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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홍가혜 무죄와 돌아오지 못한 9명의 실종자



바비 킴 문제가 마녀사냥의 문제로 비화됐습니다. 필자는 처음부터 대한항공이 문제의 원인을 제공했는데 왜 바비 킴만 비판받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좋은 먹잇감을 문 방송들은 바비 킴에게 변론의 기회도 주지 않은 채 합리적 비판을 넘어 인격살인에 해당할 만큼 무자비하게 몰아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모든 언론과 수없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마녀사냥을 당했던 홍가혜씨가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검찰이 항소할 것으로 보여 무죄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홍가혜씨에게 가해진 인격살인이 언론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기레기 언론의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습니다.



불의한 권력의 검열이자 탄압이었던 미네르바 사건에서 아무것도 배우려하지 않았던 언론들은 세월호 참사의 오보소동으로 이어졌고, 그것에 대한 반성을 내놓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바비 킴 사건까지 이어졌으니, 속보 경쟁과 선정성에 함몰된 한국 언론의 기레기 본성은 영원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말로 법원에 세워야 할 것은 마녀사냥을 당해 회복불가능한 피해를 입은 홍가혜씨가 아니라 불의한 권력과 기레기 언론들, 홍가혜를 사칭하거나 그녀를 잘 알고 있다는 듯이 거짓된 SNS를 올린 자들이어야 했습니다. 이들의 악의적 보도와 거짓말은 법정에 설 때까지 변론과 반론조차 허용하지 않는 일방적 폭력이어서 더욱더 반인륜적이고 초헌법적입니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인간(특히 노동자)의 목숨을 우습게 여기는 풍토와 침해불가능한 인권을 우습게 여기는 행태는 박정희와 전두환으로 이어진 독재와 압축성장의 폐해라 해도,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전혀 배우려하지 않는 야만적 언론의 마녀사냥과 인격살인에 대해서는 그에 합당한 사후 처벌이 부과돼야 합니다.





특히 융단폭격식 마녀사냥과 여론몰이식 인격살인이 반론권조차 주어지지 않은 채 특정 개인에게 퍼부어진 경우라면 처벌의 크기도 높여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방송장악과 함께 무더기로 종편을 허용하고 보도채널을 늘린 다음부터 한국의 언론생태계는 타락할 대로 타락했고 망가질 대로 망가졌습니다.



최근에 MBC가 보여주는 보도 행태는 군부독재 시절의 KBS에 버금갈 정도로 망가져 지상파라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며칠 전에 세월호 유족들이 MBC 상암동 사옥에서 규탄 집회를 연 것도 그들의 보도 행태가 두 개의 종편에 결코 뒤지지 않기 때문이며, 이는 홍가혜씨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이날의 규탄집회는 어떤 언론에서도 다루지 않아 그들의 담합적 행태를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보도준칙은 물론 관습적인 합의와 규범조차도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왜곡과 편향 및 호도는 기본이고, 권력과 자본의 편에서 여론을 조작하는 것도 도를 넘었습니다. 정권을 위해 전쟁 위협을 높이는 안보상업주의는 자사이기주의와 합체돼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보도를 거의 매일같이 여과없이 내보내고 있습니다.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홍가혜씨가 입은 피해를 기레기 언론들이 보상할 수 없다면, 이런 명백한 오보를 남발하는 경우 징벌적 대가를 치르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언론의 자유도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일 경우에는 제한받고 그 정도에 따라 인허가가 취소될 수도 있다는 것은 100년 전에 정립된 규범입니다.





현재 한국의 언론(특히 방송)들은 나치의 전체주의와 대규모 학살을 견인한 괴벨스의 대중 선동과 너무나 닮아 있습니다. 전두환 군부독재 때의 ‘땡전뉴스’만 아닐 뿐, 정권과 자본에 유리한 의제 선정에서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왜곡과 조작까지 서슴지 않는 행태란 ‘나는 샤를리다’와 '두려워하지 말라'가 최소한 한국에서는 통하지 않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와 심의위원회가 권력과 자본의 시녀 역할에 충실하기 때문에 언론생태계는 더욱 망가졌습니다. 소유와 경영이 편집권의 독립을 침해하기 일쑤인 현실에서 그들의 삐뚤어진 행태를 바로 잡아야 할 두 기관이 역주행을 서슴지 않으니 언론의 막장 보도가 금도를 넘어 영상 폭력과 언어 테러의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홍가혜씨와 그의 가족들이 당해야 했던 피해와 잃어버린 시간은 아직도 차가운 바다 속에 갇혀 있는 9명의 실종자와 팽목항을 떠나지 못하는 가족들의 시간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갈수록 언론과 국민의 관심에서 잊혀져가는 그들과 홍가혜씨의 잃어버린 100일은 프랑스에서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이슬람 이민자들의 슬픔과 구조적 차별을 떠올립니다.  



매일같이 거짓말 하는 정부에 비해 정제되지 못했지만, 실체적 진실에 근접한 사실을 전달한 홍가혜씨의 무죄선고는 그녀가 보여준 용기에 대한 작은 보상이자, 그녀에게 마냐사냥을 퍼부어 인격살인도 서슴지 않았던 기레기 언론에 대한 엄중한 경고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