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록의 인터뷰에 근거한 유시민의 폭로가 거짓이라는 KBS의 주장은 그 자체로 검찰과의 유착을 드러내고 있다는 자기고백이다. 검찰의 문제를 폭로한 김경록과 인터뷰를 했음에도 그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바로 그 검찰과 크로스체크했다면 인터뷰 내용을 일부라도 흘렸거나, 상당 부분 흘렸을 텐데 이에 대한 문제의식은 눈꼽만큼도 찾을 수 없다. 언론의 사명도, 기자의 취재윤리도, 기본적인 보도준칙과 취재원 보호도 개에게나 줘버린 KBS가 이런 모순을 깨닫지 못한 것은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른다.

 

현실이 이러하니, 조국 일가를 범죄자로 확정한 채 여론을 조작하고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는 검찰에게 피의자의 인터뷰를 크로스체크할 수 있었으리라. 악마의 편집에 해당하는 특유의 짜집기를 동원해 검찰과 자신들의 확증편향과 집단극단화에 유리한 보도를 내보냄으로써 조국에 대한 여론재판을 끝내고 싶었으리라. KBS가 인터뷰 다음날에 내보냈다는 두 개의 보도를 보지 않아도 그것의 중립성과 진실성이 얼마나 편향적인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KBS는 단 한 번도 조국 일가에게 유리한 보도를 한 적이 없을 정도로 유죄 심증이 확정단계에 이르러 있는데, 조국과 정경심이 그들의 크로스체크에 응할 리가 만무했을 터, KBS의 보도는 검찰의 주장만을 담은 보도였을 것이다. 정경심 교수가 반론의 시간을 충분히 주겠다는 <저널리즘J>의 제안도 거부했을 정도로 KBS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져있는데도 그들에게 김경록과의 인터뷰 내용을 크로스체크하려 했다는 것은 KBS의 현실이 어떠한지 웅변해줄 뿐이다. 지나가던 개도 웃을 일을 아무런 꺼리낌없이 자행하는 이런 반인륜적이고 몰지각한 행태로 볼 때 김덕훈 같은 기자가 KBS 기자들 중에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는 방증이다. 

 

검찰과의 크로스체크만 거친 채 관련 보도를 내보낸 KBS의 행태는 그 자체로 중립성 위반에 해당하지 않을까. 단독이라는 타이틀을 달 수 있어서 뻐기는데는 좋았겠지만 조국과 정경심의 반론을 듣지 않은 상태에서 취재원만 노출하는 보도였다면 더더욱 중립적일 수 없다. 이 정도면 범죄의 구성요건을 모두 갖췄다 할 수 있을 만큼 파렴치한 짓거리다. 

 

 

KBS가 공영방송이라면 관련 보도를 뒤로 미룬 채 조국과 정경심의 반론을 듣기 위해 노력을 경주해야 했다. 당사자조차 관련 보도가 다음날 방송된 것을 몰랐을 정도라면 KBS 보도가 어떠했는지, 일처리를 어떻게 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유시민의 취재력이 거대공룡 KBS와 같을 수 없다는 것까지 고려하면 즉각적인 반론과 후속조치를 운운하지 하지 말고, 김경록의 승인을 받아 해당 녹취록을 공개하고, 동시에 검찰과의 크로스체크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김경록이 보수화된 기득권인 KBS가 아니라, 여전히 기득권이지만 예전의 마봉춘으로 돌아갈 기미가 보이는 MBC를 찾아가지 않은 것이다. 김경록은 어쩌면 <저널리즘J>가 KBS의 전체적인 분위기라고 오판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구좌파적 보수성 때문에 엠병신 소리를 들었던 MBC에 대한 믿음이 없었던 모양이다. 김경록의 인터뷰가 MBC와 이루어졌다면 현재의 상황은 크게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 모든 언론 중에서 MBC만이 서초에 모인 시민들의 분노를 제대로 이해했기 때문이다. 조작되고 편집된 언론보도에 끙끙 앓았을 김경록이 뒤늦게나마 유시민을 찾아간 것은 불행 중에 다행이라 할 수 있다.

