 것이, 제가 김종인씨를 비판하고, 정의당의 지지율을 높여야 한다는 댓글을 쓸 때 예전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호응도가 높습니다. 예전에는 저를 새누리 알바(?) 취급 했었거든요.

    제가 심지어 유시민씨가 올 총선에서 더민주가 107석조차 힘들지도 모른다고 했는데, 나도 동의한다, 라는 말까지 했는데도, 엄청나게 공감을 하더군요. 예전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였죠.

    저는 정말로 동의합니다. 물론 너무 밑으로 떨어지지는 않았으면 하구요. 대신 정의당이 많이 선전해주기를 바랄뿐이죠. 제가 조성주씨를 주목하고 있는데, 비례 6번을 받았다고 하는데 꼭 됐으면 좋겠는데 힘들까요?

    근데 올 총선은 결과에 상관없이 두 정당의 공천파행만으로도 아주 오래오래 잊지 못할 총선이 될 것 같습니다. 새누리 친박들의 추악한 행태는 아마 평생 잊기 힘들 것 같구요. 정말 보면서도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더민주는 매 번 제 상상을 초월하고 있는데, 진영장관을 선대본부장에 앉힌다는 소식,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 분은 공천만 됐으면 지금 새누리 이름을 부르짖으며 더민주와 싸우고 있을 분이잖아요. 근데 갑자기 이 분이 입당을 하고, 선대본부장으로 임명되니까 이 분은 합리적 보수라고 괜찮다는 사람들은 뭔지..

    아무튼 글이 길어져서 여기까지 하구요. 원래 오늘 하려던 얘기는 플라톤에 대한 거였는데, 다음 기회에 하구요. 저는 플라톤을 정치적으로 숭배하지는 않지만 저에게는 중요한 철학자거든요. 왜냐하면 제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감독 키예슬로스키가 가장 중요시여겼던 철학자라, 그래서 저에게는 항상 이해하고 싶은 철학자였고, 저는 결론적으로 그 열쇠를 바디우에게서 찾았습니다. 그래서 플라톤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는 아니지만, 제게 그의 이름은 조금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병원에 다녀오셨다는데, 별일 없으셨기를 바랍니다.




    • 늙은도령 2016.03.20 18:22 신고

      천호선과 김경수는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어서 노통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을 뿐만 아니라 인격적으로도 훌륭한 분들입니다.
      예전에 천호선이 당선돼 거대보수양당체제를 깨주기를 바랐지요.
      문재인 의원이 더민주가 보수로 넘어가는 것을 막아주면, 유시민과 천호선 등이 진보적 가치를 펼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대통령의 자리에서는 국민 전체를 봐야 하지만, 정당에 속할 때는 이념적 가치에 충실할 수 있으니 그런 그림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노통도 열린우리당 실험이 실패로 끝나면서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문재인 의원도 참여정부 2인자로 국정을 지휘했기 때문에 자신의 역할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가 우유부단하고 이중인격자처럼 비난받는 것도 근본적인 면에서 보면 대통령으로서의 노무현과 동일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글로 다루겠지만, 정말로 나쁜 놈들과 자신의 깊이가 곧바로 드러나는 진보 정치인들이 이를 악용했기 때문에 노통은 양쪽의 공격을 받고 비극적인 최후를 맞을 수밖에 없었지요.
      천호선과 김경수는 이를 옆에서 지켜봤기에 보다 유연하면서도 깊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그래서 문재인-김경수, 유시민-천호선이 하나의 라인으로 양당의 가교 역할을 하면 노통의 못다한 개혁을 이룰 것이라 바라고 있는 것이지요.

      아, 그리고 저의 플라톤의 비판은 그의 후반기를 지배한 <국가> <정치가> <법률> 3권에서 드러난 정치철학에 한정됩니다.
      그는 그 3권에서 최고의 유토피아가 최악의 디스토피아와 한쌍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그처럼 철학적 성찰이 깊지 않은 자들이 주류를 이루는, 특히 정치보다는 권력의 작동에 미쳐있는 자들에 의해 철인정치가 전체주의로 변질된다는 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철학적 수양이 깊었기 때문에 나온 결과로 보이지만, 세상을 보다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권력의지가 정치철학과 불분명해지며 그는 일체의 변화를 타락으로 만드는 이데아론을 통해 철인정치의 정당성을 찾았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저도 플라톤 책을 읽은지 너무 오래돼서 다시 봐야 하겠지만, 후반부 3권의 정치철학과 통치법을 다루는 책들 때문에 철학의 왕으로서의 그의 위대함이 인류를 너무 오랫동안 힘들게 했습니다.

