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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조국 사퇴, 거대한 사기극의 희생양처럼 보이는 이유는

 

 

이번 글은 정치적 계산을 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정치적 계산을 하기 싫어서 놓치고 있었던 것들에 관한 글이다. 집에만 있는 관계로 정황증거조차 확보할 방법이 없어 추측에 불과하지만,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조국 사퇴 이전에 한겨레의 윤석렬 관련 보도가 나오고, 검찰총장인 윤석렬이 조폭처럼 위협적 고발을 자행하고, 이에 대해 김어준이 쉴드칠 때까지도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2~3일 전부터 모든 언론이 조국 퇴진설을 떠들어대고, 유시민 이사장이 이해할 수 없는 침묵 모드로 돌변하고, 모든 언론이 윤석렬의 무죄를 입증해 줄 때도 몰랐었다. 나도 이런 무죄 입증까지는 아니더라도 한겨레 보도의 시기적 문제를 문통의 입장에서 비판했었으니까. 

 

 

이재명 지지자들로 이루어진 서초동집회의 주최측(너무 수준 낮은 얘기만 주구장창 떠들어대는 시사타파TV 포함)이 느닷없는 최후통첩을 날리고, 검찰은 극도로 건강이 악화된 정경심 교수를 계속해서 소환하고, 이에 맞춰 기레기들이 법원의 영장기각이 너무나 자명하기에 검찰의 불구속 기소 가능성을 계속해서 흘릴 때부터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서초동 촛불집회가 상상 이상의 규모에 이른 것에 탄복을 금치못했기 때문에 주최측에 대해서는 추호의 의심은커녕 감사의 마음까지 있었다.

 

촛불집회의 한 편에서 대법원 판결이 얼마남지 않은 이재명을 구원하기 위한 탄원 서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SNS 사진을 보고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주최측이 그들과 한패였다는 것을 몰랐던 이유도 있지만, 서초동에 운집한 수백만 명의 시민들 중에 이재명 지지자도 포함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재명에게 지사직 상실의 유죄를 선고한 고동법원의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짚힐 가능성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마당에 자신의 정치적 권리를 행사하는 그들의 행태에 비난을 퍼부을 이유도 없다고 생각했었다.  

 

이 모든 것들이 조국에게 사퇴하라는 압박으로 작용하도록 만든 거대한 사기극 같은 것이며, 이해찬의 민주당이 주도한 당정청 회의를 거친 다음날 조국 장관의 전격 사의가 나왔으니 이런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국 수호가 검찰개혁 촉구라는 최후통첩으로 뒤바뀐 것의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주최측의 결정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연인원 천만 명에 가까운 촛불시민과 사전교감이라도 있었던 것인지, 서초동집회가 판을 뒤집을 거대한 동력으로 작용하기 시작한 시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장관을 낙동강 오리알로 만들어버린 최후통첩이라니?!!  

 

 

그래서 오늘 오전만 해도 조국 장관의 사퇴는 예상할 수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를 1시간이나 연기한 것에서 사퇴의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말해준다. 조국 사의에 대해 대충 보도하며 자신의 잘못은 일절 언급하지 않은 KBS 9시뉴스와는 달리 조국과 문통의 입장에서 일련의 과정을 자세히 보도한 MBC에 따르면 지난주 금요일에 사퇴의 뜻을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하니, 문통의 상심이 얼마나 컸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서초동 촛불집회의 최후통첩이란 뜬금없고 황당한 결말이 문통과 조국 모두에게 영향을 미쳤음은 당연하지 않겠는가.  

