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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문재인, 정의당이 40석 되는 방법을 찾아라



지금 더민주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한 가지만은 분명합니다. 김종인 비대위는 더민주에서 김종인과 박영선, 이철희 등이 비난하는 친노·운동권을 몰아내고,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보수정당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더민주에 남아있는 친노·운동권이 패권주의 행태를 벌이며 이 나라를 헬조선으로 만들었다는 증거는 없는데도 문재인을 호남에 얼씬도 못하게 하면서 김종인이 호남의 새로운 맹주로 올라서려는 행태에서 이런 움직임은 명백하게 드러납니다. 





김종인과 박영선, 홍창선, 이철희 등이 친노·운동권을 노골적으로 능멸하고, 막장공천을 통해 솎아내는 과정은 이 땅의 민주주의와 진보적 가치의 실현을 위해 노력했던 세대들(필자는 말할 것도 없이)의 퇴장을 의미하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힘들기만 했습니다. 퇴장의 모욕적인 방법에는 약간의 분노는 일지만, 그것이 민주주의와 진보적 가치의 실현을 위한 것이라면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노무현까지는 잘 몰르겠지만, 문재인을 지지하는 것이 분명한 수많은 더민주 지지자들은 진보정치의 종말을 향해 맹렬히 달려가는 4.13총선이 끝나면, 운이 좋아 107석 전후를 확보하면, 김종인도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협조할 것이라 믿습니다. 쓰레기들이 문재인과 김종인의 갈등은 표면적일 뿐이고, 실제로는 정치공학적 역할 분담으로 포장해주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평상시에는 조중동 비롯한 쓰레기들의 보도들은 깐깐하게 대했던 분들이 이런 보도에는 왜 그리 너그러워지는지… 



필자의 눈에는 공천5적의 승리로밖에 보이지 않는 공천결과를 김종인계와 문재인계의 약진이라는 쓰레기들의 보도에도 똑같은 반응을 보입니다. 심지어는 친노와 친문을 구별하는 쓰레기들의 보도에도 고개를 끄덕입니다. 문재인에게 친노와 운동권을 빼면 남는 것이 별로 없는데, 그를 노무현과 동료들로부터 분리하는 쓰레기들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습니다(문재인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그의 어떤 대응도 총선 패배를 더욱 키울 것이기  때문에). 



문재인은 그렇게 노무현과 민주화운동, 호남으로부터 분리되고 멀어졌고, 그와 정비례해서 김종인의 권력은 강화됐습니다. 대표 시절의 문재인이 추진했던 정의당과의 선거연대가 정의당에 치욕만 안겨준 채 무산된 것은 당연한 수순입니다. 더민주의 과거를 모조리 지워 보수정당으로 바꾸려는 것이 김종인의 목표였기 때문에 민주적 절차와 진보적 가치를 실천하는 정의당에게 최대의 치욕을 안김으로써 선거연대를 원천봉쇄시킨 것입니다.    





문재인의 영입 제안을 받아들였을 때부터 더민주의 절대군주가 되는 것이 1차 목표였다면, 김종인 비대위가 국민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었던 필리버스터를 조기에 중단시킨 것도 얼마든지 설명이 가능합니다. 국민들은 필리버스터에 나선 더민주와 정의당 의원들의 반대연설을 시청하며, 야당의원들이 제 역할을 못한 것이 그들의 무능력 때문이 아니라 안철수·박지원·박영선·김한길 등의 지도부와 쓰레기들의 담합 때문이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질·패륜·막장공천을 통해 더민주를 접수하려던 김종인으로서는 최대의 위기에 봉착한 것입니다. 정청래와 강기정, 김광진, 은수미, 진성준, 진선미, 장하나 등처럼 공천과정에서 걸러내야 할 자들이 국민적 스타로 떠오른 것과 떠오를 것을 어떻게든 차단해야 할 김종인으로서는 필리버스터의 조기중단을 밀어붙여야 했습니다. 박영선을 투입해 물타기를 하고, 이종걸을 마지막 타자로 내세워 조기중단의 책임마저 전가시킬 수 있다면 최상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국민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그의 얕은 꾀에 넘어갈 리는 없었고, 자신의 자리마저 위태로울 정도의 역풍이 불자 가만히 나뒀으면 알아서 무너졌을 안철수와 국민의당을 희생양으로 끌여들였습니다. 새누리당의 장기집권을 막기 위해 '야당 통합'이 절실했다면, 안철수의 격렬한 반발이 뻔한 오만방자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김종인은 총선 전에 국민의당과 통합할 생각이 눈꼽만큼도 없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안철수를 계속해서 자극했던 것은 그의 반발이 거셀수록 필리버스터 조기중단의 분노를 풀 수 없었던 야권 지자들에게 훌륭한 먹이감이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문재인의 골수지지자들에게는 대선가도의 최대 적수인 안철수를 작살낼 수 있다면 필리버스터 중단 쯤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 다음은 모든 분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김종인은 자신의 뜻대로 공천을 마무리할 수 있었고, 문재인으로부터 항복까지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것으로 문재인이 김종인이란 외통수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돌을 던지고 싶지만 그것은 더 큰 패배를 초래할 뿐입니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김종인과의 정면대결을 피해가면서 지역구 별로 정의당과의 연대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런 방식으로 단일 후보(정의당이 많아야 의미가 있다)를 늘릴 수 있다면 김종인이 망쳐놓은 정의당과의 연대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또한 모든 것이 김종인 뜻대로 흘러갈 수 없음은 유시민처럼 그의 행태를 꿰뚫어볼 수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고, 국민의 수준도 김종인에 놀아날 만큼 형편없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더더욱 김무성의 옥새저항에서 보듯이 현 집권세력의 전략가들과 조중동이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김종인이 더민주를 접수해 보수정당이 되는 것을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총선에서 압승할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김종인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모험을 할 이유도 없습니다. 



