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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증세 문제를 다룬 오늘의 썰전, 몇 가지만 덧붙이면


노르웨이의 노동운동가인 아스비에른 발의 《지금 복지국가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보면 선진복지국가의 대명사인 북유럽 모델이 상당한 손상을 입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다수의 진보주의자들이 유토피아에 근접한 국가처럼 생각하는 스웨덴·노르웨이·덴마크·핀란드의 복지모델도 30년에 걸친 신자유주의의 전방위적 공격에 시달리면서, 성공한 모델로써의 지속가능성에 의문부호를 표할 만큼 상당한 균열을 일으켰다고 고백합니다. 





이 때문에 '고세율의 국가들이 저세율의 국가들에 비해 사회적 목표들을 더 잘 달성했으며, 경제적 손상을 입지 않으면서도 그런 성취를 이루었다'는 '캐나다 경제대안연구소'의 2006년 보고서가 무용지물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음도 고백했습니다. 법인세(20~25%)는 낮지만 소득세(40~50%)와 간접세가 높기 때문에 모델의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노동조합의 약화와 자본규제의 철폐, 자유로운 자본 이동, 국영기업의 민영화, 노동유연화, 각종 업무의 아웃소싱 등으로 북유럽 모델이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는 사실도 밝혔습니다.



프랑스혁명 때 처음으로 요구된 8시간 노동이 1919년의 러시아혁명과 과격한 노동운동 때문에 권력균형이 노동자에게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고용주들의 양보로 가능했듯이, 복지국가도 사회주의(공산주의 포함)에 대한 자본주의의 우위를 지키려는 고용주와 노동자(와 정부) 간의 2자 또는 3자의 계급타협으로 탄생했습니다. 신자유주의의 맹공이 계급타협을 이끌어낸 권력균형을 무너뜨려 고용주와 시장으로 넘어가도록 만드는데 집중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신자유주의에도 좌파적 버전과 우파적 버전이 있는 것처럼, 신자유주의적 조치를 단행한 정부들도 좌우를 가리지 않았습니다.대처-레이건-슈뢰더라는 영국과 미국, 독일의 보수우파정부가 결정적이었지만 '사회민주주의자들과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이 참여한 정부'에서도 신자유주의적 조치들이 단행됐습니다. 노동조합의 관료들과 기득권노조도 힘을 보탰습니다. 유럽과는 상황과 내용이 다르지만 김대중과 노무현의 민주정부 10년에도 신자유주의적 조치들이 단행된 것도 국제적인 흐름으로 볼 때 이상한 것도 아닙니다.



공공복지제도에 대한 신자유주의의 공격이 미국과 영국, 뉴질랜드와 오스트레일리아는 물론 일본과 대한민국, 페루 등처럼 '사회적 안전과 공공서비스에 대한 지출의 비용이 가장 낮은 국가들'에 집중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선진산업국이라고 해도 공공복지지출이 낮은 저세율 국가일수록 신자유주의의 공격 앞에 무력했다는 뜻입니다. 대표적인 고세율국가인 북유럽 4개국이 신자유주의의 맹공 앞에 나름대로 선방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바로 이점에서 증세를 다룬 오늘의 썰전이 유의미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시민 작가의 주장처럼, 법인세 인상보다는 실효세율을 높이는 것부터 시작해, 부의 재분배의 핵심인 자본이득과 임금소득에 대한 누진적 증세와 단계적인 간접세 인상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러고도 재원이 부족하다면 법인세를 인상해야 합니다. 공공분야에서 시작해 민간분야로 이어지면 최상인 양질의 일자리 창출(소득의 분배)과 함께 선진복지국가로 진입하는 유일한 길임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어느 국가보다 신자유주의적이고 분단비용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엄청나지만, 저세율 국가라는 점에서 희망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고용주와 시장으로 넘어간 권력의 균형추를 민주정부와 시민(노동자 포함)에게 가져온 촛불혁명 덕분에 사회적 합의를 통한 어떤 모델로의 진입도 가능합니다. 유시민 작가가 증세에 대한 사회적 합의에 희망적인 견해를 표한 것도 이 때문이며, 그것만이 국민의 삶은 안중에도 없는 자유한국당과 기득권 언론의 발목잡기를 뛰어넘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지금이 아니면 다음의 기회란 없습니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아니면 다음이란 없습니다. 해서 다시 한 번 말합니다, 이니 하고 싶은 거 다해!!!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