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어떤 팀과도 계약하지 못해 처참하게 실패한 첫 번째 도전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무대에서 단 한 경기라도 뛰고 말겠다는 일념으로 마이너리그 계약마저 받아들였던 황재균이, 두 번째 도전마저 참담한 실패로 끝날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극적으로 부활했다. 황재균이 옵트아웃을 선언한 것은 트리플A에서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로 콜업을 받지 못한다면 일생의 꿈을 접겠다는 뜻이기도 했다.





황재균은 인아웃 스윙을 위해 두손을 오른쪽 어깨에서 가슴 부위로 내린 타격자세에 변화를 준 6월에 들어 삼진이 줄고 볼넷이 늘어나는 등 메이저리그 진입의 마지막 장벽이었던 출루률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주었지만, 보치 감독의 콜업을 받을 만큼은 아니었다. 황재균이 추신수처럼 미국에서의 검증이 충분했다면, 주전 3루수 누네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콜업이 벌써 이루어졌을 것이었다. 누네즈 대체요원들의 형편없는 성적까지 고려한다면 황재균의 콜업은 너무 늦었다고 봐야 했다.  



팀 역사상 최고의 부진을 보여주고 있으며, 누네즈의 대체요원들을 찾지 못해 온갖 욕을 먹고 있는 보치 감독의 입장에선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황재균을 콜업해 또다른 실험을 할 만큼 여유로운 상황도 아니었다. 누네스가 부상에서 돌아오는 것도 황재균을 메이저리그로 콜업할 필요성을 낮췄다. 타격자세를 바꾼 6월의 상승세로 수비능력이 떨어지는 황재균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이루어졌다고 보기에도 만만치 않았다. 



황재균도 이런 상황을 모를 리 없었으리라. 누네스가 복귀하면 콜업의 기회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판단도 들었을 것이다. 황재균은 최형우에 버금가는 FA대박을 포기한 대가치고는 모든 것이 절망적이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KBO의 구단들이 흔들리는 황재균에게 (직·간접적으로) 러브콜을 보냈을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것이 일생의 꿈이었다고 해도 도전을 이어갈 가치가 있는지, 황재균은 그 희박한 가능성 앞에서 최후의 카드(옵트아웃)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자이언츠 구단의 입장에서도 황재균의 옵트아웃 선언은 손해날 것이 없는 카드다. 그를 메이저리그로 콜업해 다양한 방식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 없다면 계속해서 데리고 있을 이유가 없다. 구단의 입장에서는 메이저리그의 다른 팀에서 관심을 보이면 최상이겠지만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황재균의 몸값을 최대한 올리는 일이다. 몸값을 올리는 최상의 방법은 메이저리그로 콜업해 몇 경기라도 뛰게 하는 것이다.





비로소 황재균과 구단의 이해가 일치하는 지점이 생겼다. 형편없는 성적 때문에 힘들어하는 보치 감독도 황재균을 콜업하는 부담에서 자유로워졌다. 보치 감독이 황재균을 콜업시키며 5번타자에 3루수로 선발 출장시킬 수 있었던 것도 이래서 가능했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칼자루는 황재균이 쥐게 되었다. 성공과 실패의 책임은 구단과 감독이 아닌 황재균의 몫이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체념의 성격이 강했던 옵트아웃 선언 때문에.



그리고 황재균은 단 한 번의 기회를 극적인 드라마로 바꿔버렸다. 인상적이고 성공적인 데뷔전이었다. 두 번째 타석에서 기록한 타점이 결정적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의 첫 번째 타점을 기록한 두 번째 타석에서의 잘 맞은 타구가 투수의 글러브로 빨려들어갔다면 세 번째 타석에서의 결승홈런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었다. 투수가 제대로 잡았다면 병살로 이어져 1사 1, 3루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을 것이며, 다음 타자의 홈런도 없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황재균의 부담감은 최대치로 올랐을 터였다. 



