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유시민 이사장이 공개한 김경록 인터뷰 전문은 나의 예상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조국과 정경심의 사모펀드 관련 의혹을 처음 접했을 때부터 증권사의 임원으로 퇴직한 친구를 비롯해 내 주위의 사람들에게 장담한 말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나는 그때, 매우 혼란스러워 보이는 '조국펀드' 사태의 전말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었다. 사모펀드 투자는 그의 아내가 유산으로 받은 자금으로 진행된 것이었기에 조국은 관련 내용을 제대로 알고있지 못할 것이며, 정경심 교수는 조 장관의 5촌조카에게 속아 작금의 논란을 불러오는 빌미를 제공했을 것이라고. 또한 조국 후보자가 기자간담회와 청문회에서 한 말들 중 거짓말 논란을 낳고 있는 것은 법무부 청문회준비팀과 김경록 팀장 등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어서 철저한 부정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이런 요약과 장담은 내가 사업을 할 때 경험한 것들에서 나온 것이라, 최소한 나에게는 사태의 전말이 너무나 명료하게 보였다. 조국이 기자간담회와 청문회에서 말한 것들은 (그의 입장에서 볼 때) 모두 다 사실이며, 관련 내용은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알게 된 것들이라고 추측할 수 있었다. 자금이 없어 사무실조차 없는 상황에서 시작한 사업 때문에 수없이 많은 투자설명회를 해야 했던 경험과 설립된 지 6개월도 되지 않았는데도 L그룹의 오너의 사돈, 10여 개에 이르는 대기업의 경영자급 임원들로부터 십배수에 이르는 투자를 유치한데 성공한 경험이 이런 추측을 가능하게 만들어주었다.
조국의 5촌조카처럼, 나도 추가적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주주로 참여한 분들의 화려한 이력을 떠들고 다녔고, 그 덕분에 L그룹과 2개의 대형은행이 참여하는 2차례의 유상증자를 성사시키기 직전까지 갔었다. 그것만이 아니다, 내 회사의 주자명단을 확인한 수많은 투자브로커ㅡ조국의 5촌조카 같은ㅡ들이 파리떼처럼 몰려들었다. 그들이 끌어온 전주들 중에는 상당한 자산가들만이 아니라 정경심 교수 같은 사람들도 여럿 포함돼 있었다. 심지어는 당시의 여당관계자를 통해 정부로부터 130억대 예산을 지원받는 것을 전제로 스티븐 스틸버그와의 공동사업 제안까지 들어왔었다.
마침 그때에 NTT도코모(일본의 통신회사로 당시에는 세계에서 제일 큰 통신사였다)의 아시아 투자담당자가 있어서 여당관계자의 제안이 사기성 짙다는 경고를 들을 수 있어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그들의 제안을 거절할 수 있었다. 이밖에도 수십 차례의 투자 유치 관련 작업을 진행했었고ㅡL통신사의 적극적인 지원과 L전자와의 대형납품계약을 맺었음에도 내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투자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ㅡ그런 과정에서 조국의 5촌조카 같은 사기꾼들을 수도없이 만났다. 김경록이 조국 5촌조카가 사기꾼이며 투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 횡령했다는 것을 기준으로 보면 모든 의혹이 단순해진다고 말한 것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경록 인터뷰 전문을 순식간에 읽을 수 있었던 것도 사업을 할 때의 다양한 경험 덕분이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실과 본질, 역사와 파장에 대해 공부하면서 독파한 수백 권의 관련 서적도 도움이 됐다. 그중에는 사모펀드에 관한 책들도 있었고, 파생상품을 비롯해 금융업계의 숨겨진 얘기들까지 있었다. 그렇게 다양한 사례들을 확인할 수 있었고, 골드만삭스에서 일하다 미 공화당 대선후보 경제팀으로 옮겼으며, 현재는 미국의 거대 사모펀드에서 일하고 있는 사촌과 증권사 임원으로 퇴직한 친구 및 김경록과 비슷한 일을 하는 후배들에게도 자문을 구했다.
