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를 두고 일어나고 있는 음모론의 시작은 8명의 인원 중 이병기와 이완구의 이름 옆에는 돈의 액수가 적혀 있지 않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김기춘부터 시작해 부산시장(서병수, 추정)까지 액수를 적어 놓았는데, 이병기와 이완구는 이름만 적었으니, 성완종이 정말로 말하고자 하는 것이 여기에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정치검찰이 리스트를 조작한 것이 아니라면, 또한 성완종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자 했던 것이라면 현재의 실세인 이병기 비서실장과 이완구 국무총리의 이름만 적어놓고 금액을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자살하는 마당에 두 사람을 두려워했다면 모를까, 그런 것이 아니라면 두 사람의 이름만 적어놓은 것을 설명할 방법이 없다.



사실 청와대 비서실장인 이병기는 국정원장에서 바로 발탁됐고, 비서실장이 된 이후에는 새누리당 내부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이 사라졌다는 말이 나올 만큼 실세 중의 실세로 떠올랐다. 이완구 국무총리는 현재의 사정정국을 주도하고 있는 최고의 실세요 당사자다.



바로 여기서 음모론이 피어오른다. 뒤를 이어 성완종이 친박의 돈줄이었음을 모를 리가 없는 검찰이 이명박을 치기 위해 경남기업을 타켓으로 잡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더해진다. 검찰을 움직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이병기와 이완구 뿐이라면 이런 음모론은 그럴싸한 형태를 갖춘다.





음모론을 퍼뜨리는 자들의 주장은 성완종이 이병기와 이완구의 이름만 적은 것은 이 두 사람이 현재의 사정정국을 주도하며 자신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이완구와 성완종은 소송전을 치른 적이 있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성완종이 자살하기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이 친박계임을 밝힌 것도 설명이 가능하다.



특히 ‘비리백화점’으로 추락한 이완구가 최종 목표인 대선에 도전하려면 상상을 초월하는 사정을 해야 가능하다. 성완종 리스트에 올라있는 사람들 속에는 이완구의 잠재적 적수들도 여러 명이다. 현역 단체장인 유정복, 서병수, 홍준표가 그들이다.



음모론자들은 다음 번 대선에 나설 수 없는 이완구의 입장에서 차차기를 노린다면 김무성은 건드릴 수 없고, 유승민만 견제하면 충분히 가능한다는 생각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나라당이 차떼기 정당이 됐을 때 돈을 나르는 일을 이병기가 했으니 그 역시 명예회복을 할 수 있다는 주장도 곁들인다.





그러나 이런 음모론이 설명할 수 없는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우병우 민정수석의 지휘 아래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검찰의 수사가 전체 자원외교에 들어간 돈의 0.1%도 안 되는 경남기업을 선정한 것 자체가 정치적 불손함을 드러내지만, 포스코 등 덩치가 큰 기업들도 조사를 받고 있으며, 자칫 잘못하다간 박근혜 대통령도 탄핵의 대상으로 올려놓을 수 있다는 것은 설명할 수 없다.  



이명박이 자원외교 수사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반격을 가한 것이라는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 죽은 권력이 검찰과 국정원까지 장악할 수 없는 노릇이다. 만일 이명박이 그런 모험을 했다면 정권 차원에서 이명박을 박살내지, 대선자금 문제까지 불거진 이런 식의 무식하고 형편없는 수사는 진행하지 않는다.  





일부에서 김무성이 어부지리를 얻을 것이라는 것은 일말의 가능성은 담고 있지만, 새누리당 자체가 무너지면 김무성에게 주어질 기회란 존재할 수도 없다. 성완종 리스트의 내용을 수사하려면 한두 달 만에 끝날 일도 아니고, 자원외교 수사가 성원종의 자살로 끝날 일도 아니다. 



섣부른 음모론은 성완종 리스트를 산으로 끌고 갈 수도 있고, 경남기업의 자원외교는 참여정부 때 시작한 것이기에 문재인과 새정치민주연합까지 끌어들일 수도 있다. 이병기와 이완구 이름 옆에 금액을 적지 않은 이유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했을 수도 있다. 



음모론은 소수가 전체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에서 나오지만, 슈퍼클래스들이라고 해도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은 보유할 수 없다. 사건이란 일어나기 마련이고 그것이 전체 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누구도 미리 예견할 수 없다. 음모론은 세상을 혼란으로 빠뜨리지만 바꾸지는 못한다. 





