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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썰전 유시민의 민주주의에 대한 놀라운 성찰



막장무협드라마의 최강이었던 김무성의 '옥새저항'이, 언제나 늘 그렇듯이, 시작은 똘아이 특유의 방식으로 창대했으나 끝은 찌라시 특유의 방식으로 초라했습니다. 기회주의적 묻어가기 신공의 초일류 고수인 김무성의 정치적 정력은 30시간이 한계이고, 묻어가기 정력은 24시간이 한계입니다. 이것 때문에 김무성은 푸른기왓집에서 유승민을 암살하기 위해 파견한 이재만 자객만 막으면 '옥새저항'은 대성공이라 생각했을 것입니다(보수 성향의 유권자들과 더민주 지지자들이 이렇게 생각하기를 바랐던 것이 진실에 가깝지만).    





미래의 최고수를 향해 욱일승천하던 유승민은, 현 보수세력의 최고수인 박근혜 유신군주와 10명의 호위무사인 십상시가 펼친 배신의 독공에 치명상을 입었지만 거의 다 회복한 상황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비정상인 막장무협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의 독공을 받은 자는 살아남아서 절대고수의 반열에 오른다는 것입니다. 이때 쯤이면 반드시 등장하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출생의 비밀'입니다. 



여주인공의 막장질에 당하기만 했던 두 사람, 유승민과 김무성은 최근에 들어 막장작가에 의해 '배가 다른 이복형제'로 관계가 재설정됐습니다. 이 때문에 김무성은 이복동생 유승민을 위해 옥새저항에 나선 것이고, 이재만 자객을 제거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의 목표는 현 최고수 박근혜와 십상시와의 전면전이 아니어서, '옥새저항' 때문에 강호 진입도 못하게 될 뻔했던 자들은 아슬아슬하게 무술시험장(후보 등록)에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막장드라마면 환장을 하는 강호극장의 시청자들은 본방사수와 다시보기를 통해 시청률을 엄청나게 올려주었지만, 늘 그렇듯이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초라하다는 흥행공식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저질·불륜·막장무협드라마는 시청률 하락의 위기에서 벗어나 당분간은 흥행을 이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시청자들은 여주인공의 히스테릭한 유체이탈검법이 펼쳐질지, 십상시의 환관독공이 펼쳐질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그 다음은 새누리당의 해피엔딩 빼고는 아무것도 예상할 수 없습니다. 알고 봤더니 박근혜와 김무성이 불륜관계였고, 박근혜와 유승민이 또 다른 이복남매였을지도 모릅니다. 지난 8년 동안의 저질 불륜 막장무협드라마는 늘 이런 식으로 진행됐고, 이에 중독된 40%의 고정시청자들 때문에 종방까지 광고(협찬과 PPL 포함)는 완판된 상태입니다. 이것 때문에 딱 10년 동안 무림극장을 지배했던 정통무협드라마(민주정부 10년)는 후계자들의 실족이 겹치면서 제대로 된 흥행작 하나 못내놓고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김무성의 옥새저항이 보여주려고 했던 표상의 전부입니다. 그가 한 일이란 차세대주자로 확실하게 자리잡은 유승민에 묻어가기 위해 가만히 나눠도 승리할 유승민에게 아주 작은 수월함만 얹어준 것뿐입니다. 총선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이쪽도, 저쪽도 아닌 애매모호할 정도의 저항(정말로 박근혜에게 한 것일까?)과 협조(정말로 유승민에게 한 것일까?)만 함으로써 김종인-문재인의 막장드라마로 빠져나간 시청자들을 되돌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것들, 보수화된 거대양당과 호남정당이 주도한 늙은 꼰대들에 의한, 늙은 꼰대들을 위한, 늙은 꼰대들의 저질·불륜·막장공천에 분가 치밀고 구역질이 올라와, 민주적 절차에 의해 당원들의 투표로 공천이 이루어진 정의당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그 동안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한없는 그리움과 사랑 때문에 그의 동반자이자 친구였던 문재인을 떠날 수 없었는데 이제는 필자가 공부하고 글을 쓰는 목적인 진보적 가치의 실현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어제의 썰전에서 유시민은 대단히 중요한 성찰을 밝혔습니다. 그는 여야 4당의 공약과 정책을 거대담론이라는 단 하나의 잣대로 난도질한 전원책의 무식하고 위험한 주장(그의 목적은 법인세 인상을 막는 것)에 답하면서, 여야 4당이 제시한 공약과 정책에서 드러나는 정도의 차이 민주주의라고 말했습니다. 모든 정당이 국민(미래세대 포함)의 행복과 안전, 정치적·문화적·사회적 권리의 실현을 위해 존재한다면, 그들이 개발하고 제시한 공약과 정책에서 드러나는 정도의 차이에 따라 유권자의 선택이 이루어지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뜻입니다. 



