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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제20장 ㅡ류심환 검을 들다2

 

 

무영은 이미 의식을 잃고 쓰러질 때 주화입마에 빠져들었다. 불혼은 그런 무영을 안고 비밀장소를 빠져 나온 뒤 전력으로 달려 화월곡 서편 가장자리 숲풀 속에 가려진 작은 모옥으로 들어섰다. 이곳은 류심환이 무영의 수련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각가지 탕약과 약재, 약초, 내단, 해독용 독 등을 마련해둔 장소다. 

 

 

 

모옥 안으로 들어온 불혼은 그 중심에 위치한 치료 용 침상 위에 조심스럽게 무영을 내려놨다. 그는 이곳으로 오면서 주군의 지시대로 자신의 불력을 무형의 단전과 폐쇄돼 가던 기경팔맥과 주요 혈도로 주입해 최대한 주화입마의 진행을 늦췄다. 

 

 

하지만 급작스러운 공력의 상승으로 한 번 역류하기 시작한 기혈은 이미 단전과 기경팔맥에 상당한 타격을 가해 무영의 상태는 촌각을 다툴 정도로 위중했다. 불혼은 다시 류심환의 전음을 떠올렸다. 화월곡 동쪽 입구에서 가옥으로 날아갈 때 류심환이 만일을 대비해 자신에게 해주었던 얘기, 그 말들을 하나씩 떠올렸다.

 

 

 

‘무영이 태극일심제천요결을 운기하다가 만에 하나 주화입마에 빠지면 이는 급격한 공력의 증진으로 인한 증상일 것입니다. 그럴 경우 저보다 불혼이 그의 치료를 맡는 것이 낫습니다. 아시다시피 무영이 지금 익히고 있는 심법 때문입니다.

우선 무영의 후단전에 불혼의 불력을 삼 푼 정도 주입하여 제가 열어놓은 최소한의 기경팔맥의 통로를 따라 역으로 소주천 시켜주십시오. 백회, 천추, 명문, 회음 등 주요 혈도는 일단 폐쇄시킨 상태 그대로 두고 다섯 푼 불력 중 일 리씩을 혈도마다 남겨 두십시오. 그런 후 불혼의 불력 삼 할을 후단전에 다시 넣어 이번에도 같은 방법으로 소주천을 시키십시오. 이때 새로 주입한 삼 할의 불력이 소주천을 하기 위해 각 혈도를 지나갈 때마다 혈도마다 일 리씩 남겨둔 불력으로 폐쇄된 혈도를 잠시 여는데 사용하십시오. 그러면 소주천이 가능할 것이고 무영의 몸 곳곳에서 이미 녹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을 천상무극독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 독을 삼 할의 불력을 이용하여 제가 기경팔맥과 주요 혈도마다 저장해둔 극음진기와 극양지기로 유도해 태울 수 있는 것은 먼저 태운 뒤 남은 독은 다시 얼려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불혼의 선천기기도 사용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그 경우 선천지기의 음기가 함께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하셔야 합니다. 이는 천양천단의 효능이 양기이기 때문이며 이것이 준동하면 천상무극진기도 같이 움직일 것이고 이렇게 되면 무영은 절명하게 됩니다. 따라서 극도의 정밀함을 유지해야 합니다. 추호의 빈틈도 보여서는 안됩니다. 삼 할의 불력은 저의 극음지기와 함께 저장해 두었다가 모든 치료가 끝난 후에 다시 회수하시면 됩니다. 일단 여기까지 무사히 진행되면 다시 불력 삼 푼을 주입하여 소주천을 한 번 더 진행시키되 무영이 주화입마에 빠지기 직전, 자신의 새 내력으로 들어섰던 양광이현(陽光二現)의 초입을 똑같이 재현해야 합니다. 그래야 무영의 발전단계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삼 푼의 불력을 그의 새 내력에 넣는 것입니다. 소주천은 그 뒤에 진행하시면 됩니다.'