김경록 팀장이 유시민과 했던 인터뷰를 검찰에서도 똑같이 했다면 지금까지 조국 일가를 향해 퍼부어진 검찰과 언론, 자한당의 무차별 융단폭격은 조국 죽이기를 통한 문재인 정부 흔들기와 검찰개혁 저지를 위한 초법적 범죄라 할 수 있다. 아니, 그것을 넘어 기득권 카르텔이 벌인 사실상의 반동 쿠데타라고 해도 모자랄 것이 없다. 김경록 인터뷰 전문은 검찰,언론, 자한당이라는 기득권 카르텔(반문재인 연대의 실체)이 그의 진술과 인터뷰(조국 일가가 유죄라는 확증편향에 빠져있는 KBS 사회부장과의 인터뷰)를 자신들의 입맛과 목적에 맞게 짜집고 편집해서 대국민 여론몰이로 사용했음을 말해준다.
이것을 뒷받침해주는 것이 KBS가 한달 동안이나 간직한 채 철저하게 묵혀두었던ㅡ조국 장관에게 유리한 내용이 전부였고, 이것에 근거해 보도하면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ㅡ김경록 인터뷰(오프 더 레코드를 뺀) 전문이다. 유시민이 공개한 전문과 KBS가 공개한 전문의 차이는 질문자의 전문성에서 나오는 것뿐이다. 유시민은 김경록의 발언을 따라가며 그가 하고 싶은 말을 다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 자신의 의문과 판단을 가미했을 뿐이다. 그래서 김경력의 진의가 보다 더 확실하게 전달됐고, 그가 말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명확하게 드러난다. 법조팀 기자들은 자신들이 알고 싶은 것에 집중했기에 김경록 팀장의 진의는 무시할 수 있었고, KBS 보도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렸다.
그가 말하고자 했던 핵심은 김경심 교수의 사모펀드 투자에 불법적인 것은 없었으며, 청와대 및 관련 기관에 질의하고 답변을 받으면서,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한도에서 진행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조국 후보자가 아는 것이 전혀 또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부부의 속사정까지는 알 수 없으므로). 정경심 교수가 가져온 코링크 관련 제안서도 5촌조카를 통해 받은 것이며, 투자와 수익 창출에 관심이 많지만, 제안서에 나온 내용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자신에게 물어봤다는 것이다. 그의 말을 100% 믿을 것은 아니지만 검찰과 KBS에서 쏟아낸 펀드 관련 의혹들이 그의 인터뷰와 완전히 배치된다는 점은 명확하다.
동양대에서 컴퓨터를 들고나오고, 조국의 집에 있는 컴퓨터 하드를 건드리고 업그레이드한 것은 멍청하기 짝이없는 행위였지만, 증거인멸을 위해 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증거 인멸을 위한 것이라면 하드를 포렌식으로 포멧해버렸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록 인터뷰를 활용한 KBS 보도는 물론 모든 언론이 정경심과 김경록의 행위가 증거인멸 시도로 볼 수 있다는 검찰측 주장만 되풀이해서 부각했지만, 그것은 법에 대해 제대로 모르는 김경록이 그런 행위가 증거 인멸 시도로 의심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자신에 대한 반성적 해석에서 나온 얘기로 보인다.
다시 말해 정경심 교수는 물론 김경록 팀장도 컴퓨터를 들고나온 행위(CCTV에 찍힐 것을 알고 있었다면 증거인멸을 위한 행위로도 성립되지 않을 수 있다)와 하드를 교체하는 행위만 놓고 보면 검찰과 언론의 주장처럼 증거인멸 시도 행위는 될 수 있다는 범죄의 구성요건에 관한 해석의 문제지만, 검찰의 추궁에 의해 길들여진 인식 변화에 따른 결과일 수도 있다. 그는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난 뒤 이런 인식의 변화를 겪었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검찰의 수사행태를 감안하면 김경록의 인식이 흔들렸을 것은 어렵지 않은 추측이다.
