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몇 날을 주저하던 하늘이
문을 열었다
꿈틀꿈틀 비를 따라서
땅 위로 솟아오는 지하의 꿈
파릇한 기다림이 나무에 스며
잊었던 기억들이 하나씩 움터나온다
무조건 떠날 수 있었던 시절의
누군가 꽃으로 피어선
윤회의 업보 속에 그리움을 담는다
저렇게 사랑했었지
빗물이 흘러가는 길마다
한 잎씩 추억이 되살아오고
얼마 만인가 비속에서
세상을 보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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