황재균의 1점홈런이 결승홈런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오늘 경기의 MVP로 뽑혀 인터뷰까지 할 수 있었던 것도 두 번째 타석에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타점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이 결정적이었다. 황재균은 재수 끝에 야구선수로써 일생의 꿈이었던 메이저리그의 데뷔전을 최상으로 치렀다. 사법시험 합격과 대통령 당선도 재수 끝에 이루어낸 문재인 대통령(야구광이다!)이 최악의 대통령 트럼프를 상대로 외교무대의 데뷔전을 치르는 날에, 쫄지 말라고!  



황재균과 문재인 대통령의 평행이론을 보는 듯한 지금, 왠지 기분이 좋다. 황재균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회담의 성공을 위한 선물을 준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밤을 꼬박 새운 보람이 있었다.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류현진의 투구도 올해 들어 제일 좋았던 것까지 더하면.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참교육 2017.06.29 19:56 신고

    야구를 재미있게 보던 게 까마득한 옛날이네요
    중독될까 안보고 있습니다...ㅎ

  2. 공수래공수거 2017.06.30 08:38 신고

    보치 감독이 골머리가 좀 아프게 생겼네요 ㅎ
    황재균선수는 조미예기자에게 밥을 여러번 사야 합니다 ㅋ



필자가 연재를 하다 중단한 상태인 '늙은도령의 눈으로 본 근현대사 비판'은 인류 문명의 발전사가 자연과의 공생을 벗어난 순간부터 파시즘적 속도로 발전해왔지만, 그 대가로 잃은 것은 자연의 파괴만이 아니라 인류마저도 그 희생양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자연이 말을 할 수 있다면 통곡부터 하리라'라는 유럽의 속담만으로는 하늘을 향해 우뚝 쏫은 마천루 속에서 쓰레기로 버려지는 인간의 초라함을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나마 인류는 자식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문명의 혜택을 조금이라도 더 누리며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 때문에, 공동체와 사회 해체, 자연과 환경의 파괴를 감수하면서까지 문명의 발전을 받아들였습니다. 가족과 공동체, 사회와 국가의 보호를 받던 개인이 신자유주의 40년 동안 이전의 '사회(복지)국가'를 포기하고, 그래서 성공과 실패의 책임이 개인에게 돌려지는 무한경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가면서도 저항하지 못했습니다. 



개인으로서의 인간은 평생에 걸쳐 다양한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었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모든 관계가 단절된 1인가구의 출현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후대에게 자신의 유전자를 전달함으로써 종의 번성을 거듭해온 인류 진화의 방식을 거부하는 세대들이 등장했습니다. 그들은 앞세대가 누렸던 것들 중에서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3개에서 5개, 7개로 계속해서 늘어남에 따라, 무한대의 포기를 담을 수 있는 'N'을 쓰기에 이르렀습니다.  



인간을 노동의 고통에서 해방시켜줄 것이라 여겼던 과학기술의 발전은 빛의 속도로 일자리를 줄였고, 그에 따라 '남아 돈다'는 뜻의 잉여를 넘어 '쓸모 없다'는 뜻의 비존재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처지로 내몰린 수많은 사회초년생들은 그 출발점에서부터 저임금노동의 굴레에 갇혀버렸습니다.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에는 너무 아까운 것'도 아니고,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벅차올랐던 청춘'은 고통과 좌절의 상징으로 변했습니다.





