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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의료민영화와 영리화, 화룡점정을 찍다



아무리 경제부총리에게 국가 경제를 이끌어가야 할 책임이 있다고 해도 이 정도면 막가자는 것이다. 12일 대통령 주재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발표된 보건·의료 서비스 투자활성화 대책은 박근혜 정부 임기 내에 의료민영화와 영리화의 물꼬를 확실히 터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대국민 위협이다. 그밖의 대책과 법안들도 단기적 이익만 노린 근시안적인 것들이라 다음 정권이나 미래세대에게는 부담으로 돌아올 확률이 높다. 



게다가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KBS 뉴스라인에 나온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공영방송을 이용해 정부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읊조렸다. 5분 정도 주어진 시간을 활용해 일방적인 주장만 되풀이한 최경환 부총리의 발언이란 신자유주의적 주장만 되풀이했고, 심지어는 그의 발언 내에서도 논리적 모순과 오류도 드러났다. 주류 경제학이 제 역할을 못하는 것도 이런 정부의 단기실적 올인 전략과, 지나칠 정도로 기업 위주로 풀어놓은 규제완화 때문이다.  



                                                                   한겨레신문에서 인용



최 부총리가 가장 강조했던 청년 일자리 창출과 의료민영화와 영리화가 어떤 관련이 있단 말인가? 한겨레에서 인용한 위의 쟁점들을 보면 청년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것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 의료민영화라 함은 국립병원을 민간에 파는 것이라고 한 발언도 명백히 거짓말이다. 의료민영화는 국립병원을 민간에 팔지 않아도 얼마든지 진행될 수 있다. 의료법인 병원의 영리 자회사 설립 허용과 의과대학 산한 기술지주회사 설립, 의료정보 활용(민간보험회사에 환자 정보를 넘겨주겠다는 뜻)을 위한 법적 체계 마련으로 얼마든지 의료민영화는 진행될 수 있다. 



게다가 외국인 환자를 유치(이런 방식으로 각종 바이러스와 병원체가 국내에 상륙한다)하기 위해 외국인 의사 비율 등 관련 규정을 없애겠다는 것은 국내병원에게 돈이 되는 외국인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겠다는 것이어서, 돈이 안 되는 국내환자들이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기회는 줄어든다. 이는 외국인 환자들을 유치하고 있는 태국(한국의 모델인 것 같다)과 미국의 병원들을 찾아가보면 당장이라도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중국의 한 기업이 피부미용이나 성형수술을 하고 동시에 값비싼 건강검진 상품을 팔겠다며, 정부의 승인을 요청한 것이 발단이 된 제주도 투자개방형 병원 유치 허용은 그 자체로 의료민영화의 시작을 의미한다. 시작이 반이라 했듯이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에 투자개방형 병원 설립이 허용되면 전국으로 퍼져가는 시간 문제다. 언제나 첫 번째 사례가 힘이 들지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이 시장의 논리이자 정치적 관행이다.  







의료정보 활용을 위한 법적 체계 마련은 민간보험회사들의 숙원사업으로 현재의 건강보험체계를 뿌리부터 무너뜨리는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대체의 실패와 의료민영화의 천국으로 유명한 미국의 예를 보면 분명하게 드러난다. 국민의 평균기대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각종 만성질환도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하면, 의료정보 활용을 위한 법적 체계의 마련은 민간보험사의 배를 불려줄 뿐, 국민의 의료비 지출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줄기세포 치료 및 유전자 치료를 위한 임상시험 규제완화는 제2의 황우석 사태의 재현을 불러올 것이 뻔하다. 연구를 위한 난자의 마련은 그 자체로 여성의 인권을 돈으로 사들이는 비윤리적 행태가 선행돼야 한다. 아무리 좋은 명분을 갖다 붙여도 이는 명백한 인권유린의 전형이라는 것이 일치된 견행이다. 가장 건강한 젊은 여성마저 인위적인 난자 채취를 초소화해야 한다는 것은 이제는 상식의 영역에 속한다.  



의료민영화와는 상관없이 현대의학의 문제점들을 파헤친 서적들을 보면, 인류의 안전에 가장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임상시험의 규제완화를 들고 있다. 이는 현대의학의 문제점을 다루는 모든 저자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상황이며, 에볼라 바이러스처럼 인류의 종말을 초래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군이 기업의 연구소와 의료민영화가 진행된 의료법인 자회사 등을 통해 양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무분별한 임상시험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부총리에 취임한 최경환은 새누리당의 원내대표를 지낸 다선 의원으로, 이번 보건·의료 분야 투자활성화 대책은 새누리당의 숙원사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만약 이것이 국회를 통과하면, 주구장창 새누리당을 찍어온 노인들부터 피해를 보게 된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그 실제 가치가 갈수록 떨어질 기초연금으로는 해결 자체가 불가능하며, 기초생활보상자라 해도 치료받을 병원이 있어야 그 다음이라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 아닌가?



                                                                        조선일보에서 인용



이밖에도 최경환 경제부청리가 내놓은 경제활성화 대책을 보면, 관광객 유치와 도박산업과 한강개발에 내수경제의 명운을 걸겠다는 뜻인데, 대체 이것이 얼마나 좋은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것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2차세계대전 이후 잘 나가던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져든 것이 독일에 제조업을 빼긴 이후 관광산업에 목숨을 걸며 일어난 것인데, 그나마 세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제조업의 미래마저 붕괴시킬 생각인지 그 저의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  



2008년 금융 대붕괴의 단초가 된 LTV와 DTI의 적용비율을 높인 것에 이어, 4대강사업의 일환으로 보이는 한강 개발이 포함된 박근혜 정부의 경제활성화 대책은 대통령의 치적을 위해, 임기 이후에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는 내가 알 바 아니라는 정책결정권자들의 무책임이 어디에 이르러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수많은 서민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현재의 불평등이 본격화된 기원인, IMF 환란을 초래한 강만수의 후계자가 비로소 확정됐다. 



조선일보도 탄복했듯이, 국민들의 욕망을 부추기는 주가상승과 부동산 활성화를 통해 7월재보선에서의 압승을 견인한 자도 최경환 경제부총리다.이제 그의 이름 앞에 금권정치의 달인이라는 별명이 붙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팀이 발표한 이번 경제활성화 대책을 저지하지 못한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무렵에는 제2의 IMF 환란이 도래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대한민국을 돈에 환장한 천민자본주의의 천국으로 몰고가고 있는 이번 경제활성화 대책은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