      공자와 플라톤은 여러 부분에서 동일합니다.
      둘을 동시에 읽으면 구별하기가 힘들 만큼 비슷한 부분이 나옵니다.
      그 공통점이 정치철학에서 통치술로 이어지는 부분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와 맹자에 의해 이런 것이 더욱 강해졌습니다.
      플라톤은 공자처럼 직접 정치를 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동굴을 나올 수밖에 없었고, 전국을 주유할 수밖에 없었지요.
      그의 수제자들이 그것을 더욱 발전시켰고, 그런 성찰이 서양과 동양에서 천 년 이상의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었지요.

      제가 비판하는 부분은 대강 이런 것들입니다.
      그나마 이런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이를 애기하는 것은 너무 힘겨운 일이니까요.
      건강이 좋다면 선친의 책들을 모두 다 구입해서 다시 읽고 싶지만 돈보다는 시간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 보니 쉽게 풀어내지 못하지요.
      구체적인 예들을 들어 설명해야 하는데 그것에 투자할 시간을 건강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일인방송국이 조금 잘되면 그때는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날이 올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6. 나락 2016.03.20 09:26

    과연 문재인이 김종인과 아무 거래없이 덜컥 대표자리에 앉혔을까요? 김종인에게 자신의 앞길 막는자 쳐내라고 부탁했지만 이젠 김종인이 문재인의 앞길을 막고있죠. 둘다 똑같은 족속입니다.

    • 늙은도령 2016.03.20 18:28 신고

      님처럼 단순하게 비판하는 것은 통쾌할 뿐 그 이상의 것들은 보지 못합니다.
      노무현이라는 인물이 수십 년을 지내면서도 문재인을 몰랐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문재인이 김종인을 통해 지금의 일들을 꾸몄다면 노통마저 부정해야 합니다.
      수십 년 동안 모두를 속일 수 없습니다.
      님은 배설적 욕망만 해결하면 그만이겟지만, 그런 것 때문에 너무나 많은 것들을 할 수 없게 됩니다.
      늘 개혁과 혁신은 내부의 적 때문에 실패합니다.
      민주주의는 말할 것도 없고요.

  7. 참교육 2016.03.20 10:06 신고

    저는 정당의 정강을 이해하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김종인이 더민주당정강이 지향하는가치에 합당한 인물일까요? 요즈음 철새들을 보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 늙은도령 2016.03.20 18:32 신고

      김종인은 매우 교활한 박영선 덕분에 그 동안 실현하지 못한 대권욕을 폭발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을 믿어야 일을 맡길 수 있다면 문재인은 김종인을 상당히 믿었을 것입니다.
      김종인도 자신이 문재인이라는 거인의 벽을 넘을 수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고요.
      그런데 막상 박영선의 사주를 받아 비상대권까지 움켜쥐자 마음이 바꾼 것이지요.
      킹메이커가 아니라 킹이 되려 합니다.
      이것이 모든 것을 망치고 있습니다.
      정의당을 지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서 나옵니다.
      김종인과 박영선의 패권주의를 막으려면 더민주 내에서는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정의당이 맡아야 합니다.
      그것이 전부입니다.

  8. 2016.03.20 11:51

    비밀댓글입니다

    • 늙은도령 2016.03.20 18:35 신고

      제가 선택한 일이니까요.
      예수도 고향에서는 박해받았습니다.

  9. 디기리 2016.03.20 12:17

    제도권안에서 안위를 누리고 있는 박영선 꼭 이겨서 피를 먹고 자란 민주주의가 바로설 수있게 천호선이 당선되길 뵙니다.

  10. 민족의 십일조 2016.03.20 16:31 신고

    저는 박영선의 실체를 늙은 도령님 덕분에 제대로 알게되었습니다. 야당에서 퇴출되어야 할 1인입니다.

    • 늙은도령 2016.03.20 18:36 신고

      네, 박영선을 정계에서 영원히 퇴출시켜야 합니다.
      박영선이 최고 권력을 쥐면 박근혜가 됩니다.

  11. ^ω^ 2016.03.20 17:08

    "블로그에 긴 글을 올리는 것은 자살행위에 다름 아닙니다."

    첫 문장부터 날카로운 문장에 생각을 많이 하게 되네요.

    살면서 SNS, 카톡에서 긴 문장 쓰는 경우가 드물죠.


    그렇기에 길고 통찰력 있는 글은

    드물고도 매우 찾기 힘들어서 더 진귀한 가치를 지니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오히려

    주인장님의 글은 그러한 깊이 있는 의미가 있어서, 더욱 더 보게 되네요.

    • 늙은도령 2016.03.20 18:41 신고

      저와 블로그는 사실 맞지 않습니다.
      고정적인 수입이라도 있다면 시류와 상관없이 긴 호흡으로 글을 쓰겠지만 그런 글들은 일정 조회수를 기록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결국 적정선에서 타협해야 하는데 제 능력의 한계가 이 정도의 글 길입니다.
      다순하게 핵심만 짚는 글을 얼마든지 쓸 수 있지만 그것으로는 상징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각자는 각자의 일을 하는 것이니까요.
      연결되고 하나가 되게 하는 것은 자신의 능력밖일 경우가 많습니다.
      성공이란 그래서 노력보다는 우연의 선물이기도 합니다.
      노력은 기본이고요.