자신의 앞세대인 청춘의 고통과 좌절을 지켜본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거추장스러운 것으로 변한 꿈과 도전의 자리에 조숙한 현실인식과 타협의 선택들로 채웠습니다. 잘리지 않기 때문에 죽을 때까지 돈을 벌 수 있는 편안한 직업을 찾는 것은 희망의 1순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태아 때부터 선행교육을 받아야 했던 이들이 무한히 반복되고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경쟁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미래를 꿈꾸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텔레비젼과 PC, 스마트폰 등에서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는 아이돌이나 운동선수를 동경하는 것도 그 이면에 자리한 수백만 명의 낙오자들이라는 압도적인 실패확률을 몰라서가 아닙니다. 높은 실패율은 어느 직업에서나 존재하는 세상이기에, 온몸을 성형하던 약물의 도움을 받던, 죽을 만큼 힘든 연습생(지망생)과 후보 생활을 넘길 수만 있다면 단시간 안에 평생을 즐기며 살 수 있는 목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박의 꿈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변형되고 뒤틀려진 것이지 아이들과 청소년의 생각이 모자라서가 아닙니다. (조)부모의 능력이 나머지 삶을 결정하는 현실에서 그나마 평등한 기회가 주어지는 육체를 활용하는 것에서 탈출구를 찾는 것은 필연적 결과입니다. 자신의 의지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삶의 시작에서부터 무한경쟁에 던져진 이들이 급증하는 정신질환(ADHD, 우을증, 공황증세)과 시도때도없이 찾아오는 자신과 타자를 향한 폭력성, 그 극한에 자리한 자살의 유혹에 빠지는 것에 비하면 그들의 선택은 치열한 생존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 8년 동안 이들이 보았던 것들이 공권력의 무자비한 폭력만 강조된 용산참사, 철저한 방관이 불러온 쌍용자동차해고노동자의 연이은 자살, 퇴임한 대통령에게 휘둘러졌던 광기 어린 폭력, 그들의 형제자매이자 친구와 선후배일 수도 있었던 250명의 단원고 학생들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참사, 어느 곳에서나 자신을 노렸던 메르스대란 등이라면 자신에게 투영된 부모와 어른들의 꿈과 희망을 따른다는 것은 그 자체로 지옥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들이 보기에 성공한 삶의 또 다른 이름이 불의와 부정, 반칙과 특권이라면 바르고 착하고 정의로운 삶을 주문하는 기성세대란 지독한 모순과 거짓의 화산이자, 이룰 수 없는 허상을 행해 죽을 때까지 노오오오력 하라는 그 유명한 '꼰대'의 전형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고 하면서도,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목록에는 전혀 좋아할 수 없는 것들만 가득하다면 차라리 많은 것들을 포기하는 연습이 우선됐을 수도 있습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살 수 있게 됐지만, 가족과 사회와 국가에 이르기까지 누구도 존엄한 인간으로서의 삶의 질을 보장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그나마 자신의 의지대로 사용할 수 있는 육체(적 재능)에 한가닥 희망을 두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예전에는 패배자나 사회부적응자로 취급됐던 외톨이라는 것도 사이버세상에서는 무한대의 네트워크를 통해 삶의 조각조각을 풀어내는 방법으로 한 생을 보낼 수 있는 (그들 나름대로는) 괜찮은 선택이 됐습니다. 





갈수록 시장이 좁아지고, 경쟁이 과열돼 '짧은 활동과 그것보다 긴 휴식기'가 되풀이됨에 따라 소녀시대나 동방신기, 빅뱅과 슈주, 2NE1과 엑소 같은 넘사벽의 성공을 거두는 것들이 힘들어지는 것을 알면서도ㅡ홍수를 이루던 오디션 프로그램이 'K-pop스타'를 빼면, 다양해졌지만 고만고만한 것들로 재편된 것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ㅡ끝없이 아이돌그룹이 배출되고 퇴출되는 과정은 (기형적인 인구구조와 시장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김연아와 박지성, 박찬호와 박세리, 박인비 같은 대박을 터트리는 것(손홍민과 손연재, 류현진과 박병호, 강정호와 기성용, 김효주와 김세영과 장하나, 이승우와 백승희 등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제외)도 어려워지는 것을 알면서도, 다른 선택이 불가능해진 청춘에 접어들기 전까지 육체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는 10대의 선택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입니다. 이에 맞선 부모들의 전통적인 압박도 시간이 흐를수록 약해지고 있는 것은 여러 가지 통계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는 자신만의 시공간에서 빛의 속도로 끊임없이 배회하는 '떠다니는 섬'으로서의 10대의 등장이란 (다음 글에서 다룰) 무한한 진보가 가능할 것이라는 (1%의 희망 때문에 99%의 절망을 기꺼이 감내하도록 만들었던)낙관론적 세계관의 16세기에 잉태된 필연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현재의 선진국들이 400년 이상이 걸린 (변증법적) 진보의 과정을 단 70년 만에 파시즘적 속도로 이룩한 압축성장에 내던져진 대한민국의 10대에게는 더더욱.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catlover8 2016.03.01 05:14

    아고라 경제방에 이번 더민주의 필리버스터 중단에 관한 제 생각을 담은 장문의 글을 올렸습니다. 저는 도령님처럼 인지도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 어짜피 많은 사람들이 읽을 건 아니지만, 그냥 답답해서 한 번 올려봤습니다.

