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작시

성에(2)

성에(2)

 

 

이제부터는 마음의 공간을 비워놓으리다.

나는 내 사랑에만 집착하여서

가슴에는 슬픔만을 키워갔었소.

아침이면 추억을 불러내어서

저녁까지 눈물만 흐르게 했다오.

그곳에서 피는 한 송이 꽃은 내 그리움임을

당신이 바람이라도 되어 와서는

이 모진 그리움의 향기에 취하기만 소망했었소.

그렇게 변하지 않음으로 나는

내 영혼의 안식만을 찾아 헤맸다오.

짙은 눈보라 속에서 매일 밤 당신이

내 안으로 들어오려 온몸으로 울고 있음을

창문에 당신 영혼이 차갑게 숨을 거둘 때까지

푸르게 갈라진 마음의 상처는 보듬지도 못하고

나는 내 슬픔에만 집착했었소.

 

 

                                                  1999.6.10.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해에서  (0) 2021.07.04
그리움의 끝에서  (0) 2021.07.04
폐업  (0) 2021.07.04
창동길  (0) 2021.07.04
제사  (0) 2021.07.04