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님, 이제는 편안하십니까? 이곳에서는 당신을 죽음으로 내몬 쓰레기 같은 언론들과 정치인들의 광기가 그날처럼 몰아치고 있습니다. 당신이 특권과 반칙이 넘쳐나는 세상을 사람사는 곳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던 정치는 사라졌고, 당신이 평생을 거쳐 저항했던 독재권력의 망령만 가득합니다. 침묵하는 다수는 각자의 삶에 지쳐 미래가 현재와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절망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당신의 격정적인 삶을 담은 《성공과 좌절》을, 오늘은 선택도 할 수 없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는 《문재인의 운명》을 다시 펼쳐보았습니다. 그곳에는 분명 희망과 정의가 있는데, 당신이 이루고자 했던 보통사람들의 세상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인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과 연대는 무력해진 상태입니다. 특권화된 기득권들은 부와 권력을 세습하는 단계에 이르렀고, 헬조선과 흙수저라는 신조어가 세상을 떠돌고 있습니다. 

 

 

평등에 기반하지 않은 자유란 허상에 불과함에도 강자의 이념이자 체제인 자유민주주의가 인류가 선택하고 발전시켜온 민주주의인양 호도되고 있습니다. 독재권력의 앞잡이 노릇을 했던 국정원은 중앙정보부 시절로 돌아갔고, 독재자의 딸은 대놓고 시간을 과거로 되돌리고 있습니다. 국민은 불법과 반칙, 불의와 특권에 익숙해져 평등의 가치를 언급하는 것조차 꺼리고 있습니다. 

 

 

한국천주교의 상징인 명동성당에 이어 한국불교의 상징인 조계종마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려 하지 않습니다. 아직도 세월호에는 9명의 유실자가 수장돼 있고, 민주주의의 버팀목이자 헌법의 권리인 집회의 자유마저 경찰의 허가가 없으면 불법이라고 낙인이 찍힙니다. 야만공권력은 70의 노인을 사경으로 내몰고도 더 야만적인 탄압을 공언하고,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은 폭력적인 공권력 사용이 불러온 비극에 사과는커녕 공안정국 조성에 여념이 없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사람들 중 반 이상이 독재자의 딸 밑으로 기어들어갔고, 남아있는 자들은 문재인 대표와 친노를 죽이기 위해 혈안이 됐습니다. 심지어 이들은 노무현 정신을 들어서 문 대표와 친노를 공격합니다.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습니다. 언론의 자유는 허울 뿐이고, 표현의 자유마저 상시적 검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독재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지만, 사회적 약자는 집회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이제 문재인 대표가 무너지면 노무현에서 문재인으로 이어진 성공과 좌절, 운명도 현실정치에서 사라질 것입니다. 그날의 당신처럼 너무나 힘들어하는 문재인 대표를 보고 있자면, 차라리 현실정치에서 나오라고 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어쩌면 앞으로의 며칠이 '노무현 정신과 가치'로 대변되는 것들이 영원히 퇴장하는 시기가 될 수 있습니다. 당신이 이승을 떠난지 단 6년만에 대한민국의 정치와 사회는 70년대로 돌아갔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편안하십니까?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무한퇴행하는 대한민국을 지켜보시며 얼마나 참담해할지 모르지 않지만, 그래도 이 을씨년스러운 저녁에 당신의 안부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신을 지키지 못한 것처럼, 문재인 대표도 지키지 못할 것 같아서.

 

 

 

 

P.S. 어떤 지도자도 모두를 안고 갈 수는 없다. 분열이 언제나 패배로 이어진다는 증거도 없다. 내년 총선에서 완패한다고 야권이 회생불능이 되는 것도 아니다.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면 그 책임에 올인하는 것이 유일한 길이다. 때로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가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전장에 나가 아군을 흔드는 자들보다 무서운 존재란 없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비가오면 2015.12.10 19:52

    님의 글에 공감합니다 ㅠㅠ

  2. 耽讀 2015.12.11 08:36 신고

    전 현 정국이 이승만-박정희-전두환때만큼 암울하지 않다고 봅니다.
    물론 방송3사+종편 심지어 진보언론마저 민주개혁세력을 난도질하지만, 세 독재자 정권도 무너졌습니다. 이승만은 부정선거로 시민혁명으로, 박정희는 측근과 측근들 내부투쟁과 시민들 분노, 전두환은 시민혁명으로 무너졌습니다. 전두환은 권력은 내려놓지 않았지만.
    지난 번 댓글에도 썼지만, 전 박근혜정권이 시민혁명보다는 내부에서 곪을 때로 곪아 스스로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헛발질을 통해 발화할 수도 있습니다. 조금 엉뚱한 예지만, 상업을 가르쳤던 국정집필진이 동료교사들에게 문자를 보낸 것처럼 말입니다. 어둠이 짙으면 짙을 수록 한줄기 빛이 그 어둠을 끝장냅니다.

    • 늙은도령 2015.12.11 13:55 신고

      문재인이 이 상황을 돌파해내면 분위기가 반전할 것입니다.
      하루빨리 당을 정리해야 합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5.12.11 09:01 신고

    어제 나를 분노케 한것들
    1. 소요죄를 검토?-미친것들이다
    2. 야근과 회식을 줄여? - 육아도 안해본 사람이
    3. 상업 교사가 역사교과서를 집필해- 개가 웃을 일

    • 늙은도령 2015.12.11 13:56 신고

      지랄을 하는 것이지요.
      정말 개판입니다.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4. 바람 언덕 2015.12.11 11:33 신고

    그저 먹먹할 뿐....

  5. base 2015.12.11 18:58

    문재인대표의 현실 정치 삶이 그리 길지가 않죠? 올해 그의 정치 행보를 지켜보며 실망과 희망이 맞물려가는 한해를 지켜보며 문대표가 지금의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본인의 정체성의 한계를 벗어나서 김대중과 노무현 이 두분의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늙은도령 2015.12.11 19:52 신고

      지금의 문재인은 잘하고 있습니다.
      제발 더 이상 흔들리지 말기만 바랍니다.
      이제는 뚝심으로 가야 합니다.
      지지자들을 믿고 강하게 나가야 합니다.
      유연해져야 할 때는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

  6. Eunmorae 2018.05.07 15:16 신고

    5월이네요.
    잊을까봐 제 폰 번호도 서거일로 바꿨었는데 가끔 가는 봉하마을도 이상하게 5월에는 안가집니다.
    올해는 어떻게 할까 좀 고민 중이네요.
    늙은 도령님 글 보고 많이 배웁니다.

  7. 늙은도령 2018.05.07 15:18 신고

    저도 가보고 싶은데 그곳까지 운전할 자신이 없어서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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