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의 손석희 앵커는 보도부문사장에서 JTBC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것이 꽤 된듯하다. 총괄상장으로써의 손석희는 보도부문만 신경쓰는 것에서 JTBC 전체를 먹여살려야 할 책임이 생겼다. 손석희가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시기가 한국 최대의 수구지인 <조선일보>가 오너 가문의 범죄 의혹들과 온갖 가짜뉴스, 왜곡·편파보도 등으로 최악의 위기에 처한 때였다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중앙일보>가 <조선일보>를 추월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에 최고 경영자가 된 것은 광고 수주로 이어지는 시청률 상승에 목을 맸다는 뜻으로 해석될 될 수밖에 없다. 앵커이면서도 최고 경영자라는 두 개의 역할과 지위는 서로 상충되는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인지 모든 언론의 공적 1호로 떠오른 유시민을 죽이기에 손석희의 뉴스룸마저 뛰어든 모양새여서, 검찰의 주장에 무게를 실어주는 이런 보도 행태는 기레기의 전형이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다. 

 

 

조국 대전에 뒤늦게 참여한 유시민은, 김경록 팀장이 JTBC에 접촉했지만 성사되지 못한 이유가 (총괄사장으로 있는) 손석희가 관련 사실을 인지하기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는데, 이것은 마치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을 지켜온 것으로 추앙받아온 손석희가 기자들의 장막에 포위돼 진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유시민은 김경록과 JTBC 기자들와의 접촉 과정에 대한 시간상의 착각 때문에 자신의 발언이 틀렸음을 깨달았고, 뒤늦게나마 JTBC 관계자에게 정중하게 사과했지만 사족을 달지 말았어야 했다.

 

 

유시민은 정중한 사과를 하면서도 손석희가 여전히 모르고 있다는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지 않은 사족 때문에 문제가 커졌다. '윤석렬 옹호'를 자신의 경험ㅡ복지부장관 시절의 경험ㅡ에 근거한 것은 유시민이 범한 치명적인 오류였기에 JTBC의 '유시민 죽이기'는 일정 부분 자초한 면이 있다. 천하의 유시민이 이런 오류에 빠진 것은 윤석렬에 대한 대검 특수부의 왜곡보도와 똑같이 손석희도 JTBC 기자들에게 둘러쌓여 진실에 다가가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유시민은 복지부 직원들에게 여러 번 속은 자신의 경험에 근거해 윤석렬과 손석희를 똑같이 배려한 것인데, 특수부 검사와 JTBC 기자를 동일하게 비교한 것은 현실성이 부족할 뿐더러, 논리적으로 볼 때도 상당한 비약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안타깝지만 기레기들이 이것을 물고늘어질뿐, 꼬리를 내린 대검의 답변을 물고늘어지지 않으면 유시민은 불리한 싸움을 벌여야 한다.

 

 

대검이 내사를 했는지, 했다면 사찰의 형태였는지 적법한 것이었는지가 이 사안의 핵심임에도 모든 언론은 자신의 공동의 적을 죽이는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 <뉴스룸>까지 동원한 손석희의 '유시민 죽이기'는 이런 이유로 해서 '윤석렬의 보복수사'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유시민의 죄라면 자신의 경험에 매몰된 '논리적 비약'일 뿐이지만, 그의 정치적 영향력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이런 실수는 필자도 수없이 반복한 것이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법이다. 인간이 하는 모든 비판에는 이런 실수가 따라붙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렬의 대검과 똑같이 손석희의 JTBC가 보복에 나선 것은 위에서 말한 유시민의 정치적 영향력을 전제했기 때문이다. 유시민은 '노무현 죽이기'하고만 비견될 수 있는 검찰의 잔인한 인권 유린에 분노했기 때문에 깨어있는 시민의 한 명으로써 조국 대전에 참가했음을 밝혔지만, 그의 오류가 발목을 잡고 말았다.

 

 

검찰총장 윤석렬은 깡패나 하는 검사의 수사권을 동원해, 총괄사장 손석희는 자유로운 언론의 보도권을 동원해 '유시민 죽이기'로 한 배를 탔다. 윤석렬의 검찰이 조국에 대한 내사자료를 이용해 그와 그의 가족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것처럼, 두 번에 걸친 손석희 수사를 통해 확보한 그의 아킬레스건을 이용했을 수도 있다. <식스센스>급 반전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손석희의 변신을 설명하려면 그것 말고 다른 무엇이 있을까? 

 

 

무엇이 사실에 가깝거나 숨겨진 진실에 가깝던 간에 윤석렬의 검찰과 손석희의 JTBC는 '유시민 죽이기'로 검언유착의 담합에 이른 것 같다. 유시민이 인용한 '피터의 법칙'도 관료제의 공무원 조직처럼 극히 일부의 위계조직에서는 여전히 통할지 모르겠지만, '실적이 곧 인격'인 신자유주의 40년 동안 '피터의 법칙'은 사실상 사장됐다는 것까지 고려하면 유시민의 '윤석렬과 손석희 배려'는 치명적인 오류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조국도 그렇게 사지로 내몰렸는데, 유시민마저도 같은 실수로 사지로 내몰린다면 촛불혁명을 통해 반칙과 특권의 비정상을 털어낼 수 있었던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는 간판을 내려야 할 수도 있다. 독재와 파시즘은 언제나 언론을 장악한 것에서, 또는 공통의 이익을 공유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윤석렬의 검찰과 언론에 대한 각종 지표에서 선두를 달렸던 손석희의 JTBC가 '유시민 죽이기'라는 공통의 이익으로 손을 잡았다면 그것이 바로 독재이자 파시즘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이냐. 

 

 

 

P.S. 천하의 유시민이 이런 기초적인 오류를 범한 이유에 대해서는 별도의 글로 다룰 생각이다. '손석희 저널리즘'의 정체는 무엇이며, 왜 급전직하로 떨어지게 됐는지도 별도의 글로 다룰 생각이다. KBS의 갈팡질팡도 그 이후에 다룰 생각이다.    

  1. 참교육 2019.10.31 08:44 신고

    권력의 맛을 보면...
    손석희인들 다르겠습니까...
    자본주의의 한계입니다...ㅠ

    • 늙은도령 2019.11.01 16:35 신고

      자본주의화된 언론이 문제이지요.
      손석희는 JTBC로 옮길 때 이미 결정된 경로일 뿐입니다.
      자신도 생각하지 못한 뜻밖의 성공 때문에 많이 늦춰졌을 뿐이지요.

  2. 선한이웃moonsaem 2019.10.31 13:38 신고

    타락한 물질 만능 주의 사회에서, 권력 + 돈의 관계가 만들어지니....
    그 속에서 손석희도 정신이 늙어가는 것 같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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