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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자기 살려고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죽인 손혜원

 

앞의 글에서 홍영표 원내대표와 공동 기자회견에 나선 손혜원이 백의종군보다 탈당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는데, 그렇게 됐습니다. 제가 이렇게 예측한 이유는 이번 글에서 자연스럽게 풀어내겠습니다. 백의종군도 탈당과 별반 다르지 않으니까요. 문제는 기자회견에서도 드러난 손혜원의 선민의식과 에고이짐, 정치에 대한 몰이해, 얄팍한 말바꾸기입니다. 손혜원의 기자회견은 그래서 자신이 살기 위해 문프와 김정숙 여사, 민주당을 담보로 제시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탈당했다고 해서 손혜원의 정치경력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녀가 탈당하는 이유로 당에 부담을 주기 않기 위함이라고 했는데 그랬다면 홍영표 원내대표를 동반하지 말아야 했습니다. 그럴 때만이 그녀의 진정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당원, 당직자, 다양한 종류의 문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홍영표 원내대표를 끌어들인 것은 전도유망한 정치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느 행위였습니다. 야당이 '꼬리자르기'라고 비판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 것이고요. 자신있다면 탈당계를 제출하는 것으로 충분했는데, 홍 원내대표를 끌여들이는 바람에 세 과시의 일종이 되버렸습니다.

 

 

 

 

손혜원의 선민의식은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으로써 성공의 원인을 자신의 능력으로 돌리 때 가능한 심리상태입니다. 대부분의 성공은 실력보다는 운의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이것은 모든 종류의 성공에 적용됩니다. 마케팅의 성공도 자신의 능력이 아닌 공동작업의 결과이며, 마케팅에 관한 각종 이론과 기술, 사례, 조언이라는 앞선 분들의 경험들이 쌓여서 나온 것이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손혜원은 자신의 성공사례를 자신에게 돌림으로써 자신을 선민으로 자리매김시킨 것입니다. 실패한 사례들은 자신의 탓이 아닐 것이라고 할 수 있고요.

 

 

바로 여기서 손혜원의 에고이짐이 나옵니다. 자신에 대한 애정이 병적 수준에 이른 것입니다. 이 때문에 민간의 마케팅전문가로 일할 때의 방식을 국회의원이 된 이후의 공적 영역에서도 똑같이 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방식은 너무나 숭고하고 선의로 충만해서 공적 영역에서도 민간 영역처럼 똑같이 유효할 수밖에 없다고 확신합니다. 자신은 다른 국회의원들과 달라서, 다시 말해 너무나 숭고해서 어떻게 일을 하던, 무슨 일을 하던 문제될 것 없다는 에고이즘의 화신을 보는 듯했습니다. 

 

 

다른 국회의원들이 하면 '이익 충돌 금지'에 걸릴 수도 있지만 자신이 하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번 일도 선의를 가지고 숭고한 목적을 위해 진행한 것이기에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고요. 절대다수의 국민과 전문가, 의원, 언론, 법조인 등이 잘못됐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잘못 판단한 것이지 자신이 잘못한 것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천재들과 자수성가한 사람들을 만나보았지만, 손혜원만큼 자기확신이 강한 사람은 처음 봅니다. 그녀의 에고이짐은 자신에 대한 맹신의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입니다.

 

 

손혜원은 마케팅과 정치가 많은 면에서 같다고 말했습니다. 선거마케팅을 담당했었으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선거는 마케팅의 총화라고 해도 틀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대통령 만들기'라는 말들이 회자되고 영화화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선거와 정치가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정치에 마케팅적 요소가 필요한 시기는 선거에 집중되지 일상의 정치에서는 다른 것들이 더욱 중요하게 부상합니다. 정치를 마케팅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포퓰리즘으로 가는 길입니다.

 

 

다양한 이해를 가진 사람과 집단들의 충돌과 갈등을 열린 토론을 통해 조율하고 합의를 도출하는 정치에는 마케팅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손혜원의 정치를 이렇게 협소하게 정의했기 때문에 사적 영역에서 했던 방식을 공적 영역에서도 똑같이 되풀이할 수 있었습니다. 동네 사랑방 같은 팟캐에 나가 잡담이나 늘어놓았으니 정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협소할 수밖에 없고요. 공적 목적 달성을 위해 대중을 동원하는 것이 정치라는 사전적 정의는 수많은 정의 중 하나에 불과하지, 그것이 모든 것을 포괄하지 않습니다. 