게다가 안철수에 대한 김종인의 오만방자한 협박이 보수 성향의 호남유권자들에게는 국민의당을 지지해도 되는 이유가 됐습니다. 그들의 동정표는 국민의당에게 기사회생의 기회를 재공했습니다. 여론의 추세를 보면 이런 반전이 수도권에서도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역풍에 화들짝 놀란 김종인 목포와 광주로 달려간 것은 자업자득이지만, 새누리당의 개헌선 확보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악 중의 최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김종인과 박영선, 홍창선과 이철희 등의 권력욕이 문재인과 더민주는 물론 정의당의 몰락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총선 이후 국민의당과의 통합으로 '더불어민주당'의 보수화(당명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에 성공하면 대한민국에서 진보정당의 활약을 보는 것은 불가능해집니다. 정의당에게 표를 몰아줘야 할 이유는 이것으로 더욱 절실해졌지만, 김종인과 박영선의 권력욕을 막기에는 늦었을지도 모릅니다. 



최악의 경우 정의당에 정당표를 몰아줘도, 김종인과 안철수가 문재인의 제거라는 공통의 목표를 이루는 선에서 극적인 연대에 합의하면 김종인과 안철수라는 투톱체계가 대선까지 이어지는 것을 막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필리버스터 조기중단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말도 안 되는 '야당 통합'으로 종식시키고, 정청래와 이해찬의 컷오프와 청년비례와 셀프공천에 대한 지지자들의 반발마저 문재인의 항복으로 잠재운 것이 더민주의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김종인을 부정하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는 것이기에, 이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 문재인 지지자들의 자기기만은 김종인의 사보타지마저 문재인이 해결하도록 만듬으로써 김종인의 권력만 강화시켜주는 모순마저 문제될 것이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들이 보여주는 집단적 광기는 노무현의 열성지지자들이 퇴임 이후의 노무현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6년 전의 데자뷰처럼 다가옵니다. 



문재인과 더민주 지지자들이, 그들의 집단적 광기가 김종인의 권력욕을 위해 문재인을 죽이고, 노무현과 김대중의 영구퇴출도 현실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까요? 수없이 많은 피와 희생을 통해 쟁취한 민주주의는 물론, 부의 양극화와 각종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진보정치마저 씨를 말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까요? 정의당에 정당표를 몰아주고, 김종인이 단수로 공천한 후보와 전략적으로 공천한 자들 중에 상당수를 떨어뜨리고 정의당 후보에 투표해야 총선 패배를 최소화할 수 있고 대선에서 극적인 반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그럴 때만이 '혁명적 파괴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정의당 의석수가 40석에 이르면, 90석 정도를 확보할 더민주가 제1야당의 야성을 폭발시킬 수 있으며, 김종인을 퇴출시킬 수도 있고, 새누리당의 장기집권도 막을 수 있고, 문재인을 야권 단일후보로 만들어 대선을 치를 수 있습니다. 승리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런 최상의 시나리오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문재인 지지자들의 현명한 선택이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이런 시나리오를 받아들인다면 정의당 지지자들도 더민주 후보에게 표를 줄 수 있습니다. 정의당은 필요한 의석수를 제외한 지역구에서는 더민주 후보에게 표를 줄 수 있습니다. 정의당 후보의 지지율을 기준으로 26개의 지역구만 단일화되면 나머지 지역구에서는 정의당 지지자들도 더민주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것입니다. 이것에 성공하면 정의당은 강력하게 진보적 가치를 밀어붙일 수 있으며, 더민주는 의석수가 줄어들었지얼정 야성을 회복해 새누리당의 막장정치를 막을 수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극심한 내홍에 빠질 것이며, 박근혜는 레임덕에 빠져 아무것도 못하는 식물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새누리당의 미래권력이 유승민으로 귀결되면 박근혜와 확실한 구분을 짓기 위해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수 있습니다. 개성공단의 부활과 북한과의 경헙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높습니다. 세금 인상으로 복지도 확대될 수 있습니다. 



부디 이것이 가능하기를 바랍니다. 필자는 더민주와 정의당 힘을 합쳐 박근혜의 환관정치와 새누리당의 폭정을 막을 수 있는 지혜로운 연대를 이루어내기만 간절히 바랍니다. 문재인이 대통령에 오르는 것을 볼 수 있으면 바람이 없겠습니다. 총선을 끝으로 가장 비참하게 퇴장하는 문재인이란 '혁명적 파괴주의'는 될지언정 국민들이 입어야 할 피해는 너무 큽니다. 



정의당에 정당표를 몰아주고, 지역구에서 26석을 얻을 때만이 이것이 가능합니다. 정의당이 원내교섭단체가 되는 수준에 그치면 이 모든 것은 한여름 밤의 꿈에 불과합니다. 문재인의 잘못을 바로잡고, 김종인과 박영선에 납작 엎드려 자신의 정치생명만 챙기려는 자들을 모조리 퇴출시키려면 정의당이 40석을 확보해야 합니다. 문재인이 부활할 수 있는 방법이란 이런 결과를 만들어내는 부분적 연대에 성공한 것밖에 남은 것이 없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