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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문재인, 세월호특위 이대로 둘 것인가?



현 집권세력의 세월호특위 무력화가 진상규명이 아닌 진상은폐에 있었음이 명백해졌다. 정부가 입법 예고한 시행령은 세월호특위의 예산과 인원을 줄인 것을 넘어, 특위가 정부의 조사를 추인하는 정도의 활동밖에 못하게 만들었다. 304명의 국민이 죽었건, 아직도 9명이 실종상태이건, 세월호 의인이 자살시도를 하건, 유족들의 가슴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건 현 집권세력의 목표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은폐라는 것이 확실해졌다.





세월호 참가 일어났을 때 온갖 오보가 양산됐던 것보다 더 참담했던 것은 집권세력의 프레임 설정이었다. 세월호 참사는 이명박 정부와 국회의 규제완화와 압축성장의 폐해인 정경유착, 의문투성이 실소유자의 악마적 탐욕, 신자유주의적 부의 불평등, 그에 따른 사고의 양극화 등이 응축된 사고였음에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프레임은 참사 1년에 이르도록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세월호 참사는 자본의 탐욕과 손잡은 정치의 타락이 만들어낸 대형인재였기 때문에 정치적 접근을 피할 수 없는 국가적 사안이었다. 정부가 실종자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국회가 세월호특별법을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교황이 세월호 참사 앞에서는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없다고 말한 것도 마찬가지다.





헌데 현 집권세력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 겨우 출발선에 선 세월호특위를 노골적으로 무력화시키고 있다. 국민의 분노를 이용해 세월호 프레임을 설정한 당사자들이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접근하며 희생자와 실종자, 유족과 생존자,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의인들,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바라는 모든 사람들은 이 나라가 국민의 안전과 목숨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이 나라의 국민으로 살아가는 것이 가치 있는 것인지 묻고 있음에도 현 집권세력은 아니라고 말한다. 국민이야 어떻게 되던 정치적 이해관계와 자본의 탐욕만이 중요할 뿐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세월호 참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그래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제1야당의 대표 문재인에게 묻는다. 현 집권세력의 세월호특위 무력화를 이대로 지켜볼 것인지? 정치적 이해득실에만 함몰돼 현 집권세력의 후안무치한 행태를 방관만 하고 있을 것인지?



천안함이 대한민국 영해에 잠입한 북한 잠수정의 어뢰에 폭침당한 것이라고 말할 정도의 용기와 담대함이 있다면, 세월호특위의 무력화를 자행하고 있는 현 집권세력을 향해 ‘뭐하는 짓이냐’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250명의 아이들을 포함해 304명의 국민이 국가의 무능과 자본의 탐욕, 정치의 부재 때문에 죽었는데 그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을 그만두라고 말해야 한다.






희생자들이 영면에 들 수 있고, 생존자와 의인들이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고, 유족들이 일상생활로 돌아올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국가와 정치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경제에서도, 안보에서도, 민주주의에서도 무능하기 짝이 없는 현 집권세력의 파렴치함을 언제까지 지켜만 보고 있을 것인가?



문재인, 당신이 나서라. 당신이 직접 챙겨라. 이 나라가 모든 권력이 국민에게서 나오는 민주공화국이라는 사실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바라는 국민들에게 증명하라. 이는 필자처럼, 살아 있다는 것이 부끄러운, 아니 그 이상으로 명백히, 그날에 머물러 있는 슬픔과 분노를 가슴에 품고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유족과 더는 참을 수 없는 국민의 명령이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란 단 한 명의 죽음도 헛되이 보내거나 그냥 수장시키지 않으며, 잡지 못했거나 구하지 못했다면 지켜주지 못한 것을 미안해 하고, 시신이라도 찾아 가족의 품으로 보내주고, 죽음에 티끌 만한 의혹이 있다면 그것을 밝히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사죄하고 처벌하되 용서함에 어떤 주저함도 없는, 그래서 언제나 사람이 먼저인 그런 세상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