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가 정치와 만나면 세상에 피바람이 분다'는 격언은 인류의 오랜 경험에서 나온 산물입니다. 정치권력과 손잡은 모든 종교는 인간의 구원이 아닌 수많은 전쟁과 학살, 살인과 마녀사냥, 부정부패와 음모술수, 차별과 혐오, 부와 권력의 세습 같은 만악의 근원으로 작용했습니다. 정교분리가 일반화된 이후에도 광적인 종교근본주의자들에 의한 테러와 증오의 확산과 조장은 인간 구원은커녕 인류 전체를 불안과 공포로 내몰고 있습니다. 





우주를 지배하거나 창조할 수 있을 정도의 초지능이 탄생하면, 다시 말해 전지전능한 수준의 디지털 지성체가 탄생해 원자로 이루어진 모든 물질(생명체 포함)을 우주 정복의 도구적 수단으로 이용하는 시기에 이르면 종교라는 것이 존재하지도 않겠지만, 그 이전까지는 종교가 일으키는 해악(세월호참사에 대한 인면수심의 막말과 망언들을 떠올려 보라!!)을 최소화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종교가 원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세속적 권력을 탐닉하고, 물리적 폭력을 동원해 차별과 편견, 혐오와 증오를 부추긴다면, 국가(민주주의와 헌법)에 의해 관리되는 특수이익집단으로 분류해야 합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돈이 곧 권력인 자본주의까지 고려하면, 내년 1월 시행하는 종교인 과세는 차질없이 진행돼야 합니다. 종교계의 조직적인 반발로 1968년에 세워진 국민 개세주의(모든 소득에 세금을 물리는 조세 정책의 근간)가 번번이 좌절됐지만, 이번만큼은 종교인 과세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천주교와 일부 불교종단의 성직자들이 세금을 내고있기 '영적인 일을 하는 성직자의 특수성을 무시한 처사'라는 일부 기독교계의 반발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고 민주적 정당성도 없습니다.  



온갖 추문들을 양산하고 정치적·종교적 증오와 편견, 차별과 선동을 일삼고 있는 대형교회들과 그들의 편에서 문재인 정부를 흔드는 수구언론들이 종교인 과세에 노골적인 저항을 보여주고 있지만 더 이상의 양보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목사들이 김진표 국정자문의원장을 만나 “(사이비 종교들을 내세워) 준비가 안 됐기 때문에 내년에 과세를 시행하면 엄청난 마찰과 혼란이 불가피하다”며 '2년 유예'를 들고나왔지만, 그것은 보완책을 만들면 될 일이지 유예의 이유는 되지 않습니다.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목사들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는 '종교인 소득'을 특정하기 어렵고, 사이비 종교나 소규모 교단이 소득세를 낸 뒤 정통성을 주장할 경우 종교 내 갈등이 폭발할 수 있다'며 유예를 주장했지만, 이런 논리는 종교적 기득권을 내놓지 않겠다는 것이어서 과세의 투명성만 떨어뜨릴 뿐입니다. 어떤 형태나 명목으로든 신자와 신도들로부터 돈을 받았다면 세무소에 신고하면 되지, 그것의 성격을 교단이 결정하거나 고민할 이유가 없습니다. 돈의 흐름이 투명하게 드러나면 목사들의 주장과는 달리 사이비 종교나 소규모 집단의 반사회적 행태를 바로잡는데 도움이 되지, 반대의 경우란 있을 수 없습니다.    





종교인 과세가 또다시 유예되면, 지하자금의 규모를 키우고 탈세의 통로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검은자금의 세탁 통로로 이용되고 있는 로마 교황청은행 개혁을 핵심과제로 선정한 것에서 충분히 추론할 수 있는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투명하지 못한 것은 언제나 문제를 일으키기 마련이고, 모든 부패는 그런 비민주적 거래에서 자라납니다. 문재인 정부의 최대 고민인 사드 문제도 투명하지 못한 절차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라면, 종교인 소득도 투명하게 밝히면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방과 외교에 관한 것까지, 정부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을 최대한 공개해 국민의 판단을 구하는 것도 투명성을 높일수록 민주적 정당성과 추진동력이 극대화되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대선 기간, 나도 모르는 이유로 사드 배치가 빨라졌다'고 말한 것도ㅡ수구언론들과 MBC, 연합뉴스TV 등이 입에 거품을 물며 맹비난했지만ㅡ국민과 정보를 굥유해 공감대를 키움으로써 미국 지도자들과의 회담에서 정치적 정당성을 극대화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내년 1월에 시행되는 '종교인 과세'는 이명박 정부 때 국회를 통과한 것이라 문재인 정부가 유예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내년 지방선거를 운운하며 문재인 정부를 압박하는 반국가적 수구언론들이 있지만, 지지율 한자리수의 오합지졸 정당들이 무서워 장을 담지 못할 이유란 없습니다. 신앙과 과세는 완전히 다른 영역의 일이며, 예수도 말했듯이, 카이사르 것은 카이사르에게 돌이고,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돌리면 됩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왜누리안티 2017.07.02 20:46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라는 독일의 철학자 카를 마르크스의 말이 자꾸 실감나게 합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종교를 악용해 부귀를 누리려다 불지옥에 떨어질 놈들이 부지기수이니 원...(부들부들)

    • 늙은도령 2017.07.02 22:37 신고

      이 작자들은 성경도 읽지 않나 봐요?
      예수는 늘 가난하고 피박받는 분들과 함께 했는데 정반대로만 하니....

      종교인 과세가 중요한 것은 대형교회들의 불법과 탈세를 근절할 수 있는 기본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돈잔치를 바로잡아야 기독교도 새롭게 태어날 수 있습니다.

  2. 무교 2017.07.02 21:12

    성도들 앞에서는 거룩하고 고귀한척!!!
    뒤에서는 추악하고 더러운 짓거리를 하는 먹사놈들!!
    쓰레기 개독교!!!

  3. 정봉근 2017.07.03 03:35

    게시판에 나오신분 말씀이 구구절절 맞는건 같습니다 과감하게 처리 해주세요 대한민국을 뜷어 고쳐 나가시길 바랍니다 제왕적 귄한을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4. 어재 2017.07.03 04:53

    허 ?
    종교인의 실태를 모르고 계신듯 하네요
    몇개의 대형교회의 일을 전체로 알면 곤란하지요
    교회에95%이상 가난하여 기초생활대상자감들입니다
    그리고 세금을 내고 헌금한것을 다시 세금을낸다?
    그것도 잘 못한거죠
    또 일부는 스스로내고있습니다
    국민의 절반이 세금을 내지않고 있는데 극히소수의 종교인때문에 부과하는것은 ?
    우리나라 국세청이 가만히 있어겠어요
    거둬들이는것보다 비용이 더많이들어요
    오히려 지원해줘야할판입니다

    • 늙은도령 2017.07.03 06:26 신고

      종교인 과세는 이미 하고 있습니다.
      기독교와 일부 불교 등이 하지 않을 뿐입니다.
      정부과 종교인 과세를 해도 면세점 이하는 안 합니다.
      우리나라에 면제점 이하가 많은 것은 하청 착취와 복지 부족 때문이지, 개인의 책임이 아닙니다.
      어떤 나라도 면세점 이하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습니다.

  5. 공수래공수거 2017.07.03 07:51 신고

    기업집단으로 치면 재벌들 세금 매기는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의 교회나 목회자들은 해당이 되지 않을텐데
    대형 종교단체들이 거부하고 있는데 당연히 밀어 붙여야 할것입니다
    아것이 적폐입니다

    • 늙은도령 2017.07.03 14:33 신고

      적폐입니다.
      우리는 재벌만 생각하면 안 됩니다.
      세원을 투명하게 발굴해야 합니다.

  6. 참교육 2017.07.03 11:00 신고

    문재인 정부에서 종교인 과세는 반드시 쟁취해야 합니다.
    교조는 없고 돈만 빍히는 종교는 종교가 아닙니다.

    • 늙은도령 2017.07.03 14:36 신고

      네, 종교가 아닙니다.
      종교라 할 수 없습니다.
      성경조차 제대로 읽었는지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예수와 정반대로 하고 있으니까요.

  7. 차포 2017.07.03 11:30 신고

    교인 오백명 이싱 교회는 반드시 과세 해야 합니다. 자식들 유학보낸 목사 교회 세무 감사해야 합니다. 외국국적 담임목사 둔 교회 반드시 스크린 할거 다해야 합니다.

    • 늙은도령 2017.07.03 14:37 신고

      종교인 과세가 이루어지면 투명해질 것입니다.
      물론 일부에 불과하겠지만 그것이 첫 번째 걸음이 될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보다 투명한 스크린이 가능할 것이고요.

  8. 다같이 함께 2017.07.03 15:00

    종교인 과세 반대하는 주장 중에 하나가 이미 세금을 납부한 신자들이 낸 돈이므로 과세 대상이 안된다는 헛소리라 생각합니다.
    배당 소득세는 이미 법인세를 납부한 당기순이익 중 일부를 배당 받는데도 납부하고 있고 누구도 뭐라 하는 사람 없습니다. 납부세액이 드러나면 헌금, 십일조 등으로 거둬들인 돈이 탄로날까봐 반대하는 것이고 경비나 손비 인정 받으려면 교회 경영을 투명하게 해야 하니까 이를 두려워하는 일부 대형교회 목사들이 앞장서서 반대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는건 당연한 일인데 말입니다.

    • 늙은도령 2017.07.03 17:18 신고

      그러합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종교인 과세를 관철해야 합니다.
      그들이 진정한 기독교의 역할을 하려면 돈으로부터 깨끗해져야 합니다.
      그럴 때만이 예수의 인간 사랑이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9. Jipzoong kim 2017.07.04 07:46

    1.종교인과세법은 종교계와 이명박근혜의 결탁이 만들어낸 대표적인 적폐법입니다.
    2.이법이 문제가 있다면서 목사들은 폐지를 주장해야할텐데 정작 앵무새처럼 유예만 이야기할뿐이죠.
    3.사실 목사들입장에선 이법은 유예하면 제일좋고 시행해도 나쁘지 않은 법이죠.
    4.애초부터 근로소득과세가 아닌 기타소득과세인지라 과세형평성을 심각하게 손상하는 위헌적 조항이에요.
    5.오히려 이법은 종교계의 특혜를 보장하는 법이며 유예를 미끼로 정치권과의 결탁만 강화시킬 뿐이죠.
    6.문재인정부는 이명박근혜의 종교특혜법인 종교인과세법을 폐지하고 그냥 일반세법을 적용해서 근로소득과세를 시행해야 합니다.
    http://ppss.kr/archives/11554

    • 늙은도령 2017.07.06 21:21 신고

      법은 개정이 가능합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법이지요.
      조금 길게 보시죠.

