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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뉴스룸마저 단신처리한 세월호 청문회

 

 

 

최근에 들어 삼성전자화가 상당히 진행된 JTBC 뉴스룸마저도 세월호참사 청문회를 단신처리하는데 그쳤다(SBS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것도 세월호 의인의 자해소동만 선정적으로 다루었다. 안철수 탈당에 대한 문재인 대표의 책임을 부각하는데 쏟아부은 시간과 비교하면 세월호참사 청문회는 뉴스거리도 안된다는 투다. 세월호참사 보도를 독식하다시피 했던 뉴스룸(초심을 잃어버렸지만)이 이 정도인데 다른 방송 뉴스는 어떠하겠는가?

 

 

 

 

뉴스룸은 앵커브리핑에서도 안철수를 다루었다. 세월호참사 청문회는 이렇게 모든 방송에서 스쳐가는 꼭지로 다루어졌다. 청문회에서 어떤 내용이 나왔는지, 진상규명을 위한 중요한 진전이 있었는지 일체의 언급도 없었다. 오로지 안철수, 안철수, 안철수였다. 삼성의 광고가 늘면서 뉴스룸의 신뢰는 많이 떨어져버렸지만(언론방송학을 많이 공부한 사람일수록 뉴스룸의 변화가 피부에 와닿은다), 이 정도로 단신처리할지는 상상하지도 못했다.

 

 

인터넷과 SNS의 보편성은 젊은층 사이에서 위력을 발휘하지만 투표율이 높은 노인들은 방송에서 거의 모든 정보를 얻기 때문에 세월호참사 청문회가 찻잔 속의 태풍으로 소멸될까 두렵다. 대한민국 방송생태계는 사실상 통제된 상태다. 박근혜의 광기에 납짝 엎드린 방송들은 야당의 분열만 부추기며 국회를 식물상태로 만들고 있다. 입헌군주에 대한 비판은 사실상 금기사항이 됐다.

 

 

현대정치학에서 언론은 행정·입법·사법부에 준하는 제4부로 불린다. 여론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도 언론의 힘을 강화시킨다. 손석희가 여론조사를 선호하는 것도 이 때문이지만, 여론조사는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서도 악용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언론의 힘이 민주주의 자체를 질식시킬 수도 있다. 세월호참사 청문회가 지상파를 비롯한 모든 방송으로부터 외면받는 상황은 한국의 민주주의가 질식단계에 왔음을 말해준다. 

 

 

 

 

우리의 삶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모란봉악단 소식이 무려 304명의 국민 ㅡ 그중에서 아이들만 250명이고, 아직도 9명의 국민이 차가운 바다 속에 갇혀 있음에도 ㅡ 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참사의 청문회보다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도 모든 권력이 국민에게서 나오는 민주주의가 작동하지 않음을 말해준다. 우리가 기억할 것은 세월호의 영령만이 아니다. 권력과 자본에 빌붙어 자신의 배만 불리는 방송(특히 경영진)들의 행태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 시대를 지옥으로 만드는데 일조하는 자들의 면면을! 민주주의는 통치자를 비롯해 집권세력에 속하는 자들과 집단에게 책임을 묻는 것에 방점이 찍힌 체제다. 그렇지 않다면 민주주의는 선거에서 이긴 자들의 전유물로 전락해 버린다. 우리는 악질적인 친일부역자와 독재를 자행했던 자들을 청산하지 못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똑같은 실수를 세 번이나 되풀이한다면 이땅에 정의란 발붙일 곳이 없어진다. 

 

 

카메라 밖에 민주주의와 정의, 상식과 원칙이 자리하고 있다면 카메라에서 벗어나 거리로 나서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이며 국가의 주인인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다. 우리가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도 하지 못한다면 하늘에 가서 어찌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단 말이냐!!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