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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젠 새누리당과 정치검찰이 심판받아야 할 차례




허무하다, 무려 28개월이나 끌었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폐기 공모혐의에 대한 재판부의 판결이 너무나 쉽고 간단명료해서. 지난 해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적 궁지에 몰릴 때마다 등장해 나라를 극단의 분열로 몰고 갔던 ‘사초 폐기(실종) 논란’이 1심에서 무죄(2, 3심이 남았다)로 판결났다. 재판부가 무죄로 판결한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검찰이 폐기했다고 주장하는 기록물을) ‘생산’으로 보려면 결재권자가 내용을 승인해 공문서로 성립시키려는 의사가 있어야 한다. 이 사건 기록의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승인’이 아닌 ‘재검토·수정’ 지시를 명백히 내리고 있으므로 대통령 기록물로 생산됐다고 볼 수 없다...초본에 대한 수정ㆍ보완을 거쳐 다른 내용의 대화록(완성본)이 작성돼 노 전 대통령의 승인을 받았고 국가정보원을 거쳐 1급 비밀로 생산된 상황에서 초본은 더 이상 보존ㆍ사용 가치가 없다...사건 회의록 파일처럼 녹음자료를 기초로 해서 대화 내용을 녹취한 자료의 경우 최종적인 완성본 이전 단계의 초본들은 독립해 사용될 여지가 없을 뿐 아니라 완성된 파일과 혼동될 우려도 있어 속성상 폐기하는 것이 타당하다...사실조회 결과 등에 따르면 (통일부와 국정원, 대통령 비서실도) 최종적인 완성본만을 보관하거나 비밀로 생산할 뿐 그 이전 단계의 초본들은 폐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고의적인 사초 폐기라고 길길이 날뛰었던 새누리당과 조중동, 정치검찰은 이렇게 간단히 확인되는 것을 왜 조사하지 않았을까? 방송사들은 조중동과 새누리당, 민주당 내 친노를 비판하는 의원들의 주장만 방송에 내보냈을까? 조금만 노력하면 확인할 수 있는 것을 이들은 왜 확인하려고 하지 않았을까? 



이 땅의 기득권에 자리잡은 자들과 이익집단(언론 포함)은 노무현과 친노의 행태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뿌리까지 비주류인 그들을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 출발부터 다시 한 번 복기해 보면 노무현과 문재인 및 친노라 불리는 참여정부 인사들을 죽이기 위한 작업이 얼마나 치밀하고 기나긴 준비 끝에 이루어졌는지 알 수 있고, 기득권의 속내를 들여바 볼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김일성 위원장에게 ‘NLL 포기 발언을 했다’는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의 폭로에서 시작된 2007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문제는 노통이 ‘NLL 포기 발언’이 없다고 판정났고, 정치검찰이 무혐의 처리한 정문헌은 법원이 ‘신중한 심리가 필요하다’며 직권으로 회부한 정식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정문헌에게 유죄를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김우수 부장판사)는 정문헌이 “청와대 통일비서관 재직 시절, 공무 수행 중 알게 된 2급 비밀인 회의록 내용을 국감장에서 면책특권을 이용해 공개”하고 “이것이 사실이라고 수차례 확인했다”며 “직무상 비밀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반복적으로 누설해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것만이 아니다. 정치검찰은 정문헌의 발언을 확대재생산한 박근혜 후보캠프 총괄본부장이었으며,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찌라시를 매우 좋아하는 김무성 새누리당 당대표는 아예 무혐의 처리했다. 이명박의 BBK 동영상도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던 정치검찰이니, 김무성 동영상은 도 되지 못한다. 



보수정부가 위험에 처하면 언제나 하청‧표적수사를 마다하지 않고 노무현이라면 이를 가는 정치검찰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넘겨준 대화록에 ‘NLL 포기 발언’이 없다고 하면서도 ‘노무현 계속해서 죽이기’를 이어갔다. 



이번 법원 판결로 이들의 행태는 국민을 속이기 위한 꼼수였음이 드러났다. 노무현과 친노를 먹이감으로 정권을 유지하는 이들의 담합이 초법적이고 반인륜적인 짓도 서슴지 않음이 밝혀졌다. 추문의 정치로 국민을 홀리고, 그 원인을 종북이나 빨갱이라는 낙인을 찍으면 그것으로 충분했고, 뒷처리는 언제나 정치검찰이 맡았다.  