    저는 아고라를 2년전에 처음 알게 됐는데, 정말 너무 난잡해서 처음 들어가 봤을 때 경악했었거든요. 그래서 글을 거의 올리지 않는데, 아무튼 혹시 관심 있으시면 읽어보세요. 닉네임 catlover8으로 찾으시면 되구요. 나중에 도령님 생각도 한 번 듣고 싶군요. 참으로 착찹한 저녁입니다.

    • 늙은도령 2016.03.01 05:12 신고

      알겠습니다.
      오늘 피로해서 10시가 넘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필리버스터를 중단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4일 전에 썼던 그대로입니다.
      님의 글을 읽고 조금 더 생각을 정리한 다음에 글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2. 공수래공수거 2016.03.01 08:25 신고

    꿈을 잃어버린 10대들입니다

    그 잃어버린 꿈을 찾아줄,되살려줄 의무가 기성세대들에게
    있습니다
    특히 정치하는 사람들..

    • 늙은도령 2016.03.01 09:16 신고

      세상을 바꾸려면 압도적인 정치력이 있어야 합니다.
      세계화라는 것이 정치의 역할을 최소화시켰지만, 국민의 지지가 높으면 얼마든지 체제를 바꿀 수 있습니다.

  3. ON ALL 2016.04.10 16:51

    매번 좋은 글들을 다방면에 걸쳐 올리고 계시는 것에 감사드립니다. 제 생각이 미치는 영역이 턱없이 좁기 때문에 본문을 몇 부분 인용하고 싶습니다. 인용한 후에는 출처를 남기고 싶은데 그래도 괜찮을지 여쭙고 싶습니다.



박인비 시즌 2승을 확정하는 우승 버디퍼트를 할 때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첫 번째 홈런을 쳤습니다. 리디아 고와 현역 최고 골퍼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박인비의 우승도 좋았지만, 허들 감독의 이해할 수 없는 선수기용으로 선발기회가 적었던 강정호가 세인트루이스의 특급소방수 로젠탈의 변화구(82마일)를 받아쳐 장쾌한 홈런을 친 것이 더 좋았습니다.





특히 강정호의 홈런은 9회초 팀이 0:1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특급마무리를 상대로 나온 것이라 더욱 극적이었습니다.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간 강정호의 홈런은 앞 타석에서의 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한 뒤에 나온 것이라 허들 감독을 향한 분명한 무력시위였습니다.



추락을 거듭하던 추신수도 3점 홈런으로 팀의 역전승을 견인한 것까지 더하면, 어제 오후에 벌어진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형편없었던 돈지랄 슈퍼매치에 실망했던 것이 싹 가셨습니다. 10회초 2사 1, 2루 상황에서 유격수 정면으로 간 잘 맞은 타격이 아쉬웠지만,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음을 보여줬기 때문에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KBO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류현진의 성공이 많은 선수들에게 강한 동기부여를 하는 것처럼, 내야수로 처음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강정호의 성공은 국내선수들에게 강한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내수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프로야구가 지난해보다 더욱 흥행몰이를 이어갈 수 있다면 내수 진작에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습니다.



허들 감독이 강정호를 10회말 수비에서 교체한 것은 수비강화의 목적이라 해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었지만, 161게임에 이르는 장기레이스를 감안할 때 강정호의 선발 출장이 늘어날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강정호는 선발 출천한 4경기에서 연속안타를 쳤기 때문에, 허들 감독도 선발라인업에 강정호를 넣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극심한 타격 부진과 득점타 빈곤에 빠져 있는 피츠버그의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메이저리그 신인인 강정호가 미친 활약을 보여주는 것만큼 파급효과 높은 것도 없을 듯싶습니다. 허들 감독도 마냥 주전들의 부활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강정호를 중용함으로써 변화를 줘야 합니다.