결국 현재의 시점에서 성완종의 리스트가 말해주는 것은 이명박과 그의 측근들과 상관없이 박근혜와 그의 측근들을 정면겨냥 했다는 사실 뿐이다. 유병우와 이완구가 박근혜 정부의 국정동력을 회복하기 위해 검찰을 앞세워 시작한 사정정국이 부메랑이 돼 박근혜 정부 전체를 위기에 몰아넣었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결론이다. 



또한 새누리당이 아무리 당명을 바꾸고 옷을 갈아입어도 차떼기 정당의 DNA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줄 뿐이다. 박근혜 정부의 주요 요직에 있는 자들이 하나같이 부패와 비리와 연결돼 있다는 것이며, 이것이 현 집권세력의 진면목이라는 것만 말해줄 뿐이다.  



성완종 리스트가 정말로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은 세월호 1주기에 남미로 날아가는 대통령의 행태에 분노해야 하며, 국민이 원하는 것은 비겁한 대통령이 아님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썩을 대로 썩은 정치인을 퇴출시키려면 다가오는 보궐선거와 내년의 총선, 그 다음해의 대선에서 제대로 된 투표를 하지 않으면 이런 일은 또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변하지 않는 사실은 정치에 휘둘리기로 치면 세계 제일인 대한민국의 검찰이 성완종 리스트도 수사한다는 것뿐이다, 정윤회 문건을 나이스하게 마무리한 바로 그 정치검찰이다. 지금은 확실하지 않으며 경향신문이 가지고 있는 녹취록과 유서에 담겨 있을지도 모르는 것들이 최고의 무기다.



문제는 타 방송사들이 이 문제를 뭍타기하고 빨리 소모시켜, 국민의 관심을 빨리 지치게 만드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성완종의 녹취에서 대선자금까지 나온 이상 리스트의 내용은 검찰의 수사로 끝날 일이 아니며, 특검까지 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무엇보다도 언론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정말로 냉정하게, 그러나 폭발적인 방식으로 검찰의 수사를 감시하고, 검찰은 그간의 오명을 씻을 각오로 수사해야 한다. 그럴 때만이 그나마 실체적 진실에 다가갈 수 있다. 국민도 이번만은 정치에 관심을 갖고 대한민국 정치판을 완전히 개혁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드는데 힘을 보태야 한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랩소디블루 2015.04.11 06:05 신고

    주말에 벚꽃놀이 하러가기 좋은날이네요 좋은 주말연휴 보내세요

  2. 하늘이 2015.04.11 09:29

    세월호 1주기에 어떻게 해외를 나갈수 있는지 참답이 없는 대통령이라는 생각입니다 ᆞ이제 제대로된 건이 터져 나오네요 ᆞ진짜 뿌리는 대통령인데 이런 대형사건이 터질줄 몰랐겠죠 ᆞ 박근혜의 민낯이 불쌍해지기 시작합니다 ᆞ

    • 늙은도령 2015.04.11 16:37 신고

      언론의 물타기가 보통 심하지 않네요.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리도 없고.
      단 한 명만 치고 나머지는 흐지부지 될 수도 있고, 새누리와 청와대가 복잡해졌습니다.
      문제는 성완종의 리스트를 수사한다 해도 검찰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3. 耽讀 2015.04.11 10:02 신고

    정권은 유한지만, 검찰은 영원합니다.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날까지.

    • 늙은도령 2015.04.11 16:38 신고

      네, 검찰이 수사와 기소권을 독점하니 답이 없습니다.
      이들이 제 역할을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성문종 리스트도 흐지부지 될 수 있어요.

  4. 2015.04.11 11:13

    비밀댓글입니다

    • 늙은도령 2015.04.11 16:42 신고

      아마 문재인과 참여정부를 끌고 들어갈 것입니다.
      성문종의 특사로 두 번이나 풀려난 것을 연일 떠들 것입니다.
      문재인과 새정연이라고 해도 쉽게 접근하기 힘든 주제입니다.
      어떤 증거라도 있으면 좋은데 경향신문이 확보하고 있는 녹취록의 내용이 형편없다면 역풍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검찰이 수사를 전담하니 믿을 수 있을까요?
      성문종과 같이 찍은 사진들이 나와도 당사자들이 다 모른다고 하잖아요.
      같이 국회의원을 했는데도 모르고, 옆에 앉았는데 모르고, 국민들은 그것을 파고들 수 없고, 언론은 왜곡하고, 검찰에 힘은 없고... 제가 보기에는 만만치 않은 리스트입니다.

  5. 공수래공수거 2015.04.11 11:40 신고

    판도라의 상자기 열렸지만 금방 두껑덮을것 같네요..

