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야이 7월 이후로 미루어졌습니다. 새누리당 의원들을 비롯해 친정부 성향의 사람들이 세월호참사를 해상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라고 주장했으니, 인양이 7월 이후로 미뤄져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그들의 주장처럼 세월호 참사는 해상에서 일어난 참담한 교통사고가 맞습니다. 해상을 다니는 여객선이자 화물선이기도 한 세월호가 침몰했기 때문에 해상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라고 우겨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똑같은 사안도 보는 관점에 따라 하늘과 땅 차이가 나는 것이니 이것 가지고 왈가불가할 필요도 없습니다.
세월호참사가 해상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라는 전제 하에서도, 인양이 하루라도 빨리 이루어져야 함에는 다른 이유가 붙을 수 없습니다. 보통 지상에서 교통사고가 일어나면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루어집니다.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인지 가리기 위해 온갖 조사가 이루어집니다. 블랙박스와 CCTV에 녹화된 영상부터 시작해 사고 차량의 상태, 수많은 파편들과 바퀴자국까지 조사되는 내용들이 너무 많아 일일이 언급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경찰과 보험회사에서 파견된 전문가들이 사고의 원인인 운전자의 과실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부터 시작해, 동승자가 있었다면 그들에게 책임이 있는지, 신호는 제대로 작동했는지, 에어백은 터졌는지, 규정 속도를 지켰는지, 도로의 상태는 어땠는지, 다른 차선에서 운전을 방해한 요인은 있었는지, 보험은 들었는지, 사후처리는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것들을 조사해야 합니다.
사고에 따른 인명피해가 클수록 사고 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노력은 정밀하고 확실하게 진행됩니다. 사고 차량을 확보해 해당전문가들이 온갖 변수들을 과학적으로 조사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블랙박스와 CCTV 영상을 확보하고, 증인들을 물색하는 등 사고의 진실을 밝혀줄 증거가 될 만한 것들을 모조리 수집하고 탐문하고 조사합니다.
따라서 세월호 참사가 해상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라고 한다면, 해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고의 원인들을 조사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존재하는 모든 기록들을 모든 관계기관으로부터 받아내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해봐야 합니다. 해상에는 지상에서처럼 사고 원인을 밝힐 수 있는 증거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침몰한 선체를 최대한 빨리 인양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너무나 필수적입니다.
침몰 원인을 밝힐 수 있는 증거들의 대부분이 선체에 남아있기 때문에, 사고 당시에 가장 가까운 상태로 세월호를 인양하는 것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합니다. 그럴 때만이 바닷물의 염분에 진상규명을 위한 증거들이 부식되는 것을 최대한 막을 수 있으며, 세월호를 침몰시킨 다양한 원인들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무려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밝힐 수 있습니다.
지상에서 일어난 교통사고처럼, 참사를 일으킨 다양한 원인들을 찾아서 가장 핵심적인 것부터 부수적인 것까지 정밀하게 조사하면 됩니다. 유민 아빠가 SNS에 올린 사진처럼 증거가 될 수 있는 것들을 조각내지 말고. 그러면 세월호 참사를 둘러싸고 국론이 분열될 일도 없고, 유족들이 목숨을 걸고 동거차도에서 인양작업을 감시하지 않아도 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혹한의 거리에 나설 필요도 없고, 인양과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생존학생들이 악몽과 자책감에 시달릴 필요도 없고, 필자 같은 사람도 더 이상 세월호 참사에 대해 글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어려울 것 없습니다. 싸울 것도 없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세월호를 인양해서 해상 교통사고의 원인을 밝히면 됩니다. 뭐 때문에 사고 일어났는지,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재발방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밝히면 됩니다. 박근혜가 직접 말했듯이 어떤 성역도 없이 조사하면 됩니다.
아주 단순합니다. 지상에서의 교통사고처럼 침몰 원인을 조사하면 됩니다. 선체를 인양해 거기에 남아 있을 증거들을 찾아 전문가들이 과학적 방법을 동원해 조사하면 됩니다. 지금까지의 조사는 정황증거와 간접적 증거들뿐입니다. 선체를 조사하지 않는 한 직접적인 사고 원인을 밝힐 수 없습니다. 유족들과 시민들이 모은 돈으로 잠수부를 동원해 영상을 찍는 것에 반대하고 막지 않으면 되고, 인양작업을 공개적으로 진행하면 됩니다.
정말 단순합니다. 바닷물에 세월호가 더 망가지기 전에 얼른 인양해서 선체에 남아 있을 직접적인 증거들을 조사하면 됩니다.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하겠습니까? 해상에서 일어난 교통사고인데, 선체를 인양하지 않고 어떻게 사고 원인을 밝힐 수 있단 말입니까? 천안함을 신속히 인양한 것도 그것 때문 아닙니까? 청문회에서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선서를 하지 않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구차한 짓거리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극히 단순하고 너무나 명료한 것을 바닷물의 염분에 세월호 선체가 최대한 부식되고 결정적 증거들을 변형시키거나 제거하는 시간을 벌기 위해 멀리, 아주 멀리 돌아갈 이유도 없습니다. 저 차갑고 칠흑 같은 어둠 속에 갇혀 있는 세월호를 하루라도 빨리 인양해 천안함 침몰처럼 (국내외) 전문가들이 조사하면 됩니다. 그 다음에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주체에게 해당하는 만큼의 책임을 물으면 됩니다.
단순합니다. 세월호 인양을 최대한 앞당기면 됩니다. 혹시 모를 유실과 부식을 고려해 최대한 많은 수중촬영을 하면 됩니다. 인양비용이 천억 정도라면, MB의 부자감세나 자원외교와 비교하면 껌값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 아닙니까? 세월호 인양이 빨라지면 질수록 들어가는 세금의 양도 줄어듭니다. 세월호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것은 희생자들을 붙들기 위함이 아니라 보내기 위함입니다.
그 시작은 세월호 선체의 온전한 인양이며, 더 이상 부식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루라도 시간을 앞당기는 것입니다. 오늘로 참사가 일어난지 659일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무려 659일이! 그리고 세월호 인양이 7월로 미뤄졌고, 슈퍼엘리뇨의 영향 때문에 더 미뤄질 수 있는 상황에서 얼마를 더 기다려야 하는지 가늠할 수도 없습니다, 현 집권세력의 집요한 시간끌기와 파렴치한 방해 때문에.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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