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7월 4일이면, 즉 미국의 독립기념일이면 어김없이 발작을 일으키는 북한이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미국 본토를 불바다로 만들 수 있는 ICBM 발사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993km를 날아간 ICBM(미국과 러시아는 반 정도만 날아갔다고 하지만)이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했는지 알 수 없지만, 북한은 여기에 고도화된 핵탄두를 탑재하면 미국 본토를 방사능바다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북한이 6차 핵실험까지 강행하면 이런 주장에 힘이 실릴 수도 있습니다. 





북한의 ICBM 발사는, 자신의 발등에 떨어진 불(글로벌 금융위기)을 끄느라 북한을 상대할 여력이 없었던 오바마가 '전략적 인내'라는 '북한 개무시'로 한반도를 완전히 방치했던 것에 비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해결하는 것으로 탄핵의 위기를 모면해야 하는 트럼프의 상황을 최대한 이용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오마바 8년의 '전략적 인내'와 이명박근혜 9년의 적대적 공생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문재인 대통령의 처지도 계산에 넣은 것이 분명하고요. 



박근혜 정부가 싸놓은 최악의 똥덩어리인 사드 배치에 대한 국내의 찬반여론도 고려한 것이 분명합니다. 사드 배치 문제는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를 푸는 운전대를 되찾아온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최대의 아킬레스건이라는 것을 북한이 모를 리 없으니까요. 만에 하나 문재인과 시진핑의 정상회담에서 사드 배치 문제에 관한 창의적인 해법이라도 나온다면 북한의 입장은 '대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니 두려웠을 것입니다.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는 '이보다 좋을 수 없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관해서 미국과 중국이 합의점을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ICBM 발사는 국내의 여론은 물론, 사드 배치에 관한 미국과 중국, 일본과 러시아의 셈법에 무한대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몸값이 한껏 올라가는 것에 비해 이해당사국들이 합의점을 찾는데 더욱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북한을 레버리지로 동북아의 패권을 다투는 한, 한반도의 평화체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김정은 정권의 판단일 가능성도 높고요. 남북한이 상대와의 통일을 절대과제로 두고 있는 한에서는 영구적인 체제 보장이 허구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남한은 북한에 대해, 북한은 남한에 대해 상대적 우위(흡수통일을 지향한다)를 갖기 위한 노력을 멈출 가능성이 없다면, 평화체제 구축과 공동의 번영이란 어차피 미사여구에 불과하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고요. 





ICBM 발사를 계기로, 미국과 중국을 필두로 국제사회가 북한을 완전히 고사시키는데 합의한다고 해도,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만큼 위험한 것도 없습니다. 벼랑 끝에 몰린 북한의 선택이 제2의 한국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의 100%이기 때문입니다. 이밖에도 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지만, 북한의 ICBM 발사는 G20 정상회담에서 국익을 최대한 확보해야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에 계산이 불가능할 정도의 제한을 가한 것은 확실합니다. 



수없이 많은 국민들로부터 욕먹을 말이지만, 필자는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 포괄적 합의에 이르려면 북한을 통일의 대상에서 공동 번영의 대상으로 한 걸음 물러나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통일을 절대과제로 두는 한에서는 상대에 대한 압도적인 우위나, 그에 준하는 어떤 일들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평화체제 구축이 통일로 가는 필요불가결한 과정이라면 국방에 들어가는 예산이 줄어들 가능성도 없고요.



민주적인 방식으로 남북한이 통일되는 것이 최선의 미래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핵심은 적대적 공생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북한과 미국을 포괄적 합의에 이르는 협상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중국과 일본의 입장에서는 남북한의 군사력이 강해지는 것을 반길 이유가 없고요. 통일 이후의 대한민국이 미국과 중국을 위협할 수 있는 정도의 대국화로 가는 것도 두려울 테고요. 통일을 방해하는 요소들은 넘칠 만큼 많은데, 해결의 방식이란 극도로 제한돼 있습니다.



저는 통일을 목표할 수 있는 궁극의 가치로 두되, 보다 현실적인 접근방법(평화체제 구축과 공동 번영을 위한 경제공동체 구성)을 고려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전쟁 이후 60년 동안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영원히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그런 다음에 남북한이 평화체제 구축과 공동 번영에 합의할 수 있다면, 우리가 꿈꾸는 평화통일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참교육 2017.07.05 21:31 신고

    이적찬양고무죄만 아니면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참겠습나다 다만 자주국방을 노래처럼 부르던 대한민국 개망신입니다.

    • 늙은도령 2017.07.05 22:51 신고

      미국이 마시일 발사거리를 제한하지 않았다면 우리도 ICBM을 개발했을 것입니다.
      ICBM은 대한한 기술이 아닙니다.
      미국과 러시아는 50년대에 개발했으니까요.
      북한의 그리 대단한 기술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2. 과유불급 2017.07.06 07:13

    북한문제에 대한 완벽한 해법은 미안하고
    서글픈 말이지만 없다고 봅니다. 단지 평화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만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것이 없다는 개인적 바램입니다.한반도 지정학적 위치의 중요성은 강대국에겐 포기할 수 없는 군사적 경제적 이권이 걸려있으니

    • 늙은도령 2017.07.06 16:26 신고

      통일에 집착하다 보니까 너무 많은 것들을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합니다.
      통일에 대한 열망을 내면화하되, 보다 현실적인 방안들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북한과 남한의 분단은 너무 오랫동안 유지되어서 그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도 인정해야 하고요.
      보다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7.07.06 08:30 신고

    고양이도 쥐를 쫒을때 도망갈 구멍을 남겨 놓고
    쥐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면 고양이를 공격하는데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 늙은도령 2017.07.07 06:13 신고

      일단은 평화체제 구축과 공동번영의 경제공동체를 구성하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럴 때만이 외부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4. 추노 2017.07.06 10:25

    우리 민족이 분단의 땅에서 살게 된 것이 우리의 의지가 아니었듯이 통일이라는 것 또한 우리의 의지만으로 이룰 수 없는 것이 되어버린 실정입니다.
    아직도 외세의 영향력 아래에 머물러있는 현실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실을 바르게 직시하는 깨어있는 시민이 필요합니다.
    일제침탈 후 지금까지 이 땅에선 과거사에 대한 책임을 그 누구도 지지 않았기에 부정부패가 만연할 수 밖에 없는 단초가 되어 버렸고,
    정치와 경제, 언론과 사법 등에 만연한 부정부폐와 거기에 기생하는 적폐는 과거사의 미정리에 그 뿌리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을 무시한체 통일을 논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며, 이러한 논리는 대한민국에 대한 주변국들이 이제껏 우려먹었던 것입니다.
    아직도 우리는 분단된 국가이며 휴전국이라는 논리에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조롱당해야 할까요?
    서로를 적대시 하기만 한다면 통일은 요원해질 뿐입니다. 이또한 주변국들이 바라는 것이고요.
    촛불이 이룬 새로운 정부에 희망을 두는 것은 적폐청산입니다.
    꼬인 실타래를 풀지 않고서는 새옷을 짤 수 없기 때문이며, 가슴한켠의 멍울을 풀지 않고서는 정의를 논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 늙은도령 2017.07.06 16:27 신고

      내부적으로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적폐청산이란 그런 의미에서 중요합니다.
      이 기회에 썩은 것들을 최대한 도려내야 합니다.

  5. 그노시스 2017.07.06 11:37

    동의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