  10. 박jt 2017.07.06 17:58

    어떤 성도님이 계시록을 자세히 읽어보면 하나님의 뜻을 알거라 하더군요!!!
    하나님께서 계시를 받은 장본인까지 봉인하여 모르게 한 계시록을...
    교회... 당신들이 사람을 창조했어?
    창조, 죄, 구원, 뜻, 말씀... 이 모든 것을 모르며 주둥이로 뱉어내기만 하는 죄인에 가면을 쓴 사단들!!!
    심판에 권능이 누구에게 있을까?
    민심이 천심!!!
    모든 백성위에 오직 하나님 만이 계시기에...
    백성은 하나님에 보좌!!!
    아직도 모르겠는가?
    국민이 주인이라 법을 만드신 신께서
    어린 양(이스라엘 백성=하나님에 백성)을 보살피기 위해 예수님을 보냈다면....
    백성이 메시야급이라는 것을........!!!
    아둔한 백성으로 보였지....?
    지극히 작을 자를 통해~~~~!!!
    헌금만 챙기고 버릴려 했던 성도....!!
    그 지극히 작은 자를 통해 하나님께서 나타났다면!!!!
    너희에 구원은 이미 지나간거야!!!
    사단과 너희 조상이 손짓하는 곳이 너희 기거할 집이 되겠구나...ㅋㅋㅋ

  11. 북한강 2017.08.03 23:17

    개독은 종교 아님. 빙자한 자영업자들임.
    세금안내면면 세금으로 운영되는 모든기반시설 사용 금지 시켜야함
    예) 도로사용 금지. 논두렁길로 다녀야함 /전기사용금지. 양초구입해서 ...
    /수도사용금지. 강물 퍼다가 식수 목욕등하도록....

 

 

“하나하나 살펴보면, 어떤 선(wire)도 새가 날아가는 것을 막지 못한다. 각각의 선이 연결된 관계가 새를 비행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ㅡ 마릴린 프라이의 《Oppression》, 아이리스 영의 《정치적 책임에 관하여》에서 재인용




『종교의 기원』의 저자인 프로이트 식으로 말하자면, 인간 노무현을 삶의 경계에서 억겁의 시간 속으로 뛰어내리게 한 자들은 아버지의 세상(조선과 대한제국)을 확대재편해 새로운 세상을 연 아들(대한민국)의 민첩하고 강력한 수족(한민족의 우수성)을 잘라버린 후 그들만이 촘촘한 네트워크를 구축한 친일부역의 특권층이었으므로, 그들의 원죄를 씻으려면 그들의 적자로 이 땅을 70년째 지배해오고 있는 자들을 벌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이번 글에서 그들의 적자를 특정하지는 않겠다. 누구에게나 저만의 사연과 아픔, 희생과 분노, 화해와 용서가 있을 터, 각자의 특권화된 기득권층은 다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는 친일부역의 후손들일 수도 있고, 6.25 때 북한군과 미군에 빌붙어 완장을 두른 자일 수도 있고, 지독하고 탐욕스러운 정경유착의 수혜자일 수도 있으며, IMF를 초래한 정치경제 고위관료일 수도 있고, 민주화에 무임승차한 법률가나 정치인, 지식인과 사업가 등의 영혼없는 엘리트일 수도 있다.

 

 

아버지와 다른 세상을 열고 싶었던 아들의 꿈(사회적 민주주의나 진보적 자유주의의 정착. 만민공동회와 동학혁명이 대표적이고, 근래에 들어서는 4.19혁명, 5.18광주민주화항쟁, 6.10항쟁과 탄핵무효 촛불집회 등이 있었다)은 새로운 세상의 주민들이 풍요한 삶의 주인이 되고, 존엄성을 가진 인간으로서의 행복을 누리는 것이었다. 민족상잔의 아픔과 60년간 지속되고 있는 적대적 변천에 대해 서로가 한 발씩 양보하는 대승적 해결을 통해 통합과 번영의 대한민국을 세우는 것이 아버지와 화해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모든 사태들은 주민들에게 불리하게 진행되었다, 친일수구세력이 주축이 된 탐욕의 특권층이 청산되지 못했으므로. 이들은 반공(이승만)과 가난 탈출(박정희)이란 무소불위의 프로파간다 아래 무조건 파이를 키우면 낙수효과가 일어나 모든 이들이 부유해진다고 국민을 세뇌시켰고, 북한과의 위협을 최대한으로 뻥 튀기했다. 그 덕분에 한국은 미국의 군사식민지 역할을 완벽할 정도로 충실하게 해낼 수 있었다.  



권위주의 독재자가 밀어붙인 압축성장은 파시즘적인 속도로 국민을 밀어붙였지만, 그 열매는 상위 10%에 집중됐다. 그 당시에 공돌이와 공순이로 지칭된 분들은 거의 대부분 (한 번 빠지면 빠져나올 수 없는) 빈곤의 메커니즘으로 빨려들어가는 초기의 단계를 거쳤다(헬조선의 또 다른 기원). 노동자와 서민들의 삶과 영혼은 약속의 땅(사회경제적 평등과 정치적 자유가 보장되는 참여민주주의)에 들어설 수 없었다. 아직도 참혹한 사막을 떠도는 이름 모를 영혼들의 서러운 울음이 귓가를 맴돈다.  

 

 

불의하고 타락한 랍비(조중동, 이병도의 제자로 상당수에 이르는 서울대 인문사회계열 교수, 뉴라이트, 대형교회의 소유자들)들이 식민지사관을 주장하며 일제의 강제합병을 미화하는 자들이 민주주의와 권위주의의 경계에 서서 진입을 가로 막고 있다. 이들 때문에 아직도 구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사막(권위주의)과 성지(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의 경계에서 이루어지는 싸움은 아들의 주민들마저 서로 반목하게 만들었다.



그래, 우리에겐 노무현이 있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은 그리스도교의 새로운 율법, 즉 엄청난 희생을 통해 일방적 정의를 실현하려는 적의의 방법(청교도정신으로 대표된다)보다, 이웃사랑을 통해 새로운 세계관과 구원의 여정을 열어준 프란치스코 교황 같은 참지식인과 혁명적 실천가들이 필요하다. 아니면, 끝없는 반목과 대결의 반목에서 벗어날 수 있는 평화의 순례자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종교의 특정화는 중요하지 않다, 사람사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선함과 사랑을 나누는 자라면.

 

 

그렇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구원의 역사요, 우리 모두가 새로운 메시아가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한반도를 남북으로 갈라놓고도 모자라 남쪽에서의 갈등마저 야기하는 특권층의 율법(반공과 좌파타령, 상위 1%의 역혁명인 신자유주의 통치술)부터 새로운 복음의 말씀으로 바꿔야만 한다. 정파적 이익과 사적 이익을 위해서 수없이 많은 주민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특권층의 탐욕부터 무너뜨려야 한다. 그들의 율법은 정의의 실현도 아닐뿐더러 더더욱 구원을 이루는 사랑의 메시지도 아니다.

 

 

이제는 한반도의 종교가 바뀌어야 한다. 반공과 멸공의 시대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좌파타령이 진보적 가치의 각성으로 이어져야 한다. 굳건한 안보란 주민들의 행복한 삶에서 시작된다. 나라를 지켜야 할 욕구가 크면 클수록 안보의 힘은 강화된다. 사회경제적 평등과 정치적 자유가 넘쳐날 때 대한민국의 안보는 난공불락의 경지에 이른다. 국가의 보위는 정상회담 회의록을 불법적으로 유출하고 공개하는 것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이루어야 할 구원의 역사가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방식의 통일과 한반도 공통의 번영이라면 북한과의 반목과 보복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합리적 토론과 합의 위에 보다 굳건한 평화협력지대를 건설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10.4선언에서 김정일과 합의한 것들을 차근차근 실현시켜야 한다. 우리는 지금 파당적 이익과 직업 정치인들의 사리사욕에 조국의 미래에 대한 본질적 문제에서 이탈한 상태다. 국가권력기관들이 민주주의마저 말살시키고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노무현 대통령이 죽음으로 지키려 했던 것이 이런 것들이다. 사람사는 세상, 사람이 먼저인 세상의 소중한 밀알들을 자신의 죽음으로 지켜냈던 것이 노무현의 죽음이다. 문재인 전 대표가 비주류 탈당파와 쓰레기 언론들의 숱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라는 정면돌파를 선택한 것도 노무현 대통령이 죽음으로 지키려 했던 것들을 부화할 시기까지 살려두려는 것이었다. 



우리는 지금 알게 되었다,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공개되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얼마나 국가와 민족의 발전을 위해 헌신했고 노력했는지. 그가 김정일과의 회담에서 국가와 민족의 존엄이란 친미나 친중을 통해 달성되는 것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국제사회와 맞서 스스로 고립을 선택하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김정일에게 대폭적인 양보를 받아낸 것이 10.4선언이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에서 보여준 염원처럼 21세기 한반도의 복음이란 평화와 사랑의 성지를 여는 것이 아니면 다른 무엇이 있을 수 있겠는가? 유대인과 유일하게 맞설 수 있는 단군조선의 후예들에게 그런 것들이 아니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 쓰레기 언론들이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물타기 하기 위해서 노무현을 또다시 부관참시하는 파렴치한 행태를 자행했지만, 그들이 문재인 죽이기의 일환으로 진행했던 'NLL 포기논란'이 정반대의 결과로 귀결된 것도 노무현의 동반자이자 친구였던 문재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어쩌면 이런 극적인 반전은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바라는 선조들의 선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는 필자만의 해몽이며 일장춘망일 수도 있다. 극적인 반전이 지난 대선에서의 온갖 부정과 불법을 드러내고자 하는 하늘의 뜻이라면, 이것도 꿈보다 해몽이라고 할 수도 있다. 지난 대선이 불법이었음이 명명백백히 밝혀졌음에도 힘이 권위의 원천이고, 이것이 야만공권력을 통해 법치주의로 둔갑한 상황에서 이 정도의 수확도 어마어마한 것이다.   



이제 진실이 전진하기 시작했으니 무엇도 그것을 가로막지 못하리라고, 에밀 졸라의 말을 빌릴 수 있음은 혹한의 날씨에 소녀상을 지키고 있는 청춘들, 역사교과서의 국정화에 반대하는 청소년,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하는 유족과 시민들, 야만공권력의 피해자 백남기씨의 쾌유를 빌며 그 대신에 투쟁하는 모든 농민과 노동자들 때문에 가능하다. 그들이 이 땅의 주인이기에 문재인도 힘을 받는 것이며, 안철수의 본색이 낱낱이 까발려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과 미국에서 보내오는 여러 가지 외교적 신호는 박근혜의 효용성이 다했음을 말해주고 있지만, 안철수를 앞세운 이명박의 대반격이 역사의 흐름을 가로막을지 예측하기 힘든다는 점에서 승리를 믿어의심치 않기에는 현실적 한계가 자리하고 있다. 안철수를 너무 오랫동안 바라본 사람들은 그에게 신성을 씌워 우상화에 이르렀으니, 나라를 팔아먹어도 박근혜를 찍는 35%와 별로 다를 것이 없는 상태다. 