더 이상 최악일 수 없는 공천결과를 무시한다고 해도, 최소한 필자는, 김종인과 문재인 체제의 더민주가 개발하고 내놓은 공약과 정책이 진보적 가치(부자증세, 법인세 인상, 복지와 사회안전망 확대, 공정거래와 임금인상, 소득증대 등으로 각종 불평등을 줄이는 것)가 절실한 시대정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집권가능성이라는 현실적 고려에 따라 사표방지심리를 발동하기에는 정의당과 나머지 3당의 '정도의 차이'가 너무나 커서, 미국의 샌더스와 영국의 코빈이 일으킨 정치혁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영국은 유럽의 선진국에서 가장 신자유주의적인 국가이며, 미국은 전 세계의 선진국에서 가장 신자유주의적인 국가이며, 한국은 신자유주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신자유주의적인 국가이기 때문에, 코빈(영국 노동당 당수로 마르크주의자다)과 샌더스의 정치혁명을 정의당이라고 못할 것이 없습니다. 필자가 살펴본 공약과 정책,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샌더스와 코빈의 정치혁명을 정의당이면 충분히 일으킬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됐습니다. 



노욕의 꼰대들에 의한, 노욕의 꼰대들을 위한, 노욕의 꼰대들의 20대 국회란 이명박근혜 8년 동안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났고, 남은 2년에도 일어날 온갖 폭정과 참극, 부패와 비리, 특권과 반칙, 부정과 불의의 반민주적 퇴행의 결과들을 바로잡을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입니다. 해서, 결론은 똑같습니다. 자신의 지역구에 좋은 후보가 나왔다면 그에게 한 표를 주되, 정당표는 정의당에 몰아주십시오. 



권위주의적인 정부와 허약한 민주주의, 재벌과 대기업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시장경제, 자사이익에만 매몰된 언론들이 일치단결해 상위 1%에게 하위 99%의 부(모든 것에 가격이 매겨진 세상의 유일한 권력의 원천)를 이전시키는 것이 신자유주의라면, 이것에 가장 효율적으로 저항하며, 유권자가 사표방지심리만 극복하면 실현가능한 현실적 대안을 제시한 정당이 현재의 정의당입니다. 



총선과 대선은 전혀 다른 전략과 전술이 적용됩니다. 지금은 총선만 생각해야지 대선까지 생각하면 영원히 늙고 일그러진 꼰대들의 헬조선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필요하다면 세대전쟁도 마다하지 말아야 합니다. 정치혁명은 폭력적 혁명이 아니기에 세대전쟁이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마땅히 받아야 할 권리를 쟁취하는 민주적이고 헌법적인 정치행위입니다. 





P.S. 제2차 세월호 청문회가 3월 28일, 29일에 진행됩니다. CBS노컷뉴스, 오마이TV, 팩트TV, 고발뉴스, 주권방송, 416TV에서 생중계를 합니다. 청와대와 정부, 방송과 국정원, 해경과 언딘이 감추고 파기했던 증거들이 많이 밝혀졌으니 꼭 확인하시고 표로 응징하기를 바랍니다. 백남기 농민이 장기들이 기능을 상실해 위독하다고 합니다. 그분이 돌아가시기 전에 박근혜로부터 사과를 받아낼 수 있도록 표로 응징하기를 바랍니다. 국사편차위원회가 역사교과서를 박씨 부녀의 가정사로 바꾸기 위해 국정화 찬성론자로 조직구성원을 바꾸었다고 합니다. 표로 응징해주십시오. 총선 이후 재단을 설립하면서 소녀상을 철거한다고 합니다. 표로 응징해주십시오.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한 채 길거리로 나왔습니다. 표로 응징해주십시오. 이번 총선에서 제대로 투표하지 못하면 이보다 더한 일이 다반사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박정희의 유신독재와 전두환의 군부독재 시절처럼.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