 

문통의 침통한 발언 속에 '조국-윤석렬이란 환상적인 조합이 한낮 꿈으로 끝났다(아쉽게도 문통이 실패한 것 중 하나가 인사였음은 말할 필요도 없으리라. 성공한 인사가 아무리 많다 해도 가장 중요한 인사에서 실패했다면 좋은 평을 받기란 쉽지 않다. 일반인들은 확률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정서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야당과 기레기들이 이를 무한대로 확대재생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며, 자한당의 국회에 공을 넘겨야 하는 문통의 비통함에서 말할 수 없는 무엇이 엿보였다. 조국 대전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기득권 언론의 기레기 행태를 국민의 힘으로 막아달라는 문통의 호소에 이르러서는 이 모든 거대한 사기극이 이해찬과 친이재명계의 주도 하에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벼락처럼 들이닥쳤다.

 

아무것도 이루어진 것이 없음에도 김어준 패거리의 지원하에 최후통첩을 들고나온 주최측의 황당무계한 결정이 이해찬-이재명 계열과의 사전교감의 결과인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이 모든 것이 청와대의 뜻과는 달리, 아니면 청와대의 뜻을 묵살한 채 제멋대로 진행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쓰나미처럼 밀려들었다. 내가 놓쳤던 진실에 다가간다는 직관적 느낌과 그에 따른 냉철하고 이성적인 판단이 강해질수록 느닷없는 촛불집회 중단과 조국 장관의 전격적인 사의가 반칙과 특권의 기득권 카르텔을 넘어설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해져만 갔다.

 

조국 사퇴에 맞춰 민주당 지도부가 거대 양당에게만 불리한 선거법 개정을 뒤로 미룬 채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 관련 법안만 먼저 처리하겠다고 야당(자한당 제외)과의 약속마저 깨뜨린 것은 거대한 사기극의 화룡점정이라 해도 이상할 것이 없어 보인다. 서초동에 모인 촛불시민들의 요구들을 자신들이 받는 것처럼, 그리고 검찰개혁과 함께 언론개혁 및 조국 수호, 윤석렬 퇴진 등의 요구들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위선적 행태는 올라오는 구역질을 참느라 힘에 겨웠다.  

 

촛불혁명의 시대정신을 실현하고 한번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며, 전세계적 우경화와 자국중심주의, 패권국들의 지랄인 미중 무역전쟁, 정한론의 부활인 아베의 또라이짓 등에 의해 미증유의 대공황이 염려되는 최악의 상황에서 국가경제를 훌륭하게 방어해내고 있는 문통의 고군분투를 도와주지도 않은ㅡ도와주지도 못한ㅡ민주당 지도부와 의원들의 비열함과 무능함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지난 2년 동안 그들이 한 일이 무엇이라도 있단 말인가? 촛불혁명의 요구 중 대다수는 국회의 입법으로 완성될 수 있음에도 관련된 법안 하나 통과시킨 것이 있는가?

 

 

 

금태섭과 박용진 같은 놈들은 조국을 비판하며 자신의 입지만 올리려는 역적질도 마다하지 않았다. 공천권에 짓눌린 친문의원들의 문통에 대한 지원사격은 허접한 돈벌이의 또다른 이름인 유튜브 방송이 아니면 어디서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문파의 집결지인 북유계에서 서초동 촛불집회를 계속해서 이어가겠다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모든 기레기들이 서초동집회의 '최후통첩'이 사실상 마지막 촛불집회라고 떠들어댔기에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지 걱정이 태산이다. 최소 30만 명 이상이 모이지 않으면 모든 언론이 외면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재명을 고발하고 민주당사 앞에서 이해찬 퇴진을 외치다 간암 재발로 모든 것을 접어야 했던 필자여서 무엇이 진실인지 알길이 없다. 나 또한 사기꾼으로 몰렸으니 더더욱 알길이 없다. 거대한 사기극처럼 보이는 일련의 과정을 확인할 방법을 찾을 수 없다. 북유계가 주도한다는 이번주 서초동집회에 참여하면 진실의 일단이라도 들을 수 있을까? 필자의 추측이 음모론에 불과한지, 아니면 진실에 가까운지 확인할 수 있을까? 윤석렬의 검찰은 촛불시민의 질문과 요구에 하나도 답한 것이 없으며 내려놓은 권력도 없는데 문통의 운명을 떠맡은 조국 장관만 만신창이가 되어 전장에서 물러났다. 