이것과 개표조작을 막아내는 것이 마지막 난관인데, 문재인 전 대표의 더불어민주당 개혁과 인재영입으로 어느 정도 안전책은 마련된 상태다. 이제는 10만을 넘은 온라인입당자들과 소녀상을 지킴으로서 민족의 역사를 지키고 있는 청춘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면 거리에 나선 청소년들, 그들의 든든한 지원자인 효녀연합, 백남기씨를 단 한 순간도 포기하지 않은 수많은 시민들이 있는 한 우리는 승리할 수 있다. 



많이 힘들고 지쳤지만, 정말로 고지가 바로 눈앞에 있다. 모두들 조금만 더 힘을 냈으면 한다. 우리는 프랑스혁명보다 더 위대하고 민주적인 혁명을 몇 번이나 성공시키는 경험이 있기 때문에.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참교육 2016.01.28 17:05 신고

    완전히 독립정이 개인이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사회적인 존재인 인간을... 그런데 이명박이나 박근혜는 어떤 관계 속의 존재라는 것을 알면 저런 사람을 선택하지 않지요. 결국 유권자들의 안목에 따라 지도자를 만나게 됫 수밖에 없습니다.

    • 늙은도령 2016.01.28 17:48 신고

      최근에 분위기는 미국과 중국이 박근혜를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신호로 가득합니다.
      이제 안철수만 제압하면 총선 승리와 대선 승리도 가능해 보입니다.
      제가 만나는 1020세대들은 놀라울 정도로 많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더군요.
      희망을 가져볼만 하더라구요.

  2. BetweenTheLines 2016.01.28 18:33 신고

    좋은 글 입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6.01.29 08:47 신고

    본문의 내용과 좀 별개지만 조중동 사주 혼맥도를
    보니 알고 있는것 이상으로 어마어마하게 얽혀 있군요
    유유상종,,, 유구무언입니다

    • 늙은도령 2016.01.29 13:55 신고

      이 정도는 기본입니다.
      밑으로 내려가면 더 얽혀있습니다.
      친일수구세력과 미국유학파가 한국을 지배하는 이유입니다.

  4. 촌아지메 2016.01.29 09:56

    저도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읽고 있습니다 .

  5. Pure09 2017.01.10 15:26

    정말 통찰력있는 해석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민중을 가난하고 못배운 무리 , 좌파 빨갱이 , 전경련 ,노조로 폄하시켜놓고 수동적으로 통치를 당해야만 하는 대상으로 규정짖는 보수 수구세력들이 지금은 민중이 날카로운 시각으로 정치를 판단하고 있는 시대란 것을 하루 빨리 자각할 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 저는 노무현 대통령을 진심으로 존경했고 그의 죽음에 지금도 가슴이 져립니다. 지금이나마 그 분의 죽음의 참 뜻이 여러 사람들에게 이해된다는것이 참으로 저에겐 위로가 됩니다. 다시 한번 올리신 글에 감사 드립니다. 많은 사람들 일깨워 주세요.





대한민국이 얼마나 비정상적이고 인간에 대한 예의가 실종된 나라인지를 말해주는 증거들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아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70대 노인인 백남기씨가 야만공권력의 악의적인 폭력에 의해 쓰러진 후 두 달이 넘었는데도,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대한 최종책임자인 박근혜는 사과는커녕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습니다. 정당한 공권력 사용이었기 때문에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박근혜는 국민에게 폭력을 자행한 자들을 승진시키는 반인륜적인 행태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정상적인 국민이고,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비정상적인 비국민으로 보는 정신분열적 독재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박근혜가 이 나라의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음은 불법과 부정이 난무한 대선의 정통성 상실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한중FTA의 최대 피해자인 농민 백남기씨를 로드킬을 당한 짐승처럼 여기는지 공권력의 희생자인 그를 존재하지 않는 자인양 무시·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박근혜는 대통령이기 전에 한 명의 사람입니다. 사람이라면 기본적인 양심과 생명에 대한 존중과 예의가 있어야 함에도, 국민 한 명 한 명을 살피고 보듬어야 할 대통령으로서 백남기씨를 투명인간 취급하는 것은 히틀러와 스탈린의 대량학살과 근본적인 면에서 동일합니다. 가장 예수를 닮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노숙자가 죽으면 뉴스도 되지 않는 세상'이라며, 어떤 금은보화보다 한 사람의 생명이 소중함을 역설한 것에 비교하면 박근혜의 행태가 얼마나 반인륜적인지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박정희 유신독재 기간 도시에서 일할 값싼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새마을운동이란 대농민 사기극을 펼침에 따라 '농자 천하지대본야'의 역사는 급속하게 무너졌습니다. 그 18년 6개월의 세월 동안 농촌 파괴작업은 계속됐고, 작금에 이르러서는 전체 국민의 6%만이 농업에 종사하고, 생산량은 GDP의 3%에 머무르는 초라한 성적만을 기록할 뿐입니다. 자본주의의 발달이 농촌의 파괴를 전제로 한다지만, 식량주권도 지키지 못하는 상황으로 농촌을 내몬 것은 전적으로 통치자와 정부의 책임입니다.

  


통치자와 정부에게 귀책사유가 있음에도, 한중FTA와 쌀시장개방을 강행한 박근혜 정부의 최대 피해자인 농민들이 정부를 상대로 거리로 나서는 것은 헌법상의 권리이자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생하지도 않은 미래의 가능성을 들어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해버렸고(명백한 위헌), 그것도 모자라 압도적인 폭력적 우위를 바탕으로 농민들을 야만적으로 진압했습니다





그들 중에는 삶의 뿌리까지 흔들어대는 정부의 폭주에 항의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던 무방비상태의 늙은 농민이 있었고, 그가 행사한 폭력이라고는 정부에 대한 항의가 전부습니다. 그런 70대 노인에게 살인적인 물대포를 난사하고, 그것이 문제로 떠오르자 백남기씨 등을 IS 테러리스트와 동급으로 만드는 발언까지 한 박근혜는 탄핵의 대상을 넘어 중죄로 다스려야 할 범죄자에 해당합니다. 



임기 중에는 형사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헌법상의 권한을 이용해 야만적 독재를 자행하고, 국민의 혈세로 돌아가는 공권력을 사유화한 것까지 더하면 법정 최고형에 처해져도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 행복을 책임져야 할 의무를 지녔음에도, 공권력의 살인적인 폭력에 쓰러져 두 달이 넘도록 사경을 해매는 백남기씨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와 위로의 말도 없다는 것은 박근혜가 얼마나 잔인하고 나쁜 대통령인지 증명합니다.

  


청와대에서 역겨운 환관들의 호위를 받으며, 절대군주에 가까운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만 누리고 행사하려는 박근혜는 어떤 정치적 업적을 이룬다 해도 국민의 생명을 너무나 천시하는 반인륜적 행태 때문에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며, 그 대가를 치를 것입니다. 한 사람의 국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대통령은 304명의 국민을 죽음으로 내몬 것을 넘어 모든 국민을 죽음으로 내몰 수 있습니다. 






당장 박근혜는 백남기씨와 그의 가족들, 그분의 쾌유를 기원하는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와 책임자 처벌에 나서야 합니다. 백남기씨에게 살인에 준하는 폭력을 남발한 당사자들의 승진을 취소하고, 그 죄를 물어야 하며, 더 이상 백남기씨와 그의 가족들을 능멸하고, 국민을 욕보이는 잔인무도하고 반인륜적이며 반민주적인 통치행위를 멈춰야 합니다



안철수와 국민의당의 선전이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정치적 계산서만 흔들며, 총선 이후의 대반격만 모색한다면 국민의 인내와 분노도 한계에 이를 것입니다. 한 사람도 구하지 못하는 대통령이란 꽃다운 아이들이 250명이나 포함된 304명도, 그 이상의 국민이 위험에 처할 때 누구도 지키지 못할 것을 알고 있기에 그냥 가만히 앉아서 당하지 만은 않을 것입니다



꿈꾸면서도 외치지 않는 자에게 용기를, 지켜보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자에게 투지를, 결말을 상상하면서도 처음에 저항하지 않은 자에게 결단을, 현실의 한계에 짓눌려 침묵하는 자에게 참여를, 개인의 자유와 견해의 다름을 주장하는 자에게 연대를, 그리고 모든 이들이 죽음에 이르러 마침내 내려놓을 고뇌의 여정에 대가 없는 평화와 사랑이 주어지기를.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왜누리안티 2016.01.16 18:30

    박근혜가 백 선생님 가족분들께 사과하지 않는다면 선택은 두 가지입니다.
    당장 하야하든가, 아니면 죽음을 택하는 것뿐입니다.

    • 늙은도령 2016.01.16 19:08 신고

      지도자의 기본도, 인간으로서의 양심도 없습니다.
      그 자체로 권력의 욕망덩어리입니다.
      자신만이 한국을 구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박정희의 유신독재 때 봤던 것이 정신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 참교육 2016.01.16 19:50 신고

    정말 대책없는 나라입니다. 말로는 민주주의 어쩌고 하지만 이런 사실 하나만 놓고 보아도 민주주의는 법전에나 있습니다.
    ㄱ구민을 졸로 아는 부끄러운 나라입니다.

    • 늙은도령 2016.01.16 23:23 신고

      지배엘리트의 힘이란 그만큼 거대합니다.
      많은 분들이 너무 세상을 모릅니다.
      극소수에 불과한 그들과 싸우려면 이런 식으로는 방법이 없습니다.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어야 하고, 각 분야 별로 전문가들의 도움도 끌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실패한 것도 결국은 세력싸움에서 졌기 때문입니다.
      제가 정동영과 김한길을 용서할 수 없는 이유가 그것 때문이고, 지금은 안철수가 그 짓거리를 대행하고 있습니다.
      안철수에 열광하는 자들을 보고 있으면 돌아가시겠습니다.
      그에 대해 낱낱이 까발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참고 있을 뿐입니다.
      절대 한 분야의 힘으로만 그 분야를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저들은 정말로 놀랄 정도로 촘촘히 연결돼 있습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6.01.18 09:01 신고

    기본적인 양심이 없는 사람입니다



정확히 2년 전에 간암에 걸린 것을 확인한 날, 치료가 된다고 해도 5년 생존율이 40% 이하라는 말을 의사에게 들었을 때 큰 충격을 받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온갖 통증과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살고 있어서 평균수명에 근접한 삶이란 오히려 지옥 같았기 때문에 낮은 생존확률에도 담담했던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5년 내 생존율이 40%라면 최소 2년은 더 살 수 있다는 뜻이 되어서, 마치 저에게 2년이란 시간이 보장된 것 같았습니다. 뭐, 그 정도면 아쉬울 것이 없을 것 같았고, 그 시간이나마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살 수 있다면 별 미련 없이 이승을 떠날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김경렬 화백의 홈페이지에서 인용



의사도 놀라워한 화학치료에 성공해 암세포를 잡았고, 건강도 많이 호전되면서 잠시나마 욕심도 생겼습니다. 최소 5권의 책을 내겠다는 계획도 세울 수 있었고, 그에 맞춰 집필에 들어가는 등 나름대로 진전도 있었습니다. 제가 블로그에 연재하다, 건강이 악화돼 잠시 멈춘 것들과 소설이 그것들입니다.



