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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차라리 새누리당 방송사라고 이름을 바꿔라


제도권 방송들의 새누리당 편들기가 도를 넘었습니다. 새누리당에게는 유리한 내용만 내보내고, 새정치민주연합은 권은희 남편의 재산처럼 불리한 내용만 내보내고 있습니다. 정의당과 노동당, 통진당 등 진보정당에 대해서는 아예 다루지도 않습니다. 세월호 참사 내용도 대폭 줄어들었고, 특별법 제정이 늘어지고 있는 것도 거의 보도하지 않습니다.

 

 

 

이는 권위주의 독재시대에 버금갈 정도로, 전두환의 시절의 땡전뉴스를 방불케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에 도움이 되지 않자 매일같이 내보내던 대통령 관련 보도는 눈을 씻고 찾아봐야 할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모든 방송들이 새누리당에 불리한 것들은 거의 내보지 않고, 여론조사 결과에 따른 보도와 토론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권은희 후보가 신은 아니기에 비판받아야 할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언론의 심층보도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뉴스타파의 보도는 그런 면에서 저널리즘 본연의 자세를 지녔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러나 나머지 방송에서 보여주는 것은 권은희 죽이기이지 뉴스타파처럼 저널리즘의 기본 자세조차 지키지 않고, 의혹을 범죄인양 만들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이 권은희를 때림으로써 7월 재보선의 전체 향배를 자신들에 유리한 쪽으로 몰고가는 것에 방송사들이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입니다.

 

 

 


                                                                       다음이미지에서 인용


권은희 전 과장을 전략공천한 안철수와 김한길의 선택은 분명 최악의 카드입니다. 하지만 7월 재보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어제부터 오늘까지 거의 모든 방송에서 새누리당 위주의 방송만 내보내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참패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고 있습니다. 마치 모든 방송이 여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조중동의 여론조사 결과를 신주단지처럼 떠받들며 새누리당의 선거운동을 대신해주는 느낌입니다. 



JTBC조차 이런 경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른 방송들은 가히 목불인견입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의 참패를 운운하는 꼴이란 야권 지지자들에게 투표를 해도 아무 소용이 없으니 일찌감치 포기하라는 암시를 전해주는 꼴입니다. 모든 방송들의 보도행태를 보면 새누리당의 기간방송을 보는 듯합니다. 



안철수와 김한길의 무능함을 질타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말도 안 되는 내용들을 공중파에서 내보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권은희의 전략공천에 최대 화력을 퍼붇는 것으로 다른 후보들의 지지율까지 떨어뜨리려는 저열한 짓들을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습니다. 권은희를 때림으로써 다른 지역의 후보에 악영향이 미치도록 하는 새누리당의 선거전략을 방송사들이 대신해주는 꼴입니다.  

 


필자도 제1야당을 보다 확실하게 보수화의 길로 이끌면서, 별로 남아 있지도 않은 야성마저 수장시켜버리는 김한길과 안철수 공동대표를 반대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7월 재보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참패를 원하는 것도 아닙니다. 정확히 말하면 정의당과 노동당의 선전을 바라고 있지만, 아무튼 전체적으로 야권의 승리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이는 안철수와 김한길의 무능함과 대표자리에서의 퇴진하고는 다른 것입니다. 



                                                                      다음이미지에서 인용



7월 재보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에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는 현실을 반영하지도 못하는데 모든 방송들이 조중동의 여론조사를 인용하는 것은 암묵적 담합이 없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조중동의 여론조사는 참조사항에 불과한데 그것이 진실인양 떠들어대는 것은 새누리당의 승리를 위한 현재의 권력을 향한 방송사들의 셀프서비스입니다. 



7월 재보선이 미니 총선급이라 해도 그 결과만으로 보다 높은 단계의 민주주의를 향한 거대한 전환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야권이 압승하면 역사의 방향을 바꾸는 그런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낼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재보선이 실시되는 지역의 유권자의 몫이지 우리 모두의 몫은 아닙니다.



모든 방송사들이 조중동의 여론조사를 기반으로 보수 성향의 정치평론가들의 입을 빌어 7월 재보선을 새누리당에게 유리하도록 여론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행위는 언론 본연이 역할을 내던져 버린 한국 방송생태계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뉴스타파와 고발TV, 국민TV, 노유진 팟캐스트, 김어준의 KFC 등이 제도권 방송을 대체하지 못하기 때문에 7월 재보선의 향배를 왜곡하고 호도하는 방송사들의 행태는 반드시 단죄돼야 합니다. 



7월 재보선이 조중동이 주도하고 있는 프레임 속에서 돌아갈 위험이 커졌습니다. 이를 막기 위한 야권의 무기도 신통치 않습니다. 이번 재보선이 조중동의 프레임대로 끝나면 세월호 특별법의 제정은 아예 물건너 갑니다. 향후 2년 동안 선거가 없기 때문에 세월호 침몰 원인은 밝히지도 않은 채 현 집권 세력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국가 개조만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가 이런 광경을 또다시 볼 수야 없지 않습니까?


이럴 경우 새누리당으로 대표되는 이 땅의 수구세력들이 정권을 재창출할 수도 있습니다. 합리적 보수라는 것이 사라진 현실에서 새누리당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면 대한민국의 우경화는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견고한 추세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부패와 비리에도 박근혜가 대통령에 올랐고, 새누리당은 여전히 제1의 다수당입니다. 



세월호 참사와 GOP 총기난사 사건, 안대희와 문창극을 거쳐 김명수와 정성근으로 이어진 인사 참극이 있었는 데도 새누리당이 조중동의 지원 아래 7월 재보선에서 승리하면 대체 무슨 방법으로 정권을 탈환할 수 있겠습니까? 이는 정의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미래세대의 삶의 질에 관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조중동이란 거대 족벌언론의 국가 경영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한국의 정치권과 지배엘리트들은 변함없이 탐욕의 질주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안철수와 김한길의 퇴진과 상관없이 이번 재보선에서 야권이 승리해야 하는 이유는 넘치도록 많습니다. 이것이 우리 시대의 비극이며 모순이라고 해도 자폭을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 야권연대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노회찬과 천호선으로 단일화되는 것이 최상이라 생각합니다. 그들은 새정치민주연합처럼 보수화가 진행된 정당 출신이 아니라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도 상당한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입니다. 노회찬은 X-파일을 폭로한 경력도 있지 않습니까? 세월호 침몰에 숨겨져 있는 새로운 사실이 폭로되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겠습니까? 



조중동이 7월 재보선의 시작부터 쳐놓은 프레임을 걷어내려면 해당 지역의 유권자들이 옳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전념하는 것입니다. 그 시대의 지배적 체제는 당대의 권력자들의 이념에 따라 구축된다는 마르크스의 주장은 틀렸습니다. 폴라니의 성찰처럼 우리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지배적 체제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