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로부터 온 것이 분명한 재정 전문가들이 지금으로부터 몇 십 년이 지난 미래에 공적연금이 고갈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천문학적인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금융위기와 경제위기를 단 한 번도 예측하지 못한 이들은 오직 공적연금에 관해서는 완벽한 예언을 내놓았습니다.





당장 올해의 세수부족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들의 주장에 여왕인 듯 여왕 아닌 여왕 같은 대통령이 화들짝 놀라, 자신의 수족(한 때는 십방시로 회자됐다)들을 불러 당장 거위의 털을 뽑으라고 하명했습니다. 얼마 전에 거위 털을 잘못 뽑아 호되게 당한 이들은 복수의 일념으로 여당을 몰아붙였습니다.



이에 무대장군에서 선거의 남왕으로 등극한 여당 대표는 내부의 분열로 자멸한 야당 대표를 밀어붙여 개혁안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보궐선거에서 완승도 했겠다 풀이 죽은 야당 대표의 제안도 선뜻 받아들였습니다. 국민의 노후를 든든히 해주는 제안이라 거절할 이유도 없었습니다.



아, 그러나 호사다마라는 옛말이 허튼 것이 아니었습니다. 야당의 제안이 미래로부터 온 것 같은, 그러나 미래를 못 맞추기로 유명한 재정 전문가들의 주장과 달랐고, 피할 정도로 악한 경제를 밀어붙이다 참담한 실패를 맛본 여왕 같은 대통령의 심기를 크게 건드렸습니다.





하인들(공무원)을 백성으로 여기지 않는 여왕 같은 대통령은 여야 대표단이 합의한 개혁안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어깃장을 놨고, 선거의 남왕으로 등극한지 8일 만에 장군으로 다시 각하된 여당 대표는 야당 대표에게 어제 일은 하룻밤의 풋사랑이었다고 결별을 선언했습니다.



전국곳곳에 여야 대표단의 합의는 무효라는 방이 나붙었습니다.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야당 대표는 돌장(돌아온 장군)에게 ‘너, 아무 결정권도 없는 바지사장에 불과하냐?’며, 힘겹게 이룬 합의를 지키라고 돌장과 여왕 같은 대통령에게 합의 파괴의 책임을 돌렸습니다.



미쿡의 위대한 영화 <터미네이터>에서처럼, 뒤늦게 미래에서 온 듯한 소수의 재정 전문가들이 중요 부위를 가린 채, 앞서 온 재정 전문가와 ‘푸른 기와집’의 주장은 지나칠 정도로 과장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들은 또한 수십 년 후의 미래란 결코 그렇게 비관적이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애석한 것은 양측 주장의 진위를 가리기 위한 지적검증부대가 없다는 점이며, 그렇다고 해도 여야와 정부, 노동자가 힘겹게 이룬 사회적 합의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은 모두에게 손해로 작용한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개혁도 한 술에 배부를 수 없고, 침체된 경기가 영원히 지속되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힘겹게 이룬 사회적 합의를 실시하면서, 상황의 변화에 따라 추가적인 논의에 들어가면 얼마든지 발전된 안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것이 정치의 역할이고, 행정부에 대한 입법부의 존재이유며, 보다 많은 자료가 쌓이면 지금보다 더 정확한 미래 예측이 가능하다는 상식의 세상입니다.



헌데 여왕 같은 대통령은 공적연금 개혁을 자신의 치적으로 쌓고 싶은 욕심이 너무 지나친 것 같습니다. 자신의 임기 내에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어떤 사회적 합의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합니다. 그녀는 자신이 모르는, 즉 자신이 허가하지 않은 합의내용은 무효라고 합니다.