어쨌든 확률적으로 제게 보장된 2년, 즉 100%의 시간을 무사히 넘기게 됐습니다. 지금 같아선 덤으로 주어진 1년도 무사히 넘길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만일 내년 말에도 이런 글을 다시 쓰게 된다면, 그것에 진정으로 감사하며, 그 이후의 삶은 확률적으로 볼 때 여분으로 주어진 삶이 됩니다.



그것은 축복일 것입니다. 확률이란 그저 확률에 불과하지만, 그 이후의 삶이란 확률적으로 제게 주어진 신의 선물일 것입니다. 그리고 미덥지 못한 저와 매끈하게 퇴고하지 못한 글의 가치를 인정해 저를 후원해주고 계신 분들과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해주시는 독자분들의 선물일 것입니다.



그것에 감사합니다. 저를 살게 하고 힘을 내게 해주는 격려와 응원에 감사합니다. 아직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허리통증은 여전히 저를 괴롭히고 있지만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에, 그래서 4분의 후원자들과 수많은 독자분들과 글을 통해 만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그러면서도 미안합니다. 보다 좋은 글로 화답하지 못하는 것이, 아직도 바다 속에 갇혀 있는 세월호 실종자와 그들을 두고 떠날 수 없는 가족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한 어려움에 있다는 것이, 청춘들의 숱한 미생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



2015년 전, 서로 사랑하라 또 사랑하라고 설파할 인간의 아들이 가장 초라한 마구간에서 태어났습니다. ‘네가 남에게 받고 싶은 대로 남에게 행하라’고 했던 그분의 제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직자들이 인간의 아들의 삶과 가르침에서 멀어지면서 15가지 병에 걸렸다고 질타했습니다.



요즘처럼 하루하루가 소중한 적이 없지만, 슬픈 적도 없습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쓸 때는 그 순간들이 너무나 소중하면서도,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는 것을 글에 담을 때마다 그보다 더 슬플 수 없습니다.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을 더 좋은 글로 담아야 한다는 것은 참혹한 일이기도 합니다.



제게 허락된 글쓰기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지만, 이 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2년 후까지는 살아서 보다 정의로운 세상이 실현되는 것을 지켜보고 싶습니다. 어떤 이유를 든다고 해도 차별이 늘어나고 불평등이 커지는 세상은 불의한 것을 넘어 예수가 이 땅에 온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인간의 아들로 태어난 예수는 평등을 통해 자유를 지향했기에, 폭력혁명이 아닌 사랑의 혁명을 얘기했기에 가장 민주적인 지도자였습니다. 높고 커다란 성전을 짓고 그 안에서만 번성하지 말고 낮은 대로 임해서 사랑을 실천하라 했습니다. 공동체를 형성해 서로 도와주라고 했으며, 모두가 동등한 하느님의 아들이며, 모두가 선민이라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의 본질을 왜곡합니다. 차별과 불평등이 만연하는 현실에서 무한경쟁의 통치술로 변질된 자유민주주의를 민주주의와 동일시합니다. 최상위 0.1와 상위 1%에게는 국가와 체제 등 모든 것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전락했지만, 하위 90%에게는 탄생의 불평등을 삶의 멍에처럼 짊어진 채 최소한의 자유만 가지고 힘겹게 출발합니다. 



다양한 가치를 선택하고 즐길 수 있는 선택의 기회마저 봉쇄돼 길은 많지만 들어서지도 못하는 길이 대부분입니다. 예수는 2015년 전 목수의 아들로, 가장 비천한 장소인 마구간에서 태어났습니다. 죽음에 이르러 부활하는 마지막 순간에도 가장 비천한 여인인 막달라 마리아와 함께 했습니다. 그것이 예수가 말하고자 하는 하느님의 나라고, 99마리의 양보다 홀로 떨어진 1마리 양을 돌보는 모세를 선택한 이유이며, 그것이 예수가 꿈꾸었던 민주주의였습니다. 



2015년의 크리스마스 초야에서 ‘세월호 그리고 어떻게든 살아가는 것에 대하여’를 생각해봅니다. 병원에서 죽을 때까지 매일 먹어야 하는 약을 타오면서 무겁게 내려앉은 회색빛 하늘을 봤습니다. 거기에는 250명의 아이들이 안산과 팽목항을 오가며 차가운 바다 속에 갇혀 있는 친구들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고 있었습니다.  


  

예수는 단원고 아이들처럼 인간의 아들로 태어나 신의 아들로 부활했습니다. 그 사이에는 사랑과 구원의 약속이 있었고, 십자가 못 박힌 모두를 위한 죽음과 부활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그렇게 모든 이들의 원죄를 대속하였고, 사랑의 위대함을 가르쳐주었고, 영원한 삶으로 들어설 수 있었고, 세월호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을 것입니다. 





저에게는 안산과 팽목항을 떠도는 아이들이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였습니다. 그들은 제가 어떻게든 살아서 대속해야 할 원죄와 같은 존재가 됐습니다. 제 가슴 속의 분노는 가장 초라한 모습의 사랑입니다, 아이들이 숨을 쉬기 위해 최소한의 공간이라도 찾았을 마지막 순간의 공포와 절망처럼. 



모태 천주교 신자로서 2015년의 크리스마스는 가장 감사하고도 가장 슬픈 하루입니다. 죽음이 없는 영원한 삶이란 아무것도 꿈꿀 수 없는 지옥이고, 고통과 아픔이 없는 삶이란 허구에 불과하지만, 영원한 미생의 삶에서 벗어나지 못할 아이들에게는 예수의 탄생마저도 멀게만 느껴집니다.  



사랑합니다, 우리의 아이들을. 단원고 생존학생들과 유족분들을. 누군가를 떠나보냈다 해도 오늘 만큼은 행복할 자격이 있는 모든 분들을. 2015년 전,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음으로써 모든 이들에게 사랑이라는 구원을 선물하신 분의 탄생으로 인해, 세월호참사 같은 비극 앞에서 중립이란 없다고 말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으로 인해.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Chris (크리스) 2014.12.25 07:24 신고

    정의가 실현되는 그날을 보셔야지요.
    건강 잘 챙기시고 무리하지 마세요.

    • 늙은도령 2014.12.25 19:05 신고

      어제는 병원에 갔다 와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체력이 예전보다 더욱 떨어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건강을 찾아가는 노력과 세상의 불의를 고발하는 것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성탄절 잘 보내세요.

  2. 뉴론7 2014.12.25 08:10 신고

    세월호가 2014년 큰사고 였지요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지긴 하네요 좋은하루되세요

    • 늙은도령 2014.12.25 19:06 신고

      네, 님도 좋은 성탄절 되십시오.
      세월호 같은 사고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것을 최소화하고 사고가 난 다음의 대처가 발전해야 하는 것이 그 때문입니다.
      우리는 완벽함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러고자 노력하는 것을 원하는 것입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4.12.25 08:20 신고

    희망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저도 문턱까지 갔다온 사람으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항상 무리 하지마시고 건필하시길 바랍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 늙은도령 2014.12.25 19:07 신고

      네, 그리하겠습니다.
      평생을 별로 건강하게 살지 못해서 아픈 것에는 이골이 났지만 안타깝게 죽어간 아이들은 잊혀지지가 않네요.

  4. 참교육 2014.12.25 09:23 신고

    그러셨군요. 몰랐습니다.
    부디 건강 되찾으셔 늘 좋은 글 볼 수 있기를 기도하겠습니다.
    힘내십시오.

    • 늙은도령 2014.12.25 21:49 신고

      네, 노력하겠습니다.
      이대로 쓰러질 수 없으니까요.
      좋은 세상이 오는 것까지는 봐야 할 것 같습니다.

  5. 바람 언덕 2014.12.25 12:46 신고

    오늘 하루 평안하고 행복하게 보내시구요.
    내년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울림이 있는 글과 말씀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건승하시기를 바랍니다.
    연말연시 잘 보내세요.
    ^^

    • 늙은도령 2014.12.25 21:51 신고

      네, 님도 좋은 글로 많은 분들에게 깨우침을 주시길 기원할게요.
      늘 건강하시고 하고자 하는 일이 잘 되기를 기원할게요.

  6. 동의합니다 2014.12.28 09:28

    이용약관위배로 관리자 삭제된 댓글입니다.



자신을 작가라고 불러달라는 유시민이 조계종 불학연구소 워크숍 강연 질의응답에서 “박근혜 정부는 심리학자의 도움 있어야 설명이 가능하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를 표한다. 필자도 유시민 작가처럼 플라톤에서 시작해 홉스와 몽테스키외, 아렌트와 푸코, 달과 최장집, 쉐보르스키와 말라발 등에 이르기까지 국가이성과 내치학(관방학), 정치경제학과 통치이성 및 정치철학과 국가이론까지 온갖 것을 적용해 박근혜 정부를 분석해보려 했는데 결론은 ‘답이 없음’이었다.



                                                                 


유 작가의 평가와 필자의 생각이 다른 점은 단 하나다. 박근혜 정부는 극단적인 자기보존의 본능을 제외하면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라는 사실이다. 심지어는 마키아벨리가 제시한 제왕의 통치술(추문의 수준이다)로도 박근혜 정부를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정치와 통치를 이해하지 못하고,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을 구별하지 못하고, 밀그램의 ‘권위에 대한 복종의 실험’을 보는 듯한 유체이탈 화법과 받아쓰기의 집단의식만을 ,보여줄 뿐이어서 지독한 자기보존의 본능을 빼면 박근혜 정부를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자신을 무오류의 정화인 듯 말하는 ‘자신을 뺀 모든 것이 적폐’라는 인식도 지독한 자기보존의 본능에서 권위적인 통치를 빼면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대통령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과격한 폭력성은 자기보존 본능이 강한 사람들이 목적한 바를 쟁취하려 할 때 보여주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들은 도전자의 입장일 때는 최강의 공격만이 자신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생각한다. 타협이란 자신에게 유리할 때만 하는 것이지, 자신에게 불리하면 밖으로 튀어나가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의 공저인 《계몽의 변증법》을 보면 “계몽과 신화의 대결 속에 있는 유혹녀는 강력한 유혹의 힘을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연약하고, 구식이며, 방어력이 없는 존재”로서 “자신의 에스코토로 말 잘 듣는 동물을 필요로 한다”는 구절이 나오는데, 필자는 이것에서 도전자에서 수성자로 바뀐 박근혜 정부의 속살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박근혜 정부의 인적 구성을 보면 신화의 영역에 자리했던 소수의 왕족들과 계몽의 영역에 자리했던 다수의 신민들을 떠올린다.



                                               


45% 전후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끌어낼 수 있는 유혹의 힘을 지닌 유체이탈 화법의 대통령과 그를 에스코드하기에 바쁜 받아쓰기의 비서진이 보여주는 행태란, 정작 통치의 기술이 필요할 때는 '연약하고, 구식이며, 방어력이 없는' 집단처럼 보인다. 신화도 아닌 인간의 권력이 계몽의 찬양 속에 흠뻑 취해 자기보전의 본능적인 통치만 향유할 뿐, 국민이 살고 있는 저작거리의 애환과 고통에는 철저한 거리를 유지한다.



