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최고의 프레임 분야의 대가인 조지 레이코프가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의 10주년 확장개정판의 결론으로 제시한 것입니다. 이것이 갈수록 우경화하는 대한민국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유일한 해법은 아니지만, 충분히 숙고할 가치가 있는 성찰입니다. 



필자가 연재를 시작한 '보수 반동의 시대'의 마지막 편에 풀어낼 생각이었는데, 그때까지 건강이 유지될 보장이 없기 때문에 압축한 내용만 먼저 올립니다. 여러분들의 전략적이고 유기적인 사고와 성찰에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굵은 끌씨는 레이코프의 제안이고 나머지는 제가 쉽게 풀어낸 것입니다.





첫째, 보수주의자들이 무엇을 올바로 행했고, 진보주의자들이 어디서 배를 놓쳤는지 인식해야 합니다ㅡ보수 반동이 성공한 이유는 지난 30년 동안 미디어 통제를 넘어 각종 쟁점과 이슈에 대한 프레임 전쟁에서 보수우파가 이겼기 때문입니다. 진보좌파는 보수 반동의 폭주를 막을 수 있는 새로운 프레임을 설정해야 합니다. 



둘째,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경구를 기억하십시오ㅡ코끼리는 미국 공화당의 상징이면서도, 우리가 애써 외면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꼬끼리를 생각하지 않으려면 꼬끼리부터 생각해야 합니다. 즉 상대의 프레임을 깨기 위해 상대의 언어로 말하면 상대의 프레임만 활성화되고 강화될 뿐입니다. 토론에 임해 상대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말합니다. 





셋째, 진실만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ㅡ진실은 때로 추악할 수도 있고, 거짓보다 더 허구적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사실이 가치체계(철학적 사고)를 거쳐야 진실이 될 수 있듯이, 진실을 진보의 프레임으로 재해석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넷째, 언제 어디서나 우리의 도덕적 관점에 입각하여 말해야 합니다ㅡ보수적 가치를 담아낸 언어로 말하지 말고 진보적 가치를 담아낸 진보의 언어로 말해야 합니다. 





다섯째, 보수주의자들이 어디서 왔는지 이해하십시오ㅡ보수의 도덕과 신념, 가치를 알아야 합니다. 다시 말해 그들의 정체성을 이해해야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여섯째, 개별 쟁점을 넘어 전략적으로 사고하십시오ㅡ미시적 차원이 아닌 거시적 차원(도덕적 목표)에서 사고해야 합니다. 물론 미시적 차원의 사고도 필요하지만, 보수 언어를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일곱째, 제안의 결과에 대해 생각하십시오ㅡ보수 반동에 성공한 보수세력의 계획에 맞설 수 있는 진보의 계획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그 결과가 어떨지 충분한 분석과 검토가 있어야 합니다.





여덟째, 유권자들은 자기의 정체성과 가치에 투표하며, 이것이 꼭 그들의 이익과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기억하십시오ㅡ보수 반동이 성공한 핵심요인입니다. 이는 신자유주의 통치술이 대세가 된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마르크스의 성찰에 의하면 저학력·저소득 노동자들이 진보좌파를 찍어야 하는데 최근에는 정반대로 부자를 위한 정당인 보수우파를 찍습니다. 그 이유가 이 여덟째 제안에 들어 있습니다. 최근에 이에 대한 진보의 연구가 집중적으로 양산되고 있습니다. 다만 보수 반동과는 달리 자금적 문제에서 어려움을 겪는데 이것만 극복할 수 있다면 새로운 프레임 설정도 가능할 것입니다. 



아홉째, 단결합시다! 협력합시다!ㅡ자신이 추구하는 진보적 가치에만 머물지 말고 공통의 진보적 가치에 입각해 생각하고 말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분열은 보수에도 있지만, 그들은 접합점이 무엇인지 아는데 비해 진보는 이것을 소홀히했습니다. 다름이 분열이 아닌 보수우파와 맞섬에 있어 전선의 지평을 늘리는데 기여하고, 진보좌파라는 공통의 가치와 신념을 공유하는 공존의 지혜를 찾아야 합니다.



열째, 수동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능동적으로 대응하십시오ㅡ매일매일의 모든 쟁점을 진보적 프레임을 사용해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그들의 언어가 아닌 우리의 언어로, 우리의 프레임 안에서 싸워야 합니다. 그중에서도 핵심 중의 핵심은 공적 이익과 부의 재분배, 복지 확대에 쓰이는 세금의 긍정성을 알리는 것입니다. 연금 개혁도 마찬가지입니다(연금에 대한 잘못된 통념은 별도의 글로 다루겠습니다). 





열한째, 이중개념을 소유한 유권자들에게서 자상한 가정의 모형을 활성화하려면 진보적 지지층을 향해 발언해야 합니다ㅡ오른편으로 이동하는 것은 집토끼를 잃을 뿐만 아니라, 진보적 성향이 강한 이중개념자마저 더욱 우축으로 옮길 뿐입니다. 진보 성향이 강한 이중개념자와 합리적 보수를 좌측으로 끌어당겨야 합니다.  




P.S. 조지 레이코프와 다른 접근을 보여준, 대단히 도발적인 책인 리처드 생크먼의 《우리는 왜 어리석은 투표를 하는가》도 함께 보면, 진보재집권을 위한 균형적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문재인과 그의 참모들이 꼭 봐야 하는(봤을 수도 있지만 레이코프의 성찰보다 덜 중요하게 여겼을 수도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댄디 2015.05.25 08:15


    거짓말은 처음엔 부정되고, 그 다음 의심받지만, 되풀이 하면 모든 사람이 믿게 된다.....

    언론이 장악된 상황에서 대중에게는 생각이란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괴벨스-

  2. 머무는바람 2015.05.25 13:43 신고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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