 

 

 

불혼은 류심환의 지시대로 극도의 긴장을 통해 집중에 집중을 더해 자신의 불력을 무영의 몸에 주입해 치료를 해나갔다.

이런 치료과정에서 자신의 내력이 줄어들고 그것 때문에 공력에 문제가 생긴다 해도 그것은 중요치 않았다. 지금 그에게 치료를 멈추게 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그것이 극도의 정밀함을 유지해햐 하는 이번의 치료과정을 무사히 마치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번에는 기경팔맥 전체를 평시의 속도처럼 통과시키되 무영의 복원된 내력이 무리 없이 소주천을 하게 되면 최소한 그것으로 무영의 축기가 팔 할 이상 재생될 것입니다. 그에 이르면 초기치료는 끝을 맺게 됩니다. 그럴 경우 무영의 생명은 지장이 없으니 불혼도 대주천을 하여 소모된 내력을 회복하고 다음 치료에 들어가십시오.’

 

 

 

불혼은 류심환의 전음을 여기까지 떠올린 후 그대로 시행했다. 그의 말대로 치료과정에서 천상무극독이 준동하기는 했지만 다행히 자신의 불력으로 그것을 유도해 기경팔맥의 임시공간에서 모두 얼렸다. 하지만 초기치료가 무리 없이 진행됐다 해도 무영의 상태는 완전히 주화입마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 이제야 악화되는 것을 막고 겨우 주화입마에서 빠져 나오기 위한 초입에 들어섰을 뿐이다. 

 

 

천상무극진기와 천양천단은 흥분한 상태였고 천상무극독 또한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승부는 지금부터였다. 불혼은 급히 대주천을 시행해 자신의 기력을 어느 정도 회복시켰고 그 즉시 주군의 다음 말을 떠올렸다.

 

 

 

 

  리얼킴의 홈페이지에서 인용

 

 

 

 

“너희가 누구인지 묻지 않겠다. 나로 하여금 검을 들게 한 대가를 치루면 된다. 반 각의 여유를 주겠다."

 

 

류심환이 은과 월의 가운데에 서서 그들에게 말했다. 그가 반각의 여유를 쌍비에게 준 이유는 그들이 내상을 치료할 기회를 주기 위함이다. 그는 절대 검을 들지 않겠다는 자신의 결심을 무너뜨린 쌍비에게 너무 쉬운 죽음을 허락할 수는 없었다. 내상을 치료해 정상을 회복한 상태에서 가장 공포를 느끼며 죽게 만들 작정이었다.

 

 

그러면서도 류심환은 상대가 도망가기를 바랐다. 누군가를 죽이는 일은 무사의 승부세계라 해도 영혼에 나쁜 기억으로 남고, 일종의 죄의식 비슷한 것을 만들기 때문이었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점점 강해졌다. 류심환은 상대가 대결을 피하고 도망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상대에게 위압적으로 느껴질 정도의 강도로 말을 했다. 그리고 한 가지 일을 더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일각의 시간을 끌어야 했다. 

 

 

"내 손에 검을 들게 한 그 순간이 너희의 삶이 끝난 순간이다. 너희가 누구이며 어디 소속인지 알 생각도 알 필요도 없다. 서있는 자리에서 생의 마지막이 시작되게 하되 극도의 공포를 느끼며 그 끝에 이르게 하겠다. 너희 배후에 누가 있던, 내가 검을 들게 한 대가를 그들 모두가 내 검에 죽어가며,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며, 죽은 뒤에도 후회하게 만들겠다. 그 배후가 신이라 해도 죽는다. 이것으로 너희가 소속된 문파는 멸문에 이르는 첫 걸음을 뗐다. 이제 반각의 반이 흘렀다."