 

 

손혜원은 무엇이 정치인지, 다양한 이해 충돌을 어떻게 조율하는지, 민간처럼 일방의 이익만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이익을 어떻게 반영해야 하는지, 정책을 결정하는 민주주의의 의사결정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며 민간의 의사결정과정과는 무엇이 다른지 공부해야 했습니다. 근대의 정당정치에서만 유효한 대중 동원이 현대에 이르러서는 자발적 참여와 직접적인 시민행동으로 변화된 이유가 무엇인지 공부했어야 합니다. 

 

 

촛불혁명이 시민불복종과 시민행동주의의 어떤 결합을 보여준 것인지, 시민행동주의와 대의민주주의와 포퓰리즘의 공통점과 차이는 무엇인지, 대중을 동원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것 때문에 민주주의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고, 정당정치와 대의민주주의가 몰락이나 축소의 과정에 처했는지,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다양한 종류와 맥락의 포퓰리즘이 득세하게 됐는지 등등등, 정치에 관한 수많은 정의와 개념, 변화, 역사들을 공부했어야 합니다.  

 

 

손혜원이 이동형과 김어준, 김용민, 황교익, 전우영 같은 얄팍한 지식과 형편없는 성찰, 되지도 않은 음모론 제시, 주접스러운 말장난 등으로도 충분히 먹고사는 저렴한 자들과 어울렸으니 서민의 언어 운운하는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이 '할머니를 이해시키지 못하면 그 분야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한 것은 최고의 이해를 가진 자만이 쉬운 언어로 어려운 이론과 지식을 설명할 수 있다는 뜻이지, 그런 수준에 이르지도 못한 자들이 무작정 서민의 언어를 고집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정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전 세계 어떤 지도자보다 높았던 노무현 대통령이 쉬운 언어로 어려운 개념들을 풀어놓을 수 있었던 것에 비하면 손혜원은 새발의 피도 되지 않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쉽게 풀어내는 유시민과도 비교할 수 없고요. 촛불혁명으로 시민의 정치의식 수준이 대단히 높아졌지만, 정치인의 정치의식 수준은 오히려 떨어져서 중딩보다 못하기 때문에 이런 사단들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대통령에 오른 다음에도 꾸준히 공부하는 문프와 비교할 때 손혜원은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최근에는 한가지 목적을 이루기 위한 정당(대표적인 정당이 포퓰리즘적 성격이 가장 강한 나라인 스위스의 자동차당)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 상황까지 고려하면, 대중 동원을 정치의 전부인양 말하는 손혜원의 무지함은 창피해서 고개를 들지 못할 지경입니다. 손혜원은 제가 최근에 들어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있는 포퓰리즘의 여러 가지 요소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은 옳다, 공사의 경계는 내가 정한다, 국민은 동원의 대상이지 자치의 대상이 아니다, 나와 이해를 같이 하는 사람들만 국민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국민이 아니다' 등처럼 포퓰리스트 정치인 박근혜와 많은 부분이 겹칩니다(지독한 선민의식과 에고이즘 포함).

 

 

마지막으로 가벼운 말바꾸기는, 검찰 수사에서 잘못이 하나라도 나오면 전 재산, 목숨, 의원직을 내놓겠다고 했던 것에서 단 며칠만에 의원직으로 축소된 것을 말합니다. 검찰 고발도 언제나 단서를 달았는데 오늘의 기자회견에서는 그것도 빼버렸습니다. 갈수록 문제되는 건물의 수가 늘어나고, 온갖 폭로들이 언론을 도배하자 결백을 주장하는 담보들 중에서 의원직 사퇴만 남고 나머지는 거둬들였습니다. 지금까지 해온 일들을 마케팅 전문가로 돌아가서라도 계속하겠다는 뜻으로 들렸습니다. 