박인비의 2승을 축하하고, 추신수의 바닥탈출을 알리는 3점홈런에 박수를 보내며, 오늘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친 강정호가 피치버그의 부진 탈출을 견인하는 활약상이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박인비가 우승을 확정하는 버디퍼트와 강정호가 데뷔 첫 홈런이 같은 순간에 이루어졌다는 것이 좋은 징후이기를 바랍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耽讀 2015.05.04 07:20 신고

    답답한 마음이 뻥뚫렸습니다. 박찬호 선수가 막혔던 가슴을 뚫어주었지요.
    강정호, 박인비 선수 항상 건강하고 좋은 경기 부탁합니다.

    • 늙은도령 2015.05.04 07:42 신고

      가끔은 쉬어가야 합니다.
      저도 패인 분석을 아주 자세히 다룬 글을 쓰다 멈췄습니다.
      그것을 다 쓰다간 미칠 것 같았습니다.
      진보 진영도 즐길줄 알아야 긴 승부를 할 수 있습니다.

  2. 뉴론♥ 2015.05.04 07:47 신고

    한주의 새로운 시작 즐거운 한주 되세요

  3. 2015.05.04 07:52

    비밀댓글입니다

    • 늙은도령 2015.05.04 13:30 신고

      저는 즐길 수 있는 것은 즐기는 타입이라...
      특히 스포츠 광이고요.

  4. 공수래공수거 2015.05.04 09:20 신고

    모처럼 월요일 아침 시원한 소식을 들려 주더군요
    강정호선수는 출전 기회가 늘어날수록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것이고
    추신수 선수는 이제 부진에서 벗어날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올해 LPGA는 한국 선수들이 너무나 잘해주고 있네요
    어제 권투는 정말 소문난 잔치에 먹을것 없는 그런 경기였습니다
    메이 웨더..아주 약은 선수였습니다

    • 늙은도령 2015.05.04 13:32 신고

      그러게요.
      너무 약게만 하니까...

      강정호는 이제 적응이 완료돼 가는 것 같아요.
      박인비의 우승은 미국프로골프가 한국잔치임을 입증했어요, 또 한 번.

  5. 트라이어 2015.05.04 09:55 신고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

  6. 김종철 2015.05.04 10:19

    이런일이라도 있어야 이 절망적인 나라에서 숨이라도 쉴수 있지 않겠습니까? 청량감 물씬 합니다.

  7. 바람 언덕 2015.05.04 11:42 신고

    실시간으로 보지 못해서 그렀습니다만,
    피츠버그 감독이 연장에서 강정호를 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상승세일때는 밀어주는 것이 좋을텐데요.
    어쩼든 오늘 경기로 확연히 드러난 것은 강정호가 대타가 아닌 주전으로 나가야
    팀으로나 본인에게나 득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현 시점에서는 어렵겠지만
    꾸준히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피츠버그가 기존 선수들을 트레이드 하면서 강정호를 위한
    자리를 마련해 줄 가능성이 높아만 가는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류현진은 언제 돌아오나요~~~~
    슬라이더 장착한 이후로 부상이 잦아지는 것이 아무래도 우려가 되네요.
    올 한해와 내년이 정말 중요할 텐데요. ㅎㅎ

    • 공수래공수거 2015.05.04 13:36 신고

      앞으로 출전 기회가 점점 늘어날것 같습니다
      주전 유격수나 3루수가 지금 타격 헤매고 있습니다

      류현진은 구단에서 조심하고 있네요
      완벽해지면 올리려고 하는것 같습니다
      아마 이달말이나되어야 볼수 잇을것 같네요
      저도 빨리 보고 싶네요^^

    • 늙은도령 2015.05.04 13:36 신고

      류현진도 본격적인 라이브 피칭에 들어갔으니 5월말 쯤에는 나올 것 같습니다.
      이번에 충분히 쉬면서 치료를 했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미국은 선수 몸값이 하도 높아서 절대 혹사시키지 않거든요.

      강정호는 초반에 수비 실책이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그것 때문에 뺀 것 같습니다.
      연장전이라 수비 실수가 있으면 안 되니까요.
      오늘 필립스 전에 선발출장하면 허들 감독이 앞으로도 강정호를 선발로 할 것 같습니다.

