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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제22장ㅡ무영의 비상1



비궁으로 돌아가고 있다. 한 번은 운명과 맞서 보고자 또 돌아가고 있다. 내가 스스로 버린 전설 속으로, 그 하늘 밖의 하늘로 돌아가고 있다. 운명은 본질은 그런 것이다. 몸에 맞지 않는다고 벗을 수 있는 옷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지울 수 있는 화장 같은 것이 아니다. 내가 운명 속으로, 그 틀어짐을 향해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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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강성(浙江省) 남부에 위치한 천목산(天目山)! 그 동쪽 입구에서 계곡을 따라 팔백여 장 안으로 들어가면 지금껏 인간의 발길을 허락하지 않은 계곡이 있다. 그곳은 지금까지 누구도 들어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 이름조차 없었다. 해서 이곳에 들어가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던 천목산 인근의 사람들이 언제부터인가 이곳을 아예 무명곡이라 부리기 시작했다.



일년 내내 온난다우한 기후로 인해 유난히 높게 자란 나무와 온갖식물과 독충들이 비림지를 형성해 세상과의 단절이 더 깊어졌는데 그런 이곳에 이십 년 전 하나의 가옥이 들어섰다. 가옥은 대여섯 명 정도가 머물면 적당할 크기였고, 그 앞과 뒤로는 수백 평에 이르는 인공분지와 검으로 깎아 만든 듯한 인공절벽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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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분지는 그 구조가 연무장과 비슷했고 실제 무공을 수련한 흔적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만년한철로 만든 듯한 다양한 높이와 굵기의 기둥에는 검, 장, 지, 권, 각 등 갖가지 무공으로 베고 차고 때린 흔적들이 즐비해, 한 때 이곳에 무공수련을 하던 사람이 있음을 증명했다. 그 옆에는 수많은 형태의 화강암과 돌, 나뭇가지와 풀, 흙과 모래, 늡지와 인공천, 소형 가옥과 루, 돌담과 궁궐 등 강호의 모든 지반을 그대로 축소한 것 같은 수련장이 마련돼 있었고, 그 위로 만년한철의 기둥처럼 수없이 많은 족적들이 찍혀 무공수련의 흔적을 말해주었다.



검으로 깎아 만든 듯한 인공절벽은 칠백여 장 높이로 지면과 수직으로 맞닿아 있었고, 정상에서 이백 장부터는 아예 거꾸로 만들어져 있어, 상승경공을 펼쳐야 오를 수 있었다. 이곳에도 예외 없이 무공수련의 흔적들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런 무공수련의 흔적을 제외하면 이곳에는 수 년간 사람의 왕래가 없었던 듯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는 잡풀과 먼지, 곤충과 벌레들만 가득했다.



헌데 이곳은 모든 면에서 류심환과 불혼이 무영에게 무공을 가르치던 화월곡과 비슷했다.그런 이곳에 사람의 소리가 들렸다.



“근 팔 년만이군.”



감회에 젖은 듯한 음성으로 말한 사람은 바로 류심환이다.



“주군… 드디어 비궁 연무장에 돌아왔습니다.”



불혼이 감격에 겨운 소리로 답했다. 



“허허, 이것으로 천 년의 역사가 다시 여기에서 일어나겠지요.”



도혼이 그들의 희망을 얘기했다.



“여기가 주화입마에서 깨어났을 때 제가 들었던 비궁의 연무장이구나.”



무영의 해맑은 소리가 그들 사이에서 낭랑하게 울렸다.



“아저씨가 여기서 무공 수련을 했다면서요.”



이번에 무영은 제법 어른스러운 말투로 류심환에게 물었다. 무영의 소리에는 이곳에 대한 궁금증과 앞날에 대한 기대감이 함께 들어 있었다.



“그랬었지. 하지만 앞으로 네가 무공 수련을 해야 할 곳이야.”



류심환이 무영의 손을 잡은 팔을 반쯤 들어올리며 무명곡 안을 가리켰다.



“그럼 내일부터 제가 태극일심제천요결을 연마하겠네요.”



무영도 발끝을 들어 무명곡 안을 들여다 보며 말했다.



“심법과 함께 각종 무공 수련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지.”



류심환이 비궁의 연무장 안으로 달려가려는 그의 손을 놓으며 말했다.



“정말이에요? 야호!! 신난다.”



무영이 지른 환호성이 그가 서있는 곳에서 출발해 무명곡을 거쳐 천목산 전체로 메아리 쳐 퍼저나갔다.