 

 

 

그의 음성은 건조했으나 그 안에서 느껴지는 분노는 음공을 쓰지 않았음에도 쌍비의 살을 파고들어 내장을 자를 듯 했다. 류심환은 지금이라도 상대가 도망가기를 바랐다. 어차피 비궁으로 가면 저들은 무영이 최고의 수준에 이를 때까지 찾아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준 여유로 인해 쌍비의 몸은 내상을 치료하고 기력을 회복해 갔지만 그의 말 한 마디 마디마다 전해오는 살기에 그들의 영혼은 극도의 두려움을 느껴야 했다. 그것은 정말 신이라도 벨 듯한 극한의 살의(殺意)였으며 분노가 드러낼 수 있는 최대의 기도였다. 쌍비는 류심환의 말처럼 갈수록 극도의 공포를 느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내가 공포를 느끼다니… 하지만 이 터질 듯한 두려움은..?'

 

 

류심환이 말한 대로 은이 상당한 공포를 느꼈다. 그의 기력이 회복될수록 공포의 강도도 커졌다. 은의 눈빛이 기력을 회복할수록 그 빛을 잃어 갔다. 월도 같았다. 피할 수 있다면 이 자리를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무의식 저편에서 꿈틀거렸지만 은과 월은 그것을 의식적으로 짓눌렀다. 그것은 무사로서, 지금의 경지에 오른 자신들이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

 

 

 

'저자는 누군가? 신이라도 벨 것 같은 저자는 누군가? 말 하나로만 천하의 쌍비를 이렇게 흔들어대는 저 자는 누군가?'

 

 

 

"반각이 됐다. 이제부터 대가를 받겠다."

 

 

류심환이 내상 치료를 끝내고 기력을 회복한 쌍비를 보며 천천히 떠올랐다. 도망갈 기회를 줘도 저들은 도망가지 않았다. 자신의 방식을 이해하지 못했다 해도 압도적인 기운을 실어 말을 했고, 1각이라 시간을 주었으면 충분히 상황을 파악해 다음을 노렸어야 했다. 

 

 

류심환은 바람에 깃털이 떠오르듯 그렇게 떠올랐다. 그것은 경공도 신법도 아닌 그의 몸 자체가 저절로 떠오르는 것이었다. 류심환 자체가 떠오르는 성질을 가진 물체 같았다. 은과 월은 일곱 살 때 처음 무공을 익힌 이래 결단코 이 같은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 이렇게 떠오르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그러려면 내공이 사용이 어머어마하기 때문에 상대에게서 강한 내공의 사용이 느껴져야 하는데 은과 월은 전혀 그런 느낌을 찾을 수 없었다. 

 

 

 

[사제, 우리는 그의 상대가 아니야. 무엇으로도 그를 이길 수 없어. 도망갈 순 없는 일이잖아?]

[당연하죠!]

[좋아. 그러면 각자의 절기로 합공을 펼치되, 연환식의 마지막 두 초식을 연달아 펼친 후 각자 자신의 비전절기를 다시 시전하는 것으로 하자. 동시에 상대의 초식과 우리의 합공이 충돌하는 첫 시점과 그 순간과 거의 동시에 일어날 두 번째 충돌의 그 찰나지간의 사이에 사제의 비침이 하나가 더 격발돼야 해. 비침은 당연히 만폭천하무형침(萬爆天下無形針)이야. 나 또한 은린비류절명(銀鱗飛流絶命)의 마지막 두 초식을 합공의 일환으로 펼친 뒤 첫 번째 충돌이 일 때 한 번, 두 번째 충돌이 일어날 때 다시 한 번 은도비류탈천혼(銀刀飛流奪天魂)을 추가로 날릴 거야. 이렇게 총 일곱 번의 공격을 연속으로 펼치자. 앞의 합공은 미끼니까, 그가 미끼를 물도록 만들어야 해. 그러기를 바라자고. 실패하면 동귀어진으로 가고.]