  8. 머무는바람 2015.05.04 15:10 신고

    오늘 아침에 뉴스로만 봤는데
    강정호 선수 화이팅
    시즌1호 홈런 축하드려요

  9. 광주랑 2015.05.04 15:59 신고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10. 세이렌. 2015.05.04 16:23 신고

    홈런칠 때 되게 짜릿한 느낌이 나겠죠??ㅎㅎ


클레이튼 커쇼는 누구나 한 번 보면 알 수 있는 탁월한 신체 조건을 갖고 있다는 것을 빼면, 참으로 설명하기 힘든 투구폼을 가진 선수다. 미국프로야구(MLB) 역사에 사이영처럼 걸출한 투수들이 많았지만, 커쇼 같은 투구폼을 가진 선수는 찾아보기 힘들다. 필자가 MLB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로저 클레맨스와 그렉 매덕스, 랜디 존슨 등이 최고의 투수자리를 놓고 경합할 때였다. 




                                                             물 흐르는 듯한 매덕스의 투구폼



물론 야구 관련 책들을 통해 타이콥, 야구의 왕 베이브 루스와 철인 루 게릭, 위대한 미키 멘틀과 철학자 같은 요기 베라, 61홈런의 로저 매리스와 조 디마지오(4번타자로 56게임 연속안타라는 불멸의 기록을 세웠으나 마를린 먼로의 남편으로도 유명하다), 최고의 투수였던 사이영, 마지막 4할타자 테드 윌리엄스, 마법의 왼손투수였던 샌디 쿠펙스, 최고의 흑인선수 윌리 메이스와 조지 포스터와 행크 아론, 광속도의 전형을 보여준 롤란 라이언 등등.. 당시에도 전설이 된 선수들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그들의 중계방송을 본 적도 없고, 볼 방법도 없고, 인터넷도 없던 시기여서 기록영화나 머리 속에 암기하는 정도였다.  



    

                                                    강한 힘으로 밀어붙이는 클레맨스의 투구폼



아무튼 30년 가까이 MLB를 지켜봤지만 커쇼 같은 선수는 보지 못했다. 첫 번째는 그의 투구폼이다. 한 게임에 21개의 탈삼진을 기록할 만큼 불같은 광속구(평균구속이 95마일에 이르렀다)를 던졌던 '로켓맨' 클레맨스, 컨트롤의 마법사(평균구속이 90~92마일에 불과했다)로 높은 팀공헌도로 감독들이 가장 선호했던 매덕스, 박찬호가 미국 진출 초반에 따라했던 롤란 라이언, 왼손 파이어볼러 랜디 존슨 등도 커쇼의 투구폼과는 거리가 멀었다.



                                                              스트레칭의 느낌을 주는 출발    


 

커쇼의 투구폼은 양손을 머리 위로 올리는 전반부와 서있는 듯한 중간부와 정식 투구동작에 들어가는 후반부로 나뉜다. 전반부는 애리조나 다이몬드백스의 전성기 때 야구배트를 하늘 높이 치켜올렸던 카운셀의 타격폼과 회오리바람을 연상시키는 노모 히데오의 투구폼을 떠올릴 만큼 독특하다. 카운셀이 힘을 집중시키기 위해, 노모가 공을 최대한 숨겨서 타자들을 헷갈리게 만들었던 것과는 달리 커쇼는 본격적인 투구를 하기 전에 일종의 스트레칭을 하는 것처럼 양손을 머리 위로 들어올린다. 이것이 노모처럼 20대 초반부터 매년 200이닝 이상을 투구하는 커쇼의 부상을 막아주는 것 같다.  