                                                     


나라의 곳간을 풀어 만민을 통치할 수 있는 여력이 있을 때는 성인군자처럼 행세하다, 곳간의 재고가 바닥을 들어내면 야차처럼 차갑게 돌변한다.  나라의 통치자로 어명을 하사하고 집행을 독려하되, 결과에 따른 책임은 일부의 신민과 국민의 무지로 돌려버린다. 세월호 실종자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진도체육관을 방문했을 때는 통치자의 위로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어서 눈물이 나오지 않았지만, 대국민사과담화를 발표할 때는 자신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눈물이 흘러내린 것이다.



통치자에 올랐으니 이제는 방어가 무엇보다 중요해졌고, 위기에 처할수록 자리를 지키기 위한 자기보존의 본능은 극대화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말했듯이 거세당한 신화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는 ‘죽음의 문화’만이 번성할 뿐이다. 신화 속에 실체를 숨기고 있을 때는 모든 사람들을 무릎 꿇릴 유혹하는 힘을 지녔지만, 막상 그것을 사용할 때는 계몽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세월호 유족과 국민의 아우성이란 민주주의의 본질인데 자기보존의 본능이 이 모든 것을 위협의 신호로 둔갑시켜 버린다.



그 다음은 작금의 현실이 말해주고 있다. 신화와 계몽이 싸우는 곳에 현실의 사람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이, 세월호 유족들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란 애초부터 없었다. 게다가 전설의 레이저를 맞으면 누구도 살아남지 못한다. 복종하지 않는 자들은 배신자로 낙인찍히고, 심판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되며, 그를 제거한 자리에 절대 복종을 실천하는 그녀에게만 '진실한 사람'으로 대체해야 한다.



청소년기에서 멈춰버린 인지부조화는 극과 극을 오가는 조울증의 형태를 띠며, 일정 수위를 넘으면 분노조절장애를 일으킨다. 이런 카오스적 정신상태는 순수한 악의 전형에 권력의 역학이 더해져 정반대의 말을 해도 스스로는 오류를 인식하지 못한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무오류의 유체이탈 화법이다. 집권 4년차에 들어서는 인지부조화가 중증에 이르러 백약이 무효한 상태에 이르렀다. 



한 마디로 말하면 박근혜는 심각한 정신질환을 가진 위험천만한 최악의 지도자라는 뜻이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오마이뉴스의 유시민 강연 동영상

 

                                                     


  1. 소피스트 지니 2014.08.24 23:01 신고

    유시민이 다시 정치계로 복귀했으면 하네요. 그의 뜻이 어떤지는 잘 알지만 그래도 지금 시점에서는 사안을 정확히 궤뚤어보는 시야를 가진 사람이 필요해 보입니다.

    • 늙은도령 2014.08.25 01:22 신고

      제대로 된 정치인들은 참여정부에서 국정 경험이 있고 새누리당과 수구세력의 정체를 제대로 알고 있는 정치인들입니다.
      현 집권세력은 그들이 가장 무서운 존재들입니다.
      그래서 친노하면서 그들을 철저히 짓밟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너무 표상만 보고 그 배후에 자리한 것들을 못 보네요.
      많은 글을 통해 우리나라 집권세력의 정체를 전하고 있지만 방송에 휘둘리다 보니 우리나라 정치가 이 모양 이 꼴입니다.



필자는 앞의 글에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이후에 조중동과 새누리당이 세월호 참사의 정치적 프레임을 어떻게 설정해왔는지 간단히 다루었다. 세월호 참사가 현 집권세력에게는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조중동과 새누리당이 세월호 참사를 선정적으로 다루며 최대한 시간을 끈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세월호 피로감은 높아졌고, 그만큼 세월호 유족들의 마음에는 분노가 쌓여갔다. 뜬금없이 변사체로 등장한 유병언의 죽음을 거쳐, 세월호 실소유주를 밝혀줄 수도 있는 국정원 문건마저 묻혀버리고, 새누리당의 의도적인 파행으로 국정조사마저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나자 세월호 유족들의 분노는 임계점을 넘어섰다.



박근혜 대통령을 둘러싼 7시간의 풍문은 조선일보의 민첩하기 그지없는 초등대처로 제도권언론에서 사라졌고, 낮은 투표율 덕분에 7월 재보선에서 여당이 압승하자 세월호 유족들의 좌절감은 극에 달했다. 세월호 참사의 침몰원인을 규명하려면 야당의 정치력이 절실했지만, 조중동이 쳐놓은 프레임과 유권자의 선택 앞에서 그것마저 물거품이 됐다.





이런 냉혹한 현실 앞에서 세월호 유족이 느꼈을 절망감이란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그런 수준의 것이 아니었으리라. 단원고 생존학생들이 1박2일로 도보행진을 하고, 유족들이 천만인 서명운동에 들어가고, 희생자 가족들이 전국을 순례하며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호소했지만, 지난 125일간 침몰원인을 밝힐 수 있는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은 4월16일 이후 그들에게 주어진 유일한 위로와 희망의 시간이었지만, 교황이 떠나자마자 유족의 뜻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특별법이 여야 합의로 그들에게 주어졌다. 그것도 두 번이나 연속으로. 마치 세월호 유족의 분노가 임계점을 넘어 폭력적으로 폭발하기를 바라는 듯이.



                                                    


누가 세월호 유족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가? 세월호 유족들을 폄훼하고 세월호 피로감을 극대화시키는 자들은 누구인가? 대통령이란 자리가 국가권력기관의 불법을 동원해서라도 당선되기만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도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성역인가? 이 땅의 민주주의란 국민이 아무리 많이 죽어나가도 다수당이 반대하면 진상규명조차 할 수 없는 그런 껍데기에 불과한가?



세계 9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발전한 대한민국이 일본에서 폐선해야 할 배를 들여와 증축하고, 한계중량을 넘는 과적을 한 채 수백 명의 수승객을 실고 우리의 영해를 운항하는 나라로 전락했단 말인가? 수년 째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도 청년들은 비정규직과 임시직을 전전하며, 5060세대와 전쟁을 벌이는 나라가 됐단 말인가?



                                                  


수많은 청춘들이 이 땅에서 살고 싶지 않다고 한다. 어른들의 말을 따른 대가가 교통사고와 동일한 것으로 취급되는 하찮은 죽음이라면, 이 나라에서 살아야 할 이유도 없을 터, 그들은 이 나라가 바로 지옥이 아니면 무엇이 지옥이냐며 어른들에게 묻고 있다. 하긴 인간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고, 아이들의 죽음마저 돈으로만 환산하는 이 나라가 지옥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자식의 목숨 팔아서 한몫 단단히 챙겼으면 이제 그만하라고 몰아치니, 그러면 죽은 아이들이 살아서 돌아오기라도 한단 말인가?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를 하며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고 진상규명을 담지했으며, 극적인 눈물은 왜 흘렸단 말인가? 대통령의 담화에 발맞춰 조중동과 새누리당을 비롯해 이 땅의 기득권들은 왜 그렇게 몸을 낮추었단 말인가?



                 



시기적절한 타이밍에 애국심 마케팅과 스크린 독점을 빼면 그리 대단하지도 않는 영화가 1,500만 명의 관객 동원을 넘어 2,000만 명을 향해 진군하고 있으니, 무엇인들 국익과 애국심에 연동시키지 못할 것인가? 천하의 세종대왕마저도 왼손잡이가 분명한 이순신 장군의 뒤태만 매일같이 보고 있을 정도니, <명량>이 2,000만 명의 관객 동원에 성공한들 뭐라 할 수도 없다.



이제 세월호 유족이 애국심 마케팅의 마지막 타겟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민생만 외치면 모든 것이 용서되는 이 나라에서 세월호 유족도 내수진작에 동참해야 애국자라고 할 것 아닌가? 엄청난 보상금을 챙길 테니, 최소 열 번은 봐야 한다고 말하지 못할 것도 없다.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대통령과 정부는 책임에서 벗어났고, 새누리당은 확고한 명분을 얻었다.


  

                                                



이제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싼 갈등이 유족 대 집권세력이 아니라 유족 대 야당이라는 지독한 역설에 빠져들어, 어떤 해답도 도출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다. 조중동의 프레임과 새누리당의 재보선 압승이 이런 파국적 상황을 만들어냈다. 이제 야당마저 손을 들면 세월호 유족만이 극도의 분노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대체 누가 세월호 유족을 여기까지 끌고 왔으며, 이제는 그들을 벼랑 끝까지 내몰고 있는가? 대체 무슨 목적으로 그들의 분노를 극단적인 방식으로 폭발시키려 유도하는가? 대체 그들이 정치권과 어떤 합의도 할 수도 없게 만들면서 극단적인 선택 이외에는 어떤 가능성도 남겨두지 않았는가?



                                                        

                                                    


세월호 참사는 최소 1~2년은 정치적 공방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그런 특별하고도 중차대한 사안이었다. 헌데 단 126일만에 세월호 참사는 비극적인 파국의 직전까지 와버렸다. 이럴 경우 세월호 유족은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폭력적인 저항이나 극단적인 선택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그 다음은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하겠다. 현 상황은 세월호 유족과 여야의 정치권이 건널 수 없는 다리를 넘어선 상태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은 대통령과 새누리당, 조중동과 MBC, TV조선과 채벌A,  MBN와 연합뉴, 보수 지식인과 보수 단체, 새정치민주연합의 대표단이 만들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무책임한 발언과 김재원으로 대표되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행태는 김형오씨를 비롯해 유족들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고 있다. 이는 마치 세월호 유족들이 폭력적인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악마와 결탁한 자들이 대한민국을 끝없는 수렁 속으로 밀어넣고 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덕산 2014.08.21 09:47

    조중동, 종편쓰레기 TV에서 만들어가는 프레임 속에서 국민들의 이성이 마비되어 가고 세뇌되어 가고 있습니다.
    인간은 망각의 존재라고는 하지만 우리는 넘 쉽게 속아 넘어 가는 것 같습니다.
    부당한 현실 속에서 적당히 타협하고 살아가는 것이 잘 사는 사회가 된 지금 그 누가 국민들을 위하고 나서주겠습니까?
    정치도 더욱 파행으로 가고 있는 지금 여당에서 내각제 개헌이라는 말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무섭도록 치밀하고 대단한 여당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정치적 밀당이 여기에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 늙은도령 2014.08.21 09:57 신고

      여당으로서는 다음 번 대선주자가 없습니다.
      그래서 더욱 내각제에 매달릴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말을 다 믿어서는 안 됩니다.
      정치란 것은 이런저런 것들을 던져본 다음 상황에 따라 취사선택하는 과정입니다.
      내각제로 가자는 것은 보수화된 현재의 상황을 계속해서 끌고가겠다는 속셈인데, 세상일이란 아무도 모르니 올해 말까지는 추이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많은 사건들이 터질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선진국으로 진입하느냐 주저앉느냐의 입구에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데, 국민들이 이것을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단기적으로 보면 절대 현재의 집권세력을 이길 수 없고, 특권층 위주의 세상도 바뀌지 않습니다.
      때가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것을 마지막까지 잃지 않으려 합니다.
      중간중간에 너무 힘들어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겠지만....