 

 

은이 월에게 전한 긴 전음의 끝에 동귀어진(同歸於盡)이란 말이 나왔다. 월의 눈빛이 순간적으로 흔들렸다.

 

 

[은 사형, 동귀어진…이라 함은 설마.]

 

 

그의 전음도 눈빛처럼 흔들렸다.

 

 

[그래, 사제. 몸을 터뜨리는 거야. 기신정폭참공멸(氣身精暴懺公滅) 말이야. 그것 외에는 없어. 저자를 죽일 수 있다면 공멸도 마다하지 말자고. 으드득! 말 하나로도 내 자존심을 무너뜨린 자, 반드시 죽일 거야. 내 몸을 터뜨려서라도 반드시 죽일 거야, 저 놈을!]

 

 

격한 분노를 들어내며 이를 갈았지만, 그것은 일종의 자신을 향한 주문이었다. 대결에 앞서 두려움을 갖고 임한다면 백전백패가 명확관화하고, 그것은 무사로서의 자존심에 치명적 상처를 남길 것이었다. 오늘의 목표는 무영이었지만, 그를 돌보고 있는 자의 수준이 저 정도라면 그부터 죽여야 다음을 도모할 수 있을 터였다.   

 

 

그렇게 은의 마지막 전음이 이어졌고 그의 의지를 안 이상 월도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차피 은이 자신을 죽일 것이다. 은이란 사형은 그런 사람이었다. 패배를 죽음보다 싫어하는. 그리고 자신의 뜻에 거스르는 자는 모조리 제거해버리는, 그런. 월은 자신의 피 속에 자리한 마기를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최강의 공격으로 갈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상황이 개 같지만 저 놈의 잘난 혀라도 잘라 버립시다. 씨불헐!]

 

 

그의 전음이 끝나는 순간.

 

 

[셋!]

 

 

그들이 전음으로 수를 셌고

 

 

"갈!!"

 

 

동시에 외쳤다. 극도의 두려움을 털어내며 그들의 신형이 흔들렸다.

 

 

 

“너희처럼 내 전음도 끝났고, 이제 대가를 받겠다.”

 

 

뜬금 없는 말을 한 류심환의 신형이 공중에서 그대로 그들을 향해 튕겨졌다. 일각의 시간을 끌어야 하는 이유가 불혼에게 전음을 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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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가 가장 중요한 파괴된 단전의 회복입니다. 이번 무영의 주화입마는 새 내력의 급격한 상승으로 발생했기 때문에 단전에 남아 있는 천상무극진기와 천양천단의 효능이 극도로 예민해졌을 테니 그것들을 자극하지 않은 채 회복된 무영의 새 내력이 머물었던 단전을 회복시켜야 합니다. 우선 무영의 새 내력에 태극일심제천요결에 따라 불혼의 불력 오 할을 주입시킨 후 파괴된 단전의 혈관을 먼저 치유하십시오. 이어 단전과 직접 연결된 기맥과 주요 혈맥들의 찢어진 부위를 봉합하십시오. 이 과정은 금침대법보다 더 정밀해야 합니다. 이번에도 각 봉합된 자리마다 일 리씩의 불력을 남겨둬 다음 과정에 대비해 두십시오. 여기까지 끝나면 단전은 회복된 것이니 무영의 새 내력과 그속에 내재시킨 오 할의 불력을 단전에 안착시키십시오. 그 후 회복된 내력의 일 푼만 갖고 대주천을 진행하십시오. 대주천이 진행되는 동안 각 혈도와 기경팔맥의 주변에 남겨둔 불력과 극음지기가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으니 특히 이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그렇게 대주천이 안전하게 진행되면 그것으로 치료는 끝납니다. 그 다음은 무영의 몸이 알아서 할 것입니다. 그때까지 수고를 부탁 드립니다.]