  12. 2016.03.20 20:12

    비밀댓글입니다

  13. 산이 2016.03.20 21:34

    다른 건 모르겠고 박영선과 이종걸은 반드시 낙선시켜야 합니다.
    향후 정권교체에 두고두고 걸림돌이 될 사람들 입니다.
    원내 진입하면 뒷구멍로 새누리와 개헌논의 할 사람들입니다.

  14. 공수래공수거 2016.03.21 10:06 신고

    요번은 댓글도 아주 유익한 글이군요^^

    • 늙은도령 2016.03.21 20:07 신고

      원래 댓글에 더 많은 얘기를 담습니다.
      블로그 원글은 많은 것들을 담을 수 없기 때문에 댓글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풀어갑니다.

  15. why0416 2016.03.22 00:33

    진심으로 공감합니다. 추한 권력욕으로 당 전체를 겁박하는 김종인을 이대로 내보내고, 혹시라도 다시 불꽃이 살아날 수 있을까 했는데, 김용익 의원님 말씀처럼 지금은 의원들이 모두들 자기 코가 석자라 바람을 일으킬 구심점이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방금 조국, 문성근 두 분이 김종인 비례2번을 허용해야 한다고 한 기사를 보고 왔는데.. 존경하는 두 분이지만 동의할 수 없습니다. 더민주가 붕괴되는 이 시점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타협이 아니라 용기입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더 멀리 보아야 합니다. 점점 우향우하며 김종인의 독선을 용인의 차원을 넘어 선동까지 하는 더민주가 이번 총선에서 선전한다면, 김종인치들에 완벽한 패권을 실어주는 것이고, 더민주는 그것이 바로 자기들이 놓친 민심이었다며 더욱더 새누리스러워 질것입니다. 그렇게 영혼을 잃은 더민주는 절대 우리가 원하는 대통령을 만들어주지 못할 겁니다. 그래서 저도 정의당입니다.

    • 늙은도령 2016.03.22 01:27 신고

      네, 정의당을 찍으십시오.
      저도 태어나 처음으로 더민주에 표를 주지 않을 생각입니다.

  16. joon 2016.03.23 20:29

    일단 정의당을 지지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합니다. 정의당이 최선이기 때문이 아니라 최소한 야당이랄 수 있는 정당이 이제 정의당 밖에 없기 때문이니까요. 하지만 '정의당 지지가 더민주 붕괴 막고, 문재인 대통령 만든다' 이런 논리는 약간 엉뚱하단 느낌이 듭니다. 김종인에 의해 더민주의 붕괴가 진행되고 있다면, 그리고 그게 민주 진영에서 바라는 모습의 건설적인 붕괴가 아니라면 일단 김종인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안겨준 문재인에 책임을 묻는 과정이 불가피할 것 같은데요. (우여곡절 끝에 더민주가 회생한다고 해도 말이죠.)

    개인적으로 볼 때 최소한 대권 후보로서 문재인의 정치 생명은 끝났어요. 안타깝고 슬프고 화가 나지만 그렇습니다. 워낙 곧고 바르신 분이니 개인적으로 지지하고 성원하는 사람들의 수는 크게 줄지 않겠지만 대통령은 힘들다고 봅니다. 잘못된 선택으로 민주 진영이 공중분해될 뻔 했으니까요.(회생한다는 가정하에서의 말씀입니다. 작금의 상황으로는 공중분해될 수도 있겠네요.)

    • 늙은도령 2016.03.23 21:47 신고

      더민주당의 붕괴를 막는다는 것은 더민주가 완벽한 보수엘리트화해서 지지층이 완전 교체되는 것을 막는다는 것입니다.
      열린우리당이 붕괴됐을 때 그런 과정을 거쳤고, 그것이 노무현 대통령의 개혁실패로 귀결됐습니다.
      어쨌든 더민주가 진보와 보수의 연합당으로 있어야 합니다.
      문재인이 대통령이 돼야 진보정당이 약진할 수 있고요.

      물론 김종인을 눌러앉힌 문재인의 선택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김종인도 이번에 많이 배웠을 것입니다.
      더민주 지지층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이럴 경우 더민주는 내부붕괴에서 벗어나 대선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이 그것을 잘 이끌어갈지는 그의 몫이고요.

      저는 그 정도로 이번 사태를 매조지었습니다.
      그 다음은 문재인의 능력이고 그것을 풀어내지 못하면 애당초 문재인인 지도자감이 아니었음을 증명합니다.
      정치지도자가 될 그릇이 아니라면 훌륭한 시민으로 살아가는 것이 그에게도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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