                                                                                    다음이미지에서 인용

                                                              


하남성 성도 정주에 자리한 청운장. 천상천의 내궁인 이곳에 적색 기운의 신형 하나가 기척도 없이 날아들었다. 신형은 달빛 아래에서도 보이지 않았지만 적색을 띠었다. 그 신형은 내궁에 들어오자마자 천주의 거처인 천궁을 향해 날아갔다.

그는 화월곡에서 도혼에게 패한 천이다. 신형이 적색 기운을 띈 것은 그가 혈전을 치르면서 흘린 피가 도포에 묻었기 때문이다. 그가 천궁의 입구에 이르자, 몸이 공중에 떠 있는 상태에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었다.



“천주, 천입니다.”



그는 삼재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의 음성에 잠시 안에서 인기척이 나더니 얼마 안 있어 검강인의 음성이 들렸다.



“들어오너라.”



그의 말투가 상당히 무거워져 있었다. 그가 천주에 오른 후 달라진 몇 가지 변화 중 하나였다.



“존명.”



나즈막한 소리로 답한 그의 신형이 입구에서 사라졌다. 도혼과의 혈투에서 큰 내상을 입고 멀리 떨어진 이곳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지만, 순간적으로 몸을 옮기는 그의 경공과 은형술은 여전했다. 그가 태사의에 깊이 앉아 있는 검강인 앞에 내려섰다.



‘일년 반 만에 나타나서 보여주는 몰골이라니? 그리고 혼자만…?’

“오랜만이군. 헌데 상태가 말이 아니군. 자네가 그 정도면 검무영과 그의 조력자는…”



검강인이 태사의에서 조금 상체를 일으키며 말끝을 흐렸다. 천 보고 뒤를 이으라는 뜻이었다.



“실패했습니다. 저만… 도망쳐 왔습니다.”



천이 검강인의 행동에 반응하지 않은 채, 텅 비었으며 기복조차 없는 음성으로 보고했다. 그것은 삼재의 첫째로서 천이 보여주었던 무색무취의 이전 느낌과 분명 달랐다.



“뭐?! 실패했다고…!”



말과 동시에 검강인의 눈이 커졌다. 그의 음성에 들어 있던 거만함의 무게가 대부분 사라졌다.



“다시 보고하라. 자세히! 하나도 빼지 말고.”

“말씀 드린 대로 저만 도망칠 수 있었습니다.”

“지와 인이 죽었다는 말이냐? 누구에게? 검무영과 그의 조력자는어떻게 됐고…?”



천의 똑 같은 대답에 검강인이 성질을 참지 못하고 연달아 질문을 내뱉었다. 참목(讖木 : 신령으로 자란다는 나무)으로 만든 태사의의 받침대가 그가 움켜쥔 악력에 의해 산산히 부서졌다.



“죽었습니다. 단 한 명에게. 검무영은 보지도 못했고, 조력자는 지와 인을 죽인 자 외에 한 명만 봤습니다.”



천이 지와 인이 죽던 모습을 떠올리며, 천천히 또박또박 검강인이 한 질문의 순서대로 대답했다. 그의 음성에 들어 있는 건조함이 죽은 자의 말보다 더 으시시 했고, 그의 눈빛도 적색을 띄었으나 그것은 산 자의 것이 아니었다



"감히!"



검강인이 너무 건조하여 오히려 극도의 분노와 회한을 담은 듯한 천의 대답에 소리를 지르려다 멈췄다.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어차피 일어난 일이야. 시위를 떠난 화살은 돌아오지 않아. 다음 화살을 다시 날리면 돼. 삼재의 전신(前身)을 그에게 알려주자. 그때 죄를 벌해도  늦지 않아.’



검강인이 태사의의 받침대에서 손을 떼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자세한 내용은 서면으로 보고하고 나를 따라오라.”



검강인인 태사의 뒷벽에 화려하게 조각돼 있는 용의 여의주를 손으로 눌렀다. 그러자 벽면이 천천히 움직이더니 정확히 구십 도를 돌았고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나타났다. 이 공간은 천상천 천주만의 비처(秘處)로 천상천의 일급비밀과 비전 무공서들이 있는 곳이었다. 검강인이 그 안으로 들어섰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천이 몸을 일으켰다.



“존명!”



                                                             감숙성ㅡ다음이미지에서 인용



감숙성 룽시분지 남쪽의 진령(秦嶺)산맥과 동쪽의 육반(六盤)산맥이 갈라지는 지점, 수많은 산들과 계곡 중에서 태고 이래 사람의 발길이 한 번도 닿지 않은 귀현곡의 가장 깊숙한 비림 속. 오랜 시간 침엽수와 낙엽들이 쌓여 나무와 바위를 덮었고, 수많은 퇴적물들로 세월의 깊이조차도 짐작하기 어려운 이곳. 티끌만치의 빛도 스며들지 않을 정도의 칠흑 같은 어둠이 겹겹이 처 있고, 막 떨어진 낙엽마저 바람이 흔들지 못할 정도로 극도의 정적이 유지되고 있는 암흑천지. 그 북쪽 가장 은밀한 곳에 하나의 동굴이 있다.



