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으로 억수같이 비가 내리는 중에 류호정 의원의 원피스가 장안의 화제였던 하루였습니다. 화제의 중심에서 선 류 의원은 빗발치는 항의에 "본회의 때마다 중년 남성이 중심이 돼 양복과 넥타이만 입고 있는데, 복장으로 상징되는 관행을 깨고 싶었다"며 화끈하게 답했습니다. 류호정 의원 "국회의 권위는 양복으로 세워지는 게 아니다"라며 추호도 물러설 뜻이 없음도 분명히 했습니다. 마치 모든 권위를 해체하고 정치와 문학마저 놀이로 만들어낸 포스트모더니스트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류 의원은 자신을 향한 일부의 공격에 17년 전의 유시민을 소환했는데, 당찬 그녀의 소환에 유시민만 뻘쭘하게 생겼습니다. 아닌 밤중에 날벼락이라고 유시민 이시장은 하루종일 귀가 가려워 죽을 것 같지 않았을까요? 권위에 대한 도전이라는 점에서는 적절한 소환이었지만, 유시민의 빽바지는 무지막지한 공격에 정장으로 후퇴했고, 노통에게도 혼났다는 점에서는 적절하지 않았습니다. 류 의원이 "앞으로도 다양한 옷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더욱 그러합니다. 

 

류씨와 유씨의 차이에서 나온 것은 아니겠지요? 그건 그렇고 저는 류 의원의 등원에서 세 가지 상징을 봤습니다. 첫 번째는 전통적인 프롤레타리아와 거대 노조의 정당이었던 정의당의 천지개벽할 변화습니다. 구좌파적인 요소가 강했던 정의당이 신좌파적인 요소가 강한 룸펜프롤레타리아의 정당으로 바뀐 것이지요.

 

두 번째는 불평등과 양극화에 천착하던 남성 위주의 계급정당에서 정체성과 차이를 강조하는 여성 위주의 탈계급적인 정당으로 바뀐 것입니다. 민노당 시절부터 이어져온, 그래서 노회찬과 심상정으로 대표되던 정의당이 변신의 크라이막스에 이른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 번째는 위의 두 가지 요인에서 자동적으로 파생되는 젊은 정당으로써의 변신으로써 고 박원순 시장의 조문 거부로 뚜렷해진 정의당의 이런 변신이ㅡ신비주의적 요소가 강했던 실존주의 소설가 카프카가 자신의 소설을 다시 쓸 법도 한 이런 파격적인 변신이 예상됐다는 것입니다. 전통의 정의당 지지세력이었던 민주노총이 이재명을 미래의 지도자로 낙점했으니 정의당으로써는 하루라도 빨리 낙동강 오리알 신세에서 벗어나려면 이런 변신을 피할 수 없었지요.

 

알바와 비정규직, 프리랜서로 대표되는 N세대의 국회 입성이라고 해야 할까요? 신좌파로 대표되는 청년들의 국회 입성! 저는 모든 정당에 여성할당과 청년할당에 강력하게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디지털기술과 지식사회로의 변화도 그렇고, 진화심리학적으로 봐도 보다 많은 여성과 청년의 국회 진출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 이변이 일상이 되버린 현재의 상황을 고려할 때 그런 척박하고 위험한 세상에서 오랫동안 살아야 할 청년과 여성(평균수명이 더 길다)의 보다 많은 국회 진출은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고민정 의원의 SNS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바람이 있다면 고민정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에서 무럭무럭 성장해 미래의 지도자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임은정과 서지현 검사의 중용을 기대하는 것처럼요. 국회의장과 검찰총장을 여성이 하는 날을 살아 생전에 볼 수 있다면 바람이 없겠습니다.

 

다만 김재련 방식의 페미니즘에는 반대합니다. 그건 페미니즘을 죽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페미나치라는 말이 나온 것은 전세계적인 우경화를 궤를 같이 하는데 그에 대해서는 이재명 현상을 다룰 때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젊은 남성 의원이 없는 것에 아쉬움을 표하며.

 

 

https://www.youtube.com/watch?v=GukkHw-LLoM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