 

 

 

불혼은 류심환이 알려준 이 모든 과정을 완벽하게 실행했다. 중간 중간 일할의 불력에도 독이 반응하기도 했고 대주천을 진행하는 동안 천상무극진기와 천양천단의 효능이 수시로 준동하려 해 불혼의 마음을 극도도 졸이게 했지만 그의 극도의 집중이 무사히 대주천을 마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러자 무영의 몸에서 정상적인 반응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새 내력이 아직 회복되지 않은 이 할의 축기마저 되살리며 혼절 직전의 자신의 상태로 돌아갔고 점점 속도를 높여 그의 몸을 유영해 나갔다. 그 흐름은 소우주의 흐름과 같았고 그 뒤에 대주천이 수십 회 이어지자 무영의 몸은 물론 그의 안색까지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것을 확인한 불혼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다행이다. 주군도 대단하고 무영도 놀랍다. 그 짧은 순간에 치료방안을 내놓고 무영의 몸은 이미 오래 전에 요결의 상승원리에 근접해 있었다. 대단하다, 두 사람 모두."

 

 

그의 감탄이 여기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무영의 상태가 돌변했다. 온몸의 핏줄이 있는 대로 서고 혈맥들이 부풀어 올랐다. 안정을 찾은 호흡도 빨라졌고 심장의 박동 또한 터질 듯이 빨라졌다. 주화입마가 다시 진행되는 것 같았다.

 

 

 

“엇! 이는… 주화입마!”

 

 

불혼이 소리치며 무영의 단전과 주요 혈도를 향해 손을 뻗었다. 동시에 류심환에게 전음을 보냈다.

 

 

 

[주군! 무영의 상태가 갑자기 주화입마로. 이를…]

[그대로 두십시오!]

 

 

불혼의 전음을 다급히 끊으며 류심환이 소리쳤다. 그는 주화입마가 다시 시작된 것으로 착각한 불혼의 행동을 순간적으로 예상했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급히 소리친 것이다. 깜작 놀란 불혼이 이미 무영의 단전과 주요 혈도에 가 있던 손을 급히 뗐다.

 

 

 

[무영의 무의식과 몸이 태극일심제천요결을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안심하십시오. 그보다는 이제 무영도 절정 고수의 반열에 들어선 것입니다. 앞으로 일,이 년 정도 더 요결을 수련하면 천상무극진기와 천양천단의 효능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불혼! 무영은 당신의 첫 제자입니다. 축하합니다.]

 

 

불혼은 무영의 상태가 호전돼 마음이 너무 좋은 상태였는데 그가 자신의 첫 제자라는 주군의 말을 듣자 갑자기 가슴 속이 뜨거워졌다. 그것은 무영을 자신의 첫 제자로 인정해준 주군의 배려 때문이기도 했고 위험한 고비를 이겨낸 무영의 대견함에 대한 자신의 애정이 주인의 허락도 없이 격랑쳤기 때문이다.

 

 

 

[주군…, 저의 첫 제자라니요. 가당치도 않습니다. 허허허, 그래도 무영의 상태가 회복돼 즐거울 따름입니다. 모든 것이 주군의 덕입니다. 허허허, 이 늙은이야 그냥 따랐을 뿐이지요. 허허허.]

 

 

불혼의 가슴이 먹먹해졌다. 어렸을 때의 주군을 가르쳤던 것 이외에 다른 사람과의 접촉은 한 번도 갖지 못했던 삶에 무영의 등장은 활력이자 고마운 선물이었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었다.  

 

 

 

[수고하셨습니다. 무영을 위해 황기건중탕과 천황보심단을 준비해 주십시오. 그럼 이만, 대가를 받을 시간이라서.]

 

 

 

여기까지가 은과 월이 전음을 주고 받을 때 류심환이 불혼과 나누었던 전음의 내용이었다. 쌍비에게 했던 뜬금 없었던 말이 이것을 의미했다. 

 

 

 

'대가를 받을 시간이라고…?'

 

 

 

불혼 역시 그의 뜬금 없는 마지막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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