                                             


                                                

                                                            공을 숨긴 채 힘을 모으는 단계 



투구의 중반부는 컨트롤에 집중하느라 연속적인 투구동작 중에 잠시 멈추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이중투구 논라이 있었던 오승환과 최근에 스피드보다는 컨트롤에 집중하는 일본프로야구의 투수들을 떠올린다. 이때의 커쇼는 거의 서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타자의 배팅타이밍과 엇박자를 만들 수 있다. 90년대 샌프란시스코의 뒷문을 단속했던 롭 넨은 왼발이 땅에 끌리기도 했는데 이것과는 조금 다르다. 베리 지토를 연상시키는 폭발적인 낙폭을 보이는 커브에 비해 평균구속이 94마일 정도에 머무르는 직구가 낮게 제구되는 것이 이 때문으로 보인다. 큰 키에서 나오는 타점 높은 직구가 낮게 제구되면 타자의 입장에선 공의 궤도에 맞춰 배팅포인트를 잡기가 쉽지 않다. 



                         

                                             중간에 멈춘 듯한 자세-자신의 투구점을 보는 듯하다                              



릴리즈 포인트까지 타자에게 공을 숨기는 커쇼가 탈삼진이 많은 이유는 그립을 통해 인위적인 낙폭을 만드는 커브의 영향이 크지만 직구의 낙폭도 크다는 것이 작용한다. 땅볼 유도가 많은 커터도 작년에 은퇴한 전설적인 마무리 리베라와 LA다저스의 에이스였던 브라운에 비하면 약간 떨어지지만, 그들에 뒤지지 않는 위력을 보이는 것도 배팅이 이루어지는 스트라이크 존에서의 낙폭이 그들보다 크기 때문이다. 장타를 맞지 않는 비결이 여기에 있으며, 이는 1점대 방어율이라는 꿈의 기록을 2년 연속으로 달성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끝까지 상대에게 공을 숨기는 자세



커쇼가 시즌 초반에 당한 부상의 공백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기록들을 양산하고 있는 것도 그의 투구폼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방어율이 1.92에 불과하고, 이닝 당 출루률 허용 수치가 0.84를 기록하고, 103과 1/3 이닝을 던지는 중에 134개의 탈삼진을 기록할 수 있는 것도 배팅포인트를 찾기 힘든 그의 투구폼에서 나오는 것 같다, 노모 히데오와 구대성이 그랬던 것처럼. 류현진은 공을 오래 숨기는 것과 빠른 투구동작을 이용한다. 




                                  긴 다리를 이용한 넓은 보폭은 공을 놓은 지점이 타자에게 가까워진다 



최근 3년 동안 커쇼의 활약은 전설적인 투수인 샌디 쿠펙스에 접근하고 있다. 야구 용구와 선수들의 기술 발전,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과 철저히 분업화된 체계가 지금보다 한참 떨어졌던 시절의 기록들과 비교할 때, 샌디 쿠펙스의 각종 기록들에 근접하거나 넘어선 커쇼의 활약상은 한마디로 어메지잉 그 자체다. 다저스 선수들이 정규시즌 MVP의 0순위라고 주장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분업화가 이루어진 현대 야구에서 평균 7~8이닝을 소화해주는 선발투수는 값을 따지기 힘든 소중한 존재다. 게가가 퀄리티스타트 이상의 투구라면 두 말할 필요도 없으리라.  




                                                                높은 타점에서 공을 던진다 



다만 커쇼가 이런 기록들을 향후 7~8년 동안 이어갈 수 있다면, 전설의 사이영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최고의 투수반열에 오를 수 있다. 그의 성실함과 타고난 신체조건을 감안하고, 약물에 대한 감시가 한층 강화된 상황을 고려할 때 커쇼의 활약상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 같다. 커쇼의 투구폼을 제대로 간파한 LA다저스 스카우터(지금은 다른 팀을 맡고 있다)의 혜안에 경의를 표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왼손 에이스 류현진의 선전을 기원한다. 야구에 관한 지능을 측정할 수 있다면 류현진이 커쇼보다 우위일 터이니.  

   

                                                          


  1. 유머조아 2014.08.12 15:57 신고

    멋진 리뷰 잘 보고 갑니다..



월드컵의 결승전과 겹치는 바람에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햇지만 류현진이 10승 달성에 성공했다. 그 동안 10승 도전에 세 번이나 실패했고, 직전의 등판에서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최악의 피칭을 했기 때문에 오늘의 등판은 류현진에게 WBC 결승에 버금갈 만큼 중요한 경기였다. LA 다저스의 감독인 매킹리도 류현진이 이번 등판에도 좋지 못한 피칭을 하면 그에게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류현진의 분발을 독려했다.


