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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도령이 본 근현대사

늙은도령이 본 근현대사ㅡ폭주하는 기차를 멈춰라1



제2장. 폭주하는 기차를 멈춰라




통합 자체가 결국에는, 서로를 근절시키려 드는 권력 집단들로 분화되기 위한 이데올로기임이 입증된다. 거기에 밀려드는 사람은 자신을 잃어버린다...그들은, 모두는 ‘전체’를 위한 미래의 희생자라는 것을 스스로 만들어내고는 그 전체를 자신으로부터 떼어내어 그와 비슷하지만 저 바깥에 있는 것에 전가시킴으로써만 참아낸다.


                                                                                             ㅡ 테오도르 아도르노의 《미니마 모랄리아》에서 인용



격렬한 정당 경쟁 자체가 ‘가지지 못한 자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증거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가지지 못한 자들’의 정당이 승리할 때 이들이 혜택을 본다는 증거는 상당히 많이 발견되었다.


                                                                                                  ㅡ 래리 M. 바텔스의 《불평등 민주주의》에서 인용





MIT공대나 캘리포니아 공대 출신의 수학자와 NASA에서 일했던 최고의 프로그래머들이 금융업계로 이직해 만들어낸 금융공학이 2008년 금융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들이 금융공학을 통해 만든 파생상품(서브프라임 모기지증권이 대표적)이 수천 수만 번의 다단계 판매를 통해 부풀려지면서 미증유의 거품이 형성됐고, 이것이 터지며 최소 수십 조 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돈이 허공 속으로 살아진 것이 2008년 월가 발 금융붕괴의 전말이다. 



미국의 월가와 영국의 금융단지에서 발행된 파생된 상품이 지구를 몇 바퀴나 돌며, 무한대의 가지치기를 거듭했으니 첫 출발 때는 몇 억 달러 정도에 불과하던 것이 수십 조 달러에 이를 만큼의 뻥튀기가 이루어진 것이다. 경제전문가들이 불완전한 자료를 가지고 추산한 것이 수십 조 달러였으니, 거품이 폭발했을 당시의 금액이 수백 조 달러에 이른다고 주장해도 이것에 대한 반박할 수 있는 금융업체나 정부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만큼 첨단의 공법들을 들고나온 자들이 일처리가 엉망진창이었다는 뜻이다. 탐욕은 수학적 계산마저 혼돈 속으로 빠뜨린다.    



유대인 고림대금업자들이 수천 년 전부터 사용했던 신용 창출의 방식이 금융공학이라 미명 하에 현대화됐을 뿐, 근본적으로 2008년의 금융붕괴는 신용의 대붕괴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유대인 고리대금업자에서 세계 금융계를 지배하는 가문으로 성장한 로스차일드가의 자본 축적의 역사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적은 돈이라도 수없이 회전시키면 큰 돈으로 만들 수 있는ㅡ하버드 비즈니스스쿨(MBA)의 첫 번째 수업이 이것이다ㅡ신용 창출이란 본질적으로 악마성을 내포하고 있다. 



채권자에게 이자라는 불로소득을 만들어주는 신용 창출은 원금(대출, 채권, 증권, 주식, 펀드 등)의 회전수에 따라 이익의 크기가 결정되기 때문에, 최대한 회전수를 늘려 거품을 키우는 악마성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리먼 브라더스에서 시작된 거품의 폭발이 다차원적인 메트릭스처럼 퍼져가며 수십 조 달러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돈ㅡ이런 표현이 너무나 빈약하다ㅡ을 증발시키는 미증유의 금융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헌데 이들의 악마성에 철퇴를 내리쳐야 할 오바마 정부는 처벌은 고사하고 최악의 범죄 집단인 금융업체와 거대 투자은행들을 살리기 위해 수백 조에 이르는 공적자금을 쏟아부었다. 대한민국 1년 예산의 두 배에 이르는 공적자금을 투입하고도 무너진 경제가 살아나지 않자, 오마바 정부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무제한적인 양적완화에 들어갔다. 이들은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이용해 천문학적인 유동성을 풀고ㅡ중국과 일본, 한국과 아랍의 국부펀드 등이 미 재무부가 발행한 부실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마련한다ㅡ사실상의 제로금리를 통해 주가를 올리는 데는 성공했다. 



대신 부실채권을 매입한 국가들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금융위기가 전파됐고, 1929년에 발생한 대공황보다 더욱 치명적인 경제대침제가 도미노 현상처럼 발생했다. 최근에는 유럽을 거쳐 남미와 중국으로까지 경제위기가 전염된 상태며, 아시아의 신흥개발국가들에서도 경제위기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증상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 미 월가를 지배하고 있는 유대인 고리대금업자의 악마적 탐욕에 전 세계가 끝을 모르는 총체적 난국에 처한 것이 2008년의 신용 대붕괴다. 



이처럼 전 세계에 치명타를 입힌 신용 대붕괴의 주범들은 그때보다 더욱 부자가 될 수 있었지만, 그 피해는 미국 이외의 국가들ㅡ정확히는 각국의 국민들ㅡ이 뒤집어썼다. 이것이 신용 대붕괴의 결과이자, 월가가 이끄는 미국의 본 모습이며, 제국 특유의 악마성이며, 상대가 없는 압도적인 군사력을 바탕으로 타국의 돈을 해적질을 하는 전형적인 방식이다. 특히 미국의 쥐꼬리만한 원조를 받은 대가로 미국의 정치경제적 식민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일본과 한국, 대만과 필리핀의 피해가 가장 크다.  



