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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제사

 제사

 

 

 

연초에 제사를 지내는데

구석이 편하기가 이렇게도

서둘러 집을 나서는데

조카들 부름마저 발밑의 사랑

절을 올리면서 비어 있던 당신의 자리가

지금 옆좌석엔 냉기로만 가득하구려

말하지 않음도 살기에는 방편인데

당신 떠나던 달

할부가 끝나버린 당신 명의의 차

앞유리엔 금이 가 있소

본레뜨 위에는 세월이 덕지하고

계절은 룸미러 안에서만 돌아가고 있소

문득 뒤에서 칭얼대는 클락션 소리

눈이 올 듯도 하고

앞차는 저만치를 달려가고 있는데

신호 놓치기가 이력날 듯도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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