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박원순 시장의 49제에 바치는 한 편의 시

 

사십구제 

 

 

 

 

 

아직 우리는 당신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그날부터 시간은 흐르지 않았고

 

느낌도 그날 같은데

 

이밤이 지나면

 

우리는 당신을 떠나보내야 합니다.

 

몇 평의 방

 

작은 바람의 스침에도 묻어나는

 

투명한 당신의 향기

 

한 뺨의 온기에도 가득히 웃던

 

지금 서울시 창문들엔 창백한 달빛이 마지막 날의 당신처럼

 

이리저리 흔들리며 슬피 울고 있습니다.

 

저 무념의 하늘가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고도 

 

편안히 누을 수 없는 당신의 작은 침상으로 

 

서울 시민들의 그리움과 상실감을 전달해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이 돌보고 보듬어준 산동네 전세에서도

 

텅빈 거리를 차장 밖으로 바라 볼 때도

 

당신이 환하게 웃고 있던 모습이

 

더 이상 기쁠 수 없는 슬픔으로 다가오네요. 

 

아침이 밝아 지난 밤의 어둠이 자취를 감추면

 

우리는 당신을 떠나보내야 하는데

 

쓸쓸한 49제에도 시퍼런 독기를 품고 있는 몇몇 사람들의 공격 때문에

 

우리는 당신을 떠나보낼 수 없습니다.   

 

모두에게 미안하다는 말만 남긴 당신과의 이별을 위해

 

54일 동안 지속된 장마 뒤의 첫 햇살들만 모아 

 

한송이 꽃이라도 만들려고 했는데

 

CCTV에 잡힌 당신의 마지막 모습들이 하도 슬퍼 보여서 

 

49제에 또다시 49제가 돌아와도 당신을 보낼 수 없습니다. 

 

당신과 함께 했던 지난 10년이 

 

행복한 하루하루의 연속이었으며

 

미래로 가는 새로운 길을 여는 과정이었음을 이제는 알겠습니다. 

 

 

 

시장님, 오늘이 당신을 보내야 하는 49번째 날입니다.

 

그러나 보낼 수 없음은 우리가 풀어들어야 숙제가 있기 때문이며

 

서울시민으로써 당신에게 받은 도움에 대한 최소한의 보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세먼지가 걷혀, 시리도록 푸른 모습을 드러낸

 

하늘을 보며 당신이 어디에 있을지 찾아봅니다. 

 

오늘 이 49제에서는

 

당신에게 덧씌워진 온갖 의혹들을 거둬들일 수 없지만

 

한가지 약속드릴 수 있는 것은 

 

진실이 무엇이던 당신과 함께 지난 10년이 

 

서울시민에게는 최고의 시간이었다는 고마움과 감사의 표현입니다.

 

 

 

사랑합니다, 박원순 시장님

 

잊지 않겠습니다, 박원순 시장님 

 

그리고 깨어있는 서울시민들이 시장님이 떠난 빈자리를 채우며 

 

진실을 찾기 위한 노력을 통해

 

강탈당한 당신의 명예를 되찾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부디 하늘에서는 일에 파묻혀 살지 마십시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과 만나 막걸리 한 잔 마시면서

 

지난 10년의 일들을 풀어놓으십시오.   

 

우리에게 박원순 시장님의 49제는 영원한 이별이 의식이 아니라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첫 날의 다짐이자 약속입니다.   

 

 

 

 

사랑합니다, 박원순 시장님

 

잊지 않겠습니다, 박원순 시장님

 

행복하십시오, 박원순 시장님

 

 

 

https://www.youtube.com/watch?v=qTHECFQDB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