입구가 엄청나게 큰 바위로 막혀 있고 넝쿨과 잡풀, 퇴적물이 그 위에 덮여 있어 발견하기도 힘들지만 무엇이든 그 동굴에 들어가거나 나온다는 것은 아예 불가능해 보였다. 물론 그 동굴 안에 누군가 있다는 것은 상상조차 허락되지 않는 일.

헌데… 그 동굴 안에서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아득한 심연에서 나온 것 같았었는데 순식간에 동굴 입구에 다다랐다.



구구구긍!



소리는 점점 커지더니 동굴을 무너뜨릴 듯 강력해졌다. 동굴 안에서부터 시작된 울림은 강력한 진동으로 자라더니, 마치 계곡 전체를 무너뜨릴 듯 파죽지세로 퍼져갔다.



번쩍!

콰앙! 쾅! 쾅!



진동에 의해 계곡에 하나 둘씩 금이 갔고 그 틈 사이로 빛이 가득 쏟아져 나왔다. 순간 모든 시간이 먼저 멈춘 듯 하더니 엄청난 폭음이 들렸다. 비림 전체가 진저리를 치고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들썩이기 시작했다.



콰아앙! 쾅!

슈우욱! 슉!



폭발과 함께 사방으로 돌덩이들이 튕겨나갔다. 동굴의 입구 일장 정도의 절벽이 산산조각 나면서 강렬한 광채가 뚫고 나왔다. 광채 일부는 동굴 위 수십 장 밖에 커다란 구멍을 내면서 용암처럼 솟구쳐 올랐다. 거기서 나온 빛들로 비림 안이 가득 채워졌고 직선으로 솟아서는 계곡 밖의 암천으로 날아 올랐다. 비림에서 천공까지 수 만개의 빛이 일직선으로 뻗어 마치 하늘까지 뚫을 듯했다. 



천지개벽이 이러했을까. 빛의 그 광오함이란! 빛은 공간을 뚫고 암천으로 가는 길목마다 엄청난 크기의 진공을 만들었고 그 진공 속으로 주변의 공기가 맹렬하게 빨려들었다. 이윽고 거대한 회오리가 일어 비림의 퇴적물과 깨진 바위들을 닥치는 대로 삼켰고, 허공에 띄워서는 맹렬하게 돌려 그대로 치솟아 파천황의 기세로 계곡을 휩쓸고 갔다. 그 뒤로 최후의 굉음이 터졌다.



콰---앙!!!!!!!!

우지직! 쩌억!



폭발과 함께 동굴 입구와 천 길 계곡의 일부가 빛에 의해 갈라져 반으로 쪼개지면서 계곡의 한 쪽 면이 그대로 주저앉았다. 그곳에서 수없이 많은 거대한 바위더미가 쏟아져 내렸다. 그 사이를 붉은 광채 덩어리가 섬전처럼 부딪치더니 그대로 뚫고 하늘로 치솟았다.



텅!텅!!

슈욱!!!



엄청난 기세의 빛 덩어리는 사방에서 떨어지는 돌덩이와 바위를 그대로 부딪치면서도 눈으로 쫓아가기 힘들 정도의 속도를 냈다. 태초에 빛이 우주 간의 가득한 혼돈을 가르며 퍼져갔듯, 그 형상은 수없이 쏟아져 내리는 거대한 바위더미를 그대로 뚫고 나갔다. 그것은 인간이 아닌 악마만이 뿜어낼 수 있는 호신강기, 극한의 절대마강(絶大魔剛) 그 자체였다.



헌데 그 빛 덩어리는 믿을 수 없게도 인간의 형상을 띠었다. 감숙성 룽시분지 남쪽의 진령(秦嶺)산맥과 동쪽의 육반(六盤)산맥이 갈라지는 지점, 태고 이래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귀현곡, 그 가장 깊숙한 비림 속에서 경천동지의 사건이 일어났다. 



“크하하하! 드디어 이루었다. 초마인(超魔人), 그 절대마기의 경지를!"



인간의 형상을 한 빛 덩어리 속에서 커다란 웃음이 터져 나왔다.



크하하하-!!!

크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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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곡의 첫 새벽, 류심환이 불혼과 도혼을 불렀다.



“주군 무슨 일이신지요?”



