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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문재인, 세월호특위 이대로 둘 것인가? 현 집권세력의 세월호특위 무력화가 진상규명이 아닌 진상은폐에 있었음이 명백해졌다. 정부가 입법 예고한 시행령은 세월호특위의 예산과 인원을 줄인 것을 넘어, 특위가 정부의 조사를 추인하는 정도의 활동밖에 못하게 만들었다. 304명의 국민이 죽었건, 아직도 9명이 실종상태이건, 세월호 의인이 자살시도를 하건, 유족들의 가슴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건 현 집권세력의 목표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은폐라는 것이 확실해졌다. 세월호 참가 일어났을 때 온갖 오보가 양산됐던 것보다 더 참담했던 것은 집권세력의 프레임 설정이었다. 세월호 참사는 이명박 정부와 국회의 규제완화와 압축성장의 폐해인 정경유착, 의문투성이 실소유자의 악마적 탐욕, 신자유주의적 부의 불평등, 그에 따른 사고의 양극화 등이 응축된 사고였음에도 정치적으로 이.. 더보기
교황의 뜻을 단칼에 잘라버린 그날의 추기경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프란치스코 교황은 진보적 성향이 강한 성직자다. 교황의 이름으로 빈자의 성인인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를 처음 채택한 것에서, 현재의 경제 모델을 ‘죽음의 문화’라고 한 것에서, 주가가 떨어지면 주요 뉴스가 되지만 노숙자가 죽으면 뉴스도 되지 못한다는 것에서 교황의 사람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시대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넓은지 알 수 있다. 사실 예수가 3년간의 공적 활동(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은 이후)에서 보여준 것들이란 현대 정치학으로 분류하면, 급진적 자유주의자나 진보주의자에 해당한다. 예수를 따랐던 천주교의 초기공동체가 오언의 사회민주주의, 블랑키와 헨리 조지의 사회주의, 마르크스가 꿈꾸었던 ‘자유의 왕국’과 비슷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예수는 다시 나오기 힘든 혁명가.. 더보기
유민 아빠와 김장훈, 그리고 문재인의 단식 4월16일, 대한민국이 처음으로 멈춰 섰습니다. 오로지 앞만 보며 달려가던 우리는 빨리 달릴 줄만 알았지, 미친 듯이 달려온 길에 무엇을 남겼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아니, 알려고도 하지 않았고, 알아도 모른 척 했습니다. 삶의 어려움과 고단함만 말했지, 그 어려움과 고단함의 원인에 대해선 침묵하고, 저항하지 않았으며, 너무 쉽게 체념했습니다. 그리고 격랑의 4개월이 흘렀습니다. 대한민국을 완전히 분해해 새로 조립할 듯했던 그날의 분노부터, 대통령의 악어의 눈물, 각종 음모론과 어디서나 등장하는 국정원, 정치의 실종과 그에 발맞춘 유병언의 정치적인 죽음, 단원고 학생의 도보행진과 천만인 서명운동까지 지난 4개월은 마치 4년과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달라진 것이란 아무것도 없었고, 밝혀진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 더보기
병 속의 편지, 이 땅의 지식인에게 고함ㅡ2 "모든 철학이 죽었다"는 비트켄슈타인의 절망적인 선언이 나왔던 시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철학과 사회학이 죽어버린 시대가, 신자유주의 통치와 거대 미디어의 세상인 지금이기 때문입니다. 생각 자체가 사라진 채 끊임없이 이동하고 접속하며, 단 한 번의 클릭으로 자신의 과거를 삭제하고, 현재의 나를 끝없이 업그레이드하는 모바일기기의 특징으로 인해 지금-당장이라는 소비지상주의가 만연된 시대적 특징을 감안하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 비판정신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현대의 지식인들이 현실비판에서 멀어지면 화석의 존재처럼 변해버린 존재의 근거마저 사라져버립니다. 포기는 쉽고, 타협은 탈콤하며, 전향은 부를 제공합니다. 지식인이 꼭 가난할 필요는 없지만,.. 더보기
교황에 화답한 문재인과 거부한 한국의 특권층 정치편향적인 수사 말고는 도저히 그 능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검찰이 유병언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날에 여야는 지난 번 합의와 거의 달라진 것이 없는 세월호 특별법에 합의했습니다. 교황의 따뜻한 손길에 죽지 못해 사는 응어리의 일부가 풀렸던 세월호 유족은 여야 합의에 즉각 반발했습니다. 유병언 수사결과 발표가 세월호 실소유주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를 구원파에 대한 면죄부만 발행했다면, 여야가 합의한 세월호 특별법은 교황의 지속적인 관심 표출로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른 세월호 참사를 서둘러 봉합하려는 의도가 역력히 드러났습니다. 이런 두 개의 결과물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으로 인해 한국의 특권층을 형성하고 있는 정치권과 경제권, 검찰과 경찰 및 언론, 거대노조와 관피아, 종교와 교육재벌에 .. 더보기
교황이 뭐라하던 내 갈길만 가겠다는 대통령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슴에 노란리본을 달고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를 집전했습니다. 천주교에서 '성모 승천 대축일'은 '예수 탄생일'과 '부활절', '성신 강령 대축일' 만큼 중요한 날입니다. 예수가 베드로에게 '너를 반석으로 그 위에 교회를 세우겠다'고 말한 것처럼, 전 세계 천주교를 대표하는 교황이 직접 집전한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에서의 강론은 이 시대의 천주교 교인들과 인류가 실천해야 할 예수의 말과 같습니다. 교황은 강론을 통해 분명하게 말했습니다, "이기주의와 분열을 일으키는 무한경쟁의 사조에 맞서 싸우라"고. 아울러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 모델을 거부"하라고. 교황은 낮고 차분한, 그래서 더욱 분명한 음성으로 이 시대의 야만을 극복하기 위해.. 더보기
교황이 돌아간 다음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역대 교황 중 가장 진보적이고 서민적인 성향을 지닌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했습니다. 역대 교황 중에 이처럼 소탈한 분도 없었지만, 빈자의 성자인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를 교황의 새로운 이름으로 정한 분도 처음입니다. 교황의 성품과 가치관을 알 수 있는 발언들이 몇 개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미혼모 자녀의 세례를 거부하는 사제들에게 "사람들과 구원의 길 사이를 갈라놓는 위선자들"이라고 질책하며, "예수님을 따르기는 하지만, 교회는 거부한다고 말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최근에는 "오늘날 초국가적테러와 시장경제의 부적절한 사용으로 공동선이 심각한 위협에 처해 있다"며 "바티칸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범죄를 예방하고 범죄에 관해 국제법과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해 전 세계적으로 부정적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