이처럼 악귀 같은 검찰이 정경심 교수와 김경록 팀장이 동양대에서 컴퓨터를 들고나오고 하드를 떼어낸 행위를 실패한 증거인멸 시도로 몰고가면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지만, 애초부터 그럴 생각이 없었기에 법정에서는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는 사안이다. 유시민 이시장이 자백에 집착하는 검찰에게 '피의자의 범행 부인이 무죄의 증거가 될 수 없다면, 같은 이치로 피의자의 자백 역시 유죄의 증거가 될 수 없다"는 푸시킨의 소설에 나오는 문장을 들려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밖에도 아들과 딸에 대한 유사 증여나 우회상장을 위한 직접투자라는 기레기들의 검찰발 피의사실 받아쓰기 보도들을 방식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뿌려진 숱한 의혹들이 모두 다 거짓이며, 조국 장관을 죽여 문재인 정부를 흔들려는 기득권 카르텔의 반동적 쿠데타가 명확하다는 것이다. 어마어마한 규모로 펼쳐진 압수수색을 통해서도 결정적 증거들을 하나도 찾아내지 못하자 3축동맹이 초법적 여론몰이를 통해 조국 사퇴에 혈안이 됐음을 두 개의 인터뷰 전문이 말해주고 있다.
그가 유시민을 찾아와 인터뷰를 한 이유도 검찰의 선택적 피의사실 유포와 KBS를 비롯해 모든 언론의 편향되고 편집된 보도에 분노하고 실망했기 때문이다. 사모펀드와 관련된 진실을 밝히기 위한 자신의 진술을 확보하고도 정반대의 사실만 유출한 검찰의 행태와 자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조국 장관의 무죄를 확인한 KBS가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만 주구장창 보도하니 분노하고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김경록 팀장이 '조국 펀드'로 프레이밍된 일련의 사태에 관해 모든 진실을 알고 있다고 할 순 없겠지만, 전후 사정을 그보다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 반동 쿠데타의 전모가 사실상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성재호 부장을 비롯한 KBS 법조팀과 기타 보도국 기자들의 보도는 검찰의 초법적 쿠데타가 성공하도록 협조한 공동정범이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그들은 김경록과의 인터뷰를 철저하게 묻어버림으로써 거짓과 조작, 왜곡의 광란이 대한민국을 둘로 쪼개놓는데 일조한 것이다.
두 개의 인터뷰 전문은, 내가 다른 글에서 주장했듯이 검찰과 언론, 자한당으로 이루졌으며, 반예수적이며 지독히 우경화된 기독교 무리들이 행동대원으로 참여한 3축동맹의 반동적 쿠데타의 전모를 밝혀줄 특검 도입의 시급함을 말해준다. KBS가 국민의 시청료를 받는 공영방송으로써 최소한의 염치라도 있다면 조사위원회를 통해 비슷한 결론에 이를 것이라고 믿지만,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두껑 보고 놀라듯이 특검 도입은 별도의 트랙으로 진행돼야 한다(민주당 내 친문의원들은 뭐하고 있는지?).
법원이 조국 장관의 동생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이유가 이제는 명확해졌다. 법적으로 금지된 별건수사이기도 하지만 기득권 카르텔의 반동 쿠데타 전모를 밝히기 위해 민주당(과 정의당)이 나서야 한다. 두 개이지만 내용이 똑같은 김경록의 인터뷰를 뒤집을 만한 증거를 3축동맹이 제시하지 못할 것이 뻔하기에, 특검의 필요성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준할 정도에 이르렀다. KBS가 김경록과 오프 더 레코드로 나눈 얘기까지 공개되면 더욱 확실한 판단을 할 수 있겠지만, 전체적은 얼개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 카드만이 이 모든 사단을 끝낼 수 있다. 촛불혁명으로도 이루지 못한 3축동맹의 잔재와 유령들을 털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자 공수처 신설을 위한 징검다리로도 제격이다. 서초동 촛불집회의 목표가 조국 수호와 검찰개혁, 공수처도입과 함께 특검 도입도 들어가야 한다. 마지막 바람이 있다면, 광화문집회에 참가한 국민들이 두 개의 인터뷰 전문을 일독하는 것이다. 그렇게 오랫동안 속고 이용당하고 동원됐으면 충분하고도 넘치지 않은가? 꼴통짓 이제는 지겹지도 않은가? 무엇이 진실인지, 그래서 작금의 현실이 얼마나 조작돼 있는지 확인해서 바로잡아야 하지 않겠는가?
무엇보다도 '현실에 대해 분노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과 조국을 사랑하지 않은 자'라고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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