    • 늙은도령 2015.04.11 16:43 신고

      이 리스트는 어디로 흘러갈지 아무도 모릅니다.
      성완종을 때리는 작업도 많아질 것이고, 참여정부에서 사면 받은 것도 부각될 것입니다.
      언론이 편파적으로 나올 테니 쉽지 않은 리스트입니다.
      정치검찰이 수사를 하고요.

  6. 하늘이 2015.04.11 22:14

    지금 대한민국의 총체적인 부정부패 그리고 사회 전반적인 문제는 무분별한 왜래종교와 문화가 들어오면서 사람안에 양심이 우선인 세상을 멀리하고 개인의 성공과 욕망이 사람들 삶의 중심 가치로 들어 오면서 물질 지상주의가 만든 패해입니다 ᆞ

    총체적인 이 모든 문제는 사람안에 인성이 바르게 깨어나고 사람이 귀하다는 우리 민족의 가르침인 홍익인간의 높은 가치가 깨어날때 모든게 제 자리를 찾아갈 거라 믿습니다 ᆞ

    종교를 넘어 바른 정신이 깨어나야합니다 ᆞ
    정신의 독립이 제대로 이루어질때 이 민족이 세계정신 지도국이 되고 높은 정신문화를 수출 할수 있고 어떤 나라도 우리를 함부로 하지 못할거라 믿습니다 ᆞ백범 김구 선생님도 그런 나라를 윈했습니다 ᆞ

    • 하늘이 2015.04.11 22:21

      정치도 너무 타락했고 사람들 모두가 너무 물질 지상주의에 빠져서 일어나는 문재입니다 ᆞ 사람들안에 바른 정신이 깨어나야합니다 ᆞ그럴때 치우치지 않는 바른 정치 바른 인성교육이 이 나라를 다시 희망이 있는 나라로 바꿀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ᆞ

    • 늙은도령 2015.04.11 22:28 신고

      그럼요, 물질이란 우리의 삶을 위한 도구일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사람을 바보로 만들고 이기적인 존재로 만드는 물질이란 욕망과 탐욕만을 만족시켜줄 뿐이지 인간답게 만들지 못합니다.
      인간이 만든 물질세계에 갇혀 우리가 그 물질에 맞게 살아가는 것이 문명의 발전이라면 거부하는 게 낫습니다.
      모든 생명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고 소중한다는 것을 잊어버릴 때 인간은 짐승이 됩니다.
      기본적인 도덕과 윤리, 철학을 찾아야 합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인간부터 돼야 합니다.

  7. Chris 2015.04.12 00:15

    물질욕에 사로잡혀 사람이 사람을 하대하며 차별하면서도 그게 잘못인줄 모르니 참으로 통탄할 노릇 입니다.

    • 늙은도령 2015.04.12 00:50 신고

      인간은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해 인권과 기본권의 개념을 발전시켰습니다.
      민주주의는 그런 보편적인 평등에 기초한 자유를 추구합니다.
      차별받지 않은 권리가 물질주의 앞에서 차별의 공고화로 가는 것이 현대입니다.
      인류가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지요.
      태생적 불평등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니 상생과 공존의 세상이 더욱 멀어집니다.

  8. smm 2015.04.12 00:58

    경남기업 말고 다른 곳에서도 얼마나 많이 받았을지 상상이 갑니다 ^^

    • 늙은도령 2015.04.12 01:05 신고

      부정부패 척결을 정치쇼로 했다는 증거가 경남기업을 자원외교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입니다.
      진짜 문제되는 기업들은 건드리지 않고, 이미 감사원과 국세청 등의 조사에서 무혐의 받은 경남기업을 선정한 것에서부터 이 정부의 부정부패 척결이 정치쇼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원종이 이런 반격을 가하고 자살한 것입니다.

  9. 최홍대 2015.04.12 16:14 신고

    죽으면서까지 거짓말을 하진 않겠죠. 홍준표지사의 말이 더 이상해요. 돈을 받을만큼 친분이 없었다.
    친분이 있으면 돈을 받겠다는 말인가요?

    • 늙은도령 2015.04.12 18:17 신고

      홍준표는 자신의 말도 이해하지 못해요.
      그런 자가 도지사를 하고 있으니...

  10. Cong Cherry 2015.04.13 00:07 신고

    수사가 제대로 될까요?
    아마도.... 훤합니다.
    물밑작업 이미 들어가지 않았을지...

    한주 시작도 상쾌하게 시작하세요~^^

    • 늙은도령 2015.04.13 02:26 신고

      성완종이 증거를 얼마나 남겼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경향신문의 보도를 봐야 정확히 판단할 수 있겠지만, 성완종이 남긴 증거는 다음 정부 때도 유효하기 때문에 어느 수준 이상의 수사는 불가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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