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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어머니

어머니

 

               -친구 아버님의 죽음-

 

1

하늘에서 버린 것이 내게는 있다

예수도 외면하여 떠돌아 가는

그래서 인간의 이름으로 묶어놓은 것

 

 

2

또 떠나고 있다

이 땅에 흐린 느낌만 남기고

노을보다 더 남루한 빛깔로

뚜벅뚜벅 삼일 밤낮의 혼돈과 피로

산 자들의 과잉포장 속으로

그저, 겨울 어느 날의 눈처럼 내려오다가

문득 깨달은 듯 홀연히 떠나고 있다

 

 

3

어머님이 자꾸 떠나려 한다

당신에겐 늘 업보인 내가

아직 세상 어디에도 바로 서지 못했는데

내 걸음보다 더 절뚝이며 휘청거리며

어머님이 하나씩 짐을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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