    • 덕산 2014.08.21 12:23

      힘들지만 인내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않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늙은도령 2014.08.21 22:22 신고

      네,희망을 놓은 순간이 정말 끝나는 것입니다.

  2. 미소 2014.08.21 10:38

    도령님 말씀을 각종언론에 공개하여 일반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볼 수 있도록, 그리하여 올바른 여론형성에 기여하게 하는, 길이 없을까요? 아님 지라시 형태로라도 모임이 있을때 뿌려주시면 ... 밖에는 비가 내리고 유족들 안타까운 마음에 제맘에도 비가 내립니다

    • 늙은도령 2014.08.21 10:58 신고

      올해까지는 블로그 활동에 전념하며 책을 낼 것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우리나라는 뭔가 기본적인 것들을 갖추어야 인정하니까요.
      책을 내려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제 체력 상 많은 것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저를 알리는 작업을 먼저 한 뒤 그 다음에 원하는 지적공동체를 이루려고 합니다.
      할 수 있는 것이 남아 있는 지금의 건강에 고마움을 표하면서....

      정말 비가 엄청 내리네요.
      이런 비 속에서 고생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모든 철학이 죽었다"는 비트켄슈타인의 절망적인 선언이 나왔던 시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철학과 사회학이 죽어버린 시대가, 신자유주의 통치와 거대 미디어의 세상인 지금이기 때문입니다. 생각 자체가 사라진 채 끊임없이 이동하고 접속하며, 단 한 번의 클릭으로 자신의 과거를 삭제하고, 현재의 나를 끝없이 업그레이드하는 모바일기기의 특징으로 인해 지금-당장이라는 소비지상주의가 만연된 시대적 특징을 감안하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 비판정신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현대의 지식인들이 현실비판에서 멀어지면 화석의 존재처럼 변해버린 존재의 근거마저 사라져버립니다. 포기는 쉽고, 타협은 탈콤하며, 전향은 부를 제공합니다. 지식인이 꼭 가난할 필요는 없지만, 비판정신을 잃을 만큼 많은 부를 쫓아가면 나태한 정신이 비판정신을 부패시키기 일쑤입니다. 타협과 타락의 시작은 늘 비슷한 것에서 비롯되기 마련입니다.  





유대인을 대량학살한 홀로코스트의 행정책임자였던 아이히만의 재판을 지켜본 한나 아렌트(그녀도 유대인이다)가, 인류사의 최대 악으로 지탄받고 있는 나치의 핵심인물 중 한 명이었던 아이히만이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며 《예루살렘의 아이히만ㅡ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를 출간한 뒤, 좌우로부터 융단포격을 받고 자신의 주장을 더 이상 펼치지 않았던 것을 떠올리면, 동시대의 주류에서 벗어난 사상을 꿋꿋하게 밀고 나가는 것은 자살행위에 다름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좌우의 융단포격을 받은 한나 아렌트가 자신의 사상을 끝까지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은 지식인의 역할을 잊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에서 지식인(모든 개인도 마찬가지이지만)에게 주어진 삶이 사막처럼 척박하고 황량해도 끝끝내 시작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던 것을 철회하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며, 휴머니즘을 가득한 정치철학의 부활을 위해 끝까지 노력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한국 지식인의 표상이었던 리영희 교수와 최근에 생을 달리한 신영복 교수가 그렇게 살았지만, 그들의 뒤를 이을 행동하는 지성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한국의 지성사는 각자도생의 퇴로에서 비틀거리고 있습니다. 김대중과 노무현에 필적하는 지도자가 나오지 않는 것도 결국은 언론과 지식인의 권력과 자본에 대한 치열한 비판이 종적을 감췄기 때문입니다.  



비록 큰 돈을 벌 수도 없고, 권력과 자본과 결탁한 사이비 지식인들과 다른 관점을 지닌 올바른 지식인들에 의해 많은 공격에 시달리겠지만, 비판이론을 업으로 삼고 있는 지식인이라면 '병 속의 편지' 같은 편법에 빠져드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부르디외가 《세계의 비참》의 추고에서 말한 것을 지식인(특히 철학과 사회학을 전공하는)이라면 가슴에 담고 살아야 합니다.



사회적 세계를 연구하는 데 인생을 바칠 기회를 얻은 사람은, 세계의 미래가 걸려 있는 투쟁 앞에서 무관심하거나 중립적으로 있을 수 없다.         

 


부르디외의 성찰처럼, 이번에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슴에 단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를 기리는 벳지를 달고 다니는 것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여지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인간의 고통 앞에서는 중립이란 없다"고 말한 것은 동일한 것입니다. 인간의 영혼과 지상에서의 삶을 구원해야 하는 성직자와, 인류에게 무엇이 진실이고 정의인지 알려야 하는 지식인들은 인간에 사랑이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합니다. 

  


헌데 교황이 '죽음의 문화'라고 말한 부정적 세계화가 지구의 곳곳을 가로지르며 전 지구적 시장으로 끌어들여 뼈속까지 빨아먹고 있는 지금/현재, 돈이 되는 것은 모두 다 전문화돼 일반인들은 접근하기 힘들고, 그들의 주장을 이해하기도 힘듭니다. 전 지구적 지배계급과 거대 자본 및 초국적기업에 봉사하는 지식에는 국경이 없어졌고, 지식인들도 비슷하게 행동합니다. 세계화의 주역들을 위해 치외법권적 지위를 누리며 계급화된 엘리트로 자리매김한 현대의 지식인들은 부정적 세계화를 위해 시민을 소비자로 변질시키는 상징제작자와 상징조작자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부정적 세계화의 정도가 심화된 대한민국에서는 족벌신문과 정권의 나팔수를 자처하는 방송들을 맴돌며 정치권만 기웃거리는 사이비 지식인들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영혼도 철학도 없는 그들은 오로지 돈과 권력만 쫓아 불나방 같은 행태를 서슴지 않습니다. 지식인의 업무가 현실비판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돈과 권력의 맛에 길들여진 이들은 사실과 진실은 물론 진리와 공리마저 왜곡하고 있습니다.  





그 가치와 진실 여부는 전혀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지식의 이름으로 홍수처럼 밀려오는 디지털 세상에서 지식인이 할 일이란 자신의 사상이 경고하는 미래상이 틀리기를 바라면서 부정적 세계화의 현실과 사회비판에 물러섬이 없어야 합니다. 성장과 개발이 불러온 현실이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비대칭적 종말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망가져 버렸지만, 모름지기 철학과 사회학을 업으로 삼고 있는 지식인이라면 실낱같은 희망을 잉여에서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는 현 시대의 난민과 미래세대에게 제공해야 합니다. 



비판이론을 평생의 업으로 삼은 지식인이라면, 지그문트 바우만이 《유동하는 공포》의 마지막에 했던 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특히 사회경제적 평등과 돈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진보좌파의 가치가 민주주의의 기반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확고하게 믿는 지식인이라면 더욱더 그러해야 할 것입니다. 깨어 있고 행동하는 시민에서 소비하는 개인으로 파편화된 일반인들이 비판이론을 정립할 수 없는 일입니다.



진리와 정의 및 자유와 평등에 대한 부단없는 탐구와 기득권의 탐욕을 고발하고 경고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지식인들이 또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는 비전을 제시할 수 없다면,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의 폭력적인 현실은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기득권의 탐욕에 지식인이 침묵하면 언론도 침묵하고, 교육도 무너지고 권력은 오만방자해집니다. 그럴 경우 바우만의 마지막 희망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호소도 아무런 역할을 못할 것입니다. 



다가오는 세기는 궁극적인 재앙의 시대가 될 것이다. 아니면 지식인과 민중 사이에 새로운 협약이 이루어지는 시대가 될 것이다. 희망을 갖자. 이 두 개의 미래에 대해, 아직도 우리에게 선택의 기회가 남아 있으리라고.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뉴론7 2014.08.20 05:51 신고

    잘보고 감니다. 좋은하루되셔염

  2. 태봉 2014.08.20 08:41

    좋은 날이 올거라 희망해 봅니다
    잘 보고 가요 화이팅~~!!^^

  3. 유머조아 2014.08.20 15:58 신고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무척 철학적이십니다..

  4. 새벽을기다리며 2014.08.20 17:38

    좋은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십시오.


한국 천주교에 대한 각종 동향을 전하는 <카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14일 한국 천주교주교회의에서 주교단에게 한 연설 중에서 한 문단이 통채로 빠진 채 언론에 배포됐다고 밝혔습니다. 교황이 주교회의에서 한 연설은 '교황방한위원회'에서 한국어로 번역해 배포한 것인데, 교황청 홈페이지에 실린 영어판과 비교할 때 17줄 분량이 사라진 것입니다.  



                                         <카톨릭뉴스 지금여기>에서 인용



<카톨릭뉴스 지금여기>는 주교회의에 교황의 연설 중 한 문단이 빠진 것에 대해 질의를 했는데, 이에 대해 주교회의 의 한 관계자는 '일부러 빠뜨린 것이 아니'라며 '(처음 교황청에서 보내준 교황 연설문과) 교황의 연설이 약간 달라' 발생한 문제라고 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교황의 연설을 정확하게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실제로 교황이 연설한 내용으로 번역문을 교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에 통채로 빠진 문단은 "교황이 성경에 나오는 초대교회의 상황을 예로 들며 한국 교회가 악마의 꼬드김으로 부유한 이를 위한 부유한 교회가 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대신에 가난한 이를 위한 가난한 교회가 되도록 노력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입니다. 교황은 한국 천주교가 갈수록 기득권 위주의 보수적 성향이 강화되는 것에 일침을 가한 것인데, '교황방한위원회'에서 이 부분을 통째로 들어낸 것이 아닌지 의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사실 유럽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천주교의 신자수는 줄고 있지만, 한국의 신자수는 늘어나고 있으며 교황청에 내는 교부금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 천주교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진 것을 뜻하지만, 반대로 한국 천주교가 '번영의 유혹'에 빠져 외적 성장만 중시하는 경향에 빠져들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권력과 자본의 탐욕에 맞서 싸웠던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활동이 크게 위축된 것도 이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입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서 인용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교황이 주교회의에서 한 실제 연설 내용이 번역돼 배포되지 않았기 때문에, 교황청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영어판을 기준으로 연설 원문을 보면, 교황이 방한 중에 사회경제적 약자들과 소외받고 천대받는 사람들을 찾아 낮은 곳으로 달려간 이유가 명백히 드러납니다. 교황은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을 부추기는 경제 모델을 죽음의 문화에 비유하며, 교회가 앞장 서 이를 거부하고 저항하라고 했는데, '교황방한위원회'은 이것이 껄끄러웠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태신앙인인 저는 젊은 날에 신부가 될 것을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었고, 성경과 관련 서적들을 많이 공부한 편인데 초기 천주교 공동체는 철저하게 가난한 이들을 위한 안식처였고, 예수가 지상에 세운 진정한 의미의 교회였습니다. 예수도 공적생활에 들어간 3년 동안 가난하고 소외받고 핍박받는 이들과 함께 했습니다. '부자가 하늘나라에 드는 것이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어렵다'고 한 것도 하느님의 복음이 가난한 이들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교황의 연설문을 보면, 신앙을 내세워 사적 이익집단에서나 볼 수 있는 온갖 부패와 부조리를 양산하고, 자식에게 거대한 부를 세습하는 한국 기독교 대형교회의 행태가 얼마나 예수의 뜻에서 멀어져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카톨릭뉴스 지금여기>가 교황청 홈페이지에 실려 있는 교황의 영어 연설문을 번역한 것입니다.    



