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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새누리당, 너희가 말하는 국가안보는 무엇이냐?



도대체 새누리당이 말하는 국가안보란 무엇일까? 그들이 주장하는 정체불명의 국가안보가 무엇이기에 국정원의 조직적 범죄마저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것일까? 해킹 및 감청 프로그램을 도입해 국정원이 지켜낸 국가안보가 무엇이기에 국민은 무조건 그들의 말을 믿어야 한단 말인가?





대한민국은 국가안보를 위해 국정원을 무조건 믿어야 하는 전체주의 국가인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니라 초법적 행위를 마음대로 저질러도 되는 국정원 공화국인가? 국정원이 주장하는 국가안보를 위해서라면 헌법에 명시된 것들이 모조리 정지되기라도 한단 말인가?



국정원장이 바뀌면 국정원의 업무가 연속성을 잃고 과거와는 단절되는가? 그리스 신화에서 목욕만 하면 숫처녀로 돌아가는 샘물이 있는 것처럼, 불법과 탈법으로 점철된 과거의 이력이 모두 다 사라지기라도 한단 말인가? 국민사찰 의혹도 국가안보를 내세우면 신뢰성 가득한 얘기로 돌변하는가?



새누리당은 ‘음지에서 사찰하다 양지에서 걸려서 국민에게 불안감만 안겨주는’ 국정원이 어떤 종류의 국가안보를 지키고 있는지, 그 실체부터 정확히 밝혀야 한다. 그들이 지키는 국가안보가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지, 아니면 정통성이 턱없이 부족한 정권에게만 도움이 되는지 밝혀야 한다.





박정희가 국민을 억압하고 착취하기 위해 중앙정보부를 창설한 이래 참여정부를 빼면 대한민국의 정보기관은 정권의 수단으로만 이용됐지, 이렇다 할 만한 업적을 낸 적이 없다. 중앙정보부에서 국정원까지 북한 관련 정보마저도 틀린 것들로 수두룩했는데, 이들에게 주어진 권력과 예산에 합당할 만큼의 국가안보에 도움이 되기는 했던 것일까?



국정원 서버의 로그파일 원본을 통해 국민을 사찰했는지, 안했는지를 밝히는 것이 국가안보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은 나를 포함한 국민이 사찰당했는지 여부이며, 앞으로도 사찰당할 수 있는지 여부이지, 국정원이 사용한 방식을 알고자 함이 아니다. 그것은 국정원이 서버 관리를 이탈리아 해킹팀에 맡겼기 때문에 이미 새나간 것과 다름없어서 중요하지도 않다.



해킹과 감청 프로그램에 관해서는 이미 알려진 것들이 많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주장처럼 로그파일 원본을 제출한다고 북한이 이익을 볼 것도 없다. 뛰어난 해커라면 해킹과 감청 프로그램을 역추적하는 것이 가능한데 원유철의 발언은 지나가던 개도 웃을 판이다. 



이런 이유들로 해서 국정원이 사용한 방법은 일반 국민의 관심이 아니다. 국정원이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해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 대체적인 윤곽 정도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기 때문에 별로 궁금하지도 않다.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은 오직 한 가지, 국정원이 음지에서 나와 국민을 사찰했느냐며 그것을 명확히 할 수 있도록 로그파일 원본 등을 통해 확인받으라는 것이다.  





국민이 국정원의 행태에 분노하는 것은 그들이 지키는 국가안보의 실체는 정권마다 달라지기 때문에 국민이 사찰되는 경우가 수두룩했다는 사실이다. 국정원의 정보를 통치수단으로 삼지 않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무식할 정도로 우직한 신념이 적용된 시기를 제외하면 모든 정부 하의 국정원이 국민을 사찰했고, 국민의 불안은 쌓여만 같다.



이런 최악의 과거와, 그것도 모자라 민주주의와 헌법을 유린한 최근의 불법들로 인해 국민은 박근혜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제외하면 국정원을 믿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이제 국민은 국정원이 지키고 있다는 국가안보의 실체를 알고자 하며, 나와 국민이 억울하게 사찰당했다면 그들을 위해 세금이 쓰이는 것에 동의할 수 있는지 판단을 내리고자 한다.



따라서 국정원으로부터 온갖 자료와 얘기를 듣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옹호하고 있는 새누리당이 국정원이 지키는 국가안보의 실체가 무엇인지부터 국민에게 소상히 밝혀라. 너희가 말하는 국가안보가 무엇인지, 로그파일 원본을 제출하면 죽을 사람이 누군지 (국민을 겁박하는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도) 반드시 알아야겠다. 이는 불법적인 사찰을 거부하는 국가의 주인이자 모든 권력의 원천인 국민의 명령이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