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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마티즈 폐차한 경찰을 위한 명쾌한 변명



화소가 떨어지는 CCTV의 시야에 들어오면 제멋대로 변색을 하는 트랜스포머적 구형 마티즈가 영상채집(새누리당 인권위원장에 임명된 김진태가 대단히 좋아하는 것으로, 기본권을 행사하는 국민을 협박할 때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을 부업으로 하는 경찰에 의해 무지막지하게 폐차됐다.





CIA 발 찌라시에 의하면 자유자재로 변색하는 마티즈를 구입하기 위해 전 세계 정보기관들이 딜러요원을 한국에 급파하려고 했던 22일에, 경찰에 의해 문제의 마티즈가 한없이 높아진 몸값을 등진 채 고철덩어리로 돌아갔다. 경찰은 국정원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변색 기술이 외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증거인멸이라는 국민적 질타를 받는 것을 감당하겠다고 결심한 모양이다.



하긴 국정원 여직원의 인권을 위해서라면 ‘한 밤의 TV연예’도.. 아니, 한 밤의 기자회견도 마다하지 않는 경찰로서는 기존의 물리학을 모조리 뒤엎어버린 변색 기술이라는 것이 별로 대단할 것도 없으리라. 시중에 널려있는 구형 마티즈로 변색의 마술을 재연해냈으니 마티즈를 폐차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던 것 같다. 



위대한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의 입장에서 자살한 국정원 직원의 인권이 중요하지 변색 능력을 갖춘 마티즈가 중요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재연을 통해 변색 기술이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님을 확인까지 했으니 문제의 마티즈를 폐차하는 것쯤이면 별로 대단한 일도 아니었을 것이다.   





폭력시위 전문꾼을 가려내기 위해, 대놓고 국민의 기본권 행사를 영상채집하는 경찰의 입장에서 보면 '음지에서 사찰하다 양지에서 걸리는' 국정원이 안타까웠을 수도 있다. 그들에게 정말 나쁜 놈들은 각국의 정보기관에 해킹 및 감청 프로그램을 팔아먹고도 고객의 정보가 담겨 있는 서버를 해킹당한 등신 같은 이탈리아 해킹팀이리라.



국제법도 어긴 채 외국에 암살요원을 파견해 살인도 서슴지 않는 미국 연방정부 같은 힘이라도 있다면, 이탈리아로 요원들을 급파해 혹시라도 남아있을지 모르는 증거까지 인멸했을 터였다. 재수없게 증거가 나온다 해도, 경찰이 세월호 유족들을 폭력배로 몰고 간 능력의 반의반만 발휘해도 국정원 사건은 조용하게 종결됐을 것이다. 





그들의 뒤에는 몇 년 전 사진을 현재의 사진으로 둔갑시켜서 오보와 왜곡을 남발하기로 유명한 기레기들과, 최고권력(북한의 최고존엄과 무엇이 다른가?)이 제시한 가이드라인대로 편파적인 수사를 하는데 도를 튼 정치검찰과, 이를 최종적으로 확정해 면죄부를 발행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유전무죄의 대법원이 있으니 무슨 짓인들 못할 것인가?



양지에서 국민의 기본권 행사를 대놓고 영상채집해 권력의 입맛에 따라 선량한 국민을 음지에 처박아 버리는 경찰이 아니면, 변색을 자유자재로 하는 세계 유일의 마티즈를 폐차할 수 있겠는가? 초록은 (동색이 아닌) 흰색이고, 가재는 게 편이라 했으니, 음지의 국정원을 양지의 경찰이 도와주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지극히 당연하다.





야당도 국정원 청문회를 포기했으니, 이제 경찰에게 남은 일은 만일을 대비해 한 밤 중의 기자회견을 준비해두기만 하면 된다. 불통과 아집의 원칙에서는 한 발짝도 벗어난 적이 없는 푸른 기와집의 세입자에게서 날벼락이라도 떨어지면 초스피드로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그렇게 하지 않으면 발라내지고, 그렇게 하면 특진이나 영전하기 일쑤다).



진실, 그따위 것은 엿장수에게 줘버려!! 경찰로서의 경험칙에 따르면, 음지에서건 양지에서건 살아있는 권력에 충성하는 것만큼 국가안보와 질서유지에 확실한 것은 없다. 폐차와 함께 사라진 사상 최초의 변색 기술이야, 전문가가 삭제한 파일마저 100% 복구해내는 국정원의 능력이면 걱정할 것도 없다.






자원도 부족한 나라에서 폐차를 해서라도 고철의 재활용에 솔선수범을 보일 수 있었으니, 경찰의 입장에서 야당과 국민의 비판이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내면 그만이다. 민첩하고 발 빠르게 움직인 경찰 때문에 정치판으로 입성할 정치검찰의 기회가 줄어들었지만, 최대 위기에 처한 국정원을 구했으니 그것으로 충분히 상쇄되고도 남을 일이다.



현 집권세력의 성공을 위해, 국정원-경찰-검찰로 이어지는 권력의 삼각편대가 공고한 연대를 유지하는 한 여왕의 휴가는 편안할 것이다. 언제나 강자의 편에 서면 자다가도 떡이 떨어지는 법이다. 정의, 웃기지 말라고 그래!! 권력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가 최고야!! 대한민국 경찰의 역사는 그렇게 이어지고 있다, 국민이 바라보는 정반대의 방향만 쳐다보며.  



P.S. 캐나다 토론토로 이민간 삼촌이 청와대에 근무한 적이 있어 한 번 가본 적이 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엄청 넓은 게 청와대입니다. 구태여 '이도'나 '저도' 등으로 휴가를 가서 모래사장에 낙서하는 포즈를 취할 이유란 없답니다. 아래에 링크한 기사는 이탈리아 해킹팀 자료를 심층분석한 악성 코드 감별 및 보안 전문회사인 레드삭스(RedSocks)에 관한 것입니다. 



레드삭스, 해킹팀 자료 심층분석...'5163부대가 가장 적극적'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