저는 가난한 이들이 복음의 핵심에 있다고 말해왔습니다. 이들은 처음부터 끝에 이르기까지 그 자리에 있습니다. 나자렛의 회당에서 예수님은 자신의 직무를 처음 시작하는 자리에서 이 점을 명확히 밝히셨습니다. 그리고 마태오 복음 25장에서 예수님이 장차 올 하늘나라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우리가 어떤 기준으로 심판을 받을지 드러내 밝히실 때, 여기에서도 우리는 가난한 이들을 봅니다. 


번영의 시대에 떠오르는 한 가지 위험, 유혹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그저 또 다른 “사회의 일부”가 되는 위험입니다.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신비적 차원을 잃고, 성체성사를 기념하는 능력을 잃으며, 그 대신에 하나의 영적 단체가 되는 위험입니다. 이 단체는 그리스도교 단체이며 그리스도교적 가치관을 가진 단체이지만 예언의 누룩이 빠진 단체입니다. 


이런 일이 생기면, 가난한 이들은 더 이상 교회 안에서 자신들의 적절한 역할을 갖지 못하게 됩니다. 이 유혹에 특정 교회들과 그리스도교 공동체들이 과거 오랜 세월 동안 크게 고통을 겪어왔습니다. 어떤 사례들에서 이런 교회와 공동체들은 그 자체가 중산층이 되어서 그런 공동체의 일부가 되는 가난한 이들이 심지어 수치감을 느낄 정도가 됩니다. 이것은 영적 “번영”, 사목적 번영의 유혹입니다. 


그런 교회는 더 이상 가난한 이를 위한 가난한 교회가 아니라 오히려 부유한 이들을 위한 교회, 또는 돈 많고 잘나가는 이들을 위한 중산층 교회입니다. 그리고 이는 낯선 일도 아닙니다. 이 유혹은 초대교회 때부터 있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에서 코린토 신자들을 질책해야만 했습니다.(1코린 11,17) 그리고 야고보 사도는 이 문제를 더욱 강하고 명확하게 제기했습니다.(야고 2,1-7) 그는 이들 부요한 공동체들, 부요한 사람들을 위한 부요한 교회들을 질책해야만 했습니다. 


그들은 가난한 이들을 배제하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들이 누리는 생활양식 때문에 가난한 이들이 그들 공동체에 들어가기를 꺼리게끔 하였고 가난한 이들은 그런 공동체에서 편안하게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번영의 유혹입니다. 저는 여러분 주교들께서 좋은 일들을 잘 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저는 지금 여러분을 훈계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신앙 안에서 자신의 형제를 확인해야 할 의무를 지닌 한 형제로서, 저는 여러분께 이렇게 말하고자 합니다. 주의하십시오. 여러분의 교회는 번영하는 교회이고 매우 선교적인 교회이며 위대한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악마가 교회의 예언자적 구조 자체로부터 가난한 이들을 제거하려는 이런 유혹의 씨앗들을 뿌리도록 허용되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악마로 하여금 여러분이 부요한 이들을 위한 부요한 교회, 잘 나가는 이들의 교회가 되게 만들도록 허용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여러분의 교회가 그렇게 된다면) 그 교회는 아마도 “번영의 신학”을 펼치는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가난한 이를 위한 가난한 교회가 제대로 되지 못하는) 그저 그런 별 쓸모없는 교회가 될 것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뉴론7 2014.08.19 05:26 신고

    잘보고 감니다. 좋은하루되세염

  2. president 2014.08.19 09:27

    옳은 말씀. 잘 보고 갑니다.

    • 늙은도령 2014.08.19 21:52 신고

      할 일을 할 뿐입니다.
      천주교가 가난한 자들의 등불이 되기를 바랍니다.

  3. 김인범 2014.08.19 10:46

    교회가 세상에서 해야 하는 일을 이토록 적시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이 메마르고 위태로운 때에 교황의 방한과 그의 낮은 곳으로의 행보와 한결같은 위로의 모습은 감동과 눈물을 자아내게 합니다

  4. smile52 2014.08.19 10:47

    아주 중요한 말씀이군요. 핵심적인 이런 내용을 빠뜨린 건 쿤 실수라고 봅니다.

  5. 김인범 2014.08.19 10:54

    그의 강론 하나하나 마다에서 느껴지는 진심과 소외받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 아픔을 가지 사람들에 대한 연민의 모습은 종교의 구분을 떠나 성직자라면 종교를 가진 사람이라면 마땅히 해야할 행동임에도 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행동으로 보여주는 모범이었습니다 정말로 감동이었습니다

    • 늙은도령 2014.08.19 21:53 신고

      네, 교항 같은 분이 우리나라에도 나와야 합니다.
      그런 성직자만이 정의를 위해 노력할 수 있습니다.

  6. 확인 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2014.08.19 15:31

    교황님, 정말 사랑합니다.
    예수님의 제일 제자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 나라를 위해서, 이 세상을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 늙은도령 2014.08.19 21:54 신고

      네, 이 상태로는 나라가 개판이 될 것 같습니다.
      박근혜는 아무런 역할도 못하고 있습니다.

  7. 여강여호 2014.08.19 20:04 신고

    교황의 행보와 달리
    자꾸 소외된 자들과 거리를 두려는 한국 가톨릭는 교황의 그런 발언을 내심 숨기고 싶었겠지요.
    교황 방한을 계기로 한국 현대사에서 그랬듯이
    한국 교회가 종교 본연의 자세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늙은도령 2014.08.19 21:55 신고

      네, 한국 천주교도 변할 것입니다.
      강우일 주교가 전면에 나서면 달라질 것이에요.

  8. 니르바나 2014.08.19 20:22

    진짜인가요..
    그럼 원문 켑춰를해야죠 글이 왜 카더라인지도 의문..

    • 난독증 환자에게.. 2014.08.19 21:24

      <카톨릭뉴스 지금여기> 로 들어가라고 출처도 첫문단에 나왔구만.

      너의 쓰레기 댓글보다는 훨씬 신뢰 간다.

    • 늙은도령 2014.08.19 21:56 신고

      <카톨릭뉴스 지금여기>에 가면 볼 수 있도록 원문은 링크하지 않았습니다.
      그곳의 노력 덕분이기 때문입니다.

    • 늙은도령 2014.08.19 21:57 신고

      찾아보지도 않는 분들이 있습니다.
      댓글 하나에도 사람의 심성의 문제가 드러나니 허허...

  9. 순탱이 2014.08.20 02:54

    소망 광림 여의도 순복음 심지어 통일교까지 유병언의 구원파와 겉은 것들이지.

    • 늙은도령 2014.08.20 05:47 신고

      저는 이 중에서 순복음교회는 잘 압니다.
      그들과 사업을 해봐서요.

  10. 참교육 2014.08.20 10:13 신고

    교황을 보고 참회하고 부끄러워해야할 사람은 왜 침묵만 하고 있을까?
    교황님님이 우리나라 보수주교들부터 세례 다시줘야할 것 같습니다.

  11. 정용주 에프렘 2014.08.20 15:51

    냉담 20년차 입니다
    별 감흥도 절실함도 없었습니다

    개신교의 모습을 보면서
    신앙의 존재 의미 조차 부정적으로 변했습니다

    교황님의 방문과 그분의 행보를 보면서
    제 자신이 많이 부끄러워 졌습니다

    참 어르신의 모습 보게 되면서
    다시 성당에 가볼까
    생각 중 입니다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 늙은도령 2014.08.20 16:27 신고

      교회의 모습만 보지 마시고 예수의 뜻을 생각해보시면 답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예수가 강조한 것들이 거의 다 사라져버렸습니다.

  12. Jane 2014.08.21 14:40

    고맙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그리고 퍼가도되겠지요? 연설문에서 누락된부분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것 같아서요.

    • 늙은도령 2014.08.21 22:24 신고

      이제는 많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강우일 주교를 저는 믿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슴에 노란리본을 달고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를 집전했습니다. 천주교에서 '성모 승천 대축일'은 '예수 탄생일'과 '부활절', '성신 강령 대축일' 만큼 중요한 날입니다. 예수가 베드로에게 '너를 반석으로 그 위에 교회를 세우겠다'고 말한 것처럼, 전 세계 천주교를 대표하는 교황이 직접 집전한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에서의 강론은 이 시대의 천주교 교인들과 인류가 실천해야 할 예수의 말과 같습니다. 





교황은 강론을 통해 분명하게 말했습니다, "이기주의와 분열을 일으키는 무한경쟁의 사조에 맞서 싸우라". 아울러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 모델을 거부"하라고. 교황은 낮고 차분한, 그래서 더욱 분명한 음성으로 이 시대의 야만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사람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죽음의 문화를 배척하라"고 말했습니다.  





교황은 이런 저항적 실천을 물질만능과 천민자본주의의 폐해를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이라고 분명히 했습니다. "외적으로는 부유해도 내적으로 쓰라린 고통과 허무를 겪는 그런 사회 속에서 암처럼 자라나는 절망의 정신에 대한 해독제"라고 말했습니다. 세월호 참사에서 속절없이 죽어간 단원고 학생들처럼, "이 절망이 많은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말하며, 우리가 희망을 버리지 말고 뺏겨서도 안 되는 이유에 대해 분명히 말했습니다.  





비슷한 시각, 박근혜 대통령은 8.15 경축사를 통해 규제를 무차별적으로 철폐함으로써 무한경쟁을 부추기고, 상위층에게만 이익이 돌아가는 경기활성화 대책과 서비스부분 투자활성화를 통해 비인간적인 경제 모델을 강화하고, 민생이라는 미명 하에 죽음의 문화를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국정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무려 41조원 규모의 경제활성화 패키지를 가동할 수 있도록 경제 법안들을 통과시키라고 야당을 압박했습니다. 