 

기레기에 익숙해진 언론과 정치양아치 집단인 자한당, 조중동과 종편 및 그들을 정론지라 믿어의심치 않는 보수꼴통들은 2016년의 촛불혁명 참여자와 2019년의 서초동 검찰개혁 참여자가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한다. 거짓말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은 헛소리다. 촛불혁명 참여자가 연인원 1700만에 이른다고 해도 중복을 고려하면 7~800만 명 정도가 순순하게 참여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리라. 내 주위의 수많은 사람들처럼, 자한당과 박근혜, 박정희를 지지하고 조중동과 종편을 구독하고 시청하는 사람들은 촛불집회에 단 한 명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들은 심지어 촛불혁명을 폄훼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 2016년~2017년 초반의 겨울에 진행됐던 촛불집회에 보수우파 성향의 참여자는 거의 없고, 보수 정당에 우호적인 중도 성향의 참여자도 별로 없었다. 그때의 참여자들 대부분이 서총동 촛불집회의 참여자와 중복된다. 숫적으로는 서초동집회가 2016년의 촛불집회보다 많아 보일 정도다. 그때 참여하지 않았던 시민들이 이번에는 검찰개혁에 대한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언론에 대한 불신를 밝히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혹한의 겨울을 극복해낸 촛불시민들과 함께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

 

 

서초동 촛불집회가 어중간하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은 지난 2016년의 분노와 인내와 열정, 경험과 승리에서 얼마든지 유추할 수 있다. 모든 언론이 국론 분열을 걱정하는 보도를 다투어 내보내고 있지만, 조국 대전은 국론 분열이 아니라(국익처럼 국론도 하나로 통합될 수 없다. 국민의 이해관계를 하나로 통합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갈등과 토론 및 합의를 전제로 하는 민주주의에도 맞지 않는다. 나는 모든 국민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국익을 하나도 떠올릴 수 없을 뿐더러, 하나로 통합된 국론도 떠올릴 수 없다. 심지어 전쟁 반대라는 절대적 명제처럼 보이는 것에서조차 국론은 하나가 될 수 없다. 전쟁으로 돈과 권력을 획득할 수 있는 자들과 사회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자들은 전쟁에 찬성할 수 있다) 깨어있는 시민들의 정치적 행동주의이며, 능멸받아 마땅한 국회를 중심으로 하는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극도의 불신에서 나온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이자 절실한 실천이다.    

 

언론이 아니면 다댱한 정보를 접할 수 없기 때문에 뉴스와 보도를 보고 듣는 것이지, 그것들로부터 사실이나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아니다. 깨시민과 촛불시민에게 이땅의 언론이란 스스로 찾아낼 수 없는 이슈와 사건에 대한 정보원에 불과하다. 판단은 언론 보도와 뉴스에 얻은 정보를 통해 개별적인 검색과 다양한 분석과 접근으로 이루어진다. 언론은 딱 그만큼만 유효성을 가질 뿐이다. 김경록의 인터뷰에 의존한 유시민의 주장을 허겁지겁 반박한 KBS의 주장에 별로 신뢰감이 가지 않고, 검찰 고발 운운하며 겁박하는 것에 구역질이 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KBS가 진실 추구에 일말의 책임이라도 느낀다면 김경록과의 인터뷰 전체를 공개하고, 검찰에게 크로스체크한 메신저 내용 전체를 공개해야 한다. 검찰과의 이런 크로스체크가 한 번 뿐이었는지도 밝혀야 한다. 그럴 때만이 시민들은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해결책은 이처럼 단순하다. 김경록의 주장처럼 언론과 검찰을 거치면 모든 진실이 조작되고 편집되고 왜곡되는지, 아니면 그렇지 않은지 알 수 있으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

 

KBS는 해당 인터뷰와 메신저 내용을 모두 다 공개하라!! 그것이 아니면 시청료 징수를 포기하라!! 그리고 민주당과 정의당은 KBS 법조팀과 정치검찰, 자한당의 유착고리를 파헤칠 특검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 법원에서 별건수사를 이유로 조국 동생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이 무엇을 말하는지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조국 가족에게 가해진 것처럼 기득권 카르텔을 탈탈 털면 단군 이래 최대의 사건으로 자리잡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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