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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프로야구 죽이는 양상문의 비열한 행태



삼성과 LG라는 기업 간의 경쟁(백색가전에 불과하지만)을 넘어, 9회초 9:3으로 삼성이 리드하는 상황에서 399호 홈런을 친 이승엽이 국내 프로야구 최초로 400호 홈런에 도전하는 9회초 타석에서 사실상의 고의사구를 지시한 양상문 LG감독의 결정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최악의 행태였습니다.





양상문은 LG트윈스의 감독을 넘어, 한국 프로야그 전체의 일원이라는 점에서 대국적인 선택을 해야 했습니다. 직전의 타석에서 이승엽에게 파울 홈런을 맞은 후, 몸에 힘이 들어간 신재웅이 이승엽을 맞춘 투구는 한 것은 정면승부를 하려다 나온 것이라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승엽과 신재웅이 쿨하게 넘어간 것도 양 선수가 최선을 다한 정면승부였기 때문입니다. 



헌데 승부가 사실상 결정난 9회초, 이승엽 타석에서 보여준 양상문 감독의 선택은 너무나 뜬금없고, LG트윈스를 넘어 한국 야구 전체의 흥행과 발전, 성공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어서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이승엽의 400호 홈런은 한 선수의 영광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승엽이 한국 프로야구의 성공과 흥행에 미친 영향은 굳이 한 팀에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표선수로서, 일본에 진출해 한국 야구의 위상을 높인 것에서, 다시 한국에 돌아와 프로야구 흥행에 일조한 것까지 이승엽이 야구선수로서 걸어온 길은 ‘국민타자’라는 명칭에서 드러나듯 모두가 인정하는 것입니다.



비록 홈즈의 약물복용으로 그 가치를 상실했지만, 박찬호는 배리 본즈와의 정면대결을 통해 홈런신기록을 미국 프로야구사에 남길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런 박찬호였기에 그에게 열광했던 것이고, 아시아선수 최다승에 뿌듯해 하는 것이고, 야구선수로서의 마지막을 고향인 한화 이글스에 마쳤을 때 뜨겁게 환호하고 고마워할 수 있었습니다.



양상문 감독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의 결정은 LG 트윈스의 팬이라고 해도 선뜻 받아들일 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직전 타석에서 파울 홈런을 친 이승엽이 9회초 타석에서 홈런을 치라는 법은 없지만, LG 트윈스 팬이라도 승부가 결정난 상황에서 이승엽과의 정면대결을 원했을 것으로 믿습니다.





양상문 감독이 400호 홈런의 영광을 포항의 팬들에게 돌리려고 했다거나, 야구팬의 관심을 조금이라도 더 끌고 가기 위해서라거나, 경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요기 베라의 말처럼 마지막까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해도, 아예 타격기회를 봉쇄한 것은 스포츠 정신에도 어긋납니다.



이런 이유들로 해서 필자는 야구의 광팬으로서 양상문 감독의 사과를 요구합니다. 이승엽의 400호 홈런을 개인의 영광으로 생각했다면, 그의 기록에 LG트윈스가 희생양이 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면, 구단 프런트의 지시라도 있었다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봅니다. 






양상문은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정정당당한 승부를 기대했던 모든 야구팬을 욕보였습니다. 어떤 이유로도 양상문의 행태는 비난받아야 하고, 그 선택에 어떤 것이 영향을 미쳤든 그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이만수를 수위타자로 만들기 위해 삼성 김영덕 감독이 자행했던 비열한 행태가 떠올라 참담한 마음을 다스리기 힘들었습니다. 



LG 트윈스는 ‘신바람 야구’로 팬으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양상문 감독의 선택은 신바람 야구를 ‘비겁하고 옹졸한 야구’로 바꿔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