 

 

 

 

제가 손혜원에게 여러 번이나 엘리트주의에서 벗어나고, 정치와 민주주의에 대해 공부하라고 몇 번이나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녀보다 선민의식과 에고이즘이 더욱 강한 주진형을 멀리 하라고도 했고요. 제가 보기에 주진형은 사이비 경제학자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삼성에 대해 상당히 많이 알고 있다는 듯이 말했지만, 감사를 통해 직원을 관리하는 것 같다는 말을 빼면 삼성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금융은 모르겠지만 그밖의 것에서는 평범한 수준이었습니다.

 

 

손혜원은 탈당을 하는 '기자'회견에서도 기자들에게 '탈당이 아닌 당적 포기라는 말을 써달라'며 도를 넘은 주문까지 내놓았습니다. 다시 말해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이 '너희들, 기레기야!'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김어준, 이동형, 정봉주, 김용민, 새날 등처럼 자신을 옹호해줄 팟캐스트들이 넘쳐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그 때문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언론과의 전쟁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탈당 기자회견을 하면서도 언론이라는 어마어마한 강적들의 심기를 자극함으로써 문프와 민주당에 부담만 안겨주었습니다.

 

 

제가 방송에서 다룰 포퓰리즘이나 민주주의, 정치철학, 정치사 등을 통해 손혜원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정치라는 영역이 얼마나 복잡하고 다양하며, 결론을 낼 수 없는 것들로 가득한지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러면 손혜원의 주장이 대단한 무지에서 나온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에 폭발적으로 출간되고 있는 포퓰리즘 관련 책들만 해도 수백 권이 넘습니다. 제가 구입해서 읽은 책만 해도 30여 권에 이르고요. 정치에 관한 것으로 넘어가면 수십만 권이 넘고 저는 그중에서 극히 일부만 읽었습니다. 그만큼 정치의 세계는 넓고 깊습니다.  

 

 

좁은 눈으로, 자신의 관점과 경험에서만 세상을 보면 반드시 화근이 생깁니다. 전통문화재 보존, 구도심재생사업, 박물관 건축 등의 관점에서 보면 아파트를 유치하려는 주민들의 관점은 폄하될 수 있습니다. 두 개의 가치는 충돌하는 것이지 어느 것이 우월한 것이 아님에도. 거시적으로 보는 것과 미시적으로 보는 것도 서로 다른 해석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목포 전체의 경제를 고려할 때와 손혜원이 차명으로 집중 매입한 지역의 경제를 고려할 때와 완전히 다른 해석도 가능합니다.

 

 

정치와 민주주의가 정형화되지 않은 채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것을 가장 깊게 이해한 정치인이 노무현 대통령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해도 면에서는 노통을 따라가지 못하지만, 실천 면에서는 노통을 넘어섰습니다. 문프는 또한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어디까지 발전할지 너무나 궁금하고요. 손혜원이 두 분에 대해 조금이라도 공부했다면 오늘과 같은 기자회견도 없었을 것입니다.

 

 

이해찬의 민주당‥ 대체 이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루하루 다가오는 총선에서 압승은 고사하고 제1당이라도 유지할 수 있을까요? 문프가 시작했지만 최소 10년 정도가 필요한 국가경제의 체질 개선을 위해 다음 대선에서 정권재창출을 할 수 있을까요?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에 대한 조국 수석의 호소에서 보듯, 현재의 정치권을 고려할 때 검찰이란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을

개혁하고 권력분산과 상호견제의 시스템을 구축해놓지 못하면 퇴임 이후의 문프를 지켜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손혜원이 정말 밉네요. 그녀를 옹호하고 쉴드치는 자들을 모조리 바다에 처박고 싶습니다. 집권여당과 소속 의원이라는 자들이 문프의 발목만 잡고 늘어지니 인류사적 의미를 지닌 '거대한 전환'도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프만 바라보기에는 그 주변 인사들의 발목잡기가 너무나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민주당을 모두 다 분해해서 다시 조립하고 싶다는 불가능한 상상에 빠져들기도 합니다. 답답하네요, 제대로 된 문파 스피커라곤 <유시민의 알릴레오>가 유일하니 진정성과 순수성을 가진 <김어죽의 신의 한숨>이 빠른 성장을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