불혼은 주군의 갑작스런 부름이 왠지 불안했다. 자신만이 아닌 도혼도 불렀고 지금은 축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무영의 상태로 볼 때 심결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는 일년 정도면 가능할 것입니다. 도혼은 내일부터 무영에게 가르칠 각종 무공에 대한 계획을 짜 차질 없이 진행해 주십시오.”



당연히 도혼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영에게 무공을 가르치는 일이었고 절대 그가 마다할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 일 때문에 자신과 불혼을 부를 주군이 아니었다.



“속혼이 아이 세 명을 이리로 보낼 것입니다. 말씀 드렸듯 삼혼의 뒤를 이을 아이들로 무영의 조력자가 될 것입니다. 아이들 중 처음의 세 명에게 삼혼의 무공을 전수하시고 만약 그 이상의 아이들이 보내지면 그들에게도 무공을 가르치시되 그 중 가장 한 명을 선발해 파천태극무검을 전수할 수 있게 기초를 다져주십시오.”



류심환의 말이 이에 이르자 불혼과 도혼은 동시에 소리쳤다.



“주군! 파천태극무검은 천외천의 후인만이 익힐 수 있는 것입니다. 어찌 그런 명을…”



그들로서는 하늘이 무너져도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들에게 천외천의 후인은 주군 하나로써 족했고 그것은 천외천의 준엄한 율법이었다.



"나를 믿으시죠. 믿고 그냥 따라주세요."



류심환은 그들이 경악할 정도로 놀라는 모습을 보며 잠시 말을 멈추더니 아주 작게 웃었다.



'아! 또 저 웃음이다. 저 웃음이야…'



그들은 주군의 웃음을 보면 그냥 무너지는 특성이 있었다. 류심환도 이를 알고 있기에 그렇게 웃었다.



“…”



불혼과 도혼이 꿀먹은 벙어리처럼 그저 류심환만 쳐다 보았다. 



‘주군이 무엇인가 결심했고 또한 변하셨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혼란스러웠지만 주군의 웃음이 다시 자연스러워졌기에 그저 멍하니 있을 수밖에 없었다. 헌데, 오늘은 연타석이다.



“불혼께 말씀 드렸던 것처럼 비궁에 다녀올 생각입니다.”



마침내 주군이 비궁을 얘기했다. 그들이 매일 같이 기원하고 속을 태웠던 비궁이 마침내 주군의 입에서 나왔다. 두 사람의 눈에 격정의 물결이 몰아쳤다. 



'주군이 비궁에 들 것을 결심했기에 파천태극무검을 전수하라 하셨구나.'

“주군…!!”

“허면… 천외천을?”



그들이 마음이 저 먼저 나와 류심환의 속내가 무엇인지 확인하지도 않은 채, 그 마음 속에 담아 두었던 격동의 말만 모습을 드러냈다.



“천외천은 아닙니다. 그냥 비궁에 다녀 오겠다는 것입니다. 천하를 구하는 방법은 제가 정할 테니 두 분은 믿고 따라오시면 됩니다.”



류심환이 그들 마음의 격정을 냉정하게 잘랐다. 그의 음성은 서릿발처럼 준엄했고 매몰찼다. 불혼과 도혼의 몸이 류심환의 말에 그대로 경직되더니 그들의 격정과 함께 평생의 갈망도 한 순간에 사라졌다. 그저 멍한 눈빛으로 류심환을 쳐다보았다. 그들로서는 도통 주군의 뜻을 헤아릴 수 없었다. 주군은 비궁을 얘기하면서 천외천은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아무리 주군이라 해도 천외천의 전통 모두를 뒤엎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일년 정도 걸릴 것입니다. 지금 떠나니 무영에게 잘 말해주십시오. 그럼 부탁 드리겠습니다.”



말이 끝남과 함께 류심환이 몸을 일으켜 그대로 사라졌다. 불혼과 도혼이 이의를 제기하면 오랫동안 그들을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불혼과 도혼을 부를 때 이미 모든 준비를 마친 뒤였다. 이는 또한 그들에게서 더 이상 천외천에 대한 언급이 나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잠시 목석처럼 멍하니 있던 두 사람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군에게 왜 그래야 하는지를 물어보고 따져야 했는데, 그런 기회조차 놓쳐다. 또다시 주군의 웃음에 당한 것이었다. 



'주군의 웃음만 보면..'

'아, 저놈의 불가사의한 웃음만 없다면..'



불혼과 도혼은 불만이 가득했지만, 한가지만은 분명했다. 그들은 그것을 굳게 믿었다.



일년! 



그 기간이면 무슨 일이든 가능하다, 주군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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