도무지 구체적인 정책과 조치들이 담긴 로드맵이나 청사진을 내놓지 않은 채, 정체불명의 '통일은 대박'이란 철지난 유행어만 되풀이했습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을 어르고 달래서 힘겹게 끌어낸 '10.4 공동선언'의 8가지 조항만 실천해도 '통일은 대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데도, 이승만과 비슷하게 통치한 이명박 정부의 5.24조치부터 풀겠다는 발언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족벌언론의 본질을 보여주는 중앙일보 기사 



이 땅의 민주주의를 기초부터 뒤흔들어온 족벌언론과 권력의 시녀를 자처하는 방송들은 교황이 탄 승용차 때문에 기아자동차가 대박나게 생겼느니, 교황의 방한 때문에 관광객이늘어 돈이 돌고 있다며 교황의 방문을 교황이 거부하고 맞서 싸우라고 말한 천민자본주의와 연결하느라 분주합니다. 이들의 교활함과 저열함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120일이 되도록 특별법 하나 제정되지 못하는 것이 누구의 책임이며 어떤 정당의 책임인지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박근혜 대통령의 상반된 발언에서 보듯이 새정치민주연합과 진보 정당들이 가야할 방향은 분명해졌습니다. 민주주의의 기초를 이루는 것이 사회경제적 평등이고, 이는 전통적인 진보적 가치임에도 중도보수를 지향했던 새정치민주연합이 뼈를 깎는 반성적 성찰이 필요한 것도 분명해졌습니다. 세월호 참사에는 이승만과 박정희에서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한국 현대사의 병폐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거의 흔적조차 남지 않은 정의와 평화, 상생과 공존을 되찾으려면, 세월호 참사에 담겨 있는 지난 70년 간의 병폐들을 끝까지 추적해서 모조리 뿌리뽑아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의 강론을 통해 우리에게 촉구하고 행동으로 옮기라고 한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P.S. 제에게 신부를 하다 환속한 친구가 있는데,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에 관계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교황이 방문한 이후로는 너무 바빠서 통화를 못하고 있는데, 그 친구와 연락이 닿는 데로 교황과 관련한 보다 심도 있는 내용을 글로 올리겠습니다. 

  1. 덕산 2014.08.17 00:42

    깨어있는 조직의 연대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인것 같네요.

    • 늙은도령 2014.08.17 00:48 신고

      사실 국민은 정부의 세금 사용에 대해 감시하고, 공평한 법적용과 인위적인 차별을 감시하면 충분합니다.
      국민 모두가 정치를 할 수는 없습니다.
      언론과 지식인, 시민단체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헌데 작금의 대한민국은 이 모든 권력의 견제수단이 권력에 빌붙어 사는 상황이 됐습니다.
      국민이 직접 나서야 하게 된 것인데, 이것 만큼 슬픈 것이 없습니다.
      자신의 삶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세상은 각자의 위치에 맞는 어떤 역할이 있습니다.
      그것이 지금은 작동하지 않는 것이지요.

  2. 공수래공수거 2014.08.18 15:17 신고

    요 며칠 교황의 모습과 대통령의 모습이 자꾸 비교됩니다
    질투하는 모습도 보이는건 나만의 느낌일까요?

    • 늙은도령 2014.08.18 17:34 신고

      박 대통령과 여권에서는 교황의 방한 때문에 죽을 지경입니다.
      교황이 박 대통령의 환대에 별로 반가워하지 않는 것이 이를 증명합니다.
      교황님은 암살된 로메오 주교와 함께 해방신학을 했던 분이라 박정희도 박근헤도 마음에 들어할 리가 없습니다.
      염수정 추기경도 탐탁해하지 않은 것으로 압니다.


역대 교황 중 가장 진보적이고 서민적인 성향을 지닌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했습니다. 역대 교황 중에 이처럼 소탈한 분도 없었지만, 빈자의 성자인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를 교황의 새로운 이름으로 정한 분도 처음입니다. 교황의 성품과 가치관을 알 수 있는 발언들이 몇 개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미혼모 자녀의 세례를 거부하는 사제들에게 "사람들과 구원의 길 사이를 갈라놓는 위선자들"이라고 질책하며, "예수님을 따르기는 하지만, 교회는 거부한다고 말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최근에는 "오늘날 초국가적테러와 시장경제의 부적절한 사용으로 공동선이 심각한 위협에 처해 있다"며 "바티칸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범죄를 예방하고 범죄에 관해 국제법과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해 전 세계적으로 부정적 세계화의 폐해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교황은 이 땅의 약자들을 만나서 축복할 것이며, 항상 낮은 곳으로 다니셨던 예수처럼 교황도 같은 방식으로 한국에서의 일정을 치를 것입니다. 



필자가 걱정하는 것은 그런 것들이 아닙니다. 사실 필자는 84년대에 한국에 방문했던 최초의 교황이었던 요한 바오로2세를 만나기 위해 각 지구에서 선발된 청년 대표로 장충체육관서 일어나 교황을 향해 전두환 군부독재 정권의 문제를 소리쳤습니다. 장내는 일순간 술렁거렸지만, 안기부 등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자들이 나타나 해당 청년을 연행하려 했습니다. 분위기가 팽팽해지며 그 청년이 끌려나가면 우리라도 말려야 하는지, 그래도 교황이 지켜주시겠지 하는 마음으로 매우 복잡했는데  요한 바오로2세 교황이 청년을 그대로 두라고 했습니다.



바로 이 행사 때였습니다



그렇게 해프닝으로 끝나갔는 듯했으나 3부행사가 진행됐을 때 자리를 비운 그 청년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물론 교황이 행사가 끝난 후에 선처를 호소해 풀려났지만, 그 이후로 청년이 어떻게 됐는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언론이 완전히 통제된 상태라 그 후의 일을 추적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전두환 군부독재 하에서는 국민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에서 많은 일들을 하며 큰 희망과 위로를 주고 갈 것은 확실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라고 생각합니다. 



7월재보선 이후의 정국을 보면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권이 붕괴했고, 방송들의 선정적인 과잉보도로 상당수 국민이 세월호 피로감에 젖어들었고, 방송들도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과 각을 지려하지 않습니다. 최근에 들어서는 JTBC도 힘이 딸리는 형국이고, 뉴스타파는 권은희 관련 의혹 보도 이후 다른 독립언론들의 영향력까지 끌어내리는 악수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잠시 언론의 본질로 돌아가려고 노력했던 KBS는 조금씩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중이고, MBC는 종편화된지 이미 오래입니다. TV조선과 채널A는 북한전문방송과 유병언 전문방송 및 새누리당 방송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고, MBN은 모든 뉴스를 선정적으로 변형시키는 해적방송의 행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 최고의 통신사인 뉴스아이는 종편이 다루지 않는 정부 편향성 보도들에 열을 올리고, YTN은 정부와 여당에 불리한 내용은 단신처리하고, 유리한 것은 부각시키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리얼킴의 홈페이지에서 인용



최근 전국을 여행했던 친구의 얘기를 들어보면 지방의 음식점은 거의 다 TV조선을 틀어놓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사는 용인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시민단체는 이미 힘을 잃은지 오래고, 아무런 아젠다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종교들도 현재의 질서와 체제가 유지되는 한에서만 정부를 비판합니다.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지요. 이런 현실에서 대한민국을 보다 민주적이고 공정하며 정의롭게 만드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 레임덕에 처했다 해도 크게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거리 몇 곳에서만 촛불을 들 수 있을 뿐이서, 집권세력은 오히려 편해졌습니다. 인터넷과 SNS에서는 네티즌들의 아우성이 넘쳐나지만, 비정치적 사안에서만 효과를 볼뿐, 기존의 체제를 개혁하는 데는 아무런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열린세상에서 닫혀버린 여론만 무수히 사이버 공간을 휘젖고 다니며 격한 감정만 배설하고 다닐 뿐입니다.  



군대의 문제와 폐해에 대해 많은 것들이 방송과 언론을 타고 있지만, 군대라는 조직의 존재 목적을 생각하면 변할 것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한반도에 평화 체제가 구축되고 군이 완전히 민간의 지배를 받지 않는 한 군대의 변화를 바라는 것은 아주 먼 나라의 이야기에 불과합니다. 현 집권세력과 족벌언론들은 북한의 호전성예측가능한 대응을 먹고 사는 관계로 지금보다 나아질 것을 바라는 것은 기대난망입니다.  





그렇다면 야권과 시민단체, 국민들을 한껏 들뜨게 만든 교황이 방한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면 그 다음에는 어떤 전략이 있는지, 야권이 총 궐기해 집권세력과 목숨을 건 건곤일척의 투쟁을 할지, 존재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진보 정당들이 국민을 움직일 수 있는 천하의 묘책을 덜고나올 수 있을지, 너무나 큰 실책을 벌였고 회복불가능한 피해를 제1야당에 입혔지만, 안철수에 이어 박영선까지 모두 다 식물 의원으로 만들면 제1야당의 야성과 리더십은 어디서 찾을지, 모든 것이 안개 속으로 기어들어가 나올 생각을 안합니다.



교황이 세월호 참사와 군대 폭행살인 등에 대해 지속적인 발언을 할 수 없는 일이며, 정진석 추기경만큼 보수적 성향이 강한 염수정 추기경이 강우일 주교처럼 집권세력과 대척점에 설 리도 없습니다. 교황 또한 추기경들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일이어서 교황이 돌아간 다음의 천주교 지도부가 60~80년대의 모습을 되찾을 수도 업습니다. 우경화될 대로 우경화된 현재의 한국에서 진보적 가치를 얘기한다는 것은 일부 사이버 공간이나 인문학 강의에서나 가능합니다. 



교황이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 국내에 있을 때 자신의 의견을 밝히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방한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기내에서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했으니 그때서야 교황은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강우일 주교나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를 통해, 세월호 유족들을 통해, 하이에나 같은 언들을 통해 먼저 흘러나올 수는 있지만, 현 집권세력은 그것에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현 집권세력의 폭주를 저지해야 하는 정당과 단체 등에서는 교황이 떠난 뒤에 어떻게 하겠다는 아무런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황이 박근혜 머리 위에 있는 것도 아니고, 국회의 다수당을 이길 만큼의 투표수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교황의 발언은 비교할 수 없는 위로가 되고, 끝까지 투쟁할 수 있는 희망과 용기를 줄지언정, 현 집권세력의 폭주를 막을 수 있는 현실적인 힘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대안과 분명한 전략이 있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국민들이 제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야권과 지식인들이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정치란 그럴 때만이 존재의 이유를 획득할 수 있고, 정당정치가 유효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근거가 됩니다. 종교가 정치를 대신할 수 없고, 교황이 제1야당의 대표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교황의 방문이 이땅의 정의와 평화를 위한 밀알이 되게 하려면, 그에 앞서 야권이 비옥한 토지가 돼야 합니다. 



제가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교황이 방한 중에 어떤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그 이후로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교황의 방안 중에 확실한 것을, 그래서 그분이 떠난 뒤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불러내고, 국민이 그것에 도움받아 세월호 특별법을 유족의 뜻대로 통과시키는 것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뉴론7 2014.08.15 10:31 신고

    잘보고 감니다. 좋은하루되세염

  2. 참교육 2014.08.15 12:12 신고

    교회는 이미 예수님이 떠난 지 오래됐습니다.
    교황님을 영접할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영접해야합니다.
    예수님이 우리 곁에 있는데... 왜 그분은 멀리하고 예수님을 조금 닮은 교황만 바라볼까? 교황을 쳐다보는 이들이여 당신 곁에 잇는 예수님부터 영접하라.
    아마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을까요?

    • 늙은도령 2014.08.15 21:23 신고

      그나마 예수님을 가장 닮은 교황입니다.
      우리가 교황으로 봐야 할 것이 바로 낮은 곳으로 오시는 예수님입니다.
      우리가 교황으로부터 봐야 할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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