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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 줄의 단상들

한두 줄의 단상들 ㅡ 교황과 대통령, 허수아비와 닭


동상이몽 ㅡ 늙고 인자하고 지혜로운 총각은 모든 소외받고 차별받는 사람들을 위해 아낌없이 희망을 나뉘어주었다. 늙고 괴팍하고 고집불통의 처녀는 그 희망을 재빨리 낚아채버렸다. 소탈한 총각은 신을 대신해 하늘의 축복을 전했지만, 권위적인 처녀는 권력을 동원해 지옥의 공포를 안겨주었다.





잘못된 신화 ㅡ 고대 아테네 신전에서 발굴한 제우스의 유물들을 조사·연구한 끝에 판도라상자에 담겨 있던 것들이 진실을 가리는 것들이었다는 사실을 밝힌 고고학자들은 상자 밑바닥에서 다음과 같은 문구를 하나 더 발견했다. ‘made in Jojoogdong'.  






세 여인 ㅡ 막달라 마리아가 창녀라며 고자질한 늙은 처녀의 선동에 '어버이'와 '엄마'를 참칭한 자들이 그녀를 둘러싼 채 돌로 때려 죽이려 하자 예수가 말했다, '너희 중 죄 없는 자가 이 여인들에게 돌을 던져라.' 그러자 모든 자들이 돌을 내려놓았는데, 그때 예수의 어머니인 마리아가 '내가 죄 없는 자'라며 크고 뾰족한 돌을 들어 있는 힘을 다해 던졌다, 늙은 처녀에게.






표현의 자유 ㅡ 벤야민은 《일방통행로》에서 "책과 매춘부는 침대에 끌어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21세기의 한국에서는 한 화백이 타의(권력)에 의해 자신의 그림에서 동일한 인물을 나타내는 상징을 바꿨는데, 끝내 전시되지 못했다. 이로써 권력에 의해 '허수아비와 닭'이 마찬가지라는 사실이 입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