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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가사노바' 시절의 이승윤, 죽을만큼 행복해야 할 청춘의 희망고문

 

 

<가사노바> 

 

 

박자를 타고 각 잡아도 이건 아냐 암만 봐도
플로우 같은 건 난 아무것도 몰라
흘러가는대로 아무렇게나 불러
난 초짜라 죽어라 쥐어짜봤자
이런 말도 안 되는 글만 적잖아 ㅡ 아래의 '나사풀린'
어설프게 남들따라  안 할래
나만의 노래를 부를 



 

철학적이고 문학적인 가사를 쓰고 싶지는 않아 ㅡ 철학문학 ''이라는 것이 핵심, 철학과 문학은 자신과 같은 가사노동자에게는 어울리지 않아. 난 그냥 노래로 먹고사는 가수면 충분해.
진짜 가사같은 가사를 쓰고 살고 싶어 ㅡ '쓰고 싶어'가 아닌 '쓰고 살고 싶어'에 주목할 것. 가사노바(노동자와 아르바이트의 합성어)는 쓰는 것으로 먹고사는 사람.  
빠삭하게 아삭하고 나사풀린 그런 거 말야 ㅡ 철학적 가사와 문학적 가사와 자신의 가사가 다른 점, '나사풀린'
을이라는 의리로 묶인 으리으리한 ㅡ 을, 의리, 으리으리한, 가난한 밴드, 음악을 함께하자는 의리가 멋지고 폼나 으리으리해보일지라도

성안에서 탈출할 수 있을 리가 없지 ㅡ 인디밴드의 마이너무대라는 성안에서 탈출할 수 없을 거야
으르렁 대보지도 못하고 가사 속에서만 강한 ㅡ 강하고 직설적인 단어로 현실비판적 가사만 쓸뿐 실제투쟁에 나서지 못하는  
나는 그래 가사노바 ㅡ 나는 노래하는 가사노동자아르바이트야 



시적인 가사가 어딨어 ㅡ 시적인 것이란 철학적이거나 압축적이거나 정제되거나 미학적이어야 하지만
시의적절한 말만 있을 뿐 ㅡ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가장 적절한 말을 찾았을 뿐 
시작은 거창한 척 해도 ㅡ 시의적절한 말들로 세상을 뒤집어놓을 듯 거창하게 포장해봐도

삶과 구인의 명복을 빌 뿐이야 ㅡ 삶과 구인의, 즉 노래보다 이름이 조금이라도 앞서 먹고사는 일자리를 찾는 것이 잘되기를 바랄 뿐이야 
삼가 고인이 될 때까지 그런거지 뭐 ㅡ 삼가 고인(앞의 삶과 구인의 알레고리적 표현)이, 즉 죽을 때까지 그런 삶과 구인이 계속되는거지 뭐. 



발악하는 눈물들 위로 버럭대는 늠름한 피로 ㅡ 
균열이 간 흙기둥은 금빛 지붕을 받치고 ㅡ 각자도생의 흙수저, 무명밴드의 의리, 즉 을의 의리는 벗어날 수 없는 금빛 지붕, 공연장을 의미할 수도 있는데, 재주는 무명밴드가 부리고 돈은 다른 놈의 수중에 떨어진다.
소수는 절대로 소숫점 위로는 솟을 수가 없는데 ㅡ 문맥상 의미가 연결되지는 않지만, '소수. 소숫점. 솟을 수'에 주목, 벗어날 수 없는 현실, 가사노바의 한계  

어떡하면 좋겠어 이건 그냥 가사잖아 ㅡ 가사는 가사일뿐 착각하지 말자, 돈도 명예도 되지 못한다 
난 가사노바 



예술적이고 인간적인 노래를 부르고 싶진 않아 
진짜 예술을 하고 진짜 인간이 되고 싶어 
노래다운 노래가 뭔진 몰라도 노래를 부르고 싶어 
그림은 그림이고 책은 책이고 돈은 돈이고 
삶은 삶이고 노랜 노래인가 ㅡ 끝없이 계속되는 질문, 내가 나에게 묻고 내가 대답하는 지옥의 연속
이게 뭔가 싶지만 맨날 고통 속에서 끄적이는 걸 보니
나는 그래 가사 노동자 



시적인 가사가 어딨어
시의적절한 말만 있을 뿐
시작은 거창한 척 해도
삶과 구인의 명복을 빌 뿐이야
삼가 고인이 될 때까지 그런거지 뭐



으시대는 희망이 발목잡은 이 시대의 좌절들 ㅡ 유명해지고 싶은 무명밴드의 희망은 좌절로 끝을 맺는 이 시대의 약자

약장수도 못 고치는 약자들의 술은 늘어나 ㅡ 약장수는 무명밴드의 성공을 부추기는 자들이나 자신이 아닐까? 운이 없을 뿐이야, 조금만 더 노력해봐 등등의 술을 부르는 소리만..

소리없는 총성 속엔 소리만 큰 충성만 펄럭이는데 ㅡ 시의적절한 말들이 소리없는 총성이라면, 성공을 위한 희망고문만 큰 소리로 충성을 요구할 뿐이야. 나보고 어쩌라고!! 
어떡하면 좋겠어 이건 그냥 가사잖아
난 가사노바

 

 

카사노바와 가사노바의 차이는?

 

 

https://youtu.be/wyEdYfvsyW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