진실게임이 여기서 시작됩니다. 현재의 상황만 놓고 보면 여야 대표단의 합의가 정말로 문제인지, 아니면 올바른 방향인지, 여당 대표단이 주인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합의를 한 것인지, 아니면 정치검찰의 대선자금 수사를 물타기 하기 위한 여왕 같은 대통령의 계산된 정치공작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선거의 여왕’이란 영향력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고, 유일하게 잘한 것으로 알려진 외교마저 형편없는 결과에 직면하자, 즉 더 이상 백성을 상대로 호박씨를 깔 수 없자, 여왕 같은 대통령은 아예 판을 깨 정국의 주도권을 자신이 쥐려고 하는 모양입니다, 정치검찰에 무언의 압력을 가하면서.



정말 그녀는 여야 대표단이 힘겹게 이끌어낸 사회적 합의에 대해 몰랐을까요? 박근혜 정부는 당정청이 모여도 소통이 안 되는 것인지, 그래서 그녀가 협의의 결과를 수첩에 잘못 기록했는지, 무지렁이 백성들로서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 공무원과 백성으로 분리된 채 칼만 갈고 있어야 할 듯합니다.



진실게임의 결과,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밝혀지면 그자를 향해 칼을 휘둘러야 하기 때문입니다. 당정청과 노사정이 모여 150여 일 동안 힘겨운 산고를 치르면서 마침내 탄생한 사회적 합의안을 누가 망쳤는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만들어야 합니다. 대상에 성역이 없음을 분명히 한 채.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耽讀 2015.05.08 08:25 신고

    100년 후 예측치를 가져와 우기는 모습을 보면서 이 사람들은 사기치는 데는 '도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늙은도령 2015.05.08 12:35 신고

      도사라 맞는 것 같습니다.
      헌데 속이 너무 빤히 보이는 술수인데 그것에 넘어가네요, 국민이.
      물론 종편과 보도채널의 역할이 컸지만.

  2. 참교육 2015.05.08 08:34 신고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고.... 결국 제 덫에 걸린게지요.
    꾼들이 놀음에 정작 이애당사자들은 구경꾼이 됐습니다.

    • 늙은도령 2015.05.08 12:34 신고

      그럼요, 공무원도 국민입니다.
      그들이 만든 제도라면 모를까 정치권이 잘못 설계해놓고 이제와서 최악의 피해를 보라고 하면 누가 가만히 있겠습니까?
      박근혜는 공무원을 탐욕의 집단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5.05.08 08:47 신고

    창조 경제가 이제야 이해가 되는군요 ㅎㅎㅎ

    미래 세대는 안중에도 없는 정부 그리고 그 수장입니다

    • 늙은도령 2015.05.08 12:33 신고

      총선까지 닭질이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으려면 닭질이 필수입니다.
      그렇게 승리할 수 있다면 종편을 손봐야 합니다, 제일 먼저!

  4. 에쏘 2015.05.08 09:51

    애초에 각종 이해관계 때문에 쉽게 풀릴 일은 아니었기에 여러 아쉬움을 남길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나름의 합의라는 걸 한 것 같아 그 하나는 장점처럼 보였습니다. 저 같은 젊은 세대들의 의견이 들어가지 않음에도.. 그런데, 청와대의 심기불편이라니.. 대통령인지 여왕인지... 현재가 어느시대인지 갈수록 헷갈려요.

    • 늙은도령 2015.05.08 12:32 신고

      공무원도 국민입니다.
      그들을 나쁜 놈으로 만들어 버리면 혼란만 가중됩니다.
      공무원을 치면, 반대로 당하게 되고, 그렇게 끝없는 싸움이 이어집니다.
      이것이 지배엘리트가 바라는 세상이지요.

  5. 머무는바람 2015.05.08 13:22 신고

    니네 파워 싸움중??
    에휴 잘 해라 화가 난다

  6. 트라이어 2015.05.08 13:34 신고

    이런 상황에서 여론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7. 최홍대 2015.05.10 05:35 신고

    사실이 무엇인지 모르게 만드는데 여론이 가장 큰 역할을 하는듯한 느낌이에요.

    • 늙은도령 2015.05.10 13:58 신고

      중요한 것은 가난한 사람들의 지갑을 가볍게 하는 일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마련된 재정을 어디에 쓸 것인지 그것도 밝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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