 

 

 

조국 사퇴에 관한 글을 쓰기 위해 이곳저곳을 들여다보다 뭔가 수상한 흐름을 느낄 수 있었는데, 나의 추측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너무나 슬픈 일이 아닌가. 겨우겨우 잡아낸 간암 세포가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다. 노통도 지키지 못했는데 문통마저 지키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짙은 안개 속에서 야비한 이빨을 드러내며 히죽히죽 웃고 있는 자들이 거대한 사기극의 주인공들이 아닌지 두렵기만 하다. 육체는 무력한데 영혼은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제도화된 기득권을 무너뜨리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 알고 있지만, 조국의 전격적인 사퇴와 문통의 침통한 발언에서 그들의 힘의 크기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된다. 제도(체제)는 그것의 효력이 다했어도 지금까지의 관성 때문에 몇 년이고 생명을 유지하기 마련인데, 광복 이후 70년을 이어온 이땅의 기득권이라면 앞으로도 수십 년은 거뜬할지 모른다. 정말로 무섭고 두렵다.

 

하지만 여기서 싸움을 멈출 생각은 추호도 없다. 뛰지 못하면 걷고, 걷지 못하면 기어서라고 가련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끝까지 간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돌아올 김경수 지사와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함께. 무엇보다도 하늘에서 문통의 성공을 간절하게 기원하고 있을 노짱과도 함께. 

 

 

 

P.S. 설리의 안타까운 죽음에 억장이 무너진다. 일베의 여성 버전에 불과한 워마드(이들에게 멍석을 깔아준 KBS와 JTBC는 아무리 비판받아도 모자라다) 때문에 위대한 인권운동인 페미니즘이 악마의 것인양 호도되고 왜곡되고 공격당한 대한민국의 척박한 현실에서 설리가 서있을 자리란 존재하지 않았나 보다. 존재 자체가 해악인 일베들과 반예수적인 기독교 무리들, 찌질해질대로 찌질해진 수많은 남성들(당당위라고? 지랄하고 자빠졌네! 문명과 기술 발전에 따라 수만 년 동안 남성 위주로 이어져온 세상이 바로 그 문명과 기술 발전 때문에 여성에게 조금 유리해졌다고 지랄발광하는 모습이란 찌질함과 역겨움의 극치이다!), 진보좌파의 분열 책임을 패미니즘에 돌리고 있는 마르크스주의적 구좌파 등의 무차별 공격 앞에 설리의 영혼은 머물 곳 하나 찾지 못했나 보다.

 

가짜뉴스만큼 악랄한 것이 댓글 테러다! 한 사람의 인격과 영혼에 가해지는 잔혹한 살해행위다. 디지털 문명의 최대 폐해는 인간 정신의 극단화이자 폭력화이고, 종국에는 인류의 종말로 이어질 진화론적 낙관론의 일반화다. 인류가 뇌의 발전을 진화의 방향으로 설정한 이상, 기술 발전(인공지능과 나노·로봇·생명공학)에 의해 멸종을 당할 것은 필연의 과정일지도 모른다. 설리의 죽음이란 비극을 접하며, 디지털 기술에 매몰된 인간의 폭력성이 어디까지 왔는지 새삼 확인하게 된다.

 

0과 1로 이루어진 디지털 문명과 정보통신기술은 모든 인류를 '오컴의 면도날' 위에 올려놓은 것과 동일하다.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오늘의 사건사고만 주구장창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도 그에 못지 않게 인류를 파멸로 몰고가고 있지만. '퀸덤'이 새로운 바람몰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설리의 떠남은 안타까움을 넘어 이 시대의 비극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이 먼저인 나라는 언제나 올 수 있을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하늘에서나마 자유롭게 살아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