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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모임이 늦어진 데에 대한 구차한 변명


먼저 7월 중에 지적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첫 번째 모임을 갖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평생 먹어야 하는 약에 내성이 생긴 것 같은 위기가 있어 약속을 지키기 힘들었는데, 더위까지 겹치면서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특히 운동부족으로 걷는 것이 매우 악화돼서 멀리 가는 것이 힘들어졌습니다. 체력이 약한 상태에서 걸음마저 나빠지자 장소를 물색하는 것에 어려움이 커졌습니다. 때를 맞춰 조카들이 귀국했는데 이런저런 일이 있어 시간을 낼 수 없었고, 체력적으로도 힘들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읽은 책들 중에 하워드 진의 《미국 민중사 1,2》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언제나 사회경제적 약자를 위해 생각하고 투쟁하겠다고 하면서도 정말로 약자의 입장에서 기술한 역사를 접하면서 잠시 동안 혼란에 빠졌습니다. 아직도 저의 내면에는 엘리트 의식이 남아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미국에 대해서는 넘칠 정도로 많은 공부를 했다고 자부했지만, 하워드 진이나 찰스 비어드 등의 저작들은 저에게 상당한 충격이었습니다. 이 책들의 내용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무엇이 더 필요한지, 이런 것들로 해서 많이 혼란스러웠습니다.



제가 견지해야 할 세계관과 가치관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고 있지만, 지적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첫 번째 모임을 갖기 전에 이것부터 해결해야 했습니다. 몇 권의 책을 추가로 구입했고, 번역되지 않은 것들은 구글을 검색해 영어로 읽고 있는 중입니다(늙은도령으로 사는 것이 쉽지만은 않네요).



그리고 하나 더, 신자유주의에 관해 연구하면서 푸코 이후로 그의 성찰을 뛰어넘는 경제학자를 단 한 명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수없이 많은 학자들의 책을 읽었지만 뭔가 부족했습니다. 독일과 일본, 한국이 신자유주의에 가장 성공한 나라라는 것을 설명해줄 무엇이 필요했습니다. 제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줄 누군가의 연구가 필요했습니다.



현장과 학계의 중간에서 정치학, 온갖 종류의 경제학, 사회학, 법학, 행정학, 물리학, 화학, 통계학, 언론방송학, 의학, 심리학, 미학, 인류학, 철학, 종교, 유전공학, 뇌과학, 분자생물학, 정보통신, 환경공학 등까지 닥치는 대로 읽었던 책에서 어렴풋이 정리되는 것을 있었지만 이것이 맞는지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명료한 이해로 하나의 모델을 형성하기에는 무엇이 부족했고,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시간을 빼면 그것을 찾기 위한 작업에 몰두했습니다. 제가 옳다는 확신은 있었지만, 그것을 명료하게 모델화하지 못한다면 추상에 그칠 뿐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제 생각을 전한다는 것이 과유불급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던 중 어제에서야 《신자유주의의 좌파적 기원》이란 책을 접하게 됐습니다. 3주 전에 구입해둔 책이었지만 함께 구입한 다른 책들부터 읽느라 이제야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70페이지를 읽었지만, 제가 원했던 답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죽은 경제학자들의 만찬》과는 또 다른 접근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신자유주의에 대해 저처럼 생각했던 석학이 있었고, 저로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전 세계의 수많은 경제학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신자유주의를 새롭게 분석했습니다. 아직 초반부만 읽어서 더 봐야겠지만, 저의 생각과 일치하는 점이 너무 많아 대단히 희망적입니다. 



정독해서 읽어야 하기 때문에 최소 3~4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공부하고 분석했던 내용의 상당 부분이 《신자유주의의 좌파적 기원》에 나왔고, 덕분에 제 공부가 틀리지 않았다는 자신감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저의 공부가 아직도 한참 멀었다는 깨달음과 함께. 



아무튼 이 책을 다 읽으면 또 한 번 도약할 것 같습니다. 이런 이유로 첫 모임이 늦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날씨가 선선해지기 시작했고, 걷는 연습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제가 사는 산본이나 안산에서 첫 모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자는 9월초~중순 사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 제1야당 모두에게 희망을 둘 수 없는 상황에서 다양한 공동체의 형성은 망가질 대로 망가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저의 여생에 유일하게 의미 있는 일이란 이것밖에 남은 것이 없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준비할 생각입니다. 사회주의에 대한 연구도 본격화할 생각이고요.



첫 번째 모임과는 상관없이, 개별적으로라도 저를 만나고 싶은 분들은 언제든지 연락을 주십시오. 제가 멀리 갈 수 없으니 산본으로 오시면 언제든지(당연히 오후이고요) 만날 수 있습니다. 저를 만나는데 아무런 부담을 가질 필요 없으니 언제든지 연락 주시면 약속을 잡을 수 있습니다.



이름 : 신현재

계좌번호 : 농협, 179371ㅡ51ㅡ0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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