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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다음 정부 때 위안부협상을 무효화시키려면



영혼까지 친일파였던 박정희가 일제의 식민지지배에 면죄부를 발행하지 못한 것이 위안부 문제였다. 길어야 몇 년 정도 일제의 지배를 받거나 부분적 피해를 당한 국가가 받은 배상금에 비해, 터무니없는 헐값으로 일제의 식민지지배 36년을 퉁쳐준 박정희도 위안부 문제만은 해결할 수 없었다. 한일협상에 반대하는 국내의 여론이 불같이 타올라 정치적 정통성이 없는 박정희로서도 몸을 사릴 수밖에 없었다. 





물론 박정희가 자신의 우상인 기시 노부스케로부터 6,600만달러의 통치자금을 뒷돈으로 받으려면 헐값의 면죄부에 위안부 문제까지 집어넣을 수 없었다. 박정희는 이것이 두고두고 마음에 걸렸을 수도 있다. 극단적인 친일인 박근령의 행태를 봤을 때, 박근혜도 이것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박근혜가 엄마부대와 뉴라이트, 친일파들을 제외하면, 위안부할머니와 절대다수의 국민이 반대함에도 치욕적인 위안부협상에 합의한 것도 이 때문일 수 있다. 



사실 한일협상의 전문을 보면 4개의 영어 단어(already null and void) 적용되는 시기의 해석 여부에 따라 위안부 문제뿐만 아니라, 강제노역을 당한 분들을 비롯해 일제가 36년 간 저지른 온갖 전쟁범죄와 만행에 대해 별도의 배상과 사죄를 받아낼 수 있다. 남북한이 민주적인 방식으로 통일돼 미국의 군사식민지에서 벗어나 대응한 동맹관계를 정립할 수 있고, 중국과 기타 아시아 각국과 협력하면 일본으로부터 박정희가 면죄해준 거액의 전쟁범죄 배상금과 불가역적인 사죄를 받아낼 수 있다. 



이번에 양국 정부가 일본의 출연금 10억엔의 사용내역까지 합의한 것은 이 모든 것을 포기하겠다는 뜻이며, 박정희가 생전에 이루지 못한 친일 부역의 미완성을 매조지은 것이다. 이로써 박정희를 위해서 국민을 구별짓고 억압하고 착취하고 박해하는 박근혜는, 단돈 10억엔으로 일제가 36년에 걸쳐 수천만 명의 한국인들에게 자행한 각종 전쟁범죄와 폭력, 만행, 인권유린 등을 다시는 문제 삼을 수 없도록 만들어버렸다. 



다시 말해 2대에 걸친 친일 부역의 박씨 부녀가 '일본의, 일본에 의한, 일본을 위한 한일협정과 위안부협상'으로 우리 민족의 역사에 영원히 만회할 수 없는 치욕을 안겨주었다. 박정희가 한일협정으로 국가 차원의 청구권을 소멸시켰다면, 박근혜는 위안부협상으로 개인 차원의 청구권까지 소멸시켰다. 실무적 차원에서 구체적인 용처까지 합의한 10억엔이 정부가 세운 재단으로 입금되면 일본은 식민지지배의 굴레에서 완전히 해방된다. 





헌데 일본 정부는 중국과 여타 국가와는 국가 차원의 배상금을 지급한 이후에도 개인 차원의 청구권을 인정한다. 일본의 전범기업들이 중국 등에 기업 차원의 배상금(또는 보상금)을 지불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로지 미국 연방정부와 전쟁광 맥아더의 잘못 때문에 이땅의 특권층으로 살아남은 친일 부역자들의 천국인 대한민국만 일본 정부로부터 개인 차원의 어떤 배상금도 받지 못했고, 이번 위안부협상으로 모든 가능성이 봉쇄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이다. 한일협정에 명시된 'already null and void'라는 문구에 따라 헐값으로 국가 차원의 청구권을 소멸(이것은 국제법상 되돌리기 힘들다)시켰지만, 일본 정부가 중국 등에 적용하고 있는 이중적 행태에서 보듯이 개인적 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았다는 해석은 여전히 유효하다. 피해자인 할머니들이 위안부협상에서 배제된 것까지 고려하면, 박근혜와 아베 간에 전화통화로 이루어진 위안부협상이 불가역적인 효력을 가진다는 것은 법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성립될 수 없다. 



문재인이 '원천 무효'를 선언한 것에서 보듯, 다음 정부에서 박근혜와 아베 간에 이루어진 '일본의, 일본에 의한, 일본을 위한 위안부협상'은 얼마든지 뒤엎을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다음 정부에서 일본 정부가 입금한 10억엔의 출연금이 위안부할머니들에게만 유효한 전쟁범죄의 배상금(법적으로 사죄의 효력을 지닌다)이라는 조항을 추가해도 된다. 그럴 경우 할머니들의 한도 풀 수 있고, 이분들을 제외한 개인 차원의 청구권(강제 노역 등)도 유효할 수 있다. 



내년 대선에서 승리해야 할 이유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여기에 있다. 우리는 미국 연방정부(일본군 토벌을 위해 소련을 끌여들여 북한을 넘겨준 것)와 맥아더의 잘못(광복 이후의 대한민국을 미국의 군사식민지와 일본의 경제식민지로 만드는 과정에서 친일 부역자들의 도움을 받은 것) 때문에 진정한 광복에 이르지 못했다. 뼛속까지 친일·친미인 이명박과 영혼까지 친일·친미인 박근혜가 대통령에 오른 것도 이것에 기원한다. 





노무현의 4대개혁입법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도 여기에 있으며, 그중에서도 출발은 제대로 했지만 끝맺음을 제대로 하지 못한 과거사 청산과 언론개혁을 되살리는 것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종인의 더민주는 미덥지 못하고, 당령에서 김대중과 노무현의 흔적을 최대한 지우고, 노동자의 권리까지 뺀 미친 짓거리는 더욱 더 용납할 수 없는 것이지만,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이것을 바로 잡아야 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 있다.  


 

위안부할머니들을 비롯해 일제 식민지지배의 치욕과 슬픔을 경험한 어른들의 삶이 얼마남지 않았다. 필자의 어머님도 마찬가지다. 이분들이 살아있을 때, 이땅의 특권층을 이룬 채 민족의 영혼마저 갉아먹고 있는 친일 부역자들의 후손들을 청산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필자는 허접하고 힘겨운 삶이라도 악착같이 이어가고 있다. 최소한 지금의 10대와 미래세대에게는 이승만 정부 때 특권층으로 올라선 친일부역자들과 박씨 부녀의 친일행각을 퇴출시킨 대한민국을 물려주고 싶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