미국은 이것으로도 부족해서 년간 수천 억에 이르는 덤핑관세ㅡ세부적인 내용에 들어가면 100% 해적질임을 알 수 있는데, 일본은 알아서 기고 유럽은 맞대응을 하기 때문에 중국과 한국, 대만의 수출기업들이 주요 타겟이다ㅡ를 부과하고, 미국의 국내법에 불과한 슈퍼 301조를 발동해 공공연히 무역보복을 자행하고, 최근에는 초국적기업들을 동원해 특허소송을 남발하고 있다.       



전 세계를 장기적인 경제위기에 빠뜨린 신용(금융) 대붕괴는 레이건 정부부터 시작된 신자유주의적 정책들(대규모의 지속적인 감세와 복지 관련 재정의 대규모 축소 및 연방정부의 업무를 민영화하는 것이 핵심이다)과, 아버지에서 아들로 격세집권한 부시 정부의 친기업적ㅡ특히 아프카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벌인 2개의 전쟁을 통해 대박을 터뜨린 군산복합체와 초국적 석유기업ㅡ이고, 월가와 백인 상류층을 위한 친금융적인 정책 때문에 발생한 전대미문의 사건이었다. 



달리 말하면, 자유주의와 자유시장과 자본주의로 구성된 ‘탐욕의 삼위일체’의 실질적 지배자들이 유일 제국 미국의 연방정부(특히 재무부와 국방부, 연방준비제도와 각종 정보기관)를 장악하면서 만들어낸, 자본주의 역사상 최악이자 최대 규모의 폰지사기(일종의 다단계 사기로 각국의 실물경제를 담보로 자행됐다. 유대인 고리대금업자의 정치자금에 휘둘리는 미국 정계의 악마성은 그 끝을 알 수 없다)라 할 수 있다. 



                                               

    


인류 역사상 전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신용 거품을 만들고도, 그것이 터지기 직전까지 쓰레기보다 못한 파생금융상품을 팔아먹었으니, 2008년의 신용 대붕괴는 인류 역사상 최악이자 최대 규모의 금융사기였다. 유일 제국 미국의 연방정부와 월가가 일으킨 신용(금융) 대붕괴는 1, 2차세계대전에서 발생한 것보다 더한 피해를 인류에게 남겼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블랙홀의 권위자인 마틴 리스는 《인간 생존확률 50:50》에서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그에 따른 영향으로 1억 8,700만 명이 전쟁과 학살, 박해, 기아로 죽었다”고 했으니, 2008년의 신용 대붕괴가 인류에게 얼마나 큰 범죄였는지 능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문제는 전 지구적 차원의 난개발(거의 대부분의 빚으로 진행됐다) 때문에 이것만으로 인류가 치러야 할 피해를 특정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양차 세계대전 직후에는 세계경제의 성장동력이 충분했기 때문에 그 피해를 단시일 내에 만회할 수 있었지만, 2008년의 신용(금융) 대붕괴는 인류의 성장동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친 전 지구적 피해를 예측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한 통계수치들은 여전히 진행 중인 경제대침체가 끝나야 나오겠지만, 그 시기가 영원히 도래하지 않을 수도 있어, 전설 속에서나 계량화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20세기가 19세기부터 시작된 유럽의 제국주의와 좌우의 전체주의 정권 및 냉전시대로 이어진 전쟁범죄와 대량학살로 얼룩진 폭력의 세기였다면, 최소한 21세기의 전반부는 사적독점을 이룬 거대 금융·투기자본의 무차별적인 고리대금업과, 부정적 세계화를 주도한 초국적기업들이 일으킨 정치경제적 폭력으로 얼룩진 세기로 기록될 것이다. 21세기는 이제 14년이 흘렀을 뿐인데도 20세기에 발생한 피해의 총량과 맞먹는 피해들을 양산하고 있다. 



특히 전 지구적 차원에서 진행된 '개발과 성장의 역설'이 초래한 지구온난화와 수질 오몀 및 대지의 사막화는 지구에 생명체가 서식하기 시작한 이래 5번째의 종말을 걱정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돌이킬 수 없는 지구물리학적 피해는 핵발전의 위험과 폭력시장의 확대까지 초래해 수억에서 수십억 명에 이르는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빈국일수록, 사회경제적 약자일수록 그 피해가 치명적일 지구물리학적 피해는 거의 대부분 상위 5%에 속하는 부국과 부자들이 일으킨 것이어서, 지구적 차원의 정의는 영원히 실현불가능한 것으로 굳어졌다.      



                                                



월가와 초국적기업들로부터 정치자금을 후원받아 미국의 대통령에 오른 오바마가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을 쏟아 부은 덕분에 폭락했던 주가가 회복되고, 슈퍼리치들의 금고는 다시 채워졌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중하위층으로 흘러들어가야 할 낙수효과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 결과 미국의 부와 기회의 불평등은 OECD 가입국 중 한국과 함께 최상위를 차지하고, 내부적으로는 역사상 최고의 불평등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IMF 부총재였고,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경제학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스티글리츠 보고서》와 IMF 수석연구원이자 현 인도은행 총재인 라구람 라잔의 《폴트라인》, 찰스 모리스의 《미국은 왜 신용불량국가가 됐을까》처럼 신용 대붕괴를 다룬 수많은 책과 연구에 잘 나와 있듯이, 신용 대붕괴에 의해 재산의 대부분을 날려버린 것도 모자라 죽을 때까지 갚기도 힘든 빚더미의 수렁에 빠진 미국의 중하위층과 여타 국가의 중하위층의 삶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빈곤층으로 떨어진 하층민의 수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신용 대붕괴가 일어났었다는 사실조차 모두 잊어버린 상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