                                                 제3선발로 너무 럭셔리한 류현진ㅡOSEN에서 인용


 

헌데 브라질월드컵 결승전과 대부분의 시간이 겹친 샌디에고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류현진은 생애 최고의 피칭을 보이며 10승 달성에 성공했다. 류현진이 프로에 데뷰한 이래 그가 등판한 경기의 거의 대부분을 시청했던 필자가 보기에 오늘의 류현진은 프로 데뷔 이래 최고의 피칭을 보여줬다. 야구대표팀의 주전투수로 올림픽 우승을 결정 짓던 경기보다 오늘의 류현진의 피칭이 더욱 뛰어났다. 



특히 류현진이 자유자재로 던진 커터(직구와 슬라이더의 중간)의 위력은 직구에 버금가는 구속인 88~90마일을 기록했고, 중계화면에 찍힌 것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93마일에 이른 것도 있었다. 왼손투수로서 95마일에 이르는 직구도 보여줬고, 커브도 낙차가 컸고 낮게 제구된 것과 서클 체인지업도 좋았지만, 신형무기인 커터의 위력은 전성기의 랜디 존슨의 슬라이더를 연상시킬 정도였다. 



류현진이 6회까지 10개의 삼진을 잡으며 무실점으로 샌디에고 타선을 꽁꽁 묶을 수 있었던 것도 무시무시한 커터의 위력 때문이었다. 한화 시절 구대성으로부터 서클 체인지업을 전수받자마자 실전에서 사용할 만큼 야구 아이큐가 탁월한 류현진이 오늘의 커터를 장착하기까지 얼마의 준비가 걸렸는지 모르겠지만, 오늘 정도의 커터를 꾸준히 던질 수 있다면 류현진의 사이영상 수상도 이룰 수 없는 꿈만은 아니다. 


                                                         마리아노 리베로ㅡ다음이미지에서 인용



양키스의 뒷문을 20년 동안이나 틀어막을 수 있었던 마리아노 리베로는 95마일에 이르는 커터의 달인이었지만, 그의 커터는 류현진의 커터와 각도 면에서 차이가 있었다. 리베로의 커터는 직구에서 공 한 두 개 정도의 변화를 일으긴다. 이는 큰 거 한 방을 피하면서 많은 땅볼을 유도하는데 적합하다. 



류현진의 커터는 리베로의 커터보다 느리지만 각도의 변화가 훨씬 크고 예리하다. 이 때문에 리베로의 커터에 비해 속도 면에서 뒤지는 것을 만회할 만큼 위력적이었다. 최근에 들어 장타 허용율이 높아지던 것도 오늘의 커터라면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이는 승패뿐만 아니라 투수의 능력을 나타내는 방어율 면에서도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류현진의 직구구속이 평균 92~93마일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오늘 같은 커터를 계속해서 던질 수 있다면 류현진의 사이영상 도전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최소한 오늘의 투구만 놓고 보면 류현진은 리그 최고의 왼손투수인 커쇼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 투수였다. 샌디에고의 타선이 무력하다는 사실을 감안한다고 해도 오늘의 커터는 어떤 팀이라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위력을 보여줬다. 



전반기 시즌을 마무리하는 경기였기 때문에 류현진이 1회부터 전력투구하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지만, 제구력을 갖춘 직구와 낮게 제구되는 커브와 특유의 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에 오늘의 커터까지 더해졌으니 후반기의 승수사냥은 순항할 가능성이 높다. 커쇼-그레인키-류현진의 삼각편대가 지금 같은 컨디션만 유지할 수 있다면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도 충분히 가능하다. 



류현진이 생애 최고의 피칭으로 10승을 달성했다.       



   

 

  1. 공수래공수거 2014.07.15 10:56

    선발투수만 놓고 보면 월드시리즈 진출감입니다만
    허약한 타선및 수비가 문제입니다
    라미레스.로하스의 유격수 수비및 5번 타순 이후의
    타선의 위력이 약합니다
    당장은 지구 우승이 더 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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