대통령지정기록물이어서 (수사결과) 발표 내용에 언급을 못 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상회담 직후에 NLL 문제와 관련해 회담 당시에 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내용으로 청와대 내부에서 발언한 내용, 회의록 폐기 동기 및 경위와 관련된 내용이 (증거물인) 대통령지정기록물에 포함돼 있다.



이로써 노무현 대통령을 저승에서 호출해 법정에 세웠던 새누리당과 정치검찰의 거짓말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노통을 죽음으로 몰고 간 자들의 ‘노무현 계속해서 죽이기’의 핵심 당사자인 김무성과 서상기, 권영세, 남재준, 정치검찰은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았다.



현 집권세력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내놓은 ‘노무현 계속해서 죽이기’는, 대화록 공개라는 문재인 의원의 정치적 결단으로 ‘NLL 포기 발언’이 거짓임을 입증하자, 이번에는 ‘사초 폐기(실종)’로 방향을 틀었다. 현 집권세력의 비열함은 일련의 발언들로 확인할 수 있다.





중요한 사초가 증발한 전대미문의 일은 국기를 흔들고 역사를 지우는 일로 절대 있어선 안 될 일ㅡ박근혜 대통령

역사를 지우고 그 범죄행위마저 은폐시키려고 한 2중 범죄행위가 과학을 통해 밝혀졌다ㅡ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참여정부가 조선시대 연산군도 하지 않은 사초 폐기라는 만행을 저지른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중대한 국기문란 행위ㅡ김태흠 새누리당 원내대변인

굴욕적인 정상회담 결과가 역사적으로 지탄을 받을 것이 두려워 삭제한 것이 아닌가ㅡ황진하 새누리당 의원

대화록 이관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민주당 문재인 의원과 친노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 해야 하며, 본인 스스로 대화록을 최종 감수, 이관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져야 할 것ㅡ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

사초 실종은 국기문란이며 있을 수 없는 일ㅡ청와대 핵심 관계자



오늘의 판결이 1심이라 최종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당대표, 서상기와 김태흠 의원, 권영세 전 주중대사, 남재준 전 국정원장, 대화록 유출과 사초폐기를 수사한 정치검찰 등은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 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답해야 한다.






문재인 의원과 친노에게 퍼부어졌던 비난에 대해서도 답해야 한다. 1심 재판부의 판결문을 보면 너무나 간단해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 것을 28개월이나 끌고 가면서 대한민국의 신뢰도를 땅에 떨어뜨리고, 하늘이 두 쪽 날 만큼 크게 부풀린 것에 대해서 답해야 한다.



1심 재판부에 이어 2심과 3심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온다면, 현 집권세력과 정치검찰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하며 법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도의적으로도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권력의 추문만 양산하며 국민을 끝도 없는 수렁 속으로 빠뜨린 역겹고 비열한 짓에 대해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지난 28개월 동안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의원, 참여정부 인사들이 새누리당과 정치검찰의 거짓 선동과 표적수사에 시달렸다면, 이제는 그들이 심판을 받아야 할 차례다.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 정부 권력기구들의 동원과 일방적인 여론몰이의 실체를 고백하고 그에 대해 심판받아야 한다.   





문재인 의원에게 "자숙하고 반성하라"고 말한 조경태(자신이 대통령 후보감이란다!) 같은 자도 있었는데, 조중동과 종편에 대해서는 비판도 하지 않았다. 그들을 거론하면 필자의 입이 섞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냥 관련 사진 한 장만 올렸다, 여러분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천하의 사기꾼 이명박이 자화자찬과 온갖 거짓말을 늘어놓은 회고록에서 NLL 문제와 대화록 유출에 관해 일체의 언급도 하지 않은 이유가 명확해진 것은 부수적 이익이라 할 수 있다. 자, 이제는 반격의 시간이다, 2심과 3심에서의 승리만이 아니라 이명박근혜 7년 동안 뒤